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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이서가 가볍게 웃었다.

[좋아요. 저는 Y 양이라고 불러주세요.]

“Y 양.”

지환이 가볍게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워서 좋은 술과 같이 사람을 도취시키는 듯했다.

이서의 심장 역시 지환의 목소리에 단번에 매료되었다.

[목소리가 정말 좋으시네요.]

두 사람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서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두 시간가량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정말 이상하네요. 분명 초면인데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서가 침대에 몸을 뉘었다.

[사실... 저는 기억을 잃었어요.]

[H선생님은 모르시겠죠... 에이, 분명 모르실 거예요. 기억을 잃었다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에요.]

[마음 한 켠이 텅 빈 것 같고,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요.]

“길을 걷다가 방향성을 잃은 사람처럼요?”

수화기 너머의 남자가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을 들은 이서는 참된 친구를 만난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맞아요, 아주 정확해요. 정말이지 저를 오랫동안 알고 계셨던 분처럼 말씀하시네요.]

이서가 말을 끝낸 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수화기 너머에서는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이서가 불안하다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저기... 혹시, 제가 실수라도 한 건가요?]

‘그러고 보니,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데 나랑 관계를 맺으려는 느낌이 들기도 해.’

“아니에요.”

수화기 너머 남자의 목소리는 심히 떨리고 있었다.

“앞으로는 언제든지 전화하세요.”

[정말 그래도 될까요?]

이서는 대단히 기뻤다.

“그럼요.”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몇 마디를 더 나누었고, 이서는 아쉬워하며 전화를 끊었다.

수화기 너머의 지환은 침묵을 지키며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지환은 간신히 참고 있었으나, 상언은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모든 걸 잊었는데도 불구하고, 네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상언이 감개무량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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