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심태진은 머리에 둔탁한 매질을 한 대 제대로 얻어맞고 차량 트렁크에 던져졌다. 그 자리에서 단박에 정신을 잃어버린 탓이었다.성문영의 뇌리에 마지막으로 박힌 그의 모습은 온 얼굴이 피범벅이 된 처참한 꼬락서니였다.서경민이 슥 고개를 돌리자 성문영 역시 자석에 이끌리듯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심태진의 모습이 직접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트렁크에 사람 하나를 구겨 넣었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떨린 목소리로 다급하게 물었다.“당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그 사람을 아주 죽여버릴 작정이야?”염려라기보다는 본능적인 공포에 질린 비명이었다.성문영이 헐떡이며 말을 이었다.“당신 이미 수배 중이잖아. 죽은 사람 행세까지 하면서 숨어든 건 분명히 경찰을 피해서 어디 조용한 데 가서 숨어 살려는 거 아니었어? 괜히 큰일 만들었다가 덜미라도 잡히면 그땐 정말 끝장이야.”말을 마친 그녀는 눈을 질끈 감으며 밀려드는 공포를 억눌렀다.“용케 살아 있었네. 독한 인간.”사실 서경민이 죽었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한 건 심태진이었다. 인터넷 뉴스를 뒤적이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었다.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그녀에게 기사를 보여주었고 성문영 역시 확신이 서지 않아 곧바로 서인준에게 전화를 걸었었다.당시 청림에서 경찰 조사를 돕고 있던 서인준은 서경민의 사망이 확실하다는 확인과 함께, 그가 저지른 짓들이 하나같이 세상을 뒤집어엎을 만한 흉악 범죄들이었다는 사실을 전해주었다.솔직히 그때 성문영은 머리가 띵했다. 수십 년을 한 이불 덮고 산 남편이 뒤에서 그런 끔찍한 짓을 벌이고 다녔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서경민은 철저하리만치 그녀의 눈과 귀를 가렸던 것이다.이 남자는 단순히 정이 없고 냉혈한 줄만 알았더니 아예 피도 눈물도 없는 미치광이였다.그런 인간이 지금 제 발로 찾아왔으니 무서워 미칠 지경이었다. 온몸이 사정없이 떨렸고 숨이 턱턱 막혀 말문조차 제대로 트이지 않았다. 윗니와 아랫니가 딱딱 맞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서경민은 그
위층으로 올라가자 경비원이 커다란 열쇠 꾸러미를 꺼내 들고 그중 하나를 골랐다.“이게 맞는지 보죠.”열쇠를 꽂아서 돌리자 문이 바로 열렸다.서인준이 한발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고는 목소리를 높였다.“엄마.”그리고 그는 다시 멈춰 섰다.집 안은 엉망진창이었고 사방에 부서진 나무와 유리 조각들이 널려 있었다.집 안에서 부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부서진 상태였다.유리 탁자는 유리가 전부 깨져 있었고 거실에 있는 작은 수납장도 부서져 온전한 목재 판자 하나 남지 않았다.경비원이 문 앞에 서서 아이고 소리를 냈다.“어쩌다 이렇게 됐대요?”말을 마친 그가 얼른 덧붙였다.“사람이 다치지는 않았겠죠? 어서 가서 봐요.”이 집은 방 두 개에 거실 하나인 구조로 큰 방과 작은 방이 각각 하나씩 있었다.서인준은 얼른 들어가서 사람을 찾았다.하지만 아무도 없었고 방 안 역시 모든 게 부서진 상태였다. 옷장 문은 떨어져 나갔고 이불은 바닥에 팽개쳐져 있었으며 옷가지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얼핏 보면 도둑이 든 것 같았다.두 방 모두 분명히 사람이 살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성문영과 심태진은 각방을 쓴 듯했다.서인준이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집 안에서 휴대폰 벨 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전화는 여전히 연결 중인 상태였다.경비원이 들어왔다.“아무도 없어요?”그가 생각하더니 말했다.“밖으로 나갔거나, 아니면 누가 다쳐서 병원에 간 건 아닐까요.”그는 아수라장이 된 내부 광경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집을 이 지경으로 만든 걸 보면 둘이 싸우다가 누군가 다쳤을지도 몰라요.”서인준이 물었다.“단지에 CCTV가 있습니까?”경비원이 말했다.“정문에만 있어요.”단지는 출입구가 앞뒤로 두 개였는데 입주율이 낮아 후문은 아예 폐쇄된 상태였다. 출입은 모두 정문으로만 이루어졌고 CCTV 역시 정문 쪽만 켜져 있었다.서인준은 그를 따라 경비실로 가 CCTV를 확인했다.이웃의 말에 따르면 어제 저녁에도 그들이 집 안에서 밤늦게까지 싸우는
