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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마주치다

Author: 도화
하시윤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입원 병동으로 향했다.

병실 문에 붙은 유리창을 통해 안쪽을 들여다보니 침대가 텅 비어 있었다.

강수호는 어제 다친 데다가 지윤정이 몰려와 한 번 더 박살을 내놔서 퇴원할 몸이 아니었다.

‘도망쳤나?’

첫 생각은 그거였지만 그녀는 곧 고개를 저었다.

서지혁이 나선 이상 지금 와서 도망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강수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서지혁의 인맥으로 그는 어떻게든 다시 잡혀 올 거니까.

하시윤은 고민하다가 의사 사무실로 향했다.

점심시간이라 대부분 의사들은 자리에 없고 당직 의사 한 명만 남아 있었다.

그는 강수호를 기억하고 있었다.

“강수호 씨요? 어젯밤 전 여자친구한테 거의 박살 날 뻔한 그 사람 맞죠?”

하시윤이 대답했다.

“아마 맞을 거예요.”

의사가 대답했다.

“그 사람 병실 옮겼어요. 일반 병실로요. 3층에 있어요.”

하시윤은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의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는 사무실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한참 기다렸지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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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87화 이날을 오래 기다려 오다

    하시윤과 서지혁은 저녁 식사를 위해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았다.서지혁은 제법 로맨틱하게 바이올린 연주곡까지 신청했다. 곡이 뭔지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하시윤은 충분히 낭만적이라고 느꼈다.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길가에 꽃바구니를 든 여자아이가 장미를 팔고 있었다. 서지혁은 그중 한 송이를 골라 하시윤에게 건네며 말했다.“아쉽네. 원래는 장미가 만발한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런 식으로밖에 못 해 주겠어.”하시윤은 한 손으로 서지혁의 팔을 끼고 다른 손에는 장미를 들었다. 작은 장미 한 송이였지만 하시윤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안 아쉬운데?”하시윤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신경 쓰는 건 장미가 아니잖아. 지혁 씨가 준 거면 무슨 꽃이든 좋아.”서지혁이 웃음을 터뜨렸다.“우리 시윤이도 이제 이런 달콤한 말을 다 하네. 한 번 듣기 얼마나 어려운데.”두 사람은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야시장 좀 둘러볼까? 오늘 거기서 공연한대.”서지혁의 말에 하시윤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야시장 공연은 외부 공연단이 와서 진행하는 행사였다. 강아지나 앵무새 같은 훈련된 동물들도 함께 데려왔다고 하는데, 규모는 크지 않아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원래도 야시장은 사람으로 붐비는 곳이었지만 오늘은 유독 더 심했다.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인파가 빽빽했다.서지혁은 내내 하시윤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사람들 사이를 걸었다.“조심해. 사람들한테 치이겠다.”하시윤은 서지혁의 품에 기대며 투덜거렸다.“이렇게 사람 많을 줄 알았으면 안 오는 건데.”하시윤은 원래 이런 북적거리는 분위기를 썩 좋아하지 않았다. 공연이 궁금하긴 했지만 막상 와 보니 흥이 조금 식은 상태였다.야시장 한가운데에는 제법 큰 무대가 설치돼 있었고 공연은 이미 시작된 뒤였다. 스피커에서는 음악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고 소리도 커서 꽤 시끄러웠다.서지혁은 하시윤을 데리고 무대 가까이까지 갔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공연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잠깐 주위를 둘러보던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86화 그래도 받아들일 수는 있어

