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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충돌

Penulis: 도화
서지혁은 하시윤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갓 꺾은 장미 한 송이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예쁘지? 여기에서 제일 예쁘게 핀 꽃이야.”

하시윤은 꽃을 건네받았다. 확실히 눈이 즐거울 정도로 잘 핀 꽃이었지만 지금 그게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대체 아래층 상황은 어떻게 된 거야?”

서지혁은 가위를 한쪽 선반에 내려놓고 장갑을 벗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하시윤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정원 밖으로 이끌었다.

“글쎄. 회사 쪽에 좀 골치 아픈 일이 터진 모양이야. 뚜껑 열리셨는데 밖에서 대놓고 화풀이할 처지는 못 되니 집에 와서 애먼 가구들에 화풀이한 거지.”

하시윤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 지혁 씨는 왜 불러 내신 거야?”

“그냥 이것저것 좀 캐묻더라고.”

서지혁이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었다.

“꽤 규모가 큰 프로젝트였는데 손실이 어마어마한가 봐. 나더러 그 이유를 아냐고 묻더라고.”

서지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내 손 한 번 거친 적 없는 일인 데다가 난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프로젝트인데 말이야. 일이 터지고 나니까 이제야 나한테 상황 파악이 됐냐고 묻는데 내가 뭘 알겠어?”

그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양반이라니까.”

두 사람이 정원을 빠져나올 때쯤, 서지혁이 화제를 돌렸다.

“식당 예약해 뒀어. 저녁은 나가서 먹자.”

의외의 제안에 하시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응?”

“오늘 저녁 식탁 분위기 보나 마나 가시방석일 텐데 굳이 거기 끼어 있을 필요 없잖아. 의사 선생님도 네가 마음 편하게 먹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으니까 우린 쏙 빠져나가자고.”

하시윤이 헛웃음을 지었다.

“지혁 씨도 참 잔머리 하나는 알아줘야 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느덧 거실 입구에 도착한 두 사람은 계단 입구에 서 있는 한효진을 발견했다.

내려오려던 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쑥대밭이 된 거실 꼴을 보더니 이내 마음을 바꾼 모양이었다. 그녀는 가정부의 부축을 받으며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래. 차라리 밖에서 먹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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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46화 벌써 잊으신 거예요?

    눈을 부릅뜨며 화를 내던 서인준은 이내 고소하다는 듯 낄낄거리며 웃었다.“뭐, 이제 그 똥 덩어리도 인생 종 치게 생겼지만요.”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시윤도 잘 알고 있었다. 심현 그룹이 신고를 당했고 확실한 물증까지 제출된 마당에 일이 흐지부지 끝날 리 없었다. 그 정도 규모의 기업을 털어서 먼지 안 날 리 없으니 가혹한 처벌이 뒤따를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하시윤은 심씨 가문 일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화제를 돌리며 서정우를 품에 안았다.“여사님이 지금 정원에 계시는데 상태가 안 좋아 보이더라고요. 인준 씨가 내려가서 좀 봐드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가야죠, 가야지.”서인준이 어깨를 으쓱하며 서지혁을 쳐다보았다.“형도 같이 가.”그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덧붙였다.“나 말주변 없는 거 알잖아. 괜히 한마디 잘못했다가 엄마 화만 더 돋우면 어떡해. 형이 옆에서 좀 거들어줘야지.”서지혁은 군말 없이 몸을 돌렸다.“가자.”하시윤이 침대맡에 걸터앉자 서정우가 자연스럽게 곁에 와 기대앉았다. 아이는 옆에 있던 만화책을 집어 들며 보챘다.“엄마, 이야기해 주세요.”하시윤이 책을 건네받아 막 펼치려던 찰나였다. 서정우가 눈을 크게 뜨며 감탄사를 내뱉었다.“와!”아이가 하시윤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가리키며 환하게 웃었다.“엄마, 반지 진짜 예뻐요!”처음 보는 물건이라 신기한 듯, 서정우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엄마, 이게 뭐예요?”곁에 있던 가정부도 깜짝 놀란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한마디 거들었다.“어머, 정말 예쁘네요.”하시윤은 왠지 모를 쑥스러움에 서둘러 반지를 빼냈다.“지혁 씨가 괜히 장난친 거예요.”서정우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엄마, 왜 빼요?”하시윤은 대답 대신 책을 넓게 펼쳤다.“자, 엄마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게.”...서지혁과 서인준이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마침 밖에서 들어오던 성문영과 마주쳤다.성문영은 서지혁이 돌아온 줄 몰랐던 모양인지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지혁이 왔니?”서지혁이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45화 커플 링

