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개그로판? 맞다. 근데… 눈물도 좀 난다. 100년 전, 가족이라 믿었던 사람에게 모든 걸 잃었다. 가족도, 그리고… 사랑하던 연인까지. 그래서 그는 복수를 다짐했다. 그리고 100년 뒤— 연인을 잃었던 바로 그 장소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문제는, “저기요, 누구세요?” 기억이 없다. 그것도 아주 깔끔하게. 게다가— 주변 남자들 상태도 정상이 아니다. 신은 사고 치고, 귀족들은 미쳐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웃고 있는 그녀. “…그래.” 그는 조용히 검을 쥐었다. 기억은 없어도 상관없다. 이번엔— 그녀를 지키면서, 모든 걸 망친 놈들을 끝까지 추적한다. 복수는 늦었고,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복수는 사랑보다 늦게 온다』
View More어느 날,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아버지를 잃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가족처럼 믿었던 이모의 손에 어머니가 죽었다.
그 둘은 같은 편이었다.
…그 사실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지금 나는 떨어지고 있다.
발밑이 사라진 순간,
세계가 뒤집혔다.
바람이 귀를 찢듯 스치고,
숨이 가슴에서 빠져나간다.
손을 뻗어도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절벽 끝.
그 위에, 한 사람이 서 있다.
이모.
아니—
‘불화의 여신’, 에리스.
나는 도망치려 했다.
끝까지, 살아보려고 발버둥 쳤다.
하지만 결과는 이거다.
낙하.
죽음 직전.
웃기지 마.
이렇게 끝낼 생각은 없다.
죽는다고 해도,
저승까지 쫓아가서라도,
너희를—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그리고.
살아난다면.
나는 반드시 돌아온다.
너희를 향해.
끝까지.
부서질 때까지.
파도 소리가 커진다.
어둠이 아래에서 입을 벌린다. 나는, 떨어졌다.
바다로.
시간은 거슬러, 애드가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엘쉬온왕국 검은 숲속 오두막에는 외로이 살아가는 마녀, 로테가 살고 있었다. 숲은 늘 고요했다. 바람조차 그녀를 스쳐 지나갈 뿐, 머물지 않았다. 오랜 시간 홀로 살아온 로테는 끝내 그 고요함을 견디지 못하고,2층 다락방에 올라가 먼지 쌓인 책장 깊숙한 곳에서 한 권의 마도서를 꺼내 들었다.
책의 표지는 낡아 있었지만, 그 위에 적힌 문장은 유난히 또렷했다. [소환 마법으로 친구를 만들어보세요.] “…그래, 소환.” 로테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소환마법으로 친구를 만들자. 혼자는… 너무 외로워.” 고요한 숲속에서 바스락거리는 책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그리고, 한 장의 페이지에서 손이 멈췄다. [이쁜 친구 소환방법] 1. 물을 구한다. 2. 살아있는 동물의 피…는 잔인하니 토마토로 대체한다. 3. 소환 마법진은 본인이 자신 있는 걸로 그려보자. 4. 소환 성공! “……….” 깊은 정적이 흐르고, 로테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오, 이거 좀 멋진데?” 로테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고 그녀는 곧장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우선 물 ! 물이 필요해!” 로테는 재빨리 접시에 물을 떠온 다음 집 앞 작은 텃밭에서 잘 익은 토마토 하나를 따왔다. “미안하다 토마토야. 날 위해 희생 되 줘야겠다. ” 짧은 사과와 함께— 쭈욱-! 로테의 손에서 토마토는 순식간에 붉은 즙으로 변했다. 뚝. 뚝. 접시 위로 떨어지는 붉은 액체는, 어쩐지 진짜 피처럼 보였다. 로테는 그 안에 검지손가락을 적셨다. 