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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화. 어머니가 문밖에 서는 일

Author: 이스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10-17 08:51:25

연화는 문서에 손가락을 올린 채 중전을 기다렸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에는 가느다란 선을 그어 두었다.

아기씨는 출생 뒤 따로 마련한 처소에서 돌본다.

어머니가 만나려면 먼저 돌보는 상궁에게 알리고, 정한 때에 들어간다.

연화는 그 아래를 다시 읽었다.

어머니가 오래 머물러 아이의 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한다.

글씨는 반듯했다.

읽을수록 마음은 반듯해지지 않았다.

중전이 들어오자 연화는 문서를 내려놓고 예를 갖추었다.

“앉으세요. 가지고 온 것을 보니 묻고 싶은 일이 있군요.”

“예, 중전마마.”

중전은 맞은편에 앉았다.

연화가 문서를 펼쳤다.

“신첩이 몸을 추스르는 동안 아이를 돌보아 주신다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그렇지요.&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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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은 대신 업어치기를 했습니다   143화. 그 아이의 어머니

    아기 침상을 옮기는 데는 장정 두 사람이 필요했다.침상은 작았다.문제는 무게였다.두 사람이 조심스럽게 내려놓자 바닥에서 둔탁한 소리가 났다.연화가 침상을 보았다.옆에서 지켜보던 이헌도 보았다.상궁이 손으로 모서리를 눌러 보았다.“아주 단단하옵니다.”연화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버지께서 무사 열두 명을 앉히셨으니까.”이헌이 침상 한쪽을 잡아 조금 밀었다.쉽게 움직이지 않았다.“아이보다 침상이 더 오래 살겠구나.”연화는 웃다가 허리를 짚었다.오래 서 있으면 등이 조금 당겼다.이헌이 곧바로 의자를 당겨 주었다.“앉아라.”연화가 자리를 잡자 그도 곁에 앉았다.아직 덮개를 씌우지 않은 작은 방이었다.두 사람의 의자가 나란히 놓이고, 궁인들이 쓸 낮은 탁자가 벽 쪽에 들어왔다.창 아래에는 여벌의 천을 넣을 함이 놓일 예정이었다.연화가 방을 둘러보았다.“밤에 깨면 여기까지 와도 되겠습니까?”상궁이 답하려는데 이헌이 먼저 말했다.“오고 싶으면 와라.”그녀가 그를 보았다.“신첩이 피곤하면요?”“그때는 아이를 데려오면 된다.”연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간단한 말을 듣기까지 종이를 여러 장 읽었다.중전은 오후에 직접 방을 살피러 왔다.연화가 일어나려 하자 손을 들어 말렸다.“앉아 있어요. 저도 곁에 앉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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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화는 문서에 손가락을 올린 채 중전을 기다렸다.마음에 걸리는 구절에는 가느다란 선을 그어 두었다.아기씨는 출생 뒤 따로 마련한 처소에서 돌본다.어머니가 만나려면 먼저 돌보는 상궁에게 알리고, 정한 때에 들어간다.연화는 그 아래를 다시 읽었다.어머니가 오래 머물러 아이의 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한다.글씨는 반듯했다.읽을수록 마음은 반듯해지지 않았다.중전이 들어오자 연화는 문서를 내려놓고 예를 갖추었다.“앉으세요. 가지고 온 것을 보니 묻고 싶은 일이 있군요.”“예, 중전마마.”중전은 맞은편에 앉았다.연화가 문서를 펼쳤다.“신첩이 몸을 추스르는 동안 아이를 돌보아 주신다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그렇지요.”“그런데 아이를 만나러 가면 문밖에서 기다려야 합니까?”중전의 시선이 연화가 그어 둔 줄로 향했다.그녀는 한 구절씩 읽었다.잠시 뒤 중전이 상궁을 불렀다.“이 문서는 누가 정리했습니까?”“전에 왕실의 아기씨를 돌보던 기록을 참고하여 적었사옵니다.”중전은 고개를 끄덕였다.연화는 말을 고르다 입을 열었다.“전에 그랬다는 것은 알겠습니다.”그녀가 종이 끝을 잡았다.“하지만 신첩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상궁은 조심스럽게 설명했다.갓 태어난 아이는 늘 살피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먹는 때와 자는 때를 기록하고, 처소의 온도도 일정하게 지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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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무영이 가져온 것은 상자가 아니라 종이였다.연화는 안심했다.처소에는 이미 아기 침상이 있었고, 나무 말도 있었다. 아버지가 더 만들면 아이보다 물건이 먼저 방을 채울 것 같았다.그런데 종이를 펼치자 안심이 사라졌다.깨끗한 천.따뜻한 물.등잔과 기름.밤에 사람을 부를 때 쓸 기별.그리고 마지막 줄에는 큼직하게 적혀 있었다.누가 어디에서 기다릴 것인가.연화가 아버지를 보았다.“이것은 누가 적으셨습니까?”“내가 적었다.”“출산을 준비하는 목록입니까?”“빠뜨리는 것이 없어야지.”강무영은 붓을 꺼냈다.연화가 웃음을 눌렀다.“아버지, 궁에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알고 있다. 나는 궁에서 준비한 것을 확인하려는 것이다.”그는 종이 첫 줄을 짚었다.“천은 충분하냐?”“예.”“물은?”“계속 데울 수 있습니다.”“밤에도?”“아버지.”강무영이 고개를 들었다.연화는 종이를 조금 내려놓았다.“밤에 아이가 나온다고 우물도 잠들지는 않습니다.”곁에 있던 상궁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강무영은 웃지 않았다.“물을 뜨는 사람은 잠들 수 있지.”연화는 잠깐 말이 막혔다.맞는 말이었다.상궁이 얼른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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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바람이 들기 시작하자 연화의 처소에도 솜옷이 들어왔다.혼례 뒤 한 달 남짓 지나 있었다.공주는 이제 기별을 보내는 것보다 직접 찾아오는 일이 더 잦았다. 서진우도 궁에 들어오는 날이면 공주가 돌아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나갔다.그사이 연화의 배는 더 둥글어졌다.새 옷을 맞출 때마다 허리끈을 넉넉하게 잡아야 했다.연화는 상궁이 내민 솜저고리를 받아 입었다.소매 안쪽이 부드러웠다.그런데 오른팔을 움직이자 어깨가 조금 당겼다.“여기는 좁구나.”옷을 가져온 어린 궁녀의 얼굴이 굳었다.곁의 나인 하나가 곧장 앞으로 나섰다.“송구하옵니다, 마마. 다시 지어 오겠습니다.”“전부 다시 지을 필요는 없다. 이쪽만 살피면 될 것 같은데.”연화는 팔을 조금 들어 보였다.어린 궁녀가 손을 뻗었다.그러나 나인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내렸다.“마마께 더 불편을 끼치지 말고 물러나거라.”궁녀가 고개를 숙였다.연화는 두 사람을 보았다.손목을 잡은 힘이 꽤 셌다.“지금 살펴보면 안 되느냐?”나인이 웃으며 답했다.“소의마마께서 편히 쉬셔야 하니 저희가 밖에서 알아서 하겠사옵니다.”연화는 옷을 벗어 상궁에게 넘겼다.“그럼 언제 고칠 수 있는지 알려 다오.”“곧 가져오겠습니다.”두 사람이 물러났다.연화는 문이 닫힌 뒤에도 한동안 그쪽을 보았다.어린 궁녀는 나갈 때까지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이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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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는 떡을 먹지 않았다.연화 앞에 밀어 놓인 접시를 자기 쪽으로 조금 당겼다가, 다시 가운데로 옮겼다.연화는 그것을 보고도 말하지 않았다.공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진우가 집에 오면 자꾸 내가 어디 있는지 찾는다.”“함께 사시니까요.”“같은 방에 있어도 찾는다.”연화는 고개를 조금 기울였다.공주가 설명했다.책을 읽으면 책장 너머로 보았다.차를 마시면 잔을 내려놓을 때까지 보았다.창을 열면 춥지 않으냐고 묻고, 창을 닫으면 답답하지 않으냐고 물었다.연화는 듣다가 웃었다.“불편하십니까?”공주의 손이 멎었다.“그런 것은 아니다.”“그럼 좋으신 겁니다.”“그 말을 들으러 온 것은 아니고.”공주는 잠깐 문 쪽을 보았다.궁녀들은 이미 밖으로 물러난 뒤였다.“나도 보게 된다고.”연화의 웃음이 조금 잦아들었다.공주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말을 끝까지 했다.“진우가 서찰을 읽고 있으면 무슨 글인지보다 그 얼굴을 먼저 본다.”“예.”“눈이 마주치면 괜히 다른 것을 보게 되고.”연화가 고개를 끄덕였다.자신도 겪어 본 일이었다.공주는 연화를 보았다.“네가 오라버니를 볼 때도 그러느냐?”“그랬습니다.”“지금은?”연화는 잠깐 생각했다.“지금은 더 가까이 갑니다.”공주의 눈이 조금 커졌다.“그냥?”“곁에 앉기도 하고 손을 잡기도 합니다.”공주는 찻잔을 들었다.잔이 입술에 닿기 전에 연화가 덧붙였다.“전하께서 바쁘시면 기다립니다.”

