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포성이 멎은 밤의 밀어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거센 빗줄기가 쏟아졌다. 베트남의 우기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기세로 대지를 적셨다. 눅눅한 습기는 군복을 통과해 살가죽에 달라붙었고, 장화 속은 이미 진흙탕물로 가득 차 걸음을 옮길 때마다 기분 나쁜 소리가 났다.
한이준은 막사 처마 밑에 서서 빗줄기 너머의 어둠을 응시했다. 낮에 있었던 교전의 여파로 마을 전체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고, 적막만이 감도는 거리에는 빗소리만이 요란했다.
'린은 무사할까.'
이준은 가슴 한쪽이 묵직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까 낮에 보았던 그녀의 창백한 얼굴이 자꾸만 눈앞을 아른거렸다.
공산주의자들의 위협이 노골화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낮에는 다정한 이웃이었던 이들이 밤이 되면 어느 쪽의 눈에 들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광기 어린 침묵. 그 속에서 홀로 아이들을 지키는 린의 안위가 걱정되어 견딜 수 없었다.
이준은 소대장의 눈을 피해 조심스럽게 주둔지를 빠져나왔다. 탈영이나 다름없는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지금 그에게는 군법보다 린의 숨소리를 확인하는 것이 더 절실했다. 빗물을 뚫고 도착한 린의 거처는 마을 변두리의 작은 목조 가옥이었다. 창문 틈새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등잔불 빛이 이준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문 앞에 선 이준이 조심스럽게 노크를 했다. 안에서 짧은 비명이 들리더니 이내 정적이 흘렀다.
"린, 나입니다. 한이준입니다."
낮게 깔린 그의 목소리에 안쪽에서 급히 빗장을 지르는 소리가 났다. 문이 열리고 젖은 이준의 모습이 드러나자 린은 눈을 크게 뜨며 그를 안으로 끌어당겼다.
"한! 이 빗속을 어떻게... 미쳤어요, 정말 미쳤어!"
린은 젖은 이준의 군복을 보며 울먹이는 소리로 나무랐다. 그녀는 서둘러 마른 수건을 가져와 그의 머리와 어깨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이준은 자신을 돌보는 그녀의 손길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좁은 방 안에는 낡은 책 몇 권과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벽에 붙어 있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이곳 전장에서 유일하게 인간의 냄새가 나는 공간이었다.
린의 손길이 이준의 뺨에 닿았을 때, 이준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린의 움직임이 멈췄다. 등잔불 밑에서 마주한 두 사람의 그림자가 벽면에 길게 겹쳐졌다.
'이 여자를 두고 내가 떠날 수 있을까?'
이준은 가슴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통증을 느꼈다. 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고, 군인은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소모품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는 일개 병사가 아닌, 한 여자를 연모하는 사내였다.
"린, 겁나지 않습니까? 내가 오면 당신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걸 압니다."
린은 잡힌 손목을 빼지 않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눈동자에 맺힌 눈물이 등잔불에 반사되어 보석처럼 빛났다.
"무서워요. 매일 밤 문 밖에서 들리는 발소리가 저들의 것일까 봐, 내일 아침 아이들을 다시 보지 못하게 될까 봐 숨이 막혀요. 하지만 한... 당신이 오지 않는 밤이 더 무서워요. 당신이 죽었을까 봐, 다시는 그 따뜻한 눈을 보지 못할까 봐 그게 더 견딜 수 없어요."
린의 고백은 화살이 되어 이준의 가슴을 꿰뚫었다. 언어는 서툴렀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는 세상 그 어떤 문장보다 무거웠다. 이준은 그녀의 손을 당겨 가슴팍에 기대게 했다. 두꺼운 군복 너머로 그의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가 전달되었다.
"나는 죽지 않습니다. 린을 혼자 두지 않을 겁니다. 저 붉은 사상들이 이 땅을 뒤덮는다 해도, 내가 당신의 방패가 되어줄 겁니다."
이준은 품 안에서 작고 낡은 회중시계를 꺼내 린의 손바닥에 쥐여주었다. 그의 아버지가 전장에 나가는 아들에게 건넸던, 집안의 유일한 가보였다.
"이게 뭡니까?"