그리고 오래된 나무 바닥 위에 조심스럽게 손을 가져다 댔다. “동그란 원을 그리고…” 슥, 슥— 손끝이 천천히 움직였다. “좀 있어 보이게… 그리폰.” 그녀의 목소리에 약간의 기대가 섞였다. “…피에 젖은 붉은 그리폰을 그리자.” 슥— 하지만 잠시 후, 바닥 위에 완성된 것은— 위엄 넘치는 전설의 생물이 아니라, 마치 오므라이스 위에 케첩으로 대충 그려놓은 것 같은 동그란 비만 병아리였다. “…….” 로테는 말없이 그것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잠깐의 침묵 뒤, 그녀가 말했다. “내가 그리폰이라고 하면, 그리폰인 거지.” 절망적인 미술 실력을 가진 마녀는, 꽤나 당당하게 현실을 재정의했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마법진 위에 손을 얹었다. “자, 그럼—” 그녀의 눈이 아주 조금, 기대에 차서 빛났다. “이쁜 친구야… 나와라.” 로테의 엉성한 마법진에서, 이상하게도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약하게 그러나 곧, 눈을 뜨기 힘들 만큼 강렬하게 번쩍—!! 순간, 공간이 뒤틀리듯 흔들렸다. “어…?” 로테의 손끝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갔다. 마력, 그것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이. 스르륵— “으, 으헉… 히, 힘이 빠져나간다…!” 그녀의 무릎이 휘청였다. “이런 말은 없었는데…!!” 다음 순간— 펑!!!!!! “꺄아아악—!!” 굉음과 함께 마법진이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나무 바닥이 검게 그을리고, 사방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마치 작은 재앙이라도 터진 것처럼. “콜록… 콜록…” 로테는 바닥을 짚고 겨우 몸을 일으켰다. 눈앞은 아직도 연기로 흐릿했다. 그러나 서서히, 그 연기 너머로 한 형체가 드러났다. 길게 흘러내리는 보랏빛 머리카락. 양옆으로 우아하게 휘어진 뿔.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빛나는 금빛 눈동자. 그 여인은,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로테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시 숨이 멎을 듯한 침묵. 그리고 그 침묵을— “와!!!” 로테가 산산이 부숴버렸다. “성공이다!!! 소환에 성공했어!!!” 그녀는 벌떡 일어나더니, 상대의 손을 덥석 잡고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대박이야!! 진짜 나오네!!!” “….” 소환된 여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이유로 나를 소환한 거지.”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서늘했다. “그보다—” “어떻게, 나를 소환한 거지?” “안녕! 나는 로테야!” 로테는 전혀 긴장한 기색 없이 환하게 웃었다. “친구가 없어서 외로워서 너를 소환했지!” “…뭐라고?” 여인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고작… 그 이유로?” 그녀의 눈동자에 불쾌함이 스쳤다. “나를 부르는 조건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고대 괴물의 피, 정제된 성수, 그리고—” 그때였다. 로테가 손을 휘휘 저으며 말을 끊었다. “아냐아냐, 그런 거 안 했어.” “…?” “토마토 하나랑 물 한 컵 준비했더니 그냥 되던데?” “…….” 공기가 멎었다. “토마토…?” “…응.” “…토마토?” “…응.” 짧은 침묵. 그리고— “……말도 안 돼.” 여인은 낮게 한숨을 쉬며 탄식했다. 세계의 법칙이, 어딘가 단단히 어긋난 것 같았다. 하지만 로테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아무튼 잘 부탁해, 친구야! 넌 이름이 뭐야?” 잠시 후 여인은 아무 말 없이 로테를 힐끔 내려다봤다. 