  • 승은 대신 업어치기를 했습니다   138화. 소의마마의 빈 접시

    공주가 궁을 떠난 지 사흘째 되는 날, 연화는 다과 접시를 두 번 세었다.아침에는 네 개였다.중궁전에 다녀온 뒤에는 두 개였다.이것까지는 기억이 났다.정 소원에게 하나를 주고, 자신도 하나를 먹었다.그런데 저녁에 보니 접시가 비어 있었다.연화가 상궁을 불렀다.“남은 두 개는 어디 갔느냐?”상궁은 잠깐 말을 고르았다.“마마께서 낮잠에서 깨신 뒤 드셨습니다.”“두 개를 다?”“예.”연화는 빈 접시를 내려다보았다.상궁이 덧붙였다.“전하께서 오시기 전에 접시를 바꾸라 하신 말씀도 있었습니다.”그녀는 고개를 들었다.그 말까지 했던가.공주가 없으니 누가 먹었는지 궁금해할 일도 줄었는데, 정작 제 손을 기억하지 못했다.연화는 접시를 상궁에게 건넸다.“그럼 씻어 다오.”“새로 내올까요?”연화가 잠깐 고민했다.“전하 것도 필요하다.”상궁이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연화는 급히 덧붙였다.“이번에는 신첩이 먼저 먹지 않겠다.”이헌은 저녁 보고를 마친 뒤 연화의 처소로 왔다.탁자에는 다과가 두 개 놓여 있었다.연화는 손을 무릎 위에 얌전히 두고 있었다.그가 맞은편에 앉자 그녀가 접시를 밀었다.“전하께 드릴 것입니다.”이헌은 접시보다 연화의 손을 먼저 보았다.“왜 그렇게 앉아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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