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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장: 살아라, 메모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2 22:59:38

에스테반의 시점

나는 문을 통해 비틀거리며 들어섰다. 내 눈이 케이틀린의 눈과 마주쳤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을 흘끔거리며 나를 향해 서둘러 다가왔다.

“그 사람은 어디 있어요?”

찰나의 순간, 나는 그녀가 나를 보고 기뻐하는 줄 알았다.

그녀가 왜 그러겠는가?

“버텨내지 못했다.” 나는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에게는 대화를 나눌 시간도, 기력도 없었다. 그저 약간의 음식과 깨끗한 침대가 필요할 뿐이었다.

그녀의 입이 벌어지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마치 내가 무슨 전염병이라도 되는 것처럼 나에게서 물러섰다.

그녀가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엘리아나의 비명이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안 돼! 안 돼, 그럴 리가 없어…”

나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테라스에 엘리아나가 서 있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몇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이내 무릎을 꿇었다.

나는 그가 죽었다는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단어 선택을 잘못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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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의 소유   34장: 살아라, 메모

    에스테반의 시점나는 문을 통해 비틀거리며 들어섰다. 내 눈이 케이틀린의 눈과 마주쳤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을 흘끔거리며 나를 향해 서둘러 다가왔다.“그 사람은 어디 있어요?”찰나의 순간, 나는 그녀가 나를 보고 기뻐하는 줄 알았다.그녀가 왜 그러겠는가?“버텨내지 못했다.” 나는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나에게는 대화를 나눌 시간도, 기력도 없었다. 그저 약간의 음식과 깨끗한 침대가 필요할 뿐이었다.그녀의 입이 벌어지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마치 내가 무슨 전염병이라도 되는 것처럼 나에게서 물러섰다.그녀가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엘리아나의 비명이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안 돼! 안 돼, 그럴 리가 없어…”나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테라스에 엘리아나가 서 있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몇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이내 무릎을 꿇었다.나는 그가 죽었다는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단어 선택을 잘못했을지도 모른다.“엘리아나!” 케이틀린이 계단을 뛰어 올라가며 비명을 질렀다.나는 그녀들에게 그가 살아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사실, 나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해줄 생각이 없었다. 입을 열어 말을 하려 했지만, 옆구리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뻗쳐왔다.통증을 무시한 채, 나는 계단을 향해 몸을 힘들게 끌고 올라갔다. 계획은 두 사람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었다. 내가 사랑을 가로막으려고 메모(스콧)를 살려둔 것은 아니었으니까.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는 몸을 굽혀 그녀를 안아 들려고 했다.“미쳤어요?” 케이틀린이 나를 향해 소리쳤다.“돈(Don), 안 됩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이그나시오가 숨이 찬 목소리로 달려와 엘리아나를 안아 들었다.그는 그녀를 침대에 눕혔고, 케이틀린은 그녀의 베개를 세심하게 빼내며 두 번째로 맥박을 확인했다.죄책감에 창자가 비틀리는 듯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계획을 밀어붙일 생각이었다. 나는 휴대전화를 꺼내 이 상황을 녹화하기 시작했다.“지금 이걸 촬영하고 있는

  • 악마의 소유   33장: 자비

    에스테반의 시점헬리콥터 안에서 스콧의 팔에서 피가 배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분노로 이를 악물었다. 그건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계획은 그를 살리는 것이지, 조기 처형장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연료를 보충하기 위해 정차하는 동안에도 단 한 번도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를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었다.몇 시간 후, 우리는 앨버커키에 있는 병원에 도착했다. 산소통만으로는 그를 살려두기에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기 시작했다. 스마트 의사는 과연 이름대로 영리했다. 그는 하루 만에 너무나 많은 일을 감당해야 했다.“내일 날이 밝는 대로 당신을 다시 시날로아로 돌려보내 주겠소.” 내가 그를 안심시켰다.그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간호사들과 의사들이 스콧을 응급실로 급히 후송했다.내가 안내 데스크로 걸어가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옆구리의 통증이 심해졌다. 데스크의 여성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를 탓할 수는 없었다. 내 몰골은 반쯤 죽은 사람처럼 보였거나, 아니면 그냥 총기들 때문이었을 것이다.“손님—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녀가 더듬거리며 말했다.“원장이 어디 있지?”그녀는 병동에서 걸어 나오는 한 남자를 향해 떨리는 손가락을 가리켰다. 아려오는 상처를 손으로 누르며, 나는 그 남자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깃을 잡아 벽으로 밀어 붙였다.“당장 이 놈의 병원을 비워라!” 내가 원장에게 명령했다.“하지만, 손님—”파비안이 총을 장전하자, 내 뒤에 있던 다른 사내들도 따라 총을 꺼내 들었다. 의사는 항의를 입안으로 삼켰다.“잘 들어라. 모든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도록 조치해라. 비용은 내가 처리하겠다. 편한 길로 갈 수도 있고.” 나는 내 사내들을 돌아보았다가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아니면 매운맛을 볼 수도 있고.”그가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나는 그를 놓아주었고, 그는 서둘러 원장실로 들어가 작업을 시작했다.구스타보는 내가 선택한

