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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약을 먹고 간단한 아침을 먹은 뒤, 유시아는 가까운 ATM기로 가서 돈을 찾았다.

다행히도 임재욱이 그녀의 카드를 정지시킬 만큼 미친 것은 아니었다. 덕분에 그녀는 지금 빈털터리가 되진 않았다.

돈을 찾고 관리사무소에 가서 각종 비용을 냈다. 점심쯤 그녀의 집에 물과 전기가 모두 연결되었다.

유시아는 오후에 집을 구석구석 청소했다. 먼지가 쌓인 아버지의 초상화를 깨끗하게 닦아서 거실 테이블에 올려놓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나 꼭 잘 살아갈게요.”

집은 다시 깨끗하고 밝아졌고 유시아의 기분도 훨씬 좋아졌다. 내일은 아버지가 좋아하던 꽃 화분을 두 개를 사서 아버지의 초상화 옆에 놓을 계획을 세웠다.

그녀는 자기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 쇼핑몰에 로그인하고 사고 싶은 것을 사려고 했다.

감옥에서 가져온 물건은 그녀의 핸드폰을 포함해서 일상 생활용품이었고 모든 것은 다 임재욱 집에 있었다. 이번 생에는 다시 가져올 가능성이 없었기에 스스로 새것을 사려고 했다.

장바구니를 클릭하니 안에는 그녀가 미처 사지 못했던 치마가 여러 개 있었다. 대부분 밝은 컬러이거나 작은 꽃무늬가 있는 원피스들이었다.

사실 그녀는 이런 밝은 컬러와 꽃무늬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강렬하고 화려한 컬러인 버건디 컬러를 선호했다.

예전에 대학 캠퍼스에서 매일 단정하고 숙녀처럼 입었던 옷은 모두 임재욱이 그런 스타일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의 취향을 알아내기 위해 그의 친구에게 공을 들였고 알아낸 정보대로 그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로 자기를 꾸미고 다녔다. 그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다.

그녀는 그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하면 그가 감동하고 자기를 사랑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가 스스로 감동을 줄 뿐이었고 지금도 그녀는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임재욱의 마음속에는 신서현밖에 없었고 유시아의 외모 변화로 그녀를 다르게 보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가 따라 배운 걸음걸이를 비웃었다.

유시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장바구니에 담겨 있는 밝은색 꽃무늬 원피스를 모두 삭제하고 핸드폰을 새로 샀다.

다음 날 아침, 유시아는 아침 일찍이 집을 나섰다. 그녀는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기 위해 주민센터로 갔다.

돌아올 때 동네 앞에 어제 봤던 레인지로버가 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소현우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녀가 오는 것을 보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시아 씨.”

유시아는 살짝 놀랐다.

“또... 여기서 절 기다린 거예요?”

“아쉽게도 들켰네요.”

소현우는 말을 마치고 손을 뻗어 차 뒷좌석 문을 열고 작은 켄넬을 꺼냈다. 그 안에는 하얀 강아지가 숨어 있었는데 엄청 귀여웠다.

유시아는 강아지를 보고 매우 좋아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작은 동물 특히 강아지를 좋아했다.

“나 며칠간 해외 출장을 가는데 구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는 조금 불안해서요. 시아 씨가 괜찮다면 일주일만 맡아 줄래요? 일주일 정도면 일 마치고 돌아올 수 있어요.”

며칠 동안 강아지를 맡아주는 것은 유시아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저번에 소현우의 도움을 받았기에 그녀도 은혜를 갚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들고 소현우를 바라보았다.

“다른 가족들이 돌봐주면 될 텐데, 아니면 펫샵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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