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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소름이 돋다

작가: 노끼
성연은 속으로 생각했다.

‘당신들 너무 마음 놓고 있는 거 아니에요? 어찌 되었든 외부인일 수밖에 없는 나에게 이처럼 중요한 장부를 보여주다니요.’

정말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고모님이 좀 배워보라고 하는데

자신이 자꾸 거절하면 그것도 좀 경우가 아니겠지?’

그래서 결국 성연도 같이 장부를 보기로 했다.

“네, 한 번 볼게요.”

대답한 성연이 어정쩡한 미소를 지었다.

성연의 표정에서 불편함을 읽어낸 무진이 부드럽게 성연의 머리를 쓸었다.

성연이 고개를 들어 무진을 바라보았다.

고모 운경과 할머니 안금여가 있는 자리에서 무진이 이런 다정한 동작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이.

평소 할머니와 고모 앞에서는 늘 점잖게 행동하던 무진이었으니.

무진의 동작에 성연은 좀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저 눈빛으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건지 물으려 했으나

정작 당황스런 동작을 한 당사자는 바로 시선을 돌려버렸다.

기가 찬 성연이 콧방귀를 뀌며 한 차례 째려본 후 고개를 돌렸다.

무진과 온 가족이 회계장부를 검사했다. 성연도 곧 마음을 다잡고 차분히 같이 보기 시작했다.

장부를 보는 중간 중간 성연이 안금여에게 기본적인 문제들을 물어보았다.

그러면 안금여는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정말 무진의 가족들은 성연 앞에서 하나 거리낌없었다.

성연 앞에서는 방비할 필요도 못 느끼는 것 같다,

설명을 들은 성연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짐짓 고개를 끄덕였다.

성연의 진지한 모습은 본 안금여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성연이 무엇이든 좀 배워 무진을 돕는다면 무진도 많이 힘들지 않을 테지.’

부부 사이에 서로 의지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터.

같이 일을 하다 보면 서로의 수고를 이해할 수도 있을 테고.

거진 질문을 끝낸 성연이 본격적으로 장부를 보기 시작했다.

훑어보던 중, 확실히 장부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특히 일부 해외 지사의 것은 그야말로 앞뒤가 맞지 않았다.

구멍 난 정도가 한두 푼이 아니었다.

사라진 돈들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야 말하지 않아도 뻔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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