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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연기

Author: 도화
서지혁은 아래층으로 내려와 서둘러 밖으로 향했다.

거실을 막 나서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서경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가?”

서지혁이 멈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서경민은 현관 앞 흔들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언제 돌아왔는지, 또 여기서 얼마나 기다린 건지 도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서지혁은 최대한 담담한 기색을 유지하며 대답했다.

“여태 여기 앉아 계셨어요? 밤이 깊었는데 올라가서 좀 쉬시지 않고요.”

서경민은 대답 대신 다시 한번 물었다.

“이 야심한 시각에 나가려는 걸 보니 급한 일이라도 있는 모양이구나?”

“네.”

서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재윤 씨한테 전화가 왔는데 지금 술집에서 시비가 붙었다고 좀 와달라고 하네요.”

“연재윤이?”

서경민이 되물었다.

“그 친구가 무슨 일로?”

“글쎄요. 전화기 너머로 취기가 가득한 게, 다른 사람이랑 마찰이 좀 있었나 봅니다.”

그가 덧붙였다.

“김여정 씨 일로 연상훈 회장님과 사이가 틀어진 마당에 집에 손을 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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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72화 다음 스텝

    서경민은 정말로 병원을 찾아 주호의 병실로 들어갔다.주호는 침대 머리에 기댄 채 불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한가롭게 휴대폰 게임을 즐길 정도로 여유는 있어 보였다.서경민이 다가가 그의 휴대폰을 빼앗으며 말했다.“이 와중에 게임이야.”서경민을 본 주호는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회장님.”서경민은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어쩌다 이 지경이 되도록 당한 거야.”주호는 숨을 몰아쉬다 나직이 실소를 터뜨렸다.“설마 저한테 손을 댈 줄은 몰랐습니다.”그가 말을 이었다.“일부러 맞아준 건 아닙니다. 인정해야겠더군요. 실력이 대단하던데요?”잠시 멈칫하던 주호가 덧붙였다.“지혁이가 다 컸더군요. 예전처럼 묵묵히 입 닫고 있던 꼬맹이가 아닙니다. 아주 독기가 서렸어요.”서경민은 굳은 얼굴로 침묵을 지켰다.주호가 그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입을 열었다.“제 탓도 있습니다. 굳이 현수를 보내서 떠보라고 한 건 제 선택이었으니 결과도 제가 감당해야죠.”서경민이 말했다.“너를 탓하러 온 게 아니다.”주호의 안색은 여전히 백지장 같았다.“그래도 다행히 크게 다친 건 아니랍니다. 의사 말로 잘 쉬면 금방 낫는다고 하더군요. 어젯밤 기세로 봐서는 제 목숨줄을 끊어 놓지 않은 것만으로도 한 번 봐준 셈입니다.”서경민은 주호가 적당히 물러나 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주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기에 그가 진심으로 상대했다면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을 터였다.잠시 기다리던 서경민이 입을 뗐다.“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봐주지 마. 자식이 못난 건 가르쳐서 키우면 되지만 말을 듣지 않는 건 큰 문제야. 그럴 때는 버릴 줄도 알아야지.”주호는 흠칫 놀라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서경민이 다시 말했다.“다음에는 네가 하던 대로 해라. 평소에 다른 놈들 대하듯이.”이어서 그는 현수의 상태를 물었다.주호는 잠시 숨을 고르다가 대답했다.“제가 사과했습니다. 제 지시로 갔다가 이 사달이 났으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71화 네가 신고한 거야?