그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의문이 남아 있었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 “…에리스.” 짧고, 또렷한 이름. “에리스?” 에리스의 이름을 듣고 로테의 눈이 반짝였다. “좋은 이름이다! 잘 부탁해, 에리스!” 그녀는 아무 의심 없이 웃었다. 눈앞에 서 있는 존재가— 세계를 뒤흔들 불화의 여신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그저, 처음으로 생긴 ‘친구’라고만 믿었다.잠시후.애드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카시안이 가면 쓴 남자와 싸우던 장면을 떠올렸다.“음... 일단 스승님이 제일 먼저 썼던 기술이...”기억 속의 카시안은 가면 쓴 남자에게 달려들기 직전, 자신의 잔상을 여러 개 만들어냈다.그리고 수많은 분신이 동시에 공격을 퍼부었다.애드는 잠시 고민하더니 메르디시안 앞에 섰다.그리고 전속력으로 좌우를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타닷! 타닷! 타닷!메르디시안은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뭔가 깨달았다는 듯 손뼉을 쳤다.“정답!”“어?”“해변을 걸어가는 게.”“아닌데요.”“아니야?”“스승님 분신들이 막 이리저리 나타나서 가면 쓴 남자를 동시에 공격했던 게 기억나서 보여드린 건데요.”“…….”메르디시안은 살짝 혼란에 빠진듯 하더니 뭔가 떠올린듯 애드에게 말했다.“혹시 잔영분신을 말하는 거냐?”“기술명은 몰라요.”“대충 열 명 정도의 본체와 비슷한 분신을 만들어내는 기술이지.”메르디시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마계에서 카시안이 나랑 싸웠을 때도 쓰던 기술이다.”그 말을 들은 순간 애드의 눈이 반짝였다.“어?! 그럼 원리 아시겠네요?!”“쉽지~”그 말과 동시에 메르디시안의 모습이 순식간에 늘어났다.파앗!어느새 주변은 여러명의 메르디시안으로 가득했다.그리고 열 명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어때?”“이거 맞지?”“나 잘했지?”“연애하고 싶다.”“……?”애드는 잠시 마지막 말을 한 분신을 바라봤다.하지만 메르디시안이 너무 많아 누가 뭘 말했는지 찾을 수 없었다.애드는 그 분신들을 한참 둘러봤다.그리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스승 카시안의 분신은 공격을 위한 기술이었을뿐 메르디시안 처럼 하나하나의 자아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애드는 조심스럽게 메르디시안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물었다.“대체 어떻게 하는 거예요?”“쉬워~”메르디시안은 정말 쉽다는 표정으로 설명을
“…쓰는법 하나도 몰라요!”“…….”애드의 억울한 목소리가 협곡 전체를 울렸다.메르디시안은 갑자기 궁금해졌다.검성 카시안은 대체 제자 교육을 어떻게 했던 걸까.그리고 에레보스와 막강한 실력자일지도 모를 가면 쓴 남자와 맞붙은 검성이 교육자로서는 형편없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렸다.잠시 후.자신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던 애드가 문득 손을 들었다.“저기… 어둠의 힘을 쓰는 거나 빛의 힘을 쓰는 거나 원리는 비슷하지 않나요?”“...어?”“그러니까 제가 스승님 기술을 설명하면 마왕님이 그 원리를 알아내서 알려주시면 되는 거 아닌가요?”“……?”애드의 기적적인 논리에 메르디시안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어둠을 근원으로 사용하는 마왕에게 빛의 힘의 원리를 설명만 듣고 분석해 달라니 이건 마치 생선을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생선뼈 구조도를 그려 달라는 소리나 다름없었다.메르디시안은 애드의 얼굴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문득 궁금해졌다.'