    하시윤은 식당 안쪽을 돌아봤다. 최예원은 끝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내가 찾은 건 아니야.”“최예원이 찾은 거야?”서지혁은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오지랖이 참 넓네. 네 메모를 왜 찾아봐.”말은 그렇게 했지만 입꼬리는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그래도 잘 찾았네. 안 그랬으면 나도 못 봤을 텐데.”서지혁은 무릎 위에 메모지를 올려놓고 구겨진 부분을 손바닥으로 천천히 펴냈다. 한참 들여다보던 그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그런데 안에서는 무슨 얘기 했어? 금방 나온다더니 꽤 오래 걸렸잖아.”하시윤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최예원의 이야기는 굳이 꺼내지 않았다. 저 정도까지 속마음을 털어놓은 이상 언젠간 최예원 스스로 서지혁을 찾아가 이야기를 마무리할 것 같았다. 오랫동안 품어 온 마음이라 마지막 정리 정도는 본인이 직접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몰랐다.하시윤은 서지혁의 팔을 가볍게 두드렸다.“됐어. 이제 밥 먹으러 가.”...최예원은 원래 술이 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은 날에는 주량도 별 의미가 없었다.한동안 넋을 놓고 있던 최예원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술기운에 용기를 빌어 서지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벨 소리만 허무하게 울리다 끊겼다.최예원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다시 통화 버튼을 눌렀다.이번에는 연결되기는커녕 곧바로 끊겼다.최예원은 피식 웃었다.“진짜 서지혁답네.”서지혁을 부르던 최예원의 목소리는 점점 흐려졌다. 목구멍에 무언가 걸린 것처럼 답답했고 가슴속에 맺혀 있던 감정은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못한 채 목까지 차올라 있었다.한참 그렇게 앉아 있던 최예원은 결국 다른 번호를 눌렀다.지윤정은 금방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최예원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안 바쁘시면 나와서 밥이나 같이 드실래요?”지윤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식당 이름과 위치를 먼저 말했다.“음식도 시켜놨어요. 그냥 오시면 돼요.”평소 같았으면 지윤정은 별말 없이 알겠다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85화 메모지

    중간에 직원이 음식을 가져오며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최예원의 말이 끊겼다.최예원은 고개를 돌려 가방을 뒤적이더니 담배 한 갑을 꺼냈다. 그래도 예의는 지키려는지 먼저 물었다.“괜찮아?”하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최예원은 담배에 불을 붙인 뒤 깊게 한 모금 빨아들였다.하시윤도 배가 고팠기에 젓가락을 집어 들며 물었다.“먹어도 되죠?”최예원이 웃었다.“편하게 먹어.”직원이 나가자 하시윤은 음식을 집기 시작했고 최예원은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그런데 아까 말한 건 조금 틀렸어. 내가 오빠를 이용해서 시윤 씨를 붙잡아 두고 내 목적을 이루려 했다는 거.”최예원은 옆에 놓여 있던 메모지 몇 장을 뒤적이다 한 장을 꺼냈다. 메모지를 그대로 테이블 위에 올려둔 뒤 하시윤 앞으로 밀었다.하시윤은 굳이 손을 뻗지 않았다. 시선만 내려도 적힌 내용은 충분히 보였다.[소원하던 일이 이루어지길. 그리고 마음이 평안해지길.]하시윤이 고개를 들자 최예원은 담배를 문 채 턱짓으로 메모지를 가리켰다.“우리 오빠가 쓴 거야. 옆에 지워진 두 글자 보이지?”메모지 한쪽에는 검게 덧칠된 흔적이 있었다. 뭔가를 적었다가 다시 지운 게 분명했다.하시윤은 잘 보이지 않아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그러자 최예원이 말했다.“시윤 씨 이름이었어.”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덧붙였다.“난 오빠를 이용해서 시윤 씨를 붙잡아 두려던 게 아니야. 그냥 오빠가 원하는 걸 이뤘으면 했을 뿐이야.”하시윤은 메모지 위 검게 칠해진 부분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 각도에서는 도무지 무슨 글자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승우 씨랑 저는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닌데요.”“맞아. 친하지는 않았지. 둘 사이에 접점도 거의 없었고.”최예원은 거기까지 말하고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야 할지 고민하는 듯 담배를 문 채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하시윤은 재촉하지 않았다. 대신 메모지를 집어 들어 가까이 들여다보자 조금은 보이기 시작했다.검게 지워진 세 글자 중 첫 글자는 분명 ‘하’였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84화 오래전부터 좋아했어

