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67화

침실 안은 순간 더없이 밝아졌다.

조금 전 유시아가 부주의로 깨버린 물 잔도 용재휘가 30분 전에 침대 머리에 놓았다.

유시아가 하도 긴 시간 동안 혼수 상태에 빠져서 깨어나자마자 물을 찾을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그곳에 올려놓은 것인데.

“시아 씨, 깼어요?”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용재휘는 부엌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깨끗한 흰 셔츠에 앞치마를 두르고 소매까지 거둔 모습으로.

용재휘는 침실에서 소리가 나자마자 바로 달려온 것이다.

“시아 씨, 괜찮아요? 좀 어때요?”

손을 내밀어 이마를 짚고 미간까지 찌푸린 유시아가 대답하는데.

“머리가 좀 아프네요.”

그러자 용재휘는 바로 그녀를 도로 천천히 눕히고 안심을 주었다.

“뇌진탕이 좀 있는데 큰일은 아니라고 그랬어요.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여기 가만히 누워있어요. 좀만 더 쉬고 일어나면 괜찮을 거예요.”

핏기 하나 없는 유시아의 예쁜 얼굴을 바라보면서 용재휘는 가슴이 미어졌다.

지난번 병원에서 마주쳤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초췌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그때는 얼굴에 살도 좀 있고 두 눈도 반짝반짝 빛이 났었다. 모든 걸 잃은 지금 이 모습과는 달리.

활발하고 생기가 넘쳤던 유시아는 불과 며칠 만에 임재욱의 손에 살아있는 송장이 되어 버렸다.

‘임재욱! 나쁜 놈!’

용재휘는 아랫입술을 사리물고 다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시아 씨, 곰탕 끓이고 있어서 나 이만 부엌에 가봐야 해요. 잠시 쉬고 있어요. 거의 다 끓여가요.”

유시아의 허락을 받고 나서야 용재휘는 유리 파편을 대충 치우고 부엌으로 달려갔다.

가스레인지 불을 끄자마자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는데, 심하윤이었다.

밤바람이 따뜻한 계절에 심하윤은 베이지 코트를 입고 그렇게 나타났다.

양손에 각종 영양제를 바리바리 챙겨서 허겁지겁 달려온 모습으로.

“재휘야, 시아는 좀 어때? 깨어났어?”

“조금 전에 깨어났어요. 곰탕을 좀 끓였는데 시아 씨한테 가져다주려던 참이었어요.”

“알았어.”

심하윤은 천천히 침실 문을 열었다.

용재휘의 아파트에는 침실이 두 개이다.
Заблокированная глава
Продолжайте читать эту книгу в приложении

Related chapter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