태양의 신은 대체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한 거지? 아니, 교육을 하긴 한 건가?'애드는 그런 속마음도 모른 채 해맑게 웃고 있었다.메르디시안은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한숨을 내쉬었다.“일단 내가 어둠의 힘을 보여 줄 테니, 네가 쓸 수 있는 최대한의 빛의 힘으로 대응해 봐.”그러자 애드가 곧장 고개를 내저었다.“안 됩니다.”“왜?”“검 잡는 법이랑 빛의 힘을 폭발시키는 것밖에 모르거든요.”“…….”“그러니까 제가 기술 좀 익힌 다음에 다시 보여 주세요.”“…….”그 순간 메르디시안은 애드를 도와주고 싶었던 마음이 아주 조금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잠시후.그는 문득 깊은 생각에 빠졌다.'잠깐만 어둠의 힘을 쓰는 내가 빛의 힘을 설명만 듣고 이끌어 낸다면...''그럼 나 완전 천재 아닌가?'생각이 깊어질수록 메르디시안의 붉은 눈동자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그리고 여자들은 똑똑한 남자를 좋아한다고 했지? 그 소
애드를 어깨에 대롱대롱 매단 채, 어둠의 힘을 시연하기 딱 좋은 협곡까지 순식간에 날아온 메르디시안.그는 지면에 착지하자마자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기절한 애드를 그대로 바닥에 내던졌다.쿵!!!!“끄아아악!!!”애드의 얼굴이 지면과 정면으로 충돌했다.기절해 있던 정신이 밀려오는 고통과 함께 강제로 깨어났다.애드는 얼굴을 부여잡은 채 벌떡 일어났다.“마왕님!! 좀 다정하게 깨워 주세요!!”“난 제법 다정하게 깨웠다고 생각했는데?”메르디시안은 진심이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애드는 그 해맑게 웃고 있는 얼굴이 몹시 얄미웠다.메르디시안은 검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물었다.“그래서.”“네?”“너 빛의 힘은 얼마나 쓸 수 있어?”메르디시안의 질문에 애드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기 자신도 잘 몰랐다.‘가만 보자… 내가 뭘 쓸 수 있더라.’예전에 시간의 동굴에서 헬리오스에게 수련받았을 때 배운 것들…빛의 힘을 한순간에 태양처럼 폭발시키는 방법, 그리고 카시안에게 배운 기본 검술.마지막으로 카시안이 죽기 직전까지 가면 쓴 남자와 싸우며 보여 주었던 수많은 기술들.애드는 계속해서 기억을 더듬었다.‘분신술이 있었고…’‘태양 뭐시기 있었고…’‘그리고 카시안식 어쩌고 하면서 가면 쓴 남자 턱 걷어차는 것도 있었고…’“…….”잠시 생각하던 애드의 표정이 점점 더 미묘해져갔다.생각해 보니 이상했다.카시안은 분명 엄청난 기술들을 많이 사용했다.문제는 그걸 쓰는 방법을 알려 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애드는 갑자기 깨달음을 얻은 사람처럼 두 눈을 깜빡였다.그리고 명계 어딘가에서 편히 쉬고 있을 카시안의 얼굴을 떠올렸다.‘아니 잠깐만 생각해 보니까 스승님…’‘검 쥐는 법만 엄청 알려주지 않았나?’기억을 더듬으면 더듬을수록 애드의 표정이 점점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아니
“애드가 좀 시끄럽네~”그렇게 두사람은 끝까지 집무실 밖으로 나가지않았다.그리고 센티드 왕성을 빠져나온 애드와 메르디시안.메르디시안은 애드를 아예 짐짝처럼 어깨에 둘러멘 채 성 밖을 돌아다니고 있었다.“으으음…”애드는 메르디시안의 어깨에 데롱데롱 매달린 채 힘없이 중얼거렸다.“살려주세요…”“안 죽인다니까?”메르디시안은 애드가 살짝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다.그는 센티드 왕궁 정원을 천천히 둘러보았다.분수대, 꽃밭, 연못, 기사단 훈련장 등모두 어둠의 힘을 시연하기에는 전부 부적절해 보였다.“하아…”그는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다 부숴질 것 같은데.”“그럼 보여주지 마세요…”“그건 안 되지.”애드는 메르디시안의 말에 진심으로 눈물이 날 것 같았다.잠시 후.메르디시안은 결국 다른 장소를 찾기로 결정했다.