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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Author: 스루삐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9 05:41:18

번화가에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벌레가 기는 듯한 시선이 온몸을 훑는 것 같았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이런 반응이 꽤 익숙했으니까. 어디를 가나 따라붙는 노골적인 시선과 질투 어린 말은 내가 제국의 가장 화려한 꽃임을 증명하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오늘만은 달랐다. 평판이 며칠 사이에 처참한 상태로 변해 있었다.

사람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내 모습은 황실을 속이려 한 천하의 악녀였으며 몰염치하고 간악한 마녀였다.

나를 과녁으로 삼은 듯 날카로운 말들이 거침없이 날아와 꽂혔다.

“재수 없으려니까, 낯짝 한번 두껍네.”

무례한 말의 끝에는 악랄한 행동이 따르기 마련이다.

나를 욕하던 사람들은 못 볼 꼴을 본 것처럼 가래침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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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아주버니를 정부로 두기로 했다.   25.

    “레이야!” ​ 내 다급한 부름에 문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짐승이나 다름없었던 리하르트가 내 품에 안겨 잠들어 있었다. ​ 레이야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울먹거렸다. ​ “세상에, 도련님이 잠드셨잖아!” ​ 하녀 하나가 내 옆으로 다가와 손짓을 섞어가며 물었다. ​ “세상에, 부인, 뭘 하신 거예요? 대체 무얼 어찌하신 겁니까. 저희가 열 명이 넘게 달라붙어도 제어하지 못했는데…….” ​ ​ 시종들의 혼란스러운 눈빛에 그간의 팽팽했던 긴장이 무너지며 허탈한 헛웃음이 흘렀다. “아무 짓도 안 했어. 소공작은……그저 제 풀에 지쳐 잠들었을 뿐이야.” 내 대답에 사용인들의 눈이 존경심으로 반짝이는 것이 훤히 보였다. ​ 레이야가 먹먹해진 얼굴로 주저앉아 있는 내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주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차를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잠시 시간 괜찮으실까요?” ​ 레이야는 내 손을 쓰다듬었다. 손길이 작게 떨리고 있었다. 리하르트를 힐끔 돌아봤다. 짐승처럼 헐떡이던 숨이 안정되고 있었다. 사용인들은 익숙한 듯이 움직였다. 의연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니 이런 상황을 여러차례 겪었을 것이다. ​ 리하르트가 했던 말을 천천히 떠올렸다. 내성이 있다고 했던 말은 아마 거짓일 것이다. 레이야가 따뜻

  • 시아주버니를 정부로 두기로 했다.   24.

    대본성의 공작 부인 전담 시녀가 꽃꽂이 중인 공작 부인에게 귓속말을 전했다. 공작 부인은 분노에 휩싸여 꽃 머리가 잘려 나가는 것도 모르고 가위질을 계속했다. ​ “하하하. 리하르트가 왜 이렇게 속을 썩일까?” ​ 알렉시스와 황제가 기사단에 심어놓은 끄나풀은 고작 여섯. 그중 두 명이 식을 올리기도 전에 리하르트 손에 죽임을 당했다. 하트먼 영애의 침실을 훔쳐보았다는 사유였다. ​ 공작 부인은 남은 끄나풀들의 근무 일정을 조정하기 위해 부 기사단장에게 엄청난 돈을 쏟았다. 그렇게 겨우 끄나풀을 첫날밤 아비스에 밀어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네 명이 모두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 공작 부인은 전지가위를 바닥으로 내던지며 물었다. ​ “그래서 소공작이 기사들을 처리한 사유가 뭐라고 하더냐?” “소공작 독살 미수 혐의입니다. 소공작께서 직접 처단하셨고, 목숨에 지장이 없다고는 하나 독을 대량 들이마셔서 현재는 상태가 매우 좋지 못하시다고 합니다.” “고작 그런!” ​ 리하르트는 최음향으로 앓고 있는 것을 독살 미수로 교묘하게 바꿔 끄나풀들을 전부 해치워버렸다. 공작 부인은 증오심이 깃든 그 파란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던 어린 시절의 리하르트를 떠올렸다. “하……. 네가 구원해야 할 건 프레드잖니, 리키.” ​ 으그극! ​ 공작 부인의 손아귀에 꽃봉오리가 잔인하게 으스러졌다. 전담 시녀가 공포감에 손을 파르르 떨며 물었다. ​

  • 시아주버니를 정부로 두기로 했다.   23.

