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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Author: 강맹아
반지훈은 진짜 화가 난 듯했고 초란은 그가 진짜 화를 낸다면 자신한테 좋을 점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더니 두 아이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얘들아. 아줌마가 잘못했어. 아줌마를 용서해줬으면 좋겠어.”

망할,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기 전에는 절대 방심할 수 없었다.

만약 정말 강성연 그 천한 것의 아이들이라면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초란이 떠난 뒤 반지훈은 강유이를 바라봤고 강유이는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강해신의 손을 잡고 말했다.

“미안해요, 아저씨. 저희 밥 먹기 싫어요.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반지훈은 살짝 놀랐지만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보니 아이들이 겁을 먹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게.”

“아니요, 저희가 알아서 돌아갈게요.”

강유이는 강해신의 손을 잡고 아주 빨리 자리를 떴다.

희승은 그 모습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님, 애들 진짜 화가 난 것 같은데요.”

반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이들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쉽사리 짐작이 가지 않았다.

호텔에서 나왔을 때 강해신은 이미 눈물을 그친 뒤였고 오히려 웃는 얼굴로 강유이에게 말했다.

“어때? 나 연기 잘하지?”

그러나 강유이는 웃을 수가 없었다.

강해신은 강유이의 살짝 부어오른 뺨을 보면서 화를 내며 말했다.

“망할, 그 늙다리 아줌마가 감히 널 때리다니, 다음에 만나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오빠, 아까 그 아줌마 강미현의 엄마잖아. 아빠는 우리를 버리려는 걸까?”

강유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실 초란에게 맞은 것은 아프지 않았다. 하지만 아빠가 초란에게 사과만 하면 그냥 넘어가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은 분명 초란이 그 여자의 엄마이기 때문일 것이었다.

그렇기에 강유이는 아빠가 자신들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런 그에게 실망했다.

강해신은 강유이의 뺨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걱정하지 마. 그럴 리 없어. 아빠는 그냥 그 나쁜 여자에게 속아서 그 여자의 본모습을 몰라서 그런 거야. 조금만 더 기다리자. 때가 되면 아빠한테 우리 신분을 밝힐 수 있을 거야.”

아직은 아빠한테 신분을 밝힐 수 없었다. 혹시 아빠가 정말 강미현을 좋아한다면 신분을 밝히는 순간 아빠는 엄마에게서 아이들의 양육권을 빼앗으려 할지도 몰랐다.

아빠는 Z국에 큰 세력을 갖고 있었고 소송을 건다면 엄마가 반드시 질 터였다.

그러니 잠시 기다려야 했다.

만약 아빠가 계속 강미현을 보호하려 한다면 차라리 아빠를 버릴 생각이었다.

어차피 저희끼리 엄마를 보호할 수 있었고 돈도 부족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강유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위너 주얼리 회사.

반지훈에게서 열을 받은 초란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나서 곧장 위너 주얼리 회사로 강성연을 찾으러 갔다.

“강성연, 이 빌어먹을 것. 당장 나와!”

초란이 사무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강성연은 그녀임을 알아챘다.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서 원석 구입 자료를 보고 있던 강성연은 고개조차 들지 않고 말했다.

“초 여사님, 입 열 때마다 욕지거리하시는 것 같은데 인성이 참 걱정되네요.”

초란은 그녀의 앞에 걸어가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수단 한번 대단해. 떠난 지 6년이나 됐으면서 그 빌어먹을 사생아들을 데리고 와?”

사생아?

강성연은 돌연 서류를 덮으면서 고개를 들어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무슨 뜻이죠?”

“무슨 뜻이냐고?”

초란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가 오늘 레스토랑에서 두 아이를 봤어. 그것보다, 걔들 진짜 네 애 맞아?”

“아이라니요?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강성연은 서류를 내려놓았다. 레스토랑에서 보다니? 송아영이 아이들을 데리고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은 건가?

아이들을 데리고 올 때 그녀는 절대 강씨 집안사람들에게 아이들을 들키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아이들이 그녀의 약점이라고 생각해 아이들을 위협하는 일이 없었으면 했다.

“진짜 몰라?”

초란은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제 아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저도 모르는 일인데 오히려 여사님이 더 잘 아시는 것 같네요.”

초란은 의구심이 들었다. 그 두 아이가 정말 강성연의 아이가 아니란 말인가?