서지혁은 하강 주변의 길목마다 사람들을 배치해 두고 지키게 했다.하지만 그 어떤 소식도 전해져 오지 않았다.공항 고속도로 나들목과 기차역 역시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적이었다.서경민은 이제 제대로 된 신분이 없었다. 서지혁이 아는 서경민이라면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른 마당에 행동하기 편하도록 분명 가짜 신분을 준비해 두었을 터였다.이런 경우는 애초에 신원 조사가 쉽지 않기에 서지혁은 부하들에게 바짝 긴장하라고 지시하며 일일이 포상금까지 쥐여 주었다.그렇게 사흘이 지났으나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도리어 사흘 뒤 오전, 성문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그녀는 서인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연결되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며 서인준에게 자신을 데리러 와 달라고, 이제는 더 이상 같이 못 살겠다고 매달렸다.수화기 너머로는 그녀의 울음소리 외에도 심태진의 고함과 욕설이 들려왔다.소리가 끊겼다 이어졌다 하는 데다가 울음소리에 묻혀 무엇을 욕하는지는 정확히 들리지 않았다.성문영도 울면서 간간이 맞받아쳤는데 역시 고운 말은 아니었다. 심태진을 향해 못났다며, 생 남의 등쳐먹고 빌붙어 살 팔자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못 처먹는다고 악을 썼다.서인준은 미간을 찌푸렸으나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성문영은 전부터 그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말끝마다 사는 게 힘들다고 한탄하곤 했었다.그는 그때 이미 이런 날이 올 줄 예견하고 있었다.서인준이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성문영은 계속 울면서 심태진이 뺨까지 때렸다며 이제 그 인간과 살지 않고 하강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전화기 너머로 심태진의 분노에 찬 고함이 들려왔다.“가! 갈 테면 가라고! 당장 꺼져 버려! 나도 눈이 삐었지. 너 때문에 내 모든 걸 포기하다니!”그의 절규와 함께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니 저편에서 다시 물건 부수는 소리가 들려왔다.성문영도 질세라 목청을 높여 맞서 욕을 퍼부었다.그녀는 지금 얻어 사는 집도 자신이 돈을 내어 구한 것이니, 자신이 떠나면 집을 빼 버려
“조금 전에 무슨 자극이라도 받았습니까?”뒤늦게 병실에서 나온 의사가 하병우의 상태가 안정되었다고 전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하시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덤덤하게 대답했다.“예, 자극 좀 받은 것 같아요. 제 몸뚱이 완전히 망가진 거 알고는 홧김에 성질을 부리다가 제풀에 지쳐 자빠진 거예요.”날것 그대로의 대답에 의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의사 역시 더는 참견할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환자가 안정을 취하도록 잘 달래라는 뻔한 말만 남긴 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복도에는 서늘한 침묵이 감돌았다.조경순은 잽싸게 병실 안으로 들어갔고 문 앞까지 걸어가던 하민지는 발걸음을 멈추고 하시윤을 돌아보았다.“그냥 가게?”“볼일 끝났으니 가야지.”하시윤은 뒤돌아서려다 말고 문득 생각난 듯 툭 던졌다.“재윤 씨한테서는 아직도 연락 없어?”그 이름이 나오자마자 하민지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너 혼자 신나서 나대지 마. 내가 그 사람한테 차였다고 해서 네가 나보다 위라는 착각은 버려. 너나 나나 같은 처지 아니야?”하시윤이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착각하지 마. 난 너랑은 아주 많이 다르니까.”구체적으로 뭐가 다른지는 굳이 입에 담지 않았다. 하시윤은 미련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병원 건물을 빠져나온 하시윤은 대로변을 향해 한참을 걸어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예상대로 누군가 은밀하게 거리를 유지하며 뒤를 따르고 있었다.