    서무열이 안치된 장소를 아는 것은 경찰 입장에서 그리 큰 수확이 아니었다.그들이 접수한 신고의 요지는 서무열의 유골이 바로 이 별채 건물 아래에 묻혀 있다는 것이었다.서경민이 동의하지 않는 이상 이곳을 함부로 파헤칠 수는 없었다. 묘지 역시 봉인된 상태라 그 안에 정말로 서무열의 유골함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려면 이 또한 서경민의 허락이 필요했다.이대로 협조를 얻지 못한다면 유일한 방법은 윗선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고작 신고 하나만으로는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희박했다. 경찰 측도 당장 결과를 낼 생각은 아니었는지 간단한 면담을 마친 뒤 작별을 고했다.서지혁은 그들을 대문 앞까지 배웅했다. 사건과 관련된 질문 대신 그는 다시 한번 구 형사에 대해 물었다. 언제쯤 돌아오느냐는 가벼운 물음에 경찰은 이번 주 안에는 복귀할 것이라 덤덤히 답했다.그 말은 즉, 청림에서의 검거 작전 역시 이번 주 내에 이루어진다는 뜻이었다. 서지혁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독단적인 서경민에 비해 서지혁은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기에 경찰들도 그에게 꽤 정중했다.그들은 떠나기 직전, 신고 내용에 대해 살짝 귀띔해 주었다. 신고자는 신고와 더불어 음성 파일 하나를 제출했는데 거기에는 두 남자의 대화가 담겨 있었다.서씨 가문 사람들은 아니었고 말투로 보아 떠돌이 도사들인 듯했다. 대화 내용 중 한 명은 분명 술에 취해 혀가 꼬인 목소리로 자기가 젊었을 적 서씨 가문에서 제사를 지낸 적이 있다고 떠벌리고 있었다.그의 말에 따르면 서무열이 세상을 떠났을 때 한효진이 거액을 들여 자기 스승을 불러들였고 자신도 그때 동행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한효진이 무언가 켕기는 게 있는지 사체 앞에서 계속 제사를 올리게 했는데 죽은 이의 원한이 깊어 살이 낄까 두렵다며 그것을 풀어달라고 신신당부했다고 전했다.도사들은 도를 닦는 몸임에도 속으로는 그런 미신 같은 소리를 비웃었지만 한효진의 씀씀이가 워낙 후했기에 돈을 생각해서 기꺼이 의식을 치러주었다.시신은 황색 천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70화 끝나지 않았다

    서지혁은 하시윤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계속 안 자고 기다린 거야?”하시윤이 대답했다.“잠이 와야 말이지.”두 사람은 위층 방으로 올라갔고 서지혁은 먼저 딸아이의 상태부터 살폈다.포동포동한 볼살을 가진 아이는 입술을 삐죽 내민 채 쌔근쌔근 잠들어 있었다. 서지혁은 고개를 숙여 아이에게 연신 입을 맞추었다.“너를 닮았어. 정말 너무 닮았네.”하시윤은 머릿속이 텅 빈 듯했다. 졸음과 피로가 쏟아졌지만 정작 눈을 붙이려니 정신이 말똥말똥했다.그녀는 침대 옆자리를 툭툭 치며 서지혁에게 앉으라는 신호를 보냈다.“침입한 놈은 대체 누구였어?”서지혁은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올라와 하시윤을 품에 안고 누웠다.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천장을 응시했다.서지혁이 입을 열었다.“아빠가 부리는 놈이야. 우리도 잘 아는 얼굴이고.”아마 서지혁을 대단치 않게 여겼던 모양이다. 그저 여자 하나 때문에 서경민과 갈등을 빚는 철부지 정도로 생각하고 겁이라도 줄 겸 제멋대로 찾아온 것이 분명했다.주호의 말에 따르면 그는 현수에게 담을 넘어 집 안으로 잠입한 뒤 아기 침대를 찾아내 사진 한 장만 두고 오라고 시켰다고 했다.서지혁이 회수한 그 사진 속에는 하시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마당에서 걸어 다니는 모습이 멀리서 찍힌 스냅 사진이었다.현수 역시 다른 짓을 할 생각은 없었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아기 침대에 그 사진을 놓는다는 건 사실은 직접적인 해코지보다 훨씬 더 소름 끼치는 경고였다.서지혁이 사진을 건네자 하시윤은 그것을 받아 찬찬히 살폈다. 아주 일상적인 사진이었다. 옷차림을 보니 그저께 찍힌 모양이었다.하시윤이 말했다.“나를 제법 예쁘게 찍어줬네.”그녀는 사진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그래서. 그 뒤에는 어떻게 됐어?”“별거 없어.”서지혁이 무심하게 대답했다.“당연히 말이 통하게 타일러 줬지.”하시윤이 표정 없는 얼굴로 그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서지혁은 씩 웃으며 덧붙였다.“그런데 말이 안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69화 그 사람 말 들었어야지

