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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8화

퇴원한 후, 엄혜정은 방에 혼자 남았을 때 원유희에게 연락했다.

“유희야, 괜찮아? 김명화가 널 납치했다고 들었는데, 구출됐다고?”

“응, 괜찮아. 지금은 집에 도착했어.”

“다행이다.”

원유희는 그녀의 정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

“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

“부모님이 돌아가신 일 말이야. 나 다 알게 됐어.”

원유희는 순간 멈칫했다.

‘다 알았다고?’

“미안해 혜정아, 숨기는 게 아니었는데.”

“괜찮아, 나랑 아이를 생각해서 숨긴 거잖아.”

엄혜정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

“네가 김명화를 죽였어?”

“아니. 그날에 크루즈에서 김명화가 도망쳤거든. 우리가 김명화를 찾았을 땐 이미 주검으로 됐어. 그 주검도 바다에서 건져낸 거야.”

“육성현도 있었지?”

“응, 얘기해줬어?”

엄혜정은 덤덤하게 물었다.

“육성현을 의심해 보지 않았어?”

원유희는 흠칫했고 아무런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

“김명화를 죽인 사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 말이야…….”

“그럴 리가?”

원유희는 당황했다. 그녀는 엄혜정이 왜 육성현을 의심하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슨 단서라도 발견한 거야? 아니면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유희야, 저 사람 진짜 육성현이 아니잖아. 김하준이라고. 나 그 사람 잘 알아.”

엄혜정은 목이 메였지만 울먹이면서 끝까지 말했다.

“난 그 사람 고칠 줄 알았어,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

“혜정아, 아직 조사하고 있어.”

“그럼 너희들도 육성현을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맞지?”

“오해일 수도 있어.”

“오해일 리가 없어.”

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원유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그녀는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

그리고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엄혜정은 서재에서 나온 육성현을 보면서 얘기했다.

“나 물만두 먹고 싶은데, 사다 줄래? 예전에 빈민가에서 자주 사주던 물만두 말이야.”

“그래.”

육성현은 엄혜정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먼저 우유 좀 마시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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