    저녁을 다 먹은 서정우는 인순 아주머니와 함께 거북이들을 정리해 넣고 마당에 세워 둔 오토바이도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 그러고는 식탁으로 들어와 눈을 비비며 하시윤을 찾았다.“엄마, 저 졸려요.”하시윤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우리 올라가서 자자.”계단으로 향하면서도 서지혁을 돌아본 하시윤은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술 적당히 마셔.”“응.”위층으로 올라간 하시윤은 서정우를 씻기고 양치까지 시킨 뒤 침대에 눕혔다.그림책을 펼쳐 읽어 주기 시작했지만 이야기 하나를 끝내기도 전에 서정우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하시윤은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이불을 잘 덮어 준 뒤 조용히 방을 나왔다.침실로 돌아와 보니 서시은도 곤히 자고 있었다. 기저귀 상태를 확인해 주고 돌아서는데 마침 서지혁이 방으로 들어왔다.하시윤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벌써 끝났어? 다들 갔어?”그러고는 직접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창가로 가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정말로 마당에는 연재윤과 서인준의 차가 보이지 않았다.“둘 다 대리 불러 놨더라. 대리 오니까 바로 갔어.”서지혁은 그렇게 말하며 창가로 다가왔다.하시윤은 커튼을 치기 편하게 비켜 주려 했지만 서지혁은 오히려 뒤로 바짝 붙어 섰다. 한 손으로 창틀을 짚고 다른 손으로 커튼을 당기면서 자연스럽게 하시윤을 두 팔 사이에 가둬 버렸다.하시윤은 웃으며 그의 손 위에 자기 손을 얹었다. 그러고는 손가락 사이로 손을 끼워 넣어 꼭 맞잡았다.“신혼 첫날 밤이야, 지혁 씨.”등 뒤에서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나도 알고 있어.”그때 아기 침대에서 자고 있던 서시은이 몸을 뒤척이며 칭얼거렸다. 작은 소리 하나에도 두 사람은 동시에 움직임을 멈췄다.숨을 고르던 하시윤이 속삭이듯 말했다.“가서 한 번 봐야 하는 거 아니야? 곧 깰 것 같은데.”서지혁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크게 떴다.“이 상황에서 지금 멈추라고?”정말 사람 잡는 소리였다.잠시 생각하던 하시윤도 피식 웃었다.“그러게. 아까 인순 아주머니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83화 아무것도 모르면 괜히 끼어들지 말자

    저녁 무렵이 되자 서시은은 늘 그랬듯 졸음이 몰려오고 배도 고파졌다. 인순 아주머니가 서시은을 안고 달래는 동안 하시윤은 분유를 타고 있었다.그러다가 옆에 내려둔 휴대폰 화면이 한 번 켜지는 게 얼핏 보였지만 별일 아니겠거니 하고 넘겼다.아이에게 분유를 다 타서 건네준 뒤 휴대폰을 확인하자 읽지 않은 메시지가 여러 개 와 있었다. 보낸 사람은 최예원이었다.메시지를 열어보니 첫 번째 메시지와 마지막 메시지 사이의 시간 차는 2분도 채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바쁘냐고 물었고, 하시윤이 답장이 없자 뭐 하고 있냐며 다시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러다 왜 답이 없냐고 재촉하더니 둘만 따로 식사하고 싶다며 시간이 되냐고 물었다.그것마저 답이 없자 최예원은 결국 혼자 약속을 정해 버렸다. 시간은 내일 저녁, 장소는 예전에 함께 갔던 식당이었다. 손님들이 메모를 남길 수 있었던 바로 그 식당이었다.하시윤은 메시지를 끝까지 읽고도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휴대폰을 뒤집어 내려놓은 뒤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서시은은 분유를 먹고 곧 잠들었다. 원래 한 번 잠들면 오래 자는 아이였다. 게다가 조금 있으면 집에 사람들이 올 예정이라 아래층은 시끄러워질 게 뻔했다.하시윤은 서시은을 안아 위층 방에 눕혀 놓고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서인준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차는 마당에 세워져 있었고 서지혁과 연재윤은 서인준과 함께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하시윤이 밖으로 나오자 서인준이 가장 먼저 알아봤다. 두 사람에게 몇 마디를 건넨 뒤 곧장 이쪽으로 걸어왔다.“축하드려요.”서인준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미리 귀띔도 안 해 주셔서 처음 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어요. 연재윤이 또 장난치는 줄 알았다니까요.”하시윤도 웃으면서 말했다.“지혁 씨도 꽤 놀랐을걸요. 제가 서프라이즈로 데리고 갔거든요.”서인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시윤 옆에 섰다. 두 사람은 나란히 마당 쪽을 바라봤다.“형 엄청 신났어요. 저 표정 보세요.”서지혁은 원래도 집에 오면 기분이 좋아 보이는 편이었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82화 둘 다 벙쪘을걸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운전은 서지혁이 맡았고 하시윤은 혼인신고 서류를 꺼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그러고는 일부러 휴대폰 화면을 서지혁 쪽으로 흔들어 보였다.“올렸어, 올렸어. 이제 안심되지?”서지혁은 흘끗 확인하더니 장난스럽게 말했다.“친한 친구만 볼 수 있게 따로 설정한 거 아니지?”하시윤은 어이가 없어 웃었다.“내 팔로워가 몇 명이나 된다고 그렇게까지 해?”휴대폰을 내려놓은 하시윤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런데 아까 예원 씨, 좀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던데.”“그래?”서지혁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밖에서 오빠랑 일 얘기하다가 한 소리 들은 거 아니야?”그러더니 곧 덧붙였다.“그런데 승우 씨도 기분 별로 안 좋아 보이던데.”하시윤도 별생각 없이 받아쳤다.“그랬어? 동생이랑 얘기하다가 동생한테 잔소리 들은 거 아닐까?”서지혁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럴 수도 있지.”집에 도착해 마당으로 들어서자 낯선 물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보조 바퀴가 달린 어린이용 오토바이였는데 옆에는 사이드카까지 붙어 있었다. 연재윤이 서정우에게 사준 물건인 듯했다.하지만 정작 서정우는 오토바이에는 관심도 없었다. 평소처럼 모래를 파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모래 더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었고 그 옆에는 연재윤도 함께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둘 사이도 어느새 많이 가까워진 모양이었다.차가 멈추자 둘 다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 서정우는 다시 모래 더미로 시선을 돌렸고 연재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뭐야, 둘 다 왜 그렇게 차려입었어? 결혼이라도 하고 왔냐?”“맞는데.”서지혁은 주머니에서 초콜릿 몇 개를 꺼내 연재윤에게 내밀었다.“하나 먹어.”연재윤은 별생각 없이 받아 들었다.“진짜야?”그러고는 사탕을 입에 넣은 뒤 다시 하시윤을 바라봤다.“데이트하러 간다고 하지 않으셨어요?”“데이트도 하고 결혼도 하고 왔죠.”하시윤이 웃음을 지어 보였다.“보니까 오늘 오전 내내 아이들만 보셨나 봐요. 휴대폰도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60화 그 여자를 안 좋아하지?

