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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하씨 가문의 고택.

눈앞에 놓인 흰목이버섯 죽을 바라보던 이서가 의심스럽다는 듯 물었다.

“이거... 정말 네가 직접 끓인 거야?”

‘은철이가 직접 죽을 끓여주다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

‘물론 이전에도 은철이 꿈을 꾼 적은 있지만, 그건 기껏해야 은철이가 내가 준비한 식사를 만족스러워하는 꿈이었잖아.’

‘그런데 그런 은철이가 나를 위해서 직접 식사를 준비했다는 거야?’

“당연하지.”

은철은 선뜻 믿지 못하는 이서의 모습에 가슴이 저려오는 듯했다.

“먹어봐, 처음이라서 맛있지는 않을 거야.”

이서가 달콤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은철이 네가 만들었으니까 틀림없이 맛있을 거야.”

이서가 죽을 한 입 맛보았다. 과도하게 삶아진 흰목이버섯이 형태를 찾아볼