    늦은 밤, 소공작의 주도로 아비스의 호위가 한차례 바뀌었다. 그 후 온통 검은색으로 칠한 듯한 사람이 드디어 아비스 별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 아비스 별관을 지키던 사용인들은 이미 언질을 받아 익히 알고 있었다. 까만 가면에 까만 로브,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온통 까만 차림의 사람이 아비스로 온다면 그건 틀림없이 프레데릭 공자라는 것을. ​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신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침실 문을 열자 실신해 있는 에스텔이 눈에 들어왔다. ​ 그는 얼굴에 늘어붙은 적갈색 가발을 벗어 까만 가면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 활짝 열린 창으로 스며든 한기에 서늘해진 침실의 온도가 그제야 피부에 와 닿았다. 그는 발소리를 죽이고 천천히 그녀의 옆에 누웠다. ​ 에스텔은 옆에 다가온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온통 땀투성이에 비정상적으로 빠른 맥박, 높은 체온. 프레드는 지독한 열병을 앓는 그녀를 안으며 죄책감에 미간을 구겼다. ​ 리하르트가 발 빠르게 사람을 보내온 것이 아니었다면 그녀의 끔찍한 상황을 제때 알지 못했을 것이다. ​ ‘리키도 지금쯤 제정신이 아닐 텐데…….’ ​ 프레드는 자신을 이곳으로 부른 뒤 황제와 공작의 첩자들을 직접 청소하고 있을 리하르트에게 잠시나마 깊은 감사를 느꼈다.

  • 시아주버니를 정부로 두기로 했다.   22.

    쨍그랑!!​손에 들린 잔이 바닥으로 힘없이 곤두박질쳤다.​잔을 떨어뜨렸음에도 손이 처참할 정도로 떨렸다. 구석구석 예민한 곳까지 일깨우는 듯한 열감이 분노를 만나 순식간에 온몸을 집어삼킨 탓이다.​흘러내린 독주에 치맛자락이 볼품없이 젖어 들었다.​리하르트의 나른한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에스텔?”​예민해진 감각은 작은 움직임조차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도발로 다가왔다.​‘정신 차려야 해.’​나는 바닥에 흩뿌려진 날카로운 유리 조각들을 내려다보았다. 날 선 고통으로 이 지독한 혼미함을 떨쳐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얼마 전 허벅지에 생긴 상처를 떠올렸다. 아문 지 얼마 안 되었으나 그 연한 살을 헤집는다면 그 어떤 곳보다 강한 고통을 줄 것이다.​깨진 유리 조각을 향해 힘겹게 한 발짝 내디뎠다. 눈앞이 일렁이고 어지러웠다. 몸이 비틀, 하고 크게 휘청이자 어느새 다가온 리하르트가 내 허리를 단단히 휘감았다.​"하아…… 미치겠군. 당신의 그 가혹한 취향에 장단을 맞춰주기엔, 내 인내심이 그리 훌륭하지 못해서요."​그의 뜨거운 입김이 목선을 타고 올라와 귓불을 아찔하게 스쳤다. 평소라면 기겁하며 그를 경멸하고 몸부림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옷자락을 꽉 쥔 채 입술 틈새로 미처 다 삼키지 못한 야릇한 신음이 새어 나오고 말았다.​“!!”​

  • 시아주버니를 정부로 두기로 했다.   추석 연휴 맞이 연참안내

    안녕하세요. 스루삐입니다. 한가위 명절을 맞이하여 연휴기간 업로드분을 선행하여 21~23일 총 3일간 연참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간 : 9월 21~23일 (총 3일)대상 회차 : 22~27회차 (총 6회차)업로드 방식 : 1일 2회 연속 업로드정상 연재 복귀일 : 27일 연참은 본 연재 시간이 아닌 오후 6:03~6:05분에 업로드 되며 2회차분이 연속 업로드됩니다. 연참 이후 3일간 휴재, 27일부터 오전 6:41분에 정상연재 됩니다.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세요 :)스루삐 올림.

  • 시아주버니를 정부로 두기로 했다.   21.

    “고, 공작 부인!” ​ 잔뜩 상기된 얼굴로 공작 부인을 불렀다. 내 자존심을 짓밟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어떻게 똑같이 자기 뱃속으로 낳은 쌍둥이 아들에게 동생의 여인을 취하라고 말할 수가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사고방식에 한마디하려는 찰나, 리하르트가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만류했다. ​ “공작 부인께서 아우 내외를 걱정하는 마음이 이리 깊으실지 몰랐습니다. 저 또한 아우가 소중하답니다. 걱정할 일은 만들지 않겠습니다. 들어가 쉬시지요.” “리하르트 벨테레브! 후—. 벨테레브는 손이 귀하다는 걸 명심하세요. 내 첫째 아드님 또한 결국엔 벨테레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 공작 부인은 다시 서릿발이 날릴 것 같은 목소리로 경고하고 뒤돌아섰다. 그녀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리하르트의 팔을 거칠게 쳐냈다. ​ “설마, 공작 부인의 명을 따르려는 건 아니겠죠?” “아마 이 공작저에 있는 모든 사람 중 그대의 티아라를 벗겨줄 사람은 저뿐일 겁니다. 제가 끝내 거절한다면 공작이 이 자리를 대신할 테니까요. 이 공작저에 남아 있는 벨테레브라곤 저와 아버지 둘뿐이니까요. 그래도 한때나마 약혼자였던 사람이 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네? 그게 무슨!” ​ 미치지 않고서야. 말도 안 되는 모욕이었다. 손이 귀한 벨테레브의 혈통을 잇기 위해서 나를 출산 도구처럼 사용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 그들에겐 내 몸속에 자리 잡을 아이가 벨테레브의 피를 이었다면 그 아비가 누구든 상관없는 것이다. 심지어 그것이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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