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결국… 아버지는 한발 물러서셨습니다. 어머니를 놓아주신 거지요. 그래서 저는 어머니를 따라 단 가를 떠났습니다.”주연아는 아무 말 없이 이야기를 들었다.가슴속에 여러 감정이 뒤섞여 올라왔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랬구나…”단선아는 주연아의 눈가에 스친 희미한 근심과 연민을 보자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녀는 오히려 담담히 웃음을 지었다.“사실… 단 가를 떠난 건, 어머니에게도, 저에게도 더 나은 일이었어요.”단선아의 시선이 멀어졌다.마치 무엇보다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는 듯했다.그녀는 주연아를 바라보며 한층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때는 제가 너무 어려서, 많은 걸 제대로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맹 이모의 강인함이랑, 그 맑은 정신만은 아직도 또렷하게 남아 있어요. 어머니께서도 나중에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맹 이모가 아니었다면… 평생 그 숨 막히는 뒷마당을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고, 자기 길을 선택할 용기도 없었을 거라고요.”말을 하며 단선아는 손을 내밀었다.거칠지만 따뜻하고 단단한 손이 주연아의 살짝 식은 손끝을 가만히 감싸 쥐었다.“연아 언니, 언니가 무슨 일로 마음이 무거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폐하께서 왜 굳이 저를 보내셨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그래도… 예전에 맹 이모가 우리 어머니께 하셨던 말씀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그녀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또렷했다.“사람은 숨 한 번에 버티며 사는 거라 했습니다. 지금 가는 길이 막혔다면, 다른 길로 돌아가면 되는 거라고요. 한 번 방향을 틀면, 그것 또한 길이 아니겠느냐고.”그 말이 주연아의 가슴을 세게 울렸다.그녀는 눈앞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자신보다도 어린 나이의 소녀를.기억 속의 단선아는 언제나 겁이 많아 늘 그녀의 뒤에 숨어 있었고, 조금만 일이 생겨도 금세 눈시울을 붉히던 아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 자리에 앉아 자신을 다독이고 있었다.주연아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마음속에서 요동치던 감정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리고 단
“들여보내거라.”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멀리서부터 가까워졌다.주연아는 잠시 현실감이 흐릿해졌다.늘 그녀의 뒤에 숨기만 하던, 보호해 주어야 했던 그 여린 소녀와 눈앞에 있는, 당당하고 기백 넘치는 여인은 도무지 겹쳐지지 않았다.짙은 남색의 간결한 무복 차림에 긴 머리는 높이 묶여 이마가 시원하게 드러나 있었고 눈동자는 놀랄 만큼 밝았다. 마치 넘쳐흐를 듯한 생기에 왕성하고 거침없는 기운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눈매와 윤곽에는 여전히 옛 모습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단선아, 군주님을 뵙습니다.”그녀는 주연아 앞에 다가와, 공손히 무릎을 굽혀 예를 올렸다.주연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급히 다가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선아…”주연아가 나직이 불렀다.“오랜만이구나.”단선아는 고개를 들고, 약간은 조심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군주님…”“너도 나를 그렇게 부를 것이냐?”주연아가 조용히 말을 끊었다. 눈 깊은 곳에 스치듯 지나가는 서운함이 담겨 있었다.“너마저 그렇게 거리를 두면… 이 세상에선 정말로, 마음 놓고 속 얘기할 사람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그녀의 말은 가볍게 흘러나왔지만 깃털처럼 단선아의 마음을 스치고 지나갔다.단선아의 얼굴에 남아 있던 어색함과 거리감이 순식간에 복잡한 감정으로 바뀌었다.그녀는 주연아를 바라보았다. 맑지만 지칠 대로 지친 눈.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결국 마음을 따르기로 했다.“연아 언니.”어릴 적 그대로의 호칭이었다.주연아의 굳어 있던 입가가 그제야 천천히 풀렸다. 그녀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선아야.”두 사람은 마주 보며 웃었다. 몇 해의 세월을 단숨에 건너 다시 아무 걱정 없던 그때로 돌아간 듯했다.주연아는 그녀의 손을 잡고, 정자 안의 돌의자에 함께 앉았다.“어쩌다 정현까지 오게 된 것이냐? 그리고 내가 여기 있는 건 또 어떻게 알았고?”주연아의 물음에 단선아의 웃음이 살짝 가라앉았다.잠시 생각에 잠긴 그녀는 결국 숨김없이 털어놓기로 했다.
