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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Author: 류한나
서인수가 사람을 시켜 고은서를 미행하고 납치했던 일로 인해 그녀는 이러한 상황을 각별히 경계하고 있었다.

하여 고은서는 프런트에 가서 CCTV를 통해 그 남자가 자신을 본 게 맞는지 어느 룸에서 나왔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나 직원은 CCTV 확인하는 것은 허락했지만 그 남자가 어느 룸으로 가는지는 고객의 프라이버시라는 이유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직원과 논쟁을 벌이고 있을 때 민시후가 걸어왔다.

“왜 그래? 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있던 거 아니었어? 여기서 뭐 해?”

고은서는 자초지종을 간단하게 민시후에게 얘기했다.

민시후가 답했다.

“일단 로비 CCTV 보고 결정하자.”

고은서도 그의 말에 동의했다.

영상 속, 주류 구역에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했고 이내 검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지나갔다.

그 남자는 술 한 잔을 꺼내 무심하게 식당을 훑어보고는 이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은서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눈에 띄게 고은서에게 머물러 있었다.

“이 사람이야.”

고은서가 부랴부랴 말했다.

민시후는 영상을 확인하고는 의아함을 드러내며 직원에게 화면을 확대하라고 했다.

잘못 본 게 아님을 확인한 민시후가 다시 입을 열었다.

“끄셔도 됩니다.”

고은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왜 끄라고 해? 아는 사람이야?”

민시후는 그녀에게 답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시후야.”

맞은편에서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록 처음 듣는 목소리였지만 고은서는 조금 전 그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해성에 왔어?”

민시후가 물었다.

“응. 볼일이 있어서.”

“어느 룸에 있어?”

상대방이 룸 번호를 알려주자 민시후를 전화를 끊고 고은서에게 말했다.

“가자. 같이 가서 만나.”

“누군데?”

고은서가 물었다.

“송민아의 오빠, 송민준.”

송민아의 오빠라는 말에 고은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다른 원수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너무 일찍 마음 놓지 말고.”

민시후가 평소와는 다르게 일깨워주었다.

“송민아랑은 다르게 만만치 않은 사람이야. 마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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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152화

    OBT는 보름 정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첫날 데이터가 예상보다 좋아 사기가 진작되면서 팀 전체 분위기가 고조돼 있었다.고은서는 축하의 뜻으로 팀원들에게 저녁을 사줬다.개발팀은 계속해서 서버 유지 및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야 했기에 간단한 축하 파티로 대신했다. 고은서는 게임이 공식 출시될 때는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 3일 동안 밤낮으로 마음껏 즐기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팀원들은 사기가 하늘을 찔렀다.고은서가 라이트문 아파트에 돌아왔을 때, 박지연에게서 전화가 왔다.OBT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그녀는 오늘 부서장들과 회의가 있어서 직접 축하하러 가지 못하고, 정식으로 축하 파티를 할 때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했다.의료 미용 기관 인수 절차가 완전히 종료된 후, 박지연은 사직하고 기관에 들어가 일하게 됐다. 배워야 할 것도, 처리해야 할 것도 많아서 하루 24시간이 부족했다.하지만 박지연은 이런 바쁜 일상을 즐겼고, 사람들이 왜 일중독에 빠지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통장 잔고가 늘어나는 느낌이 너무 좋고 뿌듯하기 때문이라고.그녀는 여성 CEO가 되는 것이 무척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을 처음 했다. 심지어 도아름을 롤모델로 삼겠다고 말해서 깜짝 놀란 육현석이 급히 그녀를 말렸다. 돈 버는 건 좋지만, 적당히 쉬기도 하고 삶을 즐길 시간도 있어야 한다고.육현석은 심지어 고은서에게 SOS를 쳤다. 제발 직원을 더 뽑아서 박지연의 업무를 분담해달라고. 그는 박지연이 일중독에 빠지면 남자친구인 자기가 뒷전으로 밀릴까 봐 걱정했다.고은서는 시간을 확인한 후 박지연을 재촉했다.“얼른 퇴근해. 육현석이 또 나를 찾아와서 너랑 같이 있을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하겠어.”“알았어. 맛있는 거 포장해서 들어갈 참이었어.”박지연이 갑자기 물었다.“은서야, 송민준이 요즘도 너한테 꽃다발과 선물을 보내니?”지난번에 분명히 거절했는데 송민준의 공세는 오히려 더 거세졌다. 물러나기는커녕 수시로 꽃다발과 선물을 보내는 바람에 유일 투자은행 직원들은 이제 모두 송민준이 그

