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지?” “저랑 결혼하시는 게 부회장님한테도, 태강그룹에도 오히려 손해일걸요? 부회장님도 알고 계시잖아요. 저 소문 안 좋은 거.” “소문은 예쁜 여자의 액세서리 같은 거라며.” “…….” 지안의 입이 벌어졌다. 어제 레스토랑에서 제가 내뱉었던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되돌려준 것이다. “그, 그건 농담이었고요.” “진지하게 들었는데.” 담담한 말씨와 달리 묘하게 사람을 놀리는 뉘앙스가 섞여 있었다. 망했다. 완전히 말려들었다. 당황한 지안은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하려 입을 열었다. 하지만 한 번 꼬이기 시작한 말은 머리를 거칠 새도 없이 자꾸만 튀어나왔다.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결혼이라는 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잖아요. 부부가 되면 같이 살아야 하고, 또…….” 말끝이 흐려졌다. 태호가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자 지안은 외려 마음이 급해졌다. “그, 부부끼리는 뭔가…… 그런 것도 있을 거고. 근데 저는 그런 거 안 해봐서 잘 모르기도 하고…….” 말을 뱉고 나서야 지안은 제가 무슨 소리를 했는지 깨달았다. ……미쳤나 봐. 눈을 질끈 감았다. 차마 태호의 얼굴을 확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그때 태호가 픽 웃고는 꼬고 있던 다리를 풀며 이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나랑 자려고?” “네?!” 지안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말을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건지. 정작 태호의 낯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얼굴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귀 끝까지 화끈거리는 게 느껴졌다. “아니, 그게 아니라…….” 다급하게 변명거리를 찾는데 태호가 한발 먼저 입을 열었다. “애기가 감당은 되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지안의 귓가를 울렸다. 애기라니. 아무리 열 살 차이가 난다고 해도 그렇지. 스물다섯이나 먹은 사람한테 애기라니. 조금 전 횡설수설했던 제 모습까지 떠오르자 괜히 자존심이 상했다. 저를 여자로 보는 게 아니라 그저
Last Updated : 2026-09-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