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EP 1. 눈이 그치질 않습니다. 어머님 처가 식구들과 떠난 강원도 겨울 여행. 폭설에 길이 끊기고, 하필 장모님과 단둘이 남았다. 전기도, 와이파이도 나간 밤. 남은 온기는 벽난로와, 서로의 체온뿐. "땔감 좀 더 넣을게요."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고 돌아서는 내게, 장모님이 이불 한쪽을 들어 올렸다. "추워…… 얼른 들어와." 더 이상 나는 착한 사위가 아니었다. EP 2. 보험하는 사촌누나 지금의 아내는 모른다. 장모님도 모른다. 내가 원래 어떤 남자였는지 — 아니, 누가 나를 이런 남자로 만들어놨는지. 이건 고백이자 회상이다. 누나가 내 몸에 새겨놓고 간 것들에 대한. - ikkuyot
View More“가기전에… 많이 안아줘.”말하고 나서 괜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참 초라한 부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지혜는 당당했습니다. 남편에게 침대를 붙여달라고 말할 수도 있고, 아이를 갖는 이야기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었어요. 그 모든 것이 당연한 부부의 일이니까요.그런데 저는,저는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안아달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코끝이 찡해졌어요.그때 사위가 제 어깨를 감쌌습니다. “잠깐만요.”그가 저를 통로 벽 쪽으로 살짝 이끌었어요.“사람들 보면 어떡하려고 그래?” 저는
“좋은 소식이야.”지혜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자쿠지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저녁이었어요. 식탁 위 잔에는 다시 술이 채워지고 있었습니다.남편이 숟가락을 들다 말고 물었습니다.“무슨 좋은 소식. 손주 보는 거냐?”순간 제 손이 멈췄어요. 저도 모르게 사위를 바라봤습니다. 그의 표정이 굳어 있었어요.원망인지 질투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붙여달라고 했던 침대. 딸과 함께 쓰게 될 그 침대. 낮에 나를 바라보던 눈으로 밤에는 딸을 바라보고 있을 사람.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너
21화지혜와 남편이 나가고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들어오는 바람에, 우리 둘은 나란히 좁게 붙어 앉게 되었습니다. 어깨가 닿을 정도였어요. 아래는 보글거리는 거품이 가려주고 있었죠.사위가 그걸 놓칠 리 없었습니다.아무렇지 않게 제 남편 이야기를 던지면서요.“아버님, 요즘 짜증이 많이 느신 것 같아요. 그죠?”“아, 저 양반 원래… 흐음.”물속에서 무릎 안쪽에 손이 닿는 바람에, 말끝이 이상하게 샜습니다. 반바지 밑단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온 손끝이 맨살을 스쳤어요. 저는 어지러운 사람처럼 이마를 문질렀습니다
20화야외 자쿠지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습니다.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 젊은 연인들. 우리 네 사람은 그 틈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어요.배에 오른 뒤로 내내 퉁퉁거리던 남편도 따뜻한 물과 북적거리는 낯선 분위기 앞에서는 입이 다물렸습니다. 기가 죽은 건지, 주변만 두리번거렸죠. 그래도 가장이라고, 저와 지혜의 옷차림은 신경이 쓰였나 봅니다. 속이 비치지도 않는 티셔츠에 반바지였는데도 자꾸 저를 힐끔거리며 주변 눈치를 살폈어요.지혜도 저와 비슷한 차림이었습니다. 다만 몸에 붙는 래시가드라, 물에 젖으니 저와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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