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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풍덩—! 화려한 분수대에서 시작된 만남. 아티니스는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처음이 아닌 인연이며 수많은 생을 거쳐 이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눈이 막 태어난 강아지 같아.” 가벼운 놀림에 상처받았다가, “네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게 해줄게.” 단 한마디에 다시 흔들렸다. 그렇게, 어느 순간 깨달았다. 세이런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되살아난 기억이 속삭였다. 이것이 열 번째 생이라는 것.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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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2화
“대공가에 가서는 나무에 오르거나 그러면 안 돼. 차분히 행동하고, 또 마법도 쓰지 말고.”“윽… 엄마….”짠한 분위기가 무너지려는 잔소리였다.“그리고… 절대 황제를 만나서는 안 되고.”이번만큼은 아티니스도 고개를 끄덕였다.“네, 조심할게요.”백작부인은 이내 장난스럽지만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그런데 말이야, 세이런 대공자님의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니?”갑작스러운 질문에 아티니스는 하마터면 마시던 차를 뿜을 뻔했다.계약 결혼이라는
Last Updated: 2026-04-23
Chapter: 1-21화
[다음 날, 아침 식사 후.]“아침부터 불러 미안합니다, 대공자님.”백작의 집무실로 들어선 세이런을 보며, 백작은 그를 반겼다.“괜찮습니다. 마침 저도 여쭤볼 것이 있었습니다.”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짧은 정적 후, 백작이 먼저 입을 열었다.“우리 아티는 말입니다….”말을 고르듯, 그는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렸다. 그 표정엔 오랜 시간 쌓아 온 자책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Last Updated: 2026-04-23
Chapter: 1-20화
“늦었으니까 방에 데려다 줄게.”세이런의 말에 아티니스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여긴 제 집인데요? 오히려 제가 세이런님을 데려다 드려야 되지 않을까요?”“그럼 데려다 줘. 가자.”“그럼 데런 경도 같이 가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그 말에 데런은 재빠르게 상황을 읽은 듯 고개를 저었다.“저는 조금 더 있다가 가겠습니다.”“그래요? 그럼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데런 경.”아티니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세이런도 조용히 데런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Last Updated: 2026-04-22
Chapter: 1-19화
“훌쩍.”아티니스는 한참을 울어 붉게 부은 눈과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정원으로 향했다.차가운 밤공기가 뺨을 스치고, 달빛 아래 그녀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고요한 밤의 숨결을 느끼며 천천히 걷던 중, 연무장 쪽에서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응? 원래 우리 집 연무장 쓰는 사람은 없는데…?”백작가에는 연무장이 있었지만, 아티니스는 그곳을 사용하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애초에 백작가에서 기사들이 보일까 말까였다.호기심에 이끌려 그녀는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리고 그곳에서 은빛 달 아래 두 사람의 실루엣이 날카롭게 엇갈리고 있었다.세이런과 데런이었다.
Last Updated: 2026-04-22
Chapter: 1-18화
“사실 아빠는… 네가 태어나기 전, 황실 외교 특사였단다.”아티니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처음에는 그저 평범하게 일을 했단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황제 폐하께서 외국에 있을지도 모르는 마법사를 찾으라고 명하셨지.”백작의 눈빛은 그날의 어둠을 다시 마주한 사람처럼 무거웠다. 세이런에게서 황제가 마법사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었지만, 다시 듣는 순간 아티니스는 온몸이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그땐 나도 마법사라는 게 뭔지조차 잘 몰랐단다. 황제는 크레아티니오스 전설 속 존재를 찾는다고 했지. 황실 안에서도 말이 많았지. 누군가는 그가 미쳤다고 했고…. 그런 황제를 의심한 자들은 하나둘 사라졌단다. 남은 건… 단지 명령에 따르는 몇 안 되는 자들뿐이었지.”백작은 잠시 말을 멈추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서 나도 황제가 알려준 단서로 마법사를 찾는 척하며 목숨을 유지했단다. 하지만 황궁에 마법사라며 끌려온 이들은…. 다시 본 사람이 없었지. 분명 황제가 마법사의—”백작부인이 급히 그의 손을 더 꽉 잡았다. 끝까지 숨기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 듯했다.백작은 부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덮으며 말을 이어갔다. 백작은 그 손 위에 자신의 손을 덮고, 다시 아티니스를 바라보았다.자식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아버지의 눈빛이었다.“그리고 1년 뒤… 사랑스러운 네가 태어났단다.”아티니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네가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침대에서 떨어질 뻔한 적이 있었지. 릴리는 아직 몸을 회복하지 못했고, 나도 달려가 널 받으려 했지만 늦을 상황이었는데….”백작은 부인과 눈을 마주쳤다. 그날의 공포와 안도, 모든 감정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너는… 스스로 마법을 써서 천천히 바닥에 내려왔단다. 단 한 점의 상처도 없이.” 아티니스는 숨을 삼켰다. 그녀는 처음으로 언제부터 마법을 쓰게 된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알았지. 이게 그 ‘마법’이라는 거고, 우리의 아이가 황제가 찾던 전설 속 존재일지도 모
Last Updated: 2026-04-21
Chapter: 1-17화
가볍게 시작된 그녀의 결정 하나가, 어느새 황실과 가문을 저울에 올려놓고 있었다. 세이런이 왜 이렇게까지 말하는지, 그리고 부모가 왜 저토록 불안해하는지, 아티니스는 알 수 없었다. 대화의 무게와 긴장은 오로지 백작 부부와 세이런만이 알고 있는 듯했고, 그녀는 그저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에 가슴이 조여 올 뿐이었다.백작은 말없이 아티니스의 표정을 살폈다. 혼란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난 표정이었다.그런 그녀에게 백작은 조심스레 부탁하였다. “아티, 아빠의 집무실에서 편지지와 잉크를 가져와 주겠니? 중요한 편지가 될 것 같구나.”“네… 금방 돌아올게요.”아티니스가 방을 나서자, 응접실의 공기는 한층 더 무거워졌다.백작의 눈빛은 이내 진지하게 가라앉았다. “아티에게는… 아직 그것까지 말하지 않았군요.”“네.”세이런이 고개를 끄덕였다.“전설의 이름만 언급했을 뿐,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백작님께서 의도적으로 숨기신 듯했고, 그리고…. 저 또한, 그녀가 이 사실까지는 끝까지 알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그의 태도에, 백작 부부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 경계 속에 희미한 신뢰가 섞였다.“대공자님.”백작이 입을 열었다.“대공자님의 병은 안타깝게 생각하나… 아티의 마법은 병을 고치지도, 죽어가는 이를 살리지도 못합니다.”마법으로 병을 고치지 못한다는 글라디 백작의 목소리엔 확신이 담겨 있었다.마치 직접 본 적이 있는 사람처럼.“아티가 아주 어릴 적이었지요. 다친 새를 살리겠다며 마법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작은 손으로, 기도하듯 간절하게….”백작은 어린 아티니스의 모습을 떠올린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가, 이내 말을 멈추고 숨을 골랐다.“하지만 새는 결국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백작은 눈을 질끈 감았다.“그리고 아티는 며칠 동안 고열에 시달렸지요. 그 열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주어진 한 생명만 살릴 수 있다’고.”혹시라도 아티니스가 잘 못 될까 봐 그때 그가 얼마나 두려워했는지가 그의 표정에 고스란
Last Updated: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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