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아티니스가 저택에 도착하기 전, 예기치 못한 손님이 먼저 찾아왔다.
“오랜만입니다, 황태자 전하. 그 사이 더 늠름해지셨군요.”
갑작스러운 황태자의 방문이었지만, 가우디 대공은 제국 황태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대공님께서도 여전하시군요.”
황태자 역시 부드럽지만 간결한 인사로 응답했다.
대공도 막 제국 황실에서 돌아온 참이었지만, 두 사람은 황실에서 마주칠 기회가 없었기에,
“오— 팀 5 커플, 아주 달아오르고 있네요!”사회자의 외침에 아티니스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얼굴을 붉혔다.“저, 이제 내려 주세요.”조금만 더— 안고 있을 수 있었는데.세이런은 사회자를 힐끗 노려보다가, 결국 아티니스를 조심스럽게 내려주었다.곧 사회자가 목소리를 높였다.“마지막 게임은 ‘영혼의 파트너 퀴즈’입니다!! 서로 질문에 동시에 답해 맞추지 못하면 탈락!!”현재 남은 팀은 단 두 팀, 팀 1과 팀 5. 먼저 팀 1이 첫 번째 질문을 통과했다.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아티니스와 세이런에게로 쏠렸다.“첫 번째 질문! 두 사람의 첫 만남 장소는? 하나, 둘, 셋!”“분수대!”“분수대.”
“와-! 세이런! 이것 봐요!”처음 보는 축제에 아티니스는 아이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눈에 들어오는 것마다 신기하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알록달록한 종이등이 하늘을 수놓고, 달콤한 향이 골목마다 가득 퍼진 거리.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노래소리가 어우러진 날이었다.그저 흔한 축제일 뿐인데도 아티니스는 모든 것이 마냥 특별하고 신기한 듯 즐거워했다.그리고 세이런의 눈에는 그 어떤 장식보다도 그녀가 더 눈부시게 보였다.“와, 이건 뭔가요? 냄새가 너무 좋아요.”아티니스가 꼬치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자, 세이런은 망설임 없이 가게 주인에게 말했다.“이거 하나 주세요.”곧 건네받은 꼬치에는 노릇하게 구워진 닭고기와 채소가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불에 살짝 그을린 윤기가 은은하게 빛났고, 고소한 향이 바람을 타고 코끝을 간질였다.아티니스는 한입 크게 베어 물더니, 눈이 동그래졌다.
저택으로 돌아온 후, 세이런은 잠시 집무실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데런이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찾았어?”세이런이 묻자, 데런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새로 고용한 정원사들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기사들이 도착했을 땐,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독살로 보입니다.”데런의 보고에 세이런의 표정이 굳어졌다. 차가운 분노가 그의 눈동자를 가득 채웠다.“그 말은 노크스 후작이 우리의 결혼식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이미 의심하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는 거군.”그가 한숨이 섞인 목소리로 내뱉었다.“그 자의 신분은?”“정원사라는 건 가짜였던 것 같습니다. 가족도 없고, 빈민가에서 데려와 신분을 위장시킨 것 같습니다. 진짜 그 이름을 가진 정원사를 찾아가 보니, 전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서류와 기록은 모두 진짜였지만, 사람만 바꿔치기되어 있었습니다.”“하—.”
젖은 흰 천이 살결에 바짝 달라붙어 세이런의 단단한 가슴과 선명하게 갈라진 복부의 근육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빗물에 젖은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물방울 하나하나가 지나치게 또렷해, 시선이 붙잡힌 채 쉽사리 떨어지질 않았다.‘어떻게… 몸이 저렇게 좋은 거지? 몸이 약하다면서….’“흠—, 언제 나를 덮치려나, 무섭운데.”세이런이 눈썹을 들어올리며 장난스럽게 물었다.“더, 덮치긴 누가 덮쳐요!”“엄청 뚫어지게 바라보길래.”“아, 아니거든요!”움찔하며 반박하는 그녀의 모습이 세이런의 눈에는 몹시 귀여워 보였다.쏟아지는 빗소리가 나뭇잎을 두드리는 사이, 차가운 공기가 두 사람의 젖은 피부를 스쳤다.아티니스의 몸이, 자각도 없이, 서서히 떨리기 시작했다. 그걸 알아챈 세이런은 잠시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가 다시 그녀를 바라보며, 낮고 느리게 물었다.
“혹시… 저한테 말씀 안 해 준 다른 것도 있는 건가요?”백작의 시선이 허공을 헤매다가, 곧 아내 쪽으로 슬쩍 향했다. 무언의 ‘도와달라’는 눈빛을 애절하게 보냈다.그러나 백작부인은 태연하게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아티니스가 세이런과 대공 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두 사람 역시 묘하게 눈길을 피했다.그때—클라루스 또한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듯,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어? 저도 모릅니다. 그럼 지금 여기서, 아티랑 저만 모르는 게 더 있다는 겁니까?”그 순진한 한마디에 방 안의 공기가 묘하게 어긋났다.백작은 그 말보다도 클라루스가 자연스럽게 아티니스의 애칭을 부른 것이 더 신경이 쓰였는지 주먹을 꽉 쥐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뻔했다.그러자 백작부인이 슬며시 그의 손을 잡아 말렸다. 눈빛으로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저분은 황태자 전하이십니다.’ 라고.
잠시 후, 세이런의 시선이 다시 그녀를 향해 올라왔다.둘의 눈이 맞닿았다.“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건 그런 뜻이 아니었어. 내가 실수했어. 정말로…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야.”세이런의 얼굴이 아주 가까웠다.숨결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그의 살짝 실망한 표정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였다.처음 만났을 때는 그의 표정을 알 수 없었는데, 어느새 너무나도 선명히 잘 보였다.아티니스는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작게 흔들리며 그 눈동자에 붙잡혀 버렸다.세이런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무언가를 말하고 싶은데, 끝내 말하지 못하고 멈춰 선 눈빛이었다.“… 아티.”낮고 조심스러운 부름이 방 안에 잔잔히 퍼졌다.그 한마디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