    창고는 그리 넓지 않았고 1층에는 짐이 거의 없었다.서지혁이 나무판자 침대 쪽으로 걸어가자 곁에 서 있던 남자가 황급히 자리를 비켰다. 서지혁은 침대에 걸터앉아 담뱃갑을 꺼내더니 한 대를 골라 불을 붙였다.담배를 두어 모금 채 태우기도 전에 현수가 위층에서 내려와 옆에 섰고 잠시 후 다시 누군가가 내려오는 기척이 들렸다.서지혁은 상대가 내려오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입에 담배를 문 채 휴대폰을 꺼내 엄지로 화면을 가볍게 쓸어 넘겼다.하시윤이 보낸 메시지였다. 그가 집을 나설 때 워낙 화가 나 보였던 게 걸렸는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는 당부가 담겨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본인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메시지가 여러 통 이어지더니 마지막에는 일이 끝나고 바로 오지 못할 상황이면 무사하다는 연락이라도 남겨달라고 적혀 있었다.서지혁은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여 답장을 보냈다. 이쪽은 아무 일 없으니 밤새지 말고 얼른 자라고 말이다.거기에 한마디 더 덧붙였다. 돌아갔는데 안 자고 있으면 오늘 밤은 아예 재울 생각이 없다고, 아직 안 해본 자세가 아주 많다는 농담 섞인 경고였다.그 메시지를 끝으로 더 이상 답장은 오지 않았다.서지혁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주호가 내려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민소매 차림에 작업용 바지를 걸친 모습이었다.예전에 서지혁은 그를 주호 삼촌이라고 불렀었다. 서경민보다 나이가 좀 적었던 그는 서씨 가문 본가에 자주 들락거렸다.젊은 시절의 주호는 성격이 쾌활해서 서지혁과 서인준을 놀리는 걸 좋아했다.서인준은 장난을 잘 받아주지 못해 걸핏하면 화를 내며 씩씩거리며 도망치곤 했지만 서지혁만은 항상 덤덤한 반응이었다.주호는 그런 서지혁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는지 본가에 올 때마다 늘 서지혁을 먼저 찾았다.그러다 서경민이 점점 바빠져 이른 아침에 나가 밤늦게 들어오게 되고 서지혁도 그를 만날 일이 거의 없어졌다.마지막으로 본 게 수년 전이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는지조차 기억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68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한밤중, 하시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였다. 어디선가 정체 모를 소리가 들려왔다.하시윤이 미처 소리의 정체를 파악하기도 전에 곁에 누워 있던 서지혁이 이미 몸을 일으켜 침대 밖으로 나갔다. 서지혁은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아주 살짝만 걷어낸 채 밖을 살폈다.본래라면 하시윤이 잠에서 깰 정도로 큰 소리는 아니었다. 평소 같았으면 잠결에 몸이나 한번 뒤척이고 말았을 정도의 소음이었다. 하지만 서지혁이 일어나는 바람에 하시윤도 얼떨결에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불을 켜지 않은 어둠 속에서 하시윤이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서지혁은 한참 동안 밖을 주시하더니 별일 아니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겉옷을 집어 들었다.“잠깐 나가서 보고 올게.”서지혁이 밖으로 나가자 하시윤은 완전히 잠이 깨버렸다. 하시윤도 침대에서 내려와 서지혁이 서 있던 자리에 서서 커튼 틈새로 밖을 내다보았다.마당에 켜진 조명 덕분에 대문 근처의 상황이 훤히 보였다. 건장한 사내 여럿이 누군가를 바닥에 짓누르고 있었고 낮은 목소리로 윽박지르며 상대방의 움직임을 제압하고 있었다.하시윤은 조금 놀랐다. 경호원들이 낮에만 일하는 줄 알았는데 밤중에도 이렇게 주위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건물 밖으로 나간 서지혁이 빠른 걸음으로 대문까지 걸어갔다.바닥에 깔린 채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괴한은 서지혁이 나타나자마자 맥이 풀린 듯 저항을 포기했다. 남자의 고개는 원래 서지혁 쪽을 향해 있었으나 서지혁이 가까이 다가오자 급히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버렸다.서지혁은 남자 앞에 멈춰 서서 자초지종을 묻는 대신 짤막하게 물었다.“한 사람뿐이야?”경호원이 대답했다.“주변을 수색 중입니다만 현재까지는 이자 외에 다른 인물은 보이지 않습니다.”서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굳이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려 들지 않고 그대로 발을 들어 남자의 머리를 짓눌렀다.“누가 보냈어?”상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서지혁은 발에 힘을 실었다.남자는 몇 초도 버티지 못하고 억눌린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67화 하나도 안 변했네

