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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1화

작가: 서은월
그 장객은 여전히 눈물과 콧물을 쏟아내며 애타게 만류하고 있었지만, 주연아는 그저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줄 뿐이었다.

“장객 어른, 호의는 고맙습니다.”

맑고 또렷한 음성 끝에, 엷은 미소가 스쳤다.

“헌데 오늘 일은… 그저 못 본 것으로 여기세요. 가게에서 입은 손해는...”

그녀는 품 안에서 제법 묵직한 은전을 꺼내 조용히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이 정도면 다시 정비하기엔 충분할 겁니다.”

말을 마친 연아는 넋을 잃은 듯 서 있는 장객을 보지도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엉망이 된 가게를 벗어났다.

거리에는 서늘한 바람이 스며 있었다.

정일이 뒤를 바짝 따르며 목소리를 낮췄다. 그의 눈에는 조심스러운 물음이 담겨 있었다.

“군주님, 이제 우리는…”

주연아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고개를 살짝 돌려, 해질녘 속에서 점차 흐릿해지는 산맥의 윤곽을 바라볼 뿐이었다.

“경성의 귀인이라…”

그녀는 장객의 말을 되뇌듯 낮게 읊조렸다. 입가에는 싸늘한 곡선이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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