이틀 밤낮을 쉬지 않고 달려온 피로와 공포가 이 순간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둑이 터진 물처럼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주연아는 먼지로 얼룩진 소매를 들어 올려 얼굴을 세게 문질렀다.그러나 눈물은 도무지 멈추지 않았고 때 묻은 자국과 뒤섞여 흘러내렸다.소림의 시선이 사람들을 가로질러 그 초라하게 서 있는 소녀에게로 향했다.그는 천천히, 한 걸음씩, 어지럽게 흐트러진 거리를 가로질러 주연아에게 다가갔다.걸음은 느렸지만 망설임은 없었다.그녀 앞에 멈춰 선 그는 손을 들어 손끝으로 그녀의 뺨에 맺힌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마치 귀한 보물을 다루듯 한없이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왜 우는 것이냐.”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미묘하게 잠긴 기색이 스며 있었다.“네가 제때 오지 않았더라면, 오늘 짐은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이번 출궁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이루어졌고, 길을 반쯤 왔을 때에야 비밀리에 조정으로 연락을 보냈다.그의 병력은 결국 이틀이나 늦게 도착한 셈이었다.주연아는 그의 부드러운 말을 들으며, 오히려 더 세차게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고개를 세게 저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송구합니다…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이렇게 제멋대로 굴면 안 됐어요, 당신을 걱정시키면 안 됐는데.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앞으로는 얌전히 당신과 함께 경성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릴게요.”그녀는 흐느끼며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횡설수설 다짐을 늘어놓았다.소림은 붉게 부은 그녀의 눈과 코끝을 바라보았다. 가슴 가장 깊고도 여린 곳이 세게 부딪힌 듯 울렸다. 그는 입술을 다물어 목 끝에 걸린 감정을 눌러 삼켰다. 이윽고 입가에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한 웃음이 번졌다.“그래.”그가 답했다.“함께 돌아가자.”멀지 않은 곳에서, 아정모는 그 장면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조용히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주연아를 향한 그의 시선에는 복잡한 감정이 얽혀 있었다.연아의 모습은 사실 청련과 그렇게까지 닮아 있지는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영문
“저는 상산왕 주종현의 딸, 경연군주 주연아입니다. 부디 장군께서 출병하시어 어가를 구해 주십시오!”주연아는 상산왕부의 허리패를 꺼내 보였다.이 어린 계집이 군주라고? 어가를 구하라고?병사들 사이에 일제히 동요가 일었다.이런 시골 변방에서 어가를 구한다니.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저 말이 사실이라면, 상대는 천자밖에 없지 않은가.그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이 아가씨, 머리가 이상해진 건 아닌가.아정모의 시선이 상산왕부의 패에서 그녀의 얼굴로 천천히 옮겨갔다.풍파를 이겨낸 그 눈빛은 마치 그녀의 껍데기를 꿰뚫고 다른 누군가를 찾으려는 듯했다.기억 깊숙이 묻혀 있던 그 얼굴이 지금 눈앞의 젊고 초라한 얼굴 위로 서서히 겹쳐졌다.닮은 듯, 닮지 않은 듯. 그러나 눈썹과 눈매 사이에 서린 그 고집과 기운만큼은 마치 한 틀에서 찍어낸 듯 똑같았다.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요동치는 감정을 억지로 눌러 담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낮고 무겁게 외쳤다.“정예 기병 삼백! 정현으로 출동, 어가를 호위한다!”“출발!”삼백의 철기병이 먼지를 휘몰아 올리며 번개 같은 기세로 정현을 향해 내달렸다.*그 시각, 정현 거리.