  • 어게인, 비긴   제1151화

    ‘이 사람이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호감을 표시했다가, 낙담했다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진짜 나한테 푹 빠진 줄 알겠어.’“민아는 내가 민시후처럼 속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데, 이건 나도 인정해. 너희보다 나이도 몇 살 더 많고, 원래 감정 표현에 서툴러서 그래.”송민준은 여전히 어딘가 허전한 표정이었다.“근데 시후가 너랑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은 안 들어. 우리 부모님도 만나봤잖아. 깨어 있는 분들이라 조건 같은 걸 전혀 따지지 않아.”“나는 스캔들도, 잊지 못한 첫사랑도 없어. 주위에 여자들이 맴돌아도 관심이 없고, 너무 일만 미친 듯이 하다 보니 바쁠 때가 많다는 거 빼고는 결점이 없어.”송민준은 고은서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나는 네가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을 거고 너의 생활 방식도 존중할 거야. 스스로 최고의 동반자라고 생각하는데, 선입견 없이 나를 볼 수는 없을까?”“...”고은서는 송민준이 이렇게까지 진지해질 줄은 생각지 못했다.‘어떻게 된 거지? 입장을 분명히 밝혔는데, 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물고 늘어지는 거지? 내가 이 사람을 경계하는 것이 단순히 선입견 때문일까?’하지만 설령 오해라 해도 송민준은 그녀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다.고은서가 가볍게 헛기침했다.“민준 오빠, 전에도 말했듯이 오빠는 조건도 좋고 멋진 사람인데 나랑은 진짜 안 맞아. 지난번에 약속했잖아. 예전처럼 편한 사이로 지내고 어색한 얘기는 꺼내지 않기로.”송민준이 잔을 들고 술을 한 모금 마시더니 솔직하게 말했다.“너를 겁주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 천천히 가까워지면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네가 시후 일에 이렇게 신경 쓰는 것을 보고 더 기다릴 자신이 없어졌어.”고은서는 냉철한 이미지인 송민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저렇게 감정 표현을 잘하는 사람이 아닌데. 우리 사이에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이유는 지난번에 물어봤기 때문에 같은 질문을 반복하지 않았다.고은

  • 어게인, 비긴   제115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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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149화

    박지연의 말을 듣고 갑자기 씁쓸한 기분이 든 고은서는 자신을 비웃듯 말했다.“이미 사랑을 해봤잖아?”단지 결말이 비참했을 뿐이다.박지연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고은서를 바라보았다.“곽승재를 다시 받아주라는 뜻이 아니라 정말 새로운 사람을 만날 힘이 없다면 곽승재와 잘해보는 것도 괜찮다는 뜻이야.”“곽승재가 변한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남자 없이도 잘살 수 있지만, 그렇다고 사랑을 포기하지는 마. 아직 젊은데, 세상에 질린 늙은이처럼 살지 말고, 누구든지 너를 행복하게 해준다면 편히 받아들여.”진지하게 말하는 박지연의 모습에 고은서는 웃음을 터뜨렸다.“너는 지금 달콤한 사랑을 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도 다 너처럼 됐으면 좋겠어?”박지연은 부끄러운 듯 고은서를 살짝 밀쳤다.“지금 진지한 얘기를 하고 있잖아.”박지연은 고은서가 기분이 안 좋은 것을 알고 특별히 도아름과 함께 이 모임을 계획한 것이었다.사실 고은서 주변에는 훌륭한 남자가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예 차단해 버린 듯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았다.박지연은 고은서가 다시 웃을 수 있기를 바랐다. 곽승재를 다시 받아주는 선택도 고은서가 마음의 빗장을 완전히 닫고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알았어. 우리 예쁜 지연이, 걱정해 줘서 고마워. 하지만 지금은 할 일이 많아서 사랑 같은 거 할 여유가 없어.”고은서는 박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모든 일이 해결되고 사업도 안정되면 꼭 제대로 사랑을 해볼게. 됐지?”“...”얼렁뚱땅 넘기려는 것이다. 입이 닳도록 말해도 소용없다....이튿날, 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민시아에게 메시지를 보내 민시후의 수술 상황을 물었다.[시아 씨, 제가 치근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친구로서 현재 민시후 건강 상태를 알고 싶어서 연락드렸어요.]얼마 지나지 않아 민시아에게서 전화가 왔다.“시아 씨.”민시아의 목소리는 매우 차가웠고, 원망도 약간 섞여 있었다.“어제 은서 씨가 전화하는 바람에 시후가 또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 어게인, 비긴   제1148화