    서지혁이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나한테 그런 게 있을 리가.”그는 서인준이 반박할 틈도 주지 않고 책상 위에서 서류 한 뭉치를 집어 들었다.“자, 이거 가져가서 보고서 검토해.”서인준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서류를 받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안 따라가, 안 간다고! 그냥 집에 갈게 됐지?”서지혁은 그제야 서류를 책상 위에 툭 던져두며 대답했다.“그래.”서인준은 잔뜩 화가 난 채 씩씩거리며 먼저 사무실을 나갔다.서지혁은 여유롭게 책상을 정리하더니 하시윤의 손을 잡았다.“가자.”하시윤은 조금 의외라는 듯 물었다.“지혁 씨 일은 다 끝난 거야?”“급한 건 아니야.”서지혁이 대답했다.“집에 가서 처리해도 돼.”그의 말에 하시윤도 더 묻지 않고 함께 건물 아래로 내려갔다. 1층 로비로 나오니 서인준의 차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얼마나 분했으면 저렇게 칼같이 사라졌을까 싶어 웃음이 났다.차에 올라타자 하시윤이 물었다.“이제 어디 가?”“바람 좀 쐬러 가자.”서지혁이 운전대를 잡으며 말했다.“날씨도 좋은데 쇼핑이나 할까 해서.”바람 쐬러 가자는 말이 쇼핑몰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하시윤은 쇼핑이나 백화점 나들이는 여자들이나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서지혁 쪽이 훨씬 적극적이었다.백화점 1층의 세일 구역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서지혁은 그녀를 이끌고 바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4층으로 가자.”옆에 걸린 층별 안내 문구를 본 하시윤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4층은 유아용품 전문 매장이 있는 층이었다.순간 그녀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가슴 한구석이 꽉 막힌 듯 답답해졌다. 아이가 뱃속에서 석 달을 넘기고 있는데 정작 엄마인 자신은 준비한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왔다.아이의 존재를 안 뒤로, 하시윤의 머릿속은 온통 서정우뿐이었다. 그저 이 아이가 태어나면 정우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참 못 할 짓이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엄마인 자신만은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4층은 층 전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44화 양심