"나의 시간입니다. 한국에 있는 우리 가족의 시간이기도 하죠. 이걸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자, 반드시 당신에게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입니다."
린은 차가운 금속 시계를 손에 꽉 쥐었다. 그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이준의 생명 그 자체였다. 그녀는 시계를 가슴에 품고 이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밖에서는 여전히 빗줄기가 지붕을 때리고 있었고, 멀리서 들려오는 간헐적인 총성은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작은 방 안에서만큼은 시공간이 멈춘 듯한 평온함이 감돌았다.
그때였다. 마을 쪽에서 요란한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준은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켜 창밖을 살폈다. 횃불을 든 무리가 마을 광장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검열이다! 반동분자들을 색출하라!"
악에 받친 외침이 빗소리를 뚫고 전달되었다. 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했다. 공산주의자들이 야간 기습 검열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들은 한국군이나 정부군에 협조적인 인물들을 찾아내 '인민재판'이라는 이름의 학살을 자행하곤 했다.
"한, 어서 나가야 해요! 여기서 당신이 발견되면... 나뿐만 아니라 한도 무사하지 못해요!"
린이 다급하게 이준의 등을 떠밀었다. 이준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를 이 공포 속에 두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잡히는 것은 최악의 결과였다.
"린, 뒷문으로 나가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문을 열어주지 마세요. 만약 그들이 들이닥치면... 그냥 모른다고 하세요."
"걱정 마요. 제발 몸 조심하세요."
이준은 린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고 어둠 속으로 몸을 던졌다. 빗줄기가 시야를 가렸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기지를 향해 달렸다. 뒤를 돌아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참아야 했다. 지금은 살아남는 것이 그녀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었으니까.
기지에 도착해 간신히 막사로 숨어든 이준은 젖은 옷을 갈아입으며 떨리는 손을 진정시켰다. 잠시 후, 소대 전체에 비상소집령이 내려졌다. 마을에서 베트공에 의한 양민 학살 징후가 포착되었다는 정보였다.
'안 돼, 제발.'
"이준 씨! 조심해요!"린의 비명이 정글을 찢었다.이준은 망설임 없이 품 안에서 마지막 남아있던 연막탄을 꺼내 목교 중앙으로 던졌다. 하얀 연기가 순식간에 계곡 전체를 덮쳐 적들의 시야를 완전히 가렸다.이준은 연기 속을 뚫고 야수처럼 돌진했다. 적의 보초 하나가 연기 속에서 총을 겨누려 했으나, 이준의 단검이 그의 가슴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남은 사내마저 소총 개머리판으로 턱관절을 후려쳐 계곡 아래로 던져버렸다.단 수 초 만에 목교의 방어선이 완벽하게 무너졌다."린! 어서요!"이준은 연기 너머로 달려가 린의 손을 꽉 쥐었다. 두 사람의 얽힌 손가락 사이로 거친 바닷바람과 진흙, 그리고 서로의 온기가 핏줄처럼 연결되었다.두 사람은 흔들리는 목교를 향해 필사적으로 달렸다. 뒤편에서 뒤늦게 도착한 추격대의 총성이 빗발쳤지만, 총탄은 이미 두 연인의 발걸음을 쫓아오지 못했다.목교를 건너서자, 험준하고 짙은 라오스 국경 지대의 초목이 그들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새벽 안개가 천천히 물러서며, 아득한 산등성이 너머로 붉은 태양이 아닌 맑은 여명이 지평선을 물들이기 시작했다.적들의 추격 소리는 이미 멀어졌고, 정글의 적막 속에는 오직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만이 들려왔다.이준은 국경 지대의 거대한 바위 위에 린을 가만히 앉혔다. 린의 뺨을 물들이는 여명 빛은 피와 먼지로 더럽혀졌으나, 그 어떤 세상의