    “여시은이 워낙 착한 척 연기를 잘하는 데다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보호막이 돼주니 사랑과 아낌을 받는 게 당연해.”박지연이 한숨을 쉬었다.“이렇게 성공한, 훌륭한 남자를 평생 재혼도 안 하게 만든 여시은의 어머니는 얼마나 뛰어난 분일까? 여시은은 왜 부모님의 장점을 하나도 물려받지 못하고 이렇게 마음씨가 고약한 사람이 됐을까?”고은서는 더 이상 여시은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지연아, 왜 혼자야? 아름 언니는?”“전화를 받길래 내가 먼저 들어왔어. 저기 오네.”박지연이 앞을 향해 입을 삐죽 내밀었다.고은서가 앞으로 다가가 도아름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명운이 증시에 상장한 후 도아름은 더욱 바빠진 모습이다. 그들이 최근에 모인 것도 박지연이 사할 때가 마지막이었다.도아름도 고은서와 박지연을 반가워했고, 둘과 함께 홀을 둘러보면서 진정한 ‘추억 여행’을 했다.식사할 때도 세 사람은 유쾌하게 대화를 나눴다. 절친들과 함께하니 고은서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식사를 마친 세 사람이 스파숍이라도 갈까 의논하던 중, 도아름이 긴급회의 통지를 받고 어쩔 수 없이 먼저 자리를 떴다.“말해봐. 무슨 일로 기분이 안 좋은 거야?”도아름이 가자, 눈치 빠른 박지연이 물었다.최근에 정말 많은 일을 겪었지만, 고은서는 복잡한 사건들은 생략한 채 민시후의 상황만 그녀에게 말했다.“민시후와 관련이 있을 줄 알았어.”“육현석한테 들었는데, 어제저녁 곽승재가 사찰에 가서 너를 데려왔다며?”“너 어제 사찰에 간 게 민시후 때문이었어?”박지연의 질문에 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민시후를 위해 뭔가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네가 그 사찰이 영험하다고 했던 게 생각나서 빌고 싶었어.”박지연이 농담처럼 흘린 사찰 이야기를 그녀가 진지하게 받아들여 반나절이나 무릎 꿇고 빌 줄이야.“은서야, 너 민시후에게 도대체 어떤 감정이야? 죄책감? 사랑? 아니면 너 자신도 구분 안 돼?”박지연의 질문에 고은서는 침묵을 지켰다. 송민아가 말한 것처럼