“초 여사님, 아이 둘을 봤다고 해서 여기까지 찾아와 저한테 따져 물으시는데 왜, 그 아이가 제 아이들일까 걱정되세요? 그런데 그 아이들이 제 아이든 아니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

초란이 아무 대꾸도 하지 않자 강성연은 우습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누가 보면 제가 초 여사님 아이라도 낳은 줄 알겠어요. 절 신경 쓰실 시간에 차라리 본인 딸이나 신경 쓰세요.”

“너…”

초란은 너무 화가 나서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제가 뭐요? 저희 아빠가 당신 딸한테 위너를 맡긴 지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어떻게 가짜가 섞인 원석을 들여올 수 있는 거죠? 아빠께서 이 일을 아신다면 당신 딸한테 계속 회사를 맡길 수 있겠어요?”

초란은 안색이 조금 달라져서 말했다.

“가짜가 섞였다니, 헛소리하지 마.”

망할, 6년이나 지났는데 저 빌어먹을 것은 왜 여전히 말발이 세지?

“하긴, 당신은 지금 재벌 집에 들어앉아서 매일 먹고 놀고 즐기는 데만 신경 쓰느라 회사에 신경 쓸 겨를이 없겠죠.”

강성연은 몸을 살짝 뒤로 젖히며 말했다.

“머리가 딸리면 당신 딸이라도 좀 보고 배우면서 지식이라도 쌓으세요. 매일 벼락부자가 된 갑부처럼 꾸미지 말고요.”

초란은 그녀의 모욕에 얼굴과 목이 새빨개졌다.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린 그녀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넌 그냥 강씨 집안에서 태어난 것뿐이잖아. 너희 아빠가 공은희 그 여자랑 결혼하지만 않았어도 내가 강씨 집안 안주인이 됐을 거야.”

“그러면 왜 저희 아빠가 일찍 당신이랑 결혼하지 않았을까요?”

피식 웃으면서 말하는 강성연의 모습을 본다면 웬만한 사람들은 화가 나서 뒷목을 잡고 쓰러졌을 것이다.

초란은 주먹을 움켜쥐더니 이를 갈며 말했다.

“남자니까 당연히 자기 사업에 도움이 되는 여자를 선택하겠지. 그렇게 보면 너희 엄마도 참 딱해. 그 사람 아내면 뭐해, 결국엔 바람났잖아?”

강성연의 눈빛이 싸늘해진 걸 본 초란은 더 거만해져서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좋은 운명을 타고났지만 운이 조금 부족하지. 너랑 너희 엄마가 딱 그래. 네 엄마가 디자이너가 아니었다면 너희 아빠가 너희 엄마랑 결혼했겠니? 결혼한 지 3년 만에 나랑 바람이 났겠냐고? 남자들은 말이야, 너무 기 센 여자는 안 좋아해. 부드러운 여자를 좋아하지. 난 너희 아빠 취향을 아주 잘 알고 그를 기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 그런데 너희 엄마는 그냥 사업에만 관심을 쏟아부었잖아. 남자라면 당연히 그런 여자가 질리지.”

초란은 자랑이라는 듯이 당당한 태도로 제삼자의 관점에서 출발해 구구절절 옳은 얘기를 했고 강성연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맞아요. 사람은 낯짝이 두꺼우면 천하무적이라고 하죠. 우리 엄마가 당신처럼 낯짝이 두꺼웠으면 당신이 말한 그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겠죠.”

“너…”

초란은 울컥 화가 치밀었다.

강성연은 성가시다는 듯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초 여사님, 별다른 일 없으면 이만 가보세요. 당신 딸이 위너 회사를 아주 엉망으로 만들었는데 회사가 지금까지 버틴 걸 보면 참 대단해요.”

초란은 팔짱을 끼면서 같잖다는 얼굴로 말했다.

“네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주얼리 디자이너 Zora라고 해서 너 자신을 너무 높게 보는 것 같은데, 넌 반씨 집안 도련님이랑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솔직히 얘기할게. 너 반지훈이랑 잘 될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마. 미현이야말로 반지훈의 진짜 여자친구이니까 말이야. 넌 걔한테 상대가 안 돼.”

초란은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려 사무실을 떠났고 강성연의 입가에 걸렸던 미소가 점차 사라졌다. 그녀는 강미현의 남자에게 그 어떤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위너 주얼리는 반드시 강미현에게서 빼앗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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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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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정
이작품 드라마로 나오면 시청률 쭉쭉 올라갈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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