    서지혁은 하시윤을 데리고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문을 닫자마자 그녀가 물었다.“부모님이 지금 싸우시는 거야?”내내 성문영의 날 선 목소리만 들릴 뿐, 서경민의 대답은 단 한 마디도 들리지 않았다.하시윤의 관심사는 싸움의 원인보다는 다른 데 있었다. 그녀는 의외라는 듯 덧붙였다.“난 여사님이 회장님을 무서워하시는 줄 알았는데 저렇게 대놓고 싸우기도 하시네. 내가 사람을 잘못 봤나 봐.”서지혁은 책상 뒤로 가 서류를 훑어보고는 조금 골치 아프다는 듯 대답했다.“두 분 평소에는 잘 안 싸워.”성문영이 서경민을 두려워하느냐고 묻는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대등하지 않았다. 성문영은 그동안 서경민에게서 너무나 많은 혜택을 받아왔고, 그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위치에 서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일상 속에서는 늘 그녀가 더 많이 배려하고 맞춰주는 편이었다.게다가 서경민의 성격 자체가 워낙 냉담해서 감정을 터뜨리는 일이 드물다 보니 큰 소리를 내며 싸울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렇구나.”하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목을 가볍게 돌렸다. 그리고 화제를 돌려 그를 재촉했다.“얼른 일해. 나 여기서 오래 기다리기 싫어. 지루하단 말이야.”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사무실 안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직행했다. 소파보다는 역시 침대에 눕는 게 제일 편했다.서지혁은 알았다고 답하더니 그녀가 휴게실로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간식 꾸러미를 들고 나타났다.“다 네가 좋아하는 걸로 준비해 뒀어.”하시윤은 침대 머리에 비스듬히 기대어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나 배고파. 이런 과자 같은 거 먹기 싫어.”“음식 주문해 놨어.”서지혁이 다정하게 타일렀다.“이거 먹으면서 입맛 좀 돋우고 있어 봐. 곧 배달 올 거야.”하시윤은 대답 대신 몸을 홱 돌려 그를 등지고 누웠다.“알았어.”그 뒷모습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건 명백한 심술이었다. 아침에 억지로 깨워서 괴롭혔던 일 때문에 여전히 앙금이 남은 게 분명했다.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43화 사람이기에 품는 마음들

    이른 아침, 하시윤은 부스스한 눈으로 침대에서 내려와 화장실에 다녀왔다. 다시 침대로 돌아온 그녀는 이불자락을 홱 잡아당기며 중얼거렸다.“이불 다 깔고 뭉개면 어떡해.”서지혁이 옆으로 몸을 뒤척이며 낮게 답했다.“미안.”하시윤은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 자연스럽게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편안한 자리를 찾아 머리를 비비적거리던 그녀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드는 듯했다.하지만 잠결에 뒤척인 그녀 때문에 서지혁은 완전히 잠이 깨버렸다. 그는 품 안에 쏙 들어온 하시윤을 내려다보았다. 보면 볼수록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단잠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솟구치는 갈망을 이기지 못하고 그는 고개를 숙였다. 처음에는 이마에, 그다음은 콧등과 뺨, 그리고 입가로 이어지는 조심스러운 입맞춤이었다. 마침내 그는 그녀의 입술을 머금고 애틋하고도 진하게 파고들었다.하시윤이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뒤척였다. 불편한 듯 보였지만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그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몇 초가 지났을까. 그녀의 반응이 달라졌다. 허리를 감싸 안았던 손이 그의 등줄기를 훑어 내리며 뜨겁게 화답하기 시작했다.애초에 적당히 멈출 생각이었던 서지혁은 그녀의 적극적인 반응에 이성을 놓아버렸다.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그녀를 위에서 덮쳐 왔다. 뱃속의 아이가 걱정되어 온몸의 무게를 싣지는 않은 채 양팔로 바닥을 짚어 버텼다.오히려 하시윤 쪽이 더 조급해 보였다. 그녀는 허리를 들어 올리며 그를 더 세게 끌어안았고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아올렸다.서지혁은 온몸의 근육이 터질 듯 팽팽해지는 감각을 느끼며 키스를 깊게 퍼부었다. 동시에 한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쓸어 올리면서 잠옷의 밑단을 걷어 올렸다. 얇은 실크 잠옷은 허무할 정도로 쉽게 벗겨졌다.자신의 잠옷을 벗어 던지는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빨랐다. 절정으로 치닫는 도중, 서지혁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시윤아.”하시윤은 눈도 뜨지 못한 채 신음 섞인 대답만 흘렸다. 정신이 몽롱한 게 분명했다.서지혁은 확인하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42화 판을 뒤흔들다

