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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Author: 꽃길
용설아가 친한 친구나 가족처럼 이렇게 나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 나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 안에 독이라도 탔을까 봐 그러세요? 제가 먼저 한 모금 마셔볼까요?”

내가 컵을 받지 않자 용설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솔직히 말하자면 용설아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예전에 진정우와 약혼할 뻔했던 사이였고 어쩌면 내가 라이벌로 보였을 수도 있는데 나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보인 적은 없었다.

그녀가 진정우를 좋아했던 건 분명했다. 한때 진정우에게 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솔직히 밝힌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왜 나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었다.

“아니에요.”

나는 부끄러운 듯 우유를 받아들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냥 너무 죄송해서요.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시니까...”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자연스레 ‘믿을 만한 사람에게 반지를 맡기라’는 진정우의 말이 떠올랐다.

‘용설아를 믿는 게 맞는 걸까?’

“부탁을 받았거든요.”

용설아는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조용히 말했다.

‘부탁을 받았다고? 누구한테? 정우 씨한테?’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요.”

그녀는 마지막까지 말을 길게 늘이며 장난을 쳤다.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하세요.”

내 말을 들은 용설아는 즐겁게 웃으며 돌아갔다.

방으로 들어온 나는 다시 핸드폰을 들어 연결을 시도했지만 이미 신호는 끊겨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게 위험하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기에 연결 시간이 짧을수록 좋은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지는 누구한테 맡겨야 할까?’

지금 같은 상황에서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안리영이라면 믿을 수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납치당한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러다가 나는 손에 들린 우유를 바라보며 고민했다.

‘설아 씨는 믿어도 되는 사람일까?’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녀는 용준호의 고모이자 용씨 가문의 사람이었다. 진정우가 보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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