    서지혁이 돌아왔을 때, 하시윤은 서정우의 방에 있었다.잠에서 깬 서시은이 그녀의 품에 안겨 있었고 하시윤은 다른 한 손에 책을 든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읽어주고 있었다.하시윤의 무릎을 베고 누운 서정우 역시 잠들지 않은 채 고요하게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고 평온해서 서지혁은 수없이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광경임에도 정작 눈앞에서 마주하니 비현실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그는 문가에 멈춰 서서 한참 동안 그들을 바라보았다.하시윤이 동화책 한 페이지를 다 읽고 책을 내려놓고서야 서지혁을 향해 말했다.“거기 서서 뭐 해? 안 들어오고. 내가 읽어주는 이야기에 홀리기라도 한 거야?”그제야 서지혁은 다가가 서시은을 건네받아 아기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침대 위로 올라앉았다.그가 서정우에게 이리로 오라고 손짓했지만 서정우는 고개를 저으며 하시윤의 다리를 꼭 껴안았다.“싫어요.”서지혁은 허탈하게 웃으면서도 굳이 나무라지 않고 물었다.“아까 외출했었어?”하시윤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숨길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기에 굳이 핑계를 대지는 않았다.“하병우 씨를 좀 보고 왔어. 심태진을 손봐줬다기에 지금 꼴이 어떤지 궁금했거든.”그녀가 살짝 미소를 짓더니 말을 이었다.“아주 신이 났더라고. 술을 어찌나 마셨는지 잔뜩 취해 있었어.”서지혁도 웃음을 터뜨렸다.“그게 정말 기뻐서 마신 걸까, 아니면 속이 터져서 마신 걸까?”“내 눈에는 마냥 기뻐 보였어.”하시윤이 말을 이었다.“그러다 어차피 나온 김에 병원도 한번 들러봤고.”그녀는 심태진의 상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어정쩡한 상태라고 말이다.하시윤이 덧붙였다.“그때 영상을 보니 사람들이 정말 지독하게 패던데. 난 반쯤 죽었을 줄 알았거든.”그녀가 고개를 저었다.“명줄 하나는 참 기네.”서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버지도 그 사람 목숨까지 뺏을 생각은 없었을 거야.”그럴 만도 했다. 하병우 같은 겁쟁이는 일이 커져서 자신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307화 경고

    서지혁은 점심쯤 병원에 도착했다.한효진의 상태는 아주 나빴다. 발악은커녕 이제 말 한마디 내뱉을 기력조차 없어 보였다. 산소호흡기를 낀 그녀는 거친 숨을 내쉴 때마다 마스크에 허연 김이 서리며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났다.그는 침대 곁에 서서 가정부에게 물었다.“아빠는 오셨어요?”“오전에 어르신을 여기 모셔다만 주시고 바로 나가셨어요. 그 뒤로는 안 오셨고요.”가정부는 잠시 생각하더니 덧붙였다.“아, 참. 연 대표님이 한 번 다녀갔어요.”서지혁의 미간이 단번에 좁혀졌다.“누구요?”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지다 못해 서늘해지자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306화 이런 법도가 어디 있어요

    서인준이 연재윤의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사모님도 입원하셨나요?”“네, 입원했어요.”연재윤이 입을 쩝 다시며 덧붙였다.“아주 유세를 떨어요.”그가 말을 이었다.“의사는 아무 문제 없다는데 본인이 굳이 며칠 쉬다 가겠다니 어쩌겠어요. 입원시켜야죠. 어차피 연씨 가문에 돈은 썩어나니까 그 정도 병원비야 껌값이죠.”연재윤은 입에 문 담배를 잘게 짓씹으며, 말이 나올 때마다 까딱거리는 담배를 내버려둔 채 입을 열었다.“영감탱이가 하도 집구석에 들어와서 며칠 지내라고 잔소리를 해댔거든요. 그런데 마침 그 여편네가 입원해 버렸네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305화 겁

    2층 계단 입구에 다다르자 거실에 있는 성문영이 보였다. 그녀는 이미 일어난 상태였다.그녀는 소파에 앉아 양손으로 무릎 옆을 짚은 채 몸을 약간 구부정하게 숙이고 머리카락을 산발한 채였다. 어젯밤부터 언제까지 술을 퍼마신 건지 지금도 정신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2층으로 올라오던 서인준은 이미 그녀를 본 모양인지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아빠랑 엄마 또 싸우신 거야? 아빠는 안 들어오시고 엄마는 집에서 저렇게 술이나 마시고. 도대체 집안 꼴이 왜 이래?”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서지혁이 무심하게 대꾸했다.“두 사람 일은 나도 몰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309화 움직임

    심연정이 몸을 돌려 심태진을 빤히 쳐다보았다.“겨우 사진 한 장인데, 좀 보면 안 돼요? 그 사진은 왜 신발장에 처박아둔 거예요?”심태진은 사진을 등 뒤로 감춘 채 단호하게 말했다.“함부로 뒤지지 마.”그는 숨을 고르며 변명을 덧붙였다.“네 엄마랑 찍은 사진이야. 내가 워낙 사진 찍는 걸 싫어해서 남은 거라곤 네 엄마랑 찍은 것뿐이더구나. 이혼하면서 챙겨오긴 했는데 현관에 두자니 모양새가 좀 그런 것 같아서 그냥 신발장에 넣어둔 거야.”사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허술한 변명이었다. 정말 정경란과 찍은 사진이라면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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