  • 어게인, 비긴   제1147화

    고은서가 고개를 돌려 보니 여시은이었다.여시은은 며칠 전의 초췌한 얼굴이 아니었고, 어느새 사랑스러운 아가씨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그녀는 나팔 모양의 축음기를 가리키고 있었고, 여재훈은 미소를 띤 채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고은서의 시선을 감지한 여시은과 여재훈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여시은은 그녀를 힐끗 쳐다볼 뿐, 예전처럼 달콤한 목소리로 인사하며 다가오지 않았다.“고은서 씨, 여기서도 만나네요. 식사하러 오셨어요?”신사답게 인사를 건네는 여재훈과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고은서.“네,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요.”여재훈이 말을 이었다.“요 며칠 시간 되시면 같이 식사하실래요? 이전 일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드리고 싶어요.”고은서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단지 리셉션과 농장 사건 때문이라면 그러실 필요 없어요. 이 두 건에 관해서는 이미 사과하셨잖아요.”여재훈은 고은서가 회사 앞에서 피를 뒤집어쓰고 다칠 뻔했던 사건을 여전히 마음에 두고 있음을 알았다.“고은서 씨, 지난 사건은 경찰 조사에서 시은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잖아요.”“시은과 꽤 친한 사이였는데 무슨 오해가 있는 거라면 마주앉아 솔직한 대화로 풀어요.”인자한 어른이 딸과 친구를 화해시키려고 애쓰는 것처럼 친근하고 온화한 말투였다.하지만 고은서는 보통내기가 아니었다.“저를 그렇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보잘것없는 사람이고 속도 좁아서 여시은 씨와 평화롭게 지낼 수 없어요. 앞으로는 이런 일에 애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이 말에 여시은이 여재훈의 팔을 잡으며 약간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고은서, 우리 아빠한테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그 일에 관해서는 아빠가 나를 많이 혼냈고, 나도 너한테 사과했잖아. 아빠가 너를 위해 팔까지 다치셨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오히려 내가 쿠아를 학대했다고 모함해?”여시은은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마재경 사건도 그래. 네가 조사도 제대로 안 하고 그 여자 말만 믿는 바람에 내가 아빠

  • 어게인, 비긴   제1146화

    고은서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여시은이 작정하고 고육지책을 썼다면 당연히 외출해서 꼬투리 잡히지 않겠지. 송민준은 결백하거나, 설령 무언가 했더라도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 거야.”곽승재도 이 점은 잘 알고 있었다.송민준이 C선생이든 아니든, 고씨 가문과 고은서를 겨냥한 이 사건에 중요한 퍼즐이 빠져있는 느낌이다.고씨는 꽤 부유한 집안이긴 하지만, 여씨나 송씨 집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돈이 목적이 아니라면 원한? 하지만 원한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고준석은 사리에 밝아 평생 누구와도 원수진 일이 없었다.고국성 부부는 비록 속물이지만 담이 큰 편은 아니었고 극악무도한 성격도 아니라서 이렇게 깊은 원한을 살 만한 일을 저질렀을 리 없었다.그렇다면 원인이 고은서의 어머니에게 있는 건 아닐까?“왜 그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고은서의 질문에 곽승재는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야. 손문호에 관해서는 내가 확실하게 알아볼 테니 너무 마음을 졸이지 마.”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곽승재가 개입하니 꽤 마음이 놓였다.식사 후, 곽승재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는 고은서에게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고 일찍 쉬라고 말한 후 재빨리 자리를 떴다.고은서는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로 가서 누웠다.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려고 애쓰며 겨우 잠든 고은서는 악몽에 시달렸다.꿈속에서 민시후는 그녀의 무관심과 몰인정함을 비난했고, 곽승재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가 변심했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송민준까지 나타났다. 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자기가 C선생이고 그녀와 고씨 가문을 파멸로 이끌겠다고 속삭였다.“아!”고은서는 공포에 질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주변의 낯익은 장식품을 보고 나서야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악몽이었을 뿐이다. 만약 실제로 세 남자가 이렇게 몰아붙인다면 그녀는 미쳐버릴지도 모른다.괴로운 심정을 뒤로한 채 고은서는 몇몇 담당자와 함께 WOR 게임 회사를 방문했다.창립 멤버와 회사 직원들이 게임 OBT 출

