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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가짜는 안 좋아해

Author: 움디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3 18:00:41

   세림이 내민 사진에는 교복을 입은 지안과 또래 친구들이 함께 찍혀 있었다. 남녀가 뒤섞여 서로 어깨를 걸치고 있었고, 한가운데 선 지안은 머리를 높게 묶은 채 환하게 웃고 있었다.

 태호의 시선은 사진 속 지안에게 머물렀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앳된 모습이었다. 그때가 떠올라 입매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태호가 사진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않자 세림은 그걸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 이런 말씀까지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세림은 망설이는 척 잠깐 뜸을 들인 뒤 사진 속 남자들을 손끝으로 가리켰다.

 “여기 있는 남자애들이랑 거의 다 사귀었어요.”

 “…….”

 태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사진을 집어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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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림이 내민 사진에는 교복을 입은 지안과 또래 친구들이 함께 찍혀 있었다. 남녀가 뒤섞여 서로 어깨를 걸치고 있었고, 한가운데 선 지안은 머리를 높게 묶은 채 환하게 웃고 있었다. 태호의 시선은 사진 속 지안에게 머물렀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앳된 모습이었다. 그때가 떠올라 입매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태호가 사진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않자 세림은 그걸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 이런 말씀까지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세림은 망설이는 척 잠깐 뜸을 들인 뒤 사진 속 남자들을 손끝으로 가리켰다. “여기 있는 남자애들이랑 거의 다 사귀었어요.” “…….” 태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사진을 집어 들었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사진 끝을 끼운 채 잠깐 내려다보던 그는 별다른 반응 없이 사진 속 얼굴들을 훑었다. “정식으로 사귄 애도 있고, 그냥 필요할 때만 만난 애들도 있고.” 이죽거리는 기색을 감추지 못한 세림이 한마디를 더 보탰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했어요. 서로 외로울 때 만나고, 필요 없어지면 또 끝내고…… 뭐 그런 관계로. 제가 굳이 더 자세히 설명 안 드려도 아시죠? 무슨 뜻인지.” 태호는 사진 너머로 세림을 비스듬히 바라봤다. 저걸 굳이 챙겨와 제 앞에 내미는 의도가 너무 빤히 보여 오히려 우스울 지경이었다. 뭘 얼마나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지안에 대해서라면 이미 필요한 조사는 전부 끝낸 뒤였다. 과거에 누구와 어울렸고, 어떤 소문이 돌았는지까지 모르는 게 거의 없었다. 물론 그 사실을 지안이 알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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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들어왔을 때부터 제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는 걸 이미 눈치챈 듯했다. 지안은 입술을 몇 번 달싹이다가 결국 그의 가슴팍에 볼을 기대며 입을 열었다. “오늘 한결이 보고 왔어요.” 태호도 한결이를 기억했다. 혜성병원에서 지안의 손을 붙잡고 졸졸 따라다니며 나중에 결혼할 거라고 떠들던 조그만 꼬맹이였다. “많이 안 좋대요.” 지안은 병원에서 들은 이야기를 차근차근 털어놓았다. 며칠 전부터 숨 쉬는 걸 힘들어하고, 오래 앉아 있는 것조차 버거워졌다는 것. 어쩌면 재수술마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까지.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제일 답답해요.” 돈이면 웬만한 건 해결할 수 있는 삶을 살아왔다. 필요하면 사고, 부족하면 채우면 됐다. 그런데 한결이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제 겨우 일곱 살, 순수하고 정 많은 아이가 아파하는 걸 보고도 대신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지안을 유난히 무력하게 만들었다. 태호는 지안의 허리를 단단히 감싼 채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었다. “괜찮을 거야.” 짧고 담백한, 꼭 그를 닮은 위로라 좋았다. 지안은 그의 가슴팍에 볼을 살짝 비비듯 움직인 뒤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태호의 손은 머리칼 사이를 느슨하게 훑었다. “너 원래 애들 좋아해?” “네?” “재단 만든 것도 그렇고. 후원하는 쪽 보면 거의 애들이던데.” “음…… 딱히 엄청 좋아하는 건 아닌데요.” “그런데 왜 어린이 후원으로 잡았어. 보통 재단이면 문화나 예술 쪽으로 많이 가지 않나.” &l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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