공기는 이미 칼날처럼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고 곡 현령은 수백의 관병을 이끌고 있었다.얼굴에는 반드시 잡아내겠다는 음산한 웃음이 걸려 있었고 궁지에 몰린 열댓 명의 흑의인을 노려보고 있었다.“자, 언제까지 버틸 셈입니까? 순순히 항복하면 전신은 온전히 남겨줄게요.”소림은 암위들 사이에 서 있었다. 얼굴은 물처럼 가라앉아, 한 점의 흔들림도 없었다.“곡 대인, 제법 위세가 대단하군. 헌데 그 머리가 그 위세를 감당할 만큼 단단한지를 모르겠네.”곡 현령이 비웃음을 터뜨렸다.곧바로 몰살을 명하려던 그 순간, 땅이 미묘하게 떨리기 시작했다.묵직하고 급박한 말발굽 소리가 저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워졌다.“이게 무슨 소리냐?”곡 현령의 얼굴이 변했다.의심과 불안이 뒤섞인 눈으로 거리 입구를 바라보았다.순간
그의 입가에 옅은 웃음이 걸렸다.열 공자라… 끝내 그녀는 그의 진짜 이름조차 알지 못한 채였다. 그런 그가 무엇을 근거로 그녀가 자신을 속였다고 탓할 수 있겠는가.“한주!”타엘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 있었다.“이곳에 오래 머물 수 없습니다. 서둘러 떠나셔야 합니다!”열무는 천천히 시선을 거두며 짧게 말했다.“가자.”*다른 한편.주연아는 말을 재촉해 쉼 없이 달렸다. 한순간도 속도를 늦출 엄두를 내지 못했다.머지않아, 우주성의 윤곽이 아득히 시야에 들어오자 주연아의 얼굴에 희망의 기색이 스쳤다.곧장 말을 몰아 달려가려는 찰나, 그녀는 돌연 고삐를 세게 잡아당겼다.성문 앞에는 창을 든 관병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경계는 삼엄하기 그지없었다.출입하는 사람마다 초상화를 들이대며 꼼꼼히 대조하고 있었다. 그 광경은 마치 촘촘히 짜인 그물 같았다.주연아의 심장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가라앉았다.지금 저곳으로 나아간다는 건, 스스로 덫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었다.그때 문득, 아버지가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십여 년 전, 선제가 번왕들의 병권을 거두며 지방 세력을 약화시킨 뒤 부족해진 병력을 보완하기 위해 각 요지마다 ‘주영’을 설치했다는 것.주영은 지방 관부와는 별개로 운영되며 병부의 직할 아래 있었다. 한 지역의 세력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통 두세 주가 하나의 주영을 함께 두고 조정에서 파견된 장수가 이를 통솔했다. 또한 네 개의 영이 번갈아 병력을 교대하며 주둔했다.우주성 동쪽, 동산에는 바로 그 우주와 임주를 관할하는 주영이 주둔해 있었다.관부를 믿을 수 없다면 지금 그녀가 의지할 곳은 그곳뿐이었다.주연아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고삐를 당겨 말머리를 돌리더니 동산을 향해 전속력으로 내달렸다.“멈춰라! 군사 요충지다! 무단 침입자는 참형에 처한다!”문 앞의 경비병이 그녀의 길을 막아섰다.군영의 규율은 엄격했다. 명령서 없는 자는 당연히 문 밖에 막힐 수밖에 없었다.주연아는 말에서 뛰어내리며 다
“다시는 만날 일 없을 거예요.”그녀가 막 한 걸음을 떼려는 순간, 희미하게 감도는 은은한 향기가 조용히 코끝을 파고들었다.이내 강렬한 어지러움이 의식을 휩쓸듯 덮쳐왔다.“당신…”뒤돌아보려 했지만 몸은 이미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오히려 힘이 풀리듯 무너져 내렸다.의식이 완전히 어둠에 잠기기 직전, 그녀는 다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충분히 단단한 품 안으로 떨어져 들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주연아는 거칠게 흔들리는 진동 속에서 눈을 떴다.힘겹게 눈을 뜨자, 빠르게 뒤로 밀려나는 나무 그림자들이 시야에 들어왔다.그녀는 누군가의 넓은 품 안에 갇혀 있었다.“놓으세요! 감히 저를 기절시킨 겁니까?”분노로 날카롭게 치솟은 목소리에는, 미세하게 떨림이 섞여 있었다.“제가 누군지 압니까? 이건 자초한 죽음입니다!”열무는 그녀의 몸부림에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허리를 감싸고 있던 팔에 힘을 더 주었다.그는 앞을 바라본 채, 담담하게 말했다.