    하시윤이 물었다.“정경란 씨가 사적으로 또 뭐라고 하던데요?”“별말 없었어.”하병우가 대답했다.“그냥 너를 불러낼 테니 알아서 하라고만 했지. 다른 말은 한마디도 안 붙였다니까.”그는 한숨을 돌리며 덧붙였다.“우리 회사 정문에서 만났었어. 내 퇴근 시간에 맞춰서 길가에 차를 대놓고는 창문 너머로 툭 던진 말이었어.”하병우는 억울함을 호소했다.“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가버리더라고. 그런데 이제 와서 내가 그 여자랑 밀회를 즐겼다느니, 그래서 심태진이 사람을 시켜 나를 손 봐줬다느니, 내가 다시 복수를 했다느니... 다 개소리야!”소문이라는 게 입을 타면 탈수록 자극적으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지금 도는 소문은 누가 봐도 방향이 한참 빗나가 있었다. 두 사람이 몰래 만난 걸 심태진이 알고 질투와 분노로 일을 냈는데 거기에 하병우가 역공을 날렸다는 식의 치정극으로 흘러가고 있었으니까.하병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투덜거렸다.“어떻게 말이 이렇게까지 와전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 집구석 망한 게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나... 혹시 누구 대신 총대 메고 독박 쓰는 거 아니니?”하시윤이 쏘아붙였다.“당사자인 당신도 모르는 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하병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머릿속이 너무나도 복잡했다.더는 물어봐야 나올 게 없겠다 싶어 하시윤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두고 침대맡에 걸터앉은 그녀는 하병우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가 어떻게 되든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다만 매일같이 터지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릴 뿐이었다....밤늦게 주차장에 도착한 서지혁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 그가 정원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누군가 그를 불러 세웠다.“지혁아.”서지혁은 멈칫하며 고개를 돌렸다.옆에 세워진 차 안에는 서경민이 앉아 있었다. 돌아온 지 꽤 된 모양인지 뒷좌석에 깊숙이 기대앉아 창밖으로 손을 내밀고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잠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41화 난장판

    식사 자리는 생각보다 일찍 정리되었다. 협상이 어떻게 끝났는지는 모르지만 서지혁은 룸을 두어 번 들락날락하더니 다시 돌아간 지 십여 분 만에 자리가 끝났다.마침 룸 밖으로 나오던 서인준이 우르르 몰려나오는 사람들과 마주쳐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탓에 소파에 기대 있던 하시윤은 밖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서지혁은 먼저 그들을 배웅하며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 다시 올라왔다. 그는 하시윤의 가방을 챙겨 들고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가자.”문 앞에서 기다리던 서인준이 한마디 거들었다.“그 양반들 성격 참 시원시원하네. 술자리가 이렇게 빨리 끝났는데도 기분 나쁜 기색이 전혀 없더라고요.”“다들 술이 약하더라고.”서지혁이 덤덤하게 대꾸했다.“본론도 다 끝났으니 다들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눈치였어.”세 사람은 함께 레스토랑 밖으로 나와 차에 올랐다. 국도로 진입하려면 상업 지구 전체를 관통해야 했다. 이 부근은 유명한 레스토랑과 술집이 밀집해 있어 밤늦은 시간임에도 활기가 넘쳤다.차가 서행하는 동안 서인준과 서지혁은 두런두런 회사 업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지혁의 품에 기대 잠이 들락 말락 하던 하시윤은 돌연 들려온 서인준의 외마디 비명에 눈을 번쩍 떴다.“어?”깜짝 놀란 하시윤이 몸을 일으키자 서지혁이 그녀를 다시 품으로 끌어당기며 다독였다.“괜찮아, 별일 아니야.”그는 서인준에게 핀잔을 주었다.“소리 좀 작게 내.”서인준이 흥분을 가라앉히며 앞을 가리켰다.“형, 저기 봐. 2시 방향.”그 말에 하시윤도 창문 쪽으로 몸을 바짝 붙여 밖을 살폈다.2시 방향, 레스토랑에서 쏟아져 나오는 무리 역시 방금 식사 자리를 마친 모양이었다. 덩치 큰 남자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여자가 한 명 서 있었다.하시윤도 잘 아는 얼굴, 정경란이었다. 그녀 곁에 심태진이나 심연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정경란은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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