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상대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서지혁이 붙여둔 사람이었다.이후 하시윤이 멈춰 세운 택시의 기사 역시 서지혁이 이미 손을 써둔 사람이었다.호텔로 향하는 차 안, 조용하던 휴대폰 화면에 다시 서경민의 이름이 떠올랐다.하시윤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금 비록 사방에 경호원들이 잠복해 있다고는 하지만 혹시라도 그 인간에게 꼬리가 밟힌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그녀는 일부러 심호흡을 하며 타이밍을 늦춘 뒤에야 통화 버튼을 눌렀다. 목소리에는 서리를 얹었다.“또 무슨
병실 안은 적막했다.조경순은 고개를 떨군 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고 창가에 앉은 하민지는 팔짱을 낀 채 창밖만 멍하니 응시했다.하시윤이 병상을 힐끗 쳐다보았다. 하병우는 눈을 감은 채 누워 있었는데 깊은 잠에 빠진 듯 보였다.그의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꽤 오랜만에 마주한 하병우는 조경순이 그랬던 것처럼 기력이 눈에 띄게 쇠해 있었다. 그저 바싹 말라 비틀어진 중년의 형상일 뿐이었다.하시윤이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가장 먼저 고개를 돌린 사람은 조경순이었다. 넋을 놓고 있었는지 그녀는 하시윤을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다가 뒤늦게 알아본 듯 흠칫 놀라며 몸을 바로 세웠다.처음 몇 초 동안 조경순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라 갈피를 못 잡는 눈치였다. 그러다 이내 마음을 다잡았는지 차갑게 얼굴을 굳혔다.하시윤이 보란 듯이 말을 걸었다.“몸은 좀 어떠세요?”조경순의 얼굴에 굴욕과 수치심이 스치듯 지나갔다. 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태연한 척 가장했다.“당연히 좋지. 아주 건강해. 난 백 살까지 장수할 거야.”하시윤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병상 곁으로 다가가 섰다.“그렇게 오래 살아서 뭐 하시게요. 하루하루가 고통일 텐데 그냥 일찍 죽어서 다음 생이나 기약하는 게 낫지 않겠어요?”조경순이 눈을 부릅뜨며 뭐라고 대답하려던 찰나, 창가에 있던 하민지가 입을 열었다.“아빠 방금 잠들었어. 너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고집을 피우더니 결국 못 버티네.”하시윤은 미련 따위 없었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 하병우의 이름을 바로 불렀다.“하병우 씨.”대답이 없자 그녀는 몇 번 더 이름을 부르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그제야 하병우가 번쩍 눈을 떴다. 눈을 뜬 그의 눈동자에는 혼란이 가득했고 움푹 팬 눈가에는 이미 생기가 다 빠져나가 있었다.젊은 시절의 하병우는 사업을 일구느라 고생도 많이 하고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늘 정정함을 유지하던 사람이었다. 나이가 들어 자리를 잡고 안팎으로 승승장구할 때도 기운이 넘쳤다.그런 그가 이렇게까지 늙
약쟁이들의 소굴이 소탕되었다는 소식은 분명 서경민의 귀에도 들어갔을 것이다. 하강에서 그가 부릴 수 있는 인맥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 유일하게 쥐고 흔들던 집단마저 조사를 받게 되었으니 말이다.서경민은 영악한 사람이다. 누구보다 상황 판단이 빠르기에 적지 않은 나이를 생각하면 예전처럼 다시 떵떵거리며 살기는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남은 길은 평생 쥐 죽은 듯 숨어 지내거나, 아니면 마지막으로 크게 한판 벌여 쌓인 원한을 갚는 것뿐이다.서지혁은 그가 후자를 택했을 것이라 짐작했다. 즉, 지금 서경민의 눈에 거슬리거나 예전부터 손봐주고 싶었던 인물들은 죄다 이 시점에 화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었다.서지혁은 한숨을 내쉬며 30분 전 성문영과 나누었던 통화를 떠올렸다. 하병우에게 일이 터졌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는 가장 먼저 성문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성문영과 심태진은 여전히 해안 도시에 머물고 있었다. 