    문이 열리자마자 심연정이 머리를 들이밀며 방안을 바라보자 하시윤은 일부러 문 앞을 막아서며 자리를 내주지 았았다.“심연정 씨, 무슨 일이죠?”“지혁이 어디에 있어요?”심연정이 물었다.“같이 있나요?”심연정의 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그녀가 물어보자마자 화장실 쪽에서 ‘쏴아’ 하는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당황한 심연정은 무의식적으로 그쪽을 바라보았다.몇 초 후 화장실에서 나온 서지혁은 심연정이 문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약간 놀랐다.“왜 왔어? 할머니를 보러 온 거 아니었어?”심연정은 입술을 달싹이며 말했다.“할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39화 핑계

    하시윤은 그들이 동의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냥 제안해본 것뿐이었다. 동의하면 좋고 아니어도 이해는 되었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고분고분한 모습에 서지혁은 화를 내기 어려웠는지 성문영에게 시선을 돌렸다.“저 찾으셨어요?”이미 잠옷으로 갈아입은 걸 보니 정말 자려는 모양이었다. 가정부가 방금 그가 잘 준비를 한다고 했을 때 변명인 줄 알았는데 거짓은 아니었다.성문영은 여전히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내며 눈살을 찌푸렸다.“왜 이렇게 일찍 자? 연정이 아직 기다리고 있어. 가서 얘기라도 좀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6화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어색하게

    일을 일찍 마친 하시윤은 점심 휴식 시간이 되자 먼저 회사를 나왔다.차는 앞쪽 주차 공간에 주차되어 있는 상황, 로비를 나선 뒤 바로 차 문을 열고 몸을 구부려 타려고 했다.그런데 뒤쪽에서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어이, 이봐.”고개를 돌려 보니 회사 동료였다. 같은 사무실은 아니었고 행정지원팀 소속이었다.인사 담당자가 하시윤을 사무실로 데려갈 때 이 사람과 마주친 적이 있었다. 인사 담당자는 그녀를 ‘윤 주임’이라고 불렀다.회사 주임인 윤근영도 분명 하시윤을 기억하고 있는 듯 손에 파일 서류를 든 채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0화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어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 서지혁이 문을 열러 갔다.문 앞에 가정부가 서 있었고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사모님께서 식사하시러 내려오시래요.”서지혁이 대답했다.“알았어요. 금방 내려갈게요.”하시윤은 서지혁이 바로 나갈 줄 알았다. 이미 옷을 단정히 차려입은 상태였으니까.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문을 닫고 다시 옆으로 왔다.오늘 오전에 면접이 있어 늦을 수 없었기에 결국 일부러 이제야 잠에서 깬 척하며 느릿느릿 일어나 하품했다.“벌써 일어났어?”“응.”서지혁은 짧게 대답하고는 침대 옆 서랍에 놓인 넥타이를 집어 들었다.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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