  • 악마의 소유   32장: 슬픔

    케이틀린의 시점허공을 응시하는 동안, 수많은 질문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서늘한 바람이 내 피부를 간지럽혔다.우리는 테라스에 앉아 거의 말을 나누지 않은 채, 기본적으로 똑같은 생각을 품고 풍경만을 바라보고 있었다.“왜 아직 안 오는 걸까요?”아마도 지난 한 시간 동안 그 질문을 들은 게 백 번쯤은 되는 것 같았다.나조차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알지 못했다. 내가 뭐라고 대답해야 했을까?“금방 올 거다. 틀림없이 올 게야.” 미란다는 엘리아나보다 자기 자신에게 다짐하듯 말했다.이곳의 공기는 달랐다. 시날로아만큼 조용하지는 않았지만, 뭐랄까, 생기 있고 현대적인 느낌이랄까?“잠이나 자거라, 엘리아나. 그만 안절부절못하고. 에스테반이 네 남편에게 무슨 일이 생기도록 내버려 둘 리 없다.”과연 그럴까? 내가 습격에 대해 물었을 때 그가 부정하지 않았기에, 나는 이 모든 것이 일종의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도대체 무엇을 위한 눈속임이란 말인가?나는 내가 믿기로 한 것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사격 한 발 받지 않고 거의 걸어서 뒷문으로 탈출했다.그럼에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 에스테반은 스콧이 자신이 죽어가고 있음을 고백했을 때 전혀 놀라지 않았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아침 식사로 먹은 것이 거의 없었다. 벌써 저녁이 되었고, 내 주변은 음식보다는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찬 여성들뿐이었다.“엘리아나, 뭐 좀 먹을래요?”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며 물었다.“배 안 고파요.”“배가 고픈지 안 고픈지 물어본 게 아니에요. 당신은 먹어야 해요.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아기를 위해서라도요.”그녀는 생각에 잠긴 채 나에게서 시선을 돌렸다.“미란다 아주머니는요, 뭐 드시고 싶으세요?”“아무것도 안 먹는다.”“ 그럼 제가 아무거나 만들어 올게요.” 나는 안으로 걸어가기 시작하다가 멈춰 섰다. “두 분 다 드셔야 해요. 그 사람들이 돌아오기도 전에 두 분

  • 악마의 소유   31장: 돈 스콧

    에스테반의 시점누군가의 손이 내 상처를 눌러 압박하는 것이 느껴졌다. 내 눈이 희미하게 떠졌다. 나는 이그나시오의 손을 쳐냈다.“아이들을 모아라. 앨버커키에 있는 창고로 이동한다.”누군가 동의하듯 중얼거리며 들판에 있는 사내들에게 고함을 질러댔다. 나는 차 뒷좌석에 누워있었다.밖에서 문이 닫히더니 엔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멈춰!” 내가 명령했다.피케가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 움직임에 온몸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나는 신음을 내뱉었다.“알코올… 독한 술 좀 내놔라, 제발.”그가 창문을 내렸다.“여기 독주 가진 사람 없나?”의식이 아득히 멀어져 가는 것이 느껴졌다.“이그나시오… 네가 나를 위해 해주어야 할 일이 있다.”그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칼날을 뽑을 수 없습니다, 돈(Don). 과다출혈로 사망하실 수 있습니다.”“아니, 그게 아니다.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거다.”나는 다시 어둠 속으로 빠져들기 전에 가까스로 그에게 모든 것을 일러주었다.---“돈(Don)… 돈(Don)?” 이그나시오가 내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속삭였다.“뭐냐?” 내가 혀 꼬인 소리로 중얼거렸다.내가 어둠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이그나시오는 내 목구멍으로 알코올을 부어 넣었던 모양이었다.“도착했습니다—저택(Casa)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내가 왜 아직도 차 안에 있는 거지? 나 좀 꺼내주지 않겠나?”이그나시오와 그랜트가 나를 차 밖으로 끌어내어, 사실상 집 안으로 덜미를 잡아 끌고 들어갔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몇몇 사내들이 뒤따라왔다. 나는 이그나시오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었다.“기억하고 있겠지?”“예, 돈(Don).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습니다.”집 안은 엉망진창으로 소란스러웠다. 누군가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소리치고 있었다.나는 쑈 소리를 냈다. 시끄러운 소음이 머리를 찌르는 듯했다. 계단을 뛰어 내려오는 급박한 발소리가 들렸다.금빛 머리칼의 잔상이 내 눈앞에서 번쩍였다.케이틀린?“에스