이전에는 서인준이 마련해준 시내 중심가 아파트에 살았지만 얼마 전 그곳을 정리하고 외곽 지역으로 거처를 옮겼다. 심태진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조용한 곳에서 요양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전화를 두 번이나 건 끝에야 연결된 성문영은 기분이 좋지 않은지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서경민의 사망 소식을 알고 있었지만 슬퍼하기는커녕 그저 그런 최후를 맞이한 것이 뜻밖이라며 덤덤하게 감상을 털어놓았다.서지혁은 그런 한가한 소리를 들어줄 여유가 없었기에 단도직입적으로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서경민이 살아 있다는 말 대신, 서경민이 생전에 적을 많이 만들어둔 탓에 복수할 길이 막힌 원수들이 화풀이 대상으로 그녀와 심태진을 노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성문영이 겁을 먹을 줄 알았건만 그녀는 돌연 자포자기한 듯 악을 썼다.“오라고 해. 차라리 날 죽이라고 해! 어차피 이렇게 사나 죽으나 재미없긴 매한가지니까 살고 싶지도 않아.”그 말의 절반은 홧김에 내뱉은 진심일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서지혁 들으라는 소리 같았다. 자신
하시윤은 점심에 서정우와 함께 후원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서정우가 꾸벅꾸벅 졸자 아이를 안고 본관으로 돌아왔다.그런데 본관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거실에 가정부 몇 명이 모여 있었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두 2층을 올려다보고 있었다.누군가가 계단 입구에 서서 복도 한쪽을 향해 초조하게 물었다.“괜찮아요?”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기사님 왔어요?”유민숙의 목소리였다. 하시윤은 유민숙과 접촉이 많지 않았지만 유민숙이 젊었을 때부터 한효진을 따라다녔고 자녀들의 유학 비용까지 서씨 가문이 지원해
하시윤은 식사를 마친 후 평소처럼 서정우를 보러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런데 아직 자고 있었다. 가정부는 서정우가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밥을 먹고 잠깐 놀다가 방금 잠들었다면서 한동안은 깨지 않을 거라 했다.이 가정부는 서정우 전담 가정부였다. 하시윤에게 친절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눈에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다.그녀가 말했다.“작은 도련님 요 며칠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아마 하시윤 씨가 오셔서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하시윤이 대답했다.“네. 깨어나면 저한테 알려주세요.”그러고는 거실로 내려갔다.한효진이 아직
하시윤은 별로 길게 자지 못했다. 흐리멍덩 잠들었다가 비몽사몽 깨어났다.눈을 떴을 때 꿈속 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남자와 여자가 위아래로 격렬하게 뒤엉키던 모습이었다.그건 4년 전 혼란스러운 밤의 일이었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그날 밤의 기억이 전혀 없었다.하병우가 하시윤에게 술을 먹였고 그 술에 약을 탔기에 필름이 완전히 끊겼다.어젯밤의 일 때문인지 그 장면이 갑자기 꿈속에서 구체적인 화면으로 떠올랐다.그때 그녀는 호텔 직원의 부축을 받아 룸으로 들어갔다. 어지럽고 더워 옷을 잡아당기며 물을 달라고 했다.직원이 물을
식탁 분위기가 어색할 정도로 조용했다.평소 쉬지 않고 떠들던 서인준마저 갑자기 점잖은 척하며 말없이 밥만 먹었다.심연정은 하시윤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중간에 그녀를 몇 번 힐끗 보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퇴근해서야 알았어요. 오늘 오후에 우리 부모님이 오셨는데 시윤 씨랑 약간 충돌이 있었다면서요?”하시윤이 고개를 들고 덤덤하게 말했다.“충돌요? 그랬나요?”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듯 잠시 멈칫하더니 한효진의 눈치를 살폈다.한효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하시윤을 쳐다봤다. 하시윤은 그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