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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Author: 비담
비몽사몽 눈을 뜬 강루인은 지금 어디 있는지조차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의 기억은 차성열이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던 순간에서 끊겨 있었다.

“선배, 집에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강루인은 혀가 꼬여 끈적하게 말했다. 하지만 주영도의 눈에는 차성열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보였다.

“빨리 가요. 영도 씨가 보면 선배를 괴롭힐 거예요.”

그 말에 주영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내가 왜 그 사람을 괴롭혀?”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강루인의 흐릿했던 정신이 약간 맑아졌다. 주위를 둘러보고서야 안방 침대에 누워있다는 걸 알았다.

강루인은 머리가 어지러워 머리를 흔들었다.

“술 냄새나니까 오늘 밤은 옆방에서 자.”

정신이 흐릿한 와중에도 주영도가 술 냄새를 싫어한다는 걸 기억했다.

예전에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들어오면 주영도가 싫어할까 봐 항상 다른 방에서 잤다.

강루인이 침대에서 내려가려던 그때 주영도가 어깨를 누르면서 다시 침대로 밀쳤다.

가뜩이나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데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가 윙 해져 방향조차 분간할 수 없었다.

몇 시간 전에야 주영도는 강루인이 고용한 대리 변호사가 누구인지 알아냈다. 바로 고원겸이었다.

처음엔 고원겸이 왜 이 사건을 맡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다 차성열을 떠올린 순간 바로 깨달았다.

차씨 가문과 고씨 가문은 오랜 친분이 있었다.

강루인의 복숭앗빛 얼굴을 내려다보며 그의 아내가 남자를 유혹할 매력이 충분하다는 걸 알았다.

물기 어린 눈빛과 붉게 달아오른 볼, 살짝 벌어진 붉고 촉촉한 입술은 마치 잘 익은 복숭아 같았다. 그녀의 맛을 아는데도 여전히 질리지 않았다.

주영도의 눈빛이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다.

‘그러니까 오늘 밤에 이런 모습으로 차성열을 유혹했던 거야?’

몸을 숙여 강루인의 턱을 잡고 강제로 시선을 맞춘 후 싸늘하게 말했다.

“어쩜 이렇게 상스러운 짓만 골라 해?”

바로 코앞이라 강루인은 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봤다. 강루인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상스럽다고?”

주영도의 목소리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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