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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8화

숙희가 집에 있으니 차미주가 간다고 하더라도 숙희를 걱정하고 있을 테였다.

역시 901호로 이사 갔지만 매일 시간 내 고양이를 챙기러 902호로 갔다. 투덜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숙희 넌 귀엽게 생긴 애가 응가는 왜 이렇게 냄새가 지독한 거야?”

“개자식 이 무책임한 주인은 널 집에 내버려두고 신경도 안 쓰잖아. 역시 좋은 사람은 아니야, 그렇지?”

“숙희, 내가 개자식과 헤어지면 넌 누굴 따라갈 거야?”

CCTV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한성우는 웃픈 표정을 지었다. 동시에 그의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집안의 CCTV는 강한서가 사고 나기 며칠 전 설치한 것이었다. 출근한 차미주가 한성우에게 숙희가 보고 싶다고 하자 한성우는 바로 CCTV를 설치했다.

원래는 서프라이즈로 알려줄 생각이었지만 그럴 새도 없이 강한서에게 사고가 생겼고 한 달 내내 그 일 때문에 뛰어다니느라 차미주에게 말하지 못했었다.

그 CCTV가 이렇게 오히려 몰래 훔쳐보는 도구가 될 줄이야.

한성우는 쓸쓸하기도 하고 다행이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꿈에도 그리던 사람이 자기를 위해 음식을 차리는 모습을 보니 순간 감동이 물밀듯 밀려왔다. 그는 아무도 자기 여자친구에게 눈독 들이지 못하도록 당장이라도 차미주를 데리고 혼인신고 하러 가고 싶었다.

한성우가 여전히 그만의 상상에 빠져 있을 때, 차미주가 숟가락 손잡이로 한성우의 배를 찔렀다. 찌릿한 통증에 한성우가 손을 내렸다.

차미주가 고개를 돌려 숟가락으로 한성우를 가리켰다.

“변태야, 누구 몸에 손을 대는 거야?”

한성우가 배를 문지르며 억울한 듯한 말투로 나지막이 말했다.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차미주의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옆에 있던 주방 세제를 한성우에게 던지며 욕을 내뱉었다.

“그 느끼함 좀 씻어버려.”

한성우는 전혀 타격감 없이 세제를 원위치시키며 나긋하게 말했다.

“음식 아직 몇 가지 남았어? 내가 도와줄까?”

차미주가 한성우를 힐끔 쳐다보았다.

“할 줄 알아?”

“말 또 섭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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