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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화

작가: 토토
할아버지는 아마 카카오페이도 모를 거 같다.

“400만 원.” 원아는 믿기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짓는 할아버지의 눈을 보면서 말했다. “400만 원 드릴게요.”

할아버지는 ‘늙고 아는 게 없다고 나를 속이려고 건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거 짝퉁 아니야?” 여자는 은행 카드를 내밀고 있는 친구에게 말했다. ”사기꾼일 수 있잖아. 둘이서 짜고 우리의 돈을 뺏으려 하는 걸 수도 있어. 생각해 봐 동네 쓰레기통에서 명품 줍는 일이 흔하지는 않잖아.”

은행 카드를 꺼낸 여자는 곰곰이 생각 하더니 사기당 할 가봐 두려웠는지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네. 흥분해서 사기당할 뻔했어. 짝퉁일 게 뻔해!” 여자는 카드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그녀들은 콧방귀를 뀌더니 자리를 떠나버렸다.

할아버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누구보고 사기꾼이래! 줄줄이 나타난 당신들이 사기꾼이지! 너네 이 늙은이 돈 뜯어낼 작정이지!”

……

20분 뒤 원아는 할아버지 데리고 명품 가게로 들어왔다.

그녀는 영수증과 브로치를 건넸고 아주 쉽게 돈을 받게 되었다.

모든 일의 자초지종은 원아만이 알고 있다.

할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는 그저 큰돈을 갑자기 얻게 된 게 조금 얼떨떨했다. “저, 저기 이건….”

“할아버지, 저는 사기꾼이 아니에요. 할아버지가 주운 물건은 할아버지 것이에요.” 어젯밤에 받지 않은 물건은 오늘도 내일도 똑같이 받지 않을 것이다.

명품은 아직 새 상품이고 영수증이 있는 한 되팔 걱정은 없었다.

“살다 살다 돈벼락 맞는 날이 오다니!” 할아버지는 돈이 담긴 쇼핑백을 들며 울먹거렸다. 그는 두려우면서도 기쁜 말투로 말했다. “이게 제5년 치의 약값이에요! 나중에 다시 돌려달라고 찾아오는 사람은 없겠죠?”

원아는 없다고 그에게 대답했다.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의 다리를 바라봤다.

……

10시 반이 되어야 원아는 회사에 도착했다.

그녀는 오는 길에 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눴다. 할아버지는 자식이 없었고 집사람이랑 서로 의존하면서 살고 있었다. 그러다 청소 미화원으로 일하게 된 그해에 운전 못 하는 젊은 남자한테 치여 다리를 다치게 되었다.

운전자는 도망쳤고 아직도 그 운전자는 찾지 못하고 있었다.

다리 수술비, 치료비와 그 후의 약값은 전부 할아버지 혼자 부담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죽을 생각도 했었지만 혼자 남을 집사람을 생각해서 계속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원아는 갑자기 문소남이 조금 고마워졌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몇천만 원이 사라진 것에 연연치 않는다. 하지만 이 돈은 힘든 삶을 살고 있는 할아버지의 삶을 바꿀 수 있었다.

문소남은 의도치 않게 남을 돕게 되었다.

지각을 한 원아는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회사에 들어오자 썰렁함이 느껴졌다. 연장 근무하는 사람 몇 명 말고는 사람이 없다. 원아는 그제서야 오늘이 토요일인 걸 눈치챘다……

……

토요일 아침부터 부자는 한창 대치하고 있다

문소남은 검은색 레인지로버에 앉아 있었다. 검은색 셔츠를 입은 남자의 안색은 오늘따라 더 무서워 보였다. 그는 차 밖에 서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 같이 안 갈 거야?”

“안 가, 아빠는 나를 실망시켰어!”

문훈아는 통통한 손으로 가방을 꼭 끌어안았다. 훈아는 토라진 얼굴로 차 안에 있는 아빠를 보며 중얼거렸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빠 칭찬하고 사람들의 호감도를 좀 올려주려고 했는데, 뭐부터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왜 그런지 알아? 왜냐하면 아빠는 장점이 하나도 없으니까! 성격도 더럽고 자상하지도 않고! 단점은 말하라면 많이 말할 수 있어!”

문소남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는 아들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고 느꼈다.

하지만 아이는 말 한마디를 더 보탰다. “계속 이러면 아빠 결혼도 못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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