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 있는 집안의 아가씨 허인하는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심지어 연을 끊을 각오까지 하며 아이 둘을 데리고 미혼으로 지내던 데다 사업까지 망해가는 강현재와 결혼했다. 결혼 6년 동안 그녀는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아끼고 남편의 사업이 번창하도록 도왔다. 아이들은 그녀 덕분에 착하고 똑똑하게 자랐고 강현재의 회사는 성공적으로 상장되었다. 하지만 그가 재벌 반열에 오른 것을 기념하는 파티에서 두 아이의 친엄마가 갑자기 나타났다. 늘 이성적이던 강현재는 미친 듯이 그녀를 붙잡으며 그녀를 온 도시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그날 그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두 아이와 함께 첫사랑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 강현재가 이혼을 결심하고 말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고마웠어. 하지만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친엄마야.” 아이 친엄마는 말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내 아이들을 돌봐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계모는 영원히 계모일 뿐, 친엄마만 못하죠.” 키워준 은혜가 낳아준 은혜보다 못하다는 건가? 그렇다면 더 이상 계모 노릇은 하지 않겠어! 하지만 아이들은 친모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심지어 친부마저 거부했다. 그리고 외쳤다. “우리에겐 허인하 엄마뿐이에요! 당신들이 이혼하면 우린 엄마 따라갈 거예요!”
View More‘예전처럼이라고...'강현재는 아이들이 슬퍼하는 걸 차마 모른 척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예전으로 돌아가자고 하기엔 너무 늦은 것 같았다. 허인하는 이미 이혼을 결심한 상태였으니까. 더구나 아이까지 잃은 상태라 더욱 그랬다.“아빠, 주말에 엄마 보러 가면 안 돼요? 엄마 몸이 안 좋다면서요. 우리가 같이 돌봐드리면 엄마도 돌아올 거예요.”강이연의 말에 강현재가 말했다.“너희 엄마 옆에는 다른 남자가 잘 돌봐주고 있어.”“그분은 삼촌이에요. 삼촌이 엄마를 돌보는 건 당연한 거잖아요.”강이준이 대답했다. 강현재는 너
“내일은 뭐 먹고 싶어?”‘내일? 내일 또 오려는 건가?'“내일은 내가 알아서 챙겨 먹을 수 있어. 아주머니도 오시잖아.”윤은찬은 담배를 꺼내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내일은 뭐 먹을 거야?”어딘가 강압적인 어투에 허인하는 웃음이 터져나왔다.“그럼 생선 먹을래.”윤은찬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마치 산책하러 나가는 듯한 모습으로 어둠 속에 사라졌다. 여하간에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 하룻밤 자고 가기엔 조금 꺼려지는 듯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강현재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허인하와 윤은찬이 함께 있는 걸 떠올
허인하는 고개를 들어 강현재를 보았다.“우리가 지금 어떤 상황인데. 내가 돌아가서 뭐해?”윤은찬은 뒤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마치 연극을 보듯 그들을 지켜보았다.강현재는 눈앞에 있는 허인하를 보았다. 허인하의 눈빛은 너무도 담담했고 더는 전처럼 애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 순간 지난 세월이 문득 떠올랐다. 허인하와 넷이서 살 때 참 행복했었고 살면서 단 한 번도 다툰 적 없었다. 조금 전 허인하가 윤은찬과 두 아이를 데리고 저녁을 먹고 있던 모습을 봤을 때 바로 분노가 치밀었다. 그제야 허인하가 느꼈을 감정을 조금 이해하게 되
강현재는 미간을 구기며 아이들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빠로서 절대 가벼이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이었다.“아이들이 너한테 요괴라고 했다고. 정말이야?”도아영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어...? 응,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 마음에 담아두지 않을 거야.”“아이들은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했어.”강현재는 도아영을 빤히 보았다. 도아영은 아이들이 무슨 말을 했을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이내 빠르게 눈알을 굴리더니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내가 너무 화가 나서 아이들이 만화 틀어놓고 있었다는 거 잊었나 보네. 내가 착각한
강이연은 강이준의 손을 꼭 잡은 채 제자리에 서 있기만 했다. 강현재가 불러도 다가가지 않았다.강현재는 몸을 굽혀 아이들과 시선을 맞췄다.“아빠한테 솔직하게 말해봐. 도아영이 정말로 너희를 때렸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빠한테 한 번 더 얘기해 줄래?”아이들이 거짓말을 한다면 그때와 다른 말을 하거나 횡설수설하기 마련이었다. 허인하는 아이들을 다독여 주었다.“괜찮아. 아빠한테 솔직하게 말해도 돼. 있었던 그대로, 엄마가 가르쳐준 대로 말하면 돼.”그 말을 들은 강현재는 무심코 허인하를 보았다. 허인하는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그러나 몇 초 뒤 참고 있던 강이준이 말했다.“우리 아빠 아니에요! 우리 아빠는 우리 말 안 믿어주고 남의 말만 믿어주는 사람이 아니에요!”말을 마치자마자 윤은찬은 두 아이를 뒤로 끌어당겼다. 그는 여전히 의자에 앉아 있었다.“아이들이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니 이만 돌아가 주시죠.”강현재는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윤 대표, 남의 여자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이젠 아이들까지 뺏겠다는 겁니까?”강현재의 눈에 윤은찬은 바로 허인하를 빼앗아간 장본인이었다.“아이들이 모른다는데 억지로 데려가는 게 납치죠.”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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