“기절시키지 않으면, 그대로 죽으러 가게 놔두라는 겁니까?”가볍게 던진 말이었지만, 그 한마디는 주연아의 분노를 완전히 폭발시켰다.“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닙니다!”그제야 열무가 고개를 돌렸다. 깊은 눈동자가 그녀의 시선과 맞부딪혔다.“대성조는 향불을 잇고 혈맥을 이어가는 걸 그토록 중하게 여긴다고 했습니다. 헌데 당신 오라버니는 목숨을 걸고, 살 기회를 당신에게 넘겼어요. 그런데도 돌아가서 죽겠다고 나서는 겁니까? 그의 희생을 헛되이 만들겠다는 것입니까?”그는 비웃듯 짧게 웃었다.“연아 아가씨, 그자는 정인이겠지요?”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이었지만 듣는 이는 달랐다.주연아의 몸이 순간 굳어 버렸다.정인…난간 밖으로 자신을 밀어내던 소림의 뒷모습이 다시 또렷하게 떠올랐다.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성지는 이미 내려졌고 온 세상이 알고 있다.그녀는 중궁 황후. 소림의 부인이었다.그녀는 천천히 눈을 내리깔았다. 가늘게 떨리는 속눈썹이 눈 속의 격정을 가려냈다.“그래요.
아정모는 원래 맹 노장군 휘하의 한 작은 장수일 뿐이었다. 그러나 맹 가의 아가씨인 맹청련과 서로 마음을 품고 있었다.맹 노장군은 경중의 명문세가의 아들을 사윗감으로 정했기에 맹 아가씨와 아 장군 두 사람은 사랑을 위해 혼례를 버리고 도망쳤었던 것이다.아정모는 무릎 위에 올린 손을 단단히 움켜쥐었다.그의 얼굴빛 역시 점점 더 험악해졌다. 그의 머릿속에 오래전 지나간 장면들이 잔상처럼 스쳐갔다.소휘는 그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속으로 씩 웃었다.“본왕이 하나 알려주지. 그 아이… 아직 살아 있다. 그래서 맹 노장군도
오동거리는 큰길과 맞닿아 있는지라 강시아는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았다. 이 거리는 사람이 많은 탓에 불을 붙인다 한들 금세 꺼질 터였다. 불이 조금이라도 오래 타오르게 하려면 더 많은 가연성 물건을 미리 사두어야 했다.주온청은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강시아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예전에 유한석에게 향낭을 전해준 적이 있어 유 가의 거처가 이 근방임을 알고 있었다.“강 마님 오라버니와 유 대인께서는 동문수학한 절친이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한데 어찌하여 유 대인의 집에서 함께 지내지 않는 겁니까? 정 안된다면 국공부
화선이 멀리까지 떠난 뒤에야 유한석은 손에 들고있던 술을 그대로 물속에 따라 버렸다. 그러고는 천천히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에서는 몇 명의 무희들이 춤을 추고 있었고 탁자 앞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잔을 돌리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송이당이 잔을 들며 말했다.“주 세자, 어머니께서는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습니다. 세자께서 집영위에 임명되시는 그날, 다시 성대한 경공연을 열어드리겠습니다!”곁의 누군가가 장난스레 맞장구쳤다.“경공연 한 번으로 되겠습니까? 최소한 미인 열댓 명은 있어야 하겠지요!”유한석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설강이 연아를 데리고 돌아왔을 때,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가득했다.“마님, 지금 집안에서는… 마님이 무슨 대장군의 외손녀라며 떠들어 대던데요!”강시아는 이미 마음을 가라앉힌 뒤였다.이렇게까지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는 것은,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반드시 그 신분을 인정해야 한다는 압박이 깔린 뜻이었다. 이것이 과연 자신을 살리기 위해 새 신분을 덧씌워주는 것인지, 아니면 더 값비싼 장기말로 만들려는 것인지 그녀는 알 길이 없었다.설강은 강시아가 말이 없자 재빨리 문을 닫고 속삭였다.“마님, 그래도… 떠나실 생각이옵니까?”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