이준의 목소리에 애타는 진심이 서려 있었다. 린은 겨우 눈을 떠 이준을 바라보았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자신을 향해 깊게 빛나는 그의 눈동자를 보며, 린은 이준의 목을 감싼 두 손에 힘을 주었다."한... 나는 괜찮아요. 당신의 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프지 않아요."린의 갈라진 목소리가 밤바람 속으로 아득하게 흩어졌다. 이준은 이를 악물었다. 그 긴 세월 동안 사상이라는 이름의 폭정에 짓밟히면서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버텨낸 여인이었다. 연인이 느꼈을 그 외로움과 고통에 비하면, 자신의 육체가 겪는 피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당신을 절대로 다시 잃지 않을 거야. 그 어떤 지옥이 가로막는다고 해도.'이준은 숲속 깊은 곳, 거대한 열대 나무 뿌리가 천장처럼 덮인 작은 동굴로 린을 들였다. 안개가 짙게 깔려 있어 적들의 탐조등이나 추격대의 시야를 피하기에 적합한 장소였다.이준은 자신의 군용 우의를 바닥에 깔고 린을 가만히 앉혔다. 수통을 꺼내 입에 물을 한 모금 머금은 뒤, 린의 차가운 입술로 부드럽게 넘겨주었다. 린은 이준의 체온이 담긴 물을 마시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이준은 조심스럽게 린의 피로 물든 아오자이 자락을 살폈다. 무릎과 손가락 마디마디가 전부 찢어져 진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이준은 자신의 셔츠 자락을 찢어 개울물에 적신 뒤, 린의 상처를 정성껏 닦아내기 시작했다.거친 군인의 손이었으나, 린의 몸에 닿는 촉감만큼은 비단보다 부드럽고 세심했다."아프지 않아요, 한. 그러니까 그런 슬픈 눈으로 보지 마요."린이
린은 손을 가슴 안쪽으로 넣어 이준의 회중시계를 꺼냈다. 손때가 자욱하게 묻은 차가운 금속 시계가 이준의 손바닥 위에 놓인 비단 조각과 닿았다.째깍, 째깍, 째깍.정글의 적막 속에서 일정한 시계 소리가 두 사람의 심장 박동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퍼져나갔다."이 시계가 내 가슴에서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어."린의 갈라진 목소리가 애절하게 떨렸다."저들이 나를 구덩이에 가두고 채찍으로 때릴 때도, 이 소리를 들으며 견뎠어. 당신이 나를 찾으러 오고 있다는 걸 믿었으니까."이준은 린의 두 손을 꽉 감쌌다. 거친 사나이의 손과 베이고 터진 여인의 손이 하나로 얽혔다. 사상과 이념의 폭정도, 분단이라는 차가운 장벽도 두 연인의 연모를 끊어낼 수 없었다.그때, 수풀 너머에서 적들의 거친 군화 소리와 사냥개의 사나운 으르렁거림이 가까워졌다."이 근방이다! 핏자국이 이쪽으로 이어져 있다!""수색을 강화해라! 반동분자들을 잡는 자에게는 당의 포상이 내릴 것이다!"이준의 눈빛이 순간 서늘하게 식어 내렸다. 전장의 사신 같은 차가운 살기가 다시금 그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린, 여기서 잠시만 숨어 있어요. 내가 저들을 처리하고 올 테니까.""한, 위험해요! 혼자 가면 안 돼요!"린이 불안한 눈빛으로 이준의 소매를 잡았으나, 이준은 그녀의 손등에 살며시 입을 맞추며 가늘
이준은 린을 한 손으로 안아 올린 채, 다른 한 손으로 소총의 안전장치를 풀었다. 어둠 속에서 붉은 눈을 번뜩이는 적들을 향해, 이방인 병사는 연인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사투의 탄환을 장전했다.사상이라는 거대한 칼날을 부수고, 붉은 대지를 넘어 자유의 하늘로 향하는 두 연인의 목숨 걸린 탈출극이 마침내 수용소의 붉은 불길 속에서 피비린내 나게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포화 속의 탈출조사실 창틀을 뚫고 들어온 총탄이 시멘트 벽면을 사정없이 짓찧었다. 바위가 부서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희끄무레한 비산 먼지가 어두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밖에서는 붉은 별 뱃지를 단 적들의 발자국 소리가 찌걱거리며 들이닥치고 있었다."저 안이다! 반동분자와 외세의 괴뢰군을 당장 체포해라!""항복하지 않으면 개머리판으로 짓밟아 버린다!"악에 받친 고함 소리가 쏟아져 들어왔다. 한이준은 망설임 없이 린의 가녀린 허리를 한 팔로 단단히 감싸 안았다. 그의 다른 한 손에는 방금 전 적에게서 빼앗은 소총이 서늘하게 쥐여 있었다. 이준의 단단한 체구가 린의 작은 몸을 마치 거대한 방패처럼 완벽하게 감쌌다."린, 눈을 감고 내 목을 꼭 끌어안아요."이준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린의 귓가를 흔들었다. 린은 망설이지 않고 이준의 목에 두 팔을 감아올렸다. 그의 군복에서 풍겨 나오는 화약 냄새와 땀 냄새, 그리고 뜨겁게 고동치는 심장 박동이 린의 전신에 강렬한 온기를 불어넣었다."네, 한... 절대로 놓지 않을게요."