  • 악마의 소유   30장: 저택(Casa) 습격

    케이틀린의 시점창문 사이로 흘러드는 서늘한 공기가 나를 깨웠다. 잠들기 전에 창문을 닫는 것을 깜빡했던 것이다. 나는 눈을 비비며 천천히 창가로 걸어갔다.수면 부족이었다.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 새벽 1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었다. 그나마 그들이 내 휴대전화를 돌려준 것이 다행이었다. 릴스를 넘겨보는 동안 조금이나마 딴생각을 할 수 있었으니까.침대로 걸어 돌아가는데, 에스테반이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어젯밤의 목소리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지극히 다정한 어조였다.어젯밤으로 부족했던 건가? 이제 와서 뭘 어쩌자고 저러는 거지?나는 그를 무시한 채 조용히 침대에 누웠다.“이봐, 오늘은 안에만 있어라. 나가야 한다면, 경호원 없이는 절대 나가지 말고.”치, 언제는 나 혼자 나가게 내버려 두기라도 한 것처럼.그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돌아다녀도 좋다고 말하는 방식인가? 아니, 그건 그저 그럴싸하게 포장된 명령일 뿐이었다.“이건 내가 너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려는 게 아니다.”아, 꺼져버려! 그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복도를 따라 멀어지는 그의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몇 시간 동안 더 침대에 누워있었다. 어제만 해도 조깅을 하러 나가기로 마음먹었었지만, 방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아가씨, 마담 미란다께서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오라고 하십니다.”아마도 로시오의 것으로 보이는 작은 목소리가 문 너머로 들려왔다.거절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힘겹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금방 내려갈게요.”나는 스웨트팬츠와 맨투맨 티셔츠를 꺼내 입고 양치를 했다.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눈 밑의 짙은 다크서클 때문에 마치 걸어 다니는 시체처럼 보였다.나는 한숨을 내쉬며 얼굴에 물을 들이부었다. 손가락으로 머리를 빗어 넘기며 거울 속 내 모습을 다시 올려다보았다.“이제 좀 낫네.”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그들과 합류했다. 에스테반을 제외한 모두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늘 있던 일이라 이상할 것도

  • 악마의 소유   29장: 배신자

    에스테반의 시점그녀의 연애 관계에 관한 단순한 질문을 던졌더라면 훨씬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나는 멍청하게 행동하는 쪽을 택했다. 그렇지만 그녀의 반응이란…“내 전 남친의 불륜을 내 얼굴에 대고 들먹이면서 내 자존감을 아주 잘 짓밟아 놓았잖아.”그 말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재상영되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더욱 멍청이처럼 느껴졌다. 그 질 나쁜 놈이 바람을 피웠다니. 나는 그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어떤 얼간이가 저지른 선택 때문에 내가 자기를 비웃고 싶어 할 거라고 그녀가 생각했다는 사실 자체가 나를 빡치게 만들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신사적으로 굴었던 건 아니었다. 그녀를 탓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어차피 신경도 쓰지 않는 남자를 위해 왜 눈물을 흘린단 말인가?그럼 넌 신경 쓰고 있고?나는 한숨을 내쉬며 힘겹게 문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 역시 다를 바 없는 놈이었지 않은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사과하는 것이었다.그녀의 방문 앞에 섰지만, 차마 문을 두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가 울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케이틀린…” 적절한 단어를 떠올리려 머리를 쥐어짜며 내가 부드럽게 불렀다.“저리 가!”그녀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에게는 감정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했고, 어쩌면 우는 것이 그렇게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일지도 몰랐다. 나는 내 방으로 걸어 돌아왔다. 조만간 그녀도 그 인간 쓰레기 같은 놈을 잊어야만 할 터였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방으로 돌아온 나는 휴대전화를 들고 구스타보에게 문자를 보냈다.나: 케이틀린의 남친에 대해 찾아낼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원한다. 그놈이 어떤 인간인지, 그들의 관계는 어땠는지, 전부 다.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화면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치워두었다. 케이틀린이 시트를 가져가 버렸기에, 나는 다른 시트를 꺼내 침대 위에 깔끔하게 정돈했다. 침대에 누워 나는 잠에 빠져들기를 청하며 눈을 감았다.문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노크 소리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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