그리고 허리 뒤에 접혀 있던 거대한 검은 날개를 펼쳤다.촤아악ㅡ!순간 거센 바람이 날개 주변을 휩쓸었다.애드는 본능적으로 불안해졌다.“저기…”“응?”“설마 날아오르시게요?”메르디시안은 해맑게 웃었다.“어~ 꽉 잡아~”“잠깐만요? 아직 마음의 준비가…”애드는 그 말을 끝까지 하지도 못했다.그순간메르디시안의 몸이 하늘로 솟구쳤다.슈우우우우우우우욱!!!!!“으아아아아아아아악!!!!!”순식간에 땅이 멀어졌다.왕성에서 도시로 그리고 산맥 순서대로 순식간에 작아졌다.애드의 얼굴에 강풍이 정면으로 들이쳤다.퍼버버버벅!!!“아파아아아악!!!”그의 머리카락은 미친 듯이 휘날리고, 눈도 제대로 못떴다.반면 애드와 달리 메르디시안은 너무나 상쾌해 보였다.“야호~! 좋구나~!”“날씨 끝내주네~!”“저는 안 좋아요오오오오오!!!”하지만 애드의 절규는 바람에 휩쓸려 사라졌다.메르디시안은 신나게 하늘을 날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어디 보자…”“적당히 부숴도 문제없는 곳이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애드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지만, 억지로 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이모… 이게 무슨 상황이야?”“설마… 그놈이 또 습격한 거야?”애드는 비틀거리며 로테에게 다가가려 했다.그 순간.에리스가 검은 창끝으로 애드의 목을 겨눴다.“아니.” 에리스는 싸늘하게 말했다.“내가 죽였어.”“……뭐?”애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거짓말하지 마!”“이모가 왜 엄마를 죽여?”“엄마 안 죽었잖아… 또 둘이서 장난치는 거지?”쉬이익-!!!!에리스의 창이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침을 맞았지만, 애드의 세계만은 여전히 멈춰 있었다.세 사람은 절벽 끝에 버려진 낡은 오두막을 거처 삼아 잠시 몸을 숨기고 있었다.애드는 헬리오스가 죽기 하루 전 자신에게 선물해 준 목걸이를 내려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태양의 신이라더니… 신은 원래 강한 거 아니었어…?”애드의 입에서 작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그 순간.조용히 버섯을 손질하던 에리스가 애드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쳤다.퍽-!“아야악!!!”“나이도 어린 게 무슨 늙은이처럼 한숨만 쉬고 있어.”에리스는
“으흑... 에리스... 갑자기 왜 이런 일이...”“…울지 마”낡은 오두막 안에는 로테의 흐느낌과, 낮게 가라앉은 에리스의 목소리가 번갈아 울리고 있었다.아빠를 뜻하는 단어가 들릴 때마다 애드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아니겠지.잘못 들은 거겠지.애드는 떨리는 손으로 문을 조금 밀었다.끼이익-문이 열리고, 멍한 얼굴의 애드가 안으로 들어섰다.로테는 황급히 눈물을 훔친 뒤,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애드, 왜 벌써 들어와? 놀만한게 없어?”애드는 잠시 로테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헉... 헉...!”에리스는 의식을 잃은 로테를 업은 채, 숨이 찢어질 듯 숲을 달리고 있었다.등에 느껴지는 로테의 체온은 점점 식어 가고 있었다.달리는 와중에도 그녀의 머릿속은 애드의 행방으로 가득했다.“그 꼬맹이는 대체 어디까지 간 거야...!”그때였다.맞은편 수풀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에리스는 즉시 걸음을 멈추고 소리가 난 방향을 노려보았다.혹시 놈이 다시 쫓아온 건 아닐까.긴장한 채 조심스럽게 뒷걸음질 치려던 순간.“와악-! 이모!”수풀을 헤치고 애드가 튀어나왔다.장난기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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