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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참, 그랬었지...”

그 일을 떠올린 주 회장은 잠깐이지만 유시아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소현우, 임재욱, 그리고 정운시 재벌가 자제들도 잠깐 그녀를 잊었다.

권세 드높은 남자들에게 잊힌 유시아는 천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임재욱 곁에 놓인 의자에 앉은 그녀는 자신이 차라리 투명 인간이 되길 간절히 바랐다.

임재욱은 오늘 운이 좋아서 계속 이겼다.

반대로 그의 맞은편에 앉은 주 회장은 계속 지다 보니 기분이 언짢아진 듯했다. 그는 게임을 하다가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옆으로 던지며 말했다.

“에이, 안 해요, 안 해. 자꾸 지네. 이제 더 지면 빈털터리가 되겠어...”

그 말에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임재욱은 그를 향해 손을 들었다.

“주 회장님, 왜 가려고 그러세요? 이번에는 크게 한 판 하시죠.”

그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이거 하실래요?”

주 회장은 꼼짝하지 않았다. 그는 손을 뻗어 의자에 걸어두었던 겉옷을 챙겨서 떠나려 했다.

“하나 더 걸까요?”

임재욱은 유시아의 손을 끌어당겨 칩 더미 위에 놓으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주 회장님이 잃으셨던 거 다 걸고, 미인까지 걸겠어요. 주 회장님, 하실래요?”

유시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자신을 향한 임재욱의 복수가 더 잔인해질 리는 없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는 그녀의 예상을 깨고 그녀를 더욱더 궁지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매번 참고 견디면서 이젠 끝났겠지 싶을 때마다 더욱 큰 굴욕이 그녀를 덮쳤다.

유시아는 더 이상 참고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물건처럼 여겨지는 곳에서, 태연한 얼굴로 그들과 함께 앉아있을 수 없었다.

유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임재욱의 손을 뿌리쳤고 곧장 밖으로 나갔다.

임재욱은 그녀가 갑자기 떠날 줄은 몰랐는지 본능적으로 그녀를 붙잡으려 했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옷자락을 스쳤고 그렇게 유시아는 떠나갔다. 그러나 문밖에 경호원들이 있다는 걸 아는 임재욱은 유시아가 도망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시아의 반응이 오히려 주 회장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 심지어 성깔도 있네? 그러면 한 판 더 해야지!”

주 회장은 다시 자리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었다.

“이건 무조건 해야 해!”

유시아를 걸겠다는 말에 주 회장은 손바닥을 비비면서 기대에 부푼 표정을 지었다.

돈과 미인은 주 회장 나이대의 남자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유혹이었으니 말이다.

자기가 이길 것 같은 예감이 들자 주 회장의 얼굴에 의기양양한 표정이 떠올랐다.

“임 대표, 이거...”

그러나 그의 옆에 있던 소현우가 대수롭지 않은 어조로 말했다.

“이거 제가 이겼네요!”

소현우 혼자 이기고 남은 세 사람은 졌다.

이번에는 주 회장뿐만 아니라 임재욱과 다른 한 명도 얼이 빠졌다. 주 회장은 자기 가슴을 툭툭 치면서 말했다.

“소 대표 참 대단하네. 내가 이길 뻔했는데...”

“주 회장님.”

소현우는 우아한 미소를 지었다.

“죄송하네요.”

임재욱은 고개를 들어 소현우를 바라보며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소 대표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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