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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Author: 꽃길
조시언은 구안석에게 정확한 답을 주지 않았지만 그의 침묵이 곧 답이었다.

얼마 뒤 안리영의 검사 결과가 나왔다.

다행히 몸 안에서 독성물질은 발견되지 않았고 상처도 처리되어 모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미안해. 내가 캠핑을 망쳤어.”

뱀에게 물렸을 때 안리영의 비명소리가 모두를 놀라게 했고 안리영이 걱정된 그들은 급히 짐을 챙겨 캠핑장을 떠났다. 한창 좋았던 캠핑이 결국 엉망으로 끝나버렸다.

“그럼 나중에 시간 되면 우리한테 보상해 줘야지.”

조시언의 대답을 정상적인 인간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안리영을 위로해 줘야 하는 게 맞지 않나?

그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 안리영도 평소와 다른 태도를 보였다.

“보상할 생각 없어. 오히려 삼촌이 나한테 보상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상해 주면 좋을까?”

조시언의 정상적인 물음에 안리영은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

“아직 생각 못 했어. 일단 빚으로 남겨둘게.”

말을 마친 그녀는 한숨을 쉬며 한마디 더 했다.

“아마 이번 생에는 다시 캠핑 안 할 것 같아.”

조시언의 맑은 눈빛 속에 이상한 흐름이 감돌았다.

“한 번 뱀에 물렸다고 평생 밧줄도 무서워할 거야?”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르지.”

안리영은 한 번 실패했다고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뱀과 관련된 일만큼은 자신이 겁이 많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다.

“며칠 휴가 내줄 게 푹 쉬어.”

조시언이 병원장과 어떤 관계인지 모르지만 그가 휴가를 내준다면 문제없을 거다.

하지만 안리영은 거절했다.

“안 돼. 지금 과에 일이 많고, 임산부 수술도 곧 있어. 내가 주치의라 꼭 있어야 해.”

일에 대한 그녀의 태도는 조시언이 가장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설득하지 않았다.

“그럼 몸조심해. 몸이 안 좋으면 휴가 내고, 내가... 사람을 시켜서 지켜보게 할 거야.”

“알았어.”

안리영이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내일 내가 데리러 갈게.”

조시언의 한마디에 안리영은 그의 SNS에 달린 긴 댓글이 떠올랐다. 댓글 속 엄마의 말투를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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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너무 아파하잖아요.”진정우는 내 고통을 같이 느끼는 사람처럼 얘기했다.“진정우 씨 아이를 낳아주느라고 아픈 거잖아요.”안리영은 또 진정우를 탓하듯 얘기했다. 그러다가 조시언이 한 얘기를 떠올렸다. ‘그럼 넌 낳지 마.’안리영은 그제야 조시언이 안리영을 생각해서 한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안리영은 나를 쳐다보면서 말을 이었다.“지금 이건 진통이야. 안 아플 때는 내려와서 좀 쉬어도 돼. 저녁은 좀 먹었어? 많이 먹었어?”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진정우가 대신 얘기했다.“만두 몇 개랑 케이크 조금 먹었어요.”“그럼 안 되죠. 출산이 얼마나 힘든 일인데. 체력 많이 비축해 둬야죠. 달걀이나 우유 같은 걸 준비해 줘요. 출산에 도움 될 테니까.”안리영이 진정우에게 얘기했다.얼마 지나자 안리영의 말대로 아프지 않았다.나는 진정우를 바라보면서 얘기했다.“가서 준비해 줘. 여기는 리영이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조금만 기다려. 연락해서 곧 가져오게 할 테니까.”진정우는 이곳에서 떠나지 않겠다는 말투로 얘기했다.“늦은 시간에 다른 사람 괴롭히지 마. 게다가 음력설이잖아. 그냥 정우 씨가 다녀와. 난 리영이랑 있을게.”나는 진정우가 오늘만큼은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기를 바랐다.진정우는 내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 산모실을 나선 그는 바로 조시언을 발견했다.아까는 나한테 집중하느라 조시언을 보지 못했었다.“다행이네요. 혹시 삶은 달걀과 우유 좀 준비해 줄 수 있어요? 아내가 출산하는데 먹어야 체력을 비축해 둘 수 있어서...”조시언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출산하는데 그렇게 많이 먹어도 되는 겁니까?”진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안리영 씨가 얘기한 거예요.”안리영이 한 말이라는 것을 들은 조시언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많이 준비해 줘요.”진정우는 멀어지는 조시언의 뒷모습을 보면서 얘기했다.생각보다 빨리 돌아온 진정우를 보면서, 안리영은 그가 조시언에게 부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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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99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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