이준의 목에서 피가 섞여 나오듯 거칠고 떨리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전장의 수많은 사선을 넘나들며 적들의 목을 베어 넘겼던 차가운 야수였지만, 연인의 참혹한 몰골을 마주한 사나이의 눈가에는 참았던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이준은 소총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린을 향해 무릎을 꿇으며 뛰어들었다."한... 한...!"린은 꿈인 줄만 알았다. 사상이라는 거대한 장벽 아래 갇혀 죽음을 기다리던 그 지옥의 밑바닥에서, 자신이 그토록 그리워하고 또 부르짖었던 사나이가 진짜로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린은 떨리는 손을 뻗었다. 이준은 망설임 없이 그녀의 작고 부러질 듯한 몸을 자신의 단단한 품 안으로 세게 끌어안았다.거칠고 축축한 군복 표면에 린의 마른 살결이 닿았다. 이준은 린의 정수리와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몸을 떨었다.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사정없이 요동치는 거친 고동이 린의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린... 내가 너무 늦었습니다."이준의 목소리가 오열로 부서졌다. 그는 린의 피 묻은 뺨과 이마, 그리고 터진 입술 위에 절박하게 입을 맞추었다. 연인을 붉은 지옥에 홀로 두고 도망쳤다는 통한의 죄책감이, 이제야 그녀의 온기를 느끼며 눈물로 씻겨 내려가고 있었다."아니에요, 한..."린은 이준의 목을 꼭 안았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부러질 듯 아팠지만, 그녀는 이준의 군복 자락을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듯 꽉 쥐었다."올 줄 알고 있었어요
이준은 탐조등 불빛이 반대편으로 돌아가는 찰나를 놓치지 않고 통나무 담장의 틈새를 뚫고 내부로 스며들었다. 가시철조망이 군복을 할퀴고 살가죽을 베어 핏물이 흘렀으나, 이준의 발걸음은 유령처럼 신속하고 조용했다.수용소 내부의 참상은 참혹했다. 좁디좁은 통나무 감옥 안에는 뼈만 남은 죄수들이 공포에 질려 웅크리고 있었고, 중앙 마당에는 매질에 사용되던 채찍과 핏자국이 희미한 등불 아래 버려져 있었다. 사상이라는 이름의 폭정이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지옥의 현장이었다.이준은 경계가 삼엄한 수용동 중앙을 피해, 보초들의 움직임이 집중되는 수석 조사실과 독방 구역으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반동분자나 주요 감시 대상을 취조하고 고문하는 곳. 린이 만약 살아있다면, 그 잔혹한 자들의 손에 끌려가 있을 장소는 오직 그곳뿐이었다.조사실 입구를 지키던 적의 보초 둘이 당황한 기색으로 소총을 고쳐 쥐고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어이, 무슨 일이야? 진짜 외세의 간첩이라도 들어온 거야?""글쎄 말이다. 북쪽 산악 경계망이 무너졌다는데..."사내들의 대화가 채 끝나기도 전에, 어둠 속에서 소환된 사신처럼 이준의 형체가 튀어나왔다.슉-! 콰직!이준은 단검의 손잡이로 오른쪽 보초의 턱관절을 거칠게 후려쳐 뇌진탕을 일으킨 뒤, 다른 보초가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그의 목덜미를 꺾어 바닥으로 짓눌렀다. 단 3초 만에 벌어진 정교하고도 무자비한 제압이었다.이준은 비틀거리는 보초들의 몸을 구석으로 치워버린 뒤, 차가운 단검으로 조사실 굳게 잠긴 육중한 나무 빗장을 사정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