  • 어게인, 비긴   제1145화

    곽승재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지만 끝까지 고집하지는 않았다. 대신 고은서의 손을 잡고 그녀가 편히 차에서 내리도록 도와주었다.오랫동안 꿇고 있었던 탓에 무릎이 아팠던 고은서는 이것까지 거절하지는 않았다.두 사람이 집에 들어서니 이미숙이 따끈따끈한 밥상을 차려놓고 기다렸다.“사모님, 도련님과 같이 오셨네요. 마침 밥이 다 됐으니 식사하세요.”고은서는 입맛이 없었다.“아줌마, 저는 못 먹을 것 같아요. 먼저 좀 쉴게요.”“조금이라도 먹고 쉬어. 송민아 말로는, 네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던데.”곽승재의 말에 고은서는 고개를 저었다.“당신이 먹어. 난 정말 입맛이 없어.”곽승재는 방에 들어가려는 고은서의 손을 잡았다.“민시후가 수술이 잘돼서 기억을 되찾는다면, 네가 이렇게 몸을 혹사하는 걸 알고 마음이 편하겠어?”이 말에 고은서는 고개를 들었다. 불빛 아래서 곽승재의 얼굴에는 복잡한 표정과 함께 약간의 어색함이 흘렀다.항상 카리스마가 넘치던 그가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민시후까지 들먹인 것은 확실히 쉽지 않은 일이었다.‘건강이 최고의 자산’이라고 전생의 위암 경력을 떠올린 고은서는 묵묵히 식탁으로 걸어가 앉았다.표정이 살짝 어두워진 곽승재는 말 없이 그녀에게 국을 떠주었다.이미숙은 곽승재에게 밥그릇과 수저를 가져다준 후 부엌으로 사라졌다.고은서는 국물을 몇 모금 마신 후 곽승재에게 물었다.“오늘 유일에 갔었어?”그렇지 않고서야 송민아가 어떻게 그녀의 상황을 알려줄 수 있었겠는가?곽승재는 고개를 저었다. 전화 연결이 되지 않자, 걱정된 그는 운전기사에게 전화했고, 운전기사로부터 그녀가 절에 갔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송민아한테 연락해 자초지종을 알게 됐다고 한다.“어쨌든 오늘 고마웠어.”남처럼 대하는 그녀의 태도에 곽승재는 바늘에 찔린 것처럼 가슴이 찌릿찌릿 아파왔다.고은서는 민시후의 일로 혼이 빠진 상태에서도 그와 차갑게 거리를 두고 있다.마음에도, 눈에도 곽승재밖에 없던 과거의 고은서가 아니다.지금 그녀의 마음속에는 그

  • 어게인, 비긴   제1144화

    “괜히 산 게 아니야.”송민아는 송민준에게 다가가 버블티 한 잔을 받아 들고는 아양을 떨며 말했다.“나는 그냥 객관적으로 분석했을 뿐이야.”“오빠가 정말 고은서를 좋아한다면 잘해봐. 어차피 자기 주관이 뚜렷한 애라 내 말에 휘둘리지 않아. 아, 맞다. 중요한 전화를 받아야 해서.”송민아는 이마를 탁 치더니 잽싸게 도망쳐버렸다.고은서는 말없이 입술을 깨물었다.방금까지 송민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터라 두 사람만 남으니 살짝 어색했다.그녀가 차분하게 물었다.“들어와 좀 앉을래?”송민준은 표정 변화 없이 침착하게 걸어들어와 남은 버블티를 건넸다.“민아한테서 너희 둘 다 이런 과일차를 좋아한다고 들었어. 마침 지나가다 보이길래 사 왔어.”고은서는 버블티를 받아 들고 고맙다고 인사했다.그녀는 송민준에게 차를 따라주며 물었다.“민아를 찾아온 거야? 아니면 나랑 볼 일이 있는 거야?”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닌 송민준이 일부러 버블티를 전하러 온 것은 아닐 테니까.송민준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원래는 민시후의 수술 소식을 알리려고 왔는데, 이미 민아한테서 들었겠네.”고은서는 여전히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민아가 어젯밤에 알려줘서 민시후에게 전화도 했어. 지금쯤 수술이 시작됐어?”전화한 지 몇 시간 지났으니 수술이 시작됐을 것이다.송민준은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아직. 이틀 뒤로 미뤄졌어.”고은서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미뤄졌지?”“갑자기 두통이 심해져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나 봐.”“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순간 고은서는 신경이 곤두섰다.“구체적인 원인은 모르겠어. 민 시장님이 바쁘셔서 자세히 묻지 못했어.”“너무 걱정하지는 마. 외국 병원으로 옮긴 후 다른 외상은 거의 회복됐다고 들었어. 다만 잦은 두통과 현기증 때문에 대부분 시간을 침대에서 보내야 하나 봐.”“이번 두통은 의료진이 예상했던 거래.”고은서는 이게 다 위로의 말이라는 걸 알았다. 민시후의 상태는 그녀가 상상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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