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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Author: 임공
시연은 병실에서 안정을 취한 후, 계속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 시각, 유건은 딸을 보고 돌아오던 참이었다.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는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지만, 눈을 감은 채로도 젖병을 잘 빨고, 한없이 얌전하고 조용했다.

‘아빠는 처음인데... 우리 딸, 왜 이렇게 대견하지...’

그때, 문이 조심스레 열리고 주재호 변호사가 들어섰다.

“왔어요? 앉아요.”

유건이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고, 그의 앞에 마주 앉았다.

주재호가 이 자리에 온 이유는 하나였다.

바로, 시연의 사건 처리 문제.

오는 길 내내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정리해 둔 주재호는 차분히 말을 꺼냈다.

“대표님, 지금처럼 사모님이 출산을 막 끝낸 상황은 아주 유리한 조건입니다. 일단 사모님이 고의가 아니었다고 진술만 하면...”

“조산, 건강 악화, 시력 문제까지 감안해서 집행유예로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장소미 측에는 보상금을 좀 더 올리면 조정 여지도 있고요.”

논리적으로는 완벽했다.

하지만 유건은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내가 원하는 건 집행유예가 아니에요. 나는 내 아내가, 그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길 원합니다. 변호사님,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재호는 순간 말을 잃었다.

‘그럼... 사모님이 장소미를 밀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가겠다는 건가?’

“하지만, 사모님 본인이 이미...”

그는 시연 본인이 그 자리에서 밀었다고 인정한 걸로 알고 있었다.

그게 고의인지 실수인지는 본인 외에 아무도 단정할 수 없었고, 목격자도 많은 상황이었다.

재호는 조심스럽게 완곡한 표현을 택했다.

“사실, 당시 상황은 서로의 몸이 부딪히는 와중에 벌어진 사고였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사모님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는 쪽으로...”

“사고?”

유건은 냉소를 흘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변호사님, 지금 내 아내한테 ‘실수로 사람을 다치게 한’ 낙인을 찍으려는 거예요? 감옥은 안 가더라도, 평생 사람들한테 손가락질당하면서 살라고요? 변호사님 능력이 그 정도밖에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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