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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Author: 꽃길
“왜 그래?”

나는 진정우와 함께 아이를 돌보다가 안리영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 안리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방을 든 채 밖으로 걸어 나갔다.

“어디 가? 저녁 먹고 가는 거 아니었어?”

“일이 생겨서.”

안리영은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웬만해서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나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밖을 보니 조시언은 인테리어 소품을 달고 있었고 한지은이 그런 조시언을 도와주고 있었다.

“질투하는 거야?”

“내가 뭔 개나 소나 다 질투하는 줄 알아?”

안리영이 나를 향해 짜증스레 얘기했다.

“그건 몰라도, 오늘 저녁 식사가 얼마나 맛있을지 궁금하지 않아요?”

진정우가 나서서 얘기했다. 아무리 나랑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해도 나를 향해 짜증을 부리는 건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안리영은 진정우를 쏘아보고 중얼거렸다.

“짜증 나게.”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질투하는 거잖아. 뻔하지.”

진정우가 나를 달래듯 얘기했다.

나도 그걸 잘 알았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얘기했다.

“이렇게 참다가는 병 걸리지 않으면 펑 터져버릴 텐데. 과연 어느 쪽일지...”

“네 생각에는 어느 쪽 같아?”

진정우가 내게 물었다. 나는 입술을 비죽 내밀고 대답했다.

“안 알려줄 거야.”

진정우는 아이를 안고 나에게 붙어서 얘기했다.

“설날아, 네 엄마가 얼마나 장난스러운지 봐.”

“우리 설날이한테 내 뒷담화하지 마.”

“뒷담화가 아니라 칭찬이야. 아빠는 이렇게 장난스러운 엄마가 좋거든.”

진정우가 다가와 내게 뽀뽀했다.

요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기만 해서 살이 조금 찐 것 같았다. 얼굴이 전보다 더 동그래졌다. 나는 다이어트를 결심하면서 물었다.

“정우 씨, 나 살찌지 않았어?”

여자들은 대답이 이미 정해져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진정우는 나를 열심히 쳐다보더니 대답했다.

“아니? 전이랑 똑같은데, 뭘.”

“거짓말 그만 해. 나 살쪘잖아. 이 살 좀 봐.”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볼살을 꼬집었다.

“꼬집지 마. 아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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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영 씨는 착하게 생겼는데 꽤 반항적이네요.”한지은이 얘기했다.조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안리영이 나가서 차에 타는 것을 지켜보았다.“시언 씨?”한지은이 조시언을 부르자 조시언은 시선을 돌려 한지은을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한지은은 약간 긴장되었다.“이거 걸어야 하지 않아요?”한지은이 손에 든 장식품을 들고 물었다.“물티슈 있어?”조시언이 갑자기 물었다.한지은이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로 돌아가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주었다.조시언은 물티슈로 한지은과 닿았던 부분을 닦았다. 한지은 때문에 안리영이 화가 났다는 것을, 조시언이 모를 리가 없었다.한지은은 조시언의 동작에 약간 굳어버렸다. 아까 그 상황이 있고 난 뒤 조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지은은 드디어 조시언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조시언을 보니 한지은의 생각은 전부 잘못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조시언은 한지은을 쳐다보지 않고 물티슈로 닦아낸 다음 계속해서 인테리어를 도왔다.한지은은 기분이 약간 상해서 얘기했다.“시언 씨, 나 조금 불편해서 그런데 데려다 줄 수 있어요?”“그래.”조시언은 그렇게 얘기한 후 방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치 안에서 밖이 보이는 걸 아는 사람처럼 말이다.조시언은 한지은을 데리고 떠났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한지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시언 씨, 나 더는 연기 못 할 것 같아요.”조시언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아까 한지은의 표정을 지켜본 것은 아니지만 한지은은 총명한 사람이니 조시언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이다.“그래, 그동안 수고했어.”조시언이 얘기했다.“아니요. 시언 씨랑 연인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한지은은 시선을 내리고 불안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선물을 준비했으니 같이 가서 챙겨줬으면 좋겠어.”조시언의 말에 한지은이 약간 의외라는 듯 얘기했다.한지은은 원래 조시언과 동거하면서 사이를 더 좁히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 반응을 보니 동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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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1017화

    이렇게 보면 두 사람의 진도는 확실히 빨랐다. 올해에 결혼할 것이라고 하더니만 벌써 반지를 맞추다니. 이 속도라면 다음 달에는 병원 산부인과에서 한지음을 진찰하게 될 것 같았다.안리영은 이해할 수 있었다. 조시언은 완벽한 남자고 한지은도 모자랄 것 없는 여자니까 말이다. 두 사람만 괜찮다면 당장 내일 결혼식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았다.“예뻐?”조시언은 자기 손가락을 쳐다보는 안리영을 발견하고 물었다.안리영이 물었다.“이미 프러포즈한 거야?”조시언은 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커플링이야. 여성용은 이것보다 조금 작은 것뿐이야.”“잘 골랐네. 예뻐.”안리영은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갔다. 길이 울퉁불퉁했지만 내려가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차에 탄 안리영은 핸들을 가볍게 내려치고 얘기했다.“왜 어디 가나 따라오는 거야. 정말 짜증 나. 딱 좋았는데... 내일부터는 조시언 접근 금지라고 써서 붙이고 다녀야겠어.”안리영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결국 병원으로 갔다. 나는 병원에 온 안리영을 보고 약간 놀랐다.“나 때문에 온 거야, 아니면 우리 딸 때문에 온 거야?”“난 두 사람을 떠나지 못할 것 같아. 나 오늘 갈 곳 없으니까 여기 남을 수 있게 해줘.”안리영은 잠을 자는 설날이를 보면서 얘기했다.“정말 보면 볼 수록 이쁘다니까. 나도 내일 인공수정 받을까 봐.”안리영의 말에 도우미가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농담인 것을 알기에 각자 할 일을 하러 갔다.방에는 나와 안리영만 남았다.“또 왜 그래? 삼촌이 여자 친구를 데리고 돌아왔어?”“그거랑은 상관없어.”안리영이 부인하면서 얘기했다.“그러게 혼자니까 외롭지?”안리영이 나를 쏘아보면서 말했다.“그래, 외로워서 그런다! 됐어?”안리영은 내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서 투덜거렸다.“휴가에 집에 있을 것이지 왜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야!”그 말을 들은 나는 안리영이 왜 짜증이 난 것인지 알 것 같았다. 다만 예전에만 해도 안리영은 사람 많은 분위기를 즐기면서 나를 데려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1016화

    조시언은 바위 위에 누운 안리영을 보고 참지 못하고 사진을 찍었다.찰칵 소리에 안리영이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핸드폰을 들고 있는 조시언을 본 안리영이 놀라서 굳어버렸다.“삼촌?”조시언은 핸드폰을 거두고 걸어왔다.“명당 자리를 발견했네.”안리영은 가볍게 웃었다.“삼촌이 뭐 신이야?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이렇게 잘 알지? 아니면 내 몸에 위치추적기라도 달았어?”“왜 여기로 온 거야? 집에 사람이 많아서?”조시언이 물었다.“응. 자꾸만 이상한 걸 물어보잖아.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고 싶지도 않고.”안리영은 조시언 앞에서 솔직하게 얘기했다.“넌 항상 그랬지.”조시언이 바위에 앉아서 얘기했다.“이곳을 네가 아직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난 추억하기를 좋아해서. 지나간 일과 사람을 다 기억하거든.”안리영이 손으로 햇빛을 가렸다. 그러더니 손가락을 다 뗐다가 붙이며 손가락 사이로 햇살을 잡아보려 했다.“삼촌은 왜 여기 온 거야? 여자 친구는?”안리영이 물었다.조시언은 대답하지 않았다.“얼른 돌아가. 나도 힘들어서 도망쳐 나왔는데, 지은 씨는 오죽할까.”“집에 데려다줬어.”조시언의 말에 안리영이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데려다줬다고? 지은 씨가 화 안 냈어?”조시언은 바닥의 나뭇가지 하나를 들고 대답했다.“화를 잘 안 내는 성격이야.”“화를 안 내는 여자가 어디 있어. 그저 삼촌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거지.”안리영이 대답했다.“너는? 왜 남자 친구한테 안 가고?”조시언이 되물었다.안리영은 그제야 허진호를 떠올렸다. “내 남자 친구는 바쁜 사람이라.”조시언은 안리영의 거짓말에 속아주는 척 물었다.“여기 있으려고?”“아니. 곧 병원에 갈 거야.”안리영은 아까 한 거짓말을 떠올리고 얘기했다.“그저 갑자기 생각나서 여기로 온 거야.”“영화 보러 갈래?”조시언이 갑자기 물었다.안리영은 조시언을 보면서 놀란 눈으로 물었다.“나랑?”“응.”조시언은 나뭇가지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학교 다닐 때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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