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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6화

신미정은 짜증이 치밀어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는 툭 은서를 밀쳤다.

“비켜, 이 아비 없는 자식아.”

그러자 은서는 바닥에 넘어졌고 화단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혔다. 은서의 머리엔 바로 멍이 들었다.

밀려오는 통증에 은서가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기분 좋게 화원을 산책 중이던 정인월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진씨에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데려다 달라고 한 정인월은 그곳에서 은서를 부축하고 있는 민경하를 발견했다. 아이는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울고 있어 측은하기 그지없었다.

“무슨 일이냐.”

정인월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은서가 눈시울을 붉히며 “증조할머니.”하고 정인월을 부르더니 곧 민경하의 종아리를 끌어안고 흐느꼈다.

정인월이 정원에 있을 줄 몰랐던 신미정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러나 곧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이가 길을 제대로 보지 않고 넘어져서 울면서 민 실장에게 응석 부리고 있었어요. 어머님은 왜 나오셨어요?”

민경하는 시선을 내리고 은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굳이 신미정의 거짓말을 들추지 않았다.

정인월은 신미정을 힐끔 쳐다보더니 태연하게 말했다.

“바람 좀 쐬러 나왔어.”

그러더니 그녀는 민경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민 실장, 입양 수속은 다 끝났어?”

민경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류 확인만 끝나면 가서 처리하면 됩니다.”

민경하가 고개를 들자 정인월은 그의 얼굴에 난 손바닥 자국을 볼 수 있었다. 정인월은 순간 인상을 찌푸렸다.

“민 실장, 얼굴이 왜 그런 건가?”

민경하가 말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차에서 내릴 때 실수로 부딪혔어요.”

민경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은서가 소리쳤다.

“그런 거 아니거든요. 경하 삼촌은 마귀할멈에게 맞은 거예요.”

정인월이 어리둥절해졌다.

“마귀할멈이 누구야?”

은서가 신미정을 가리켰다.

“저 사람이요. 증조할머니, 저 사람이 경하 삼촌을 때렸어요. 그리고 또 경하 삼촌을 강아지라고 욕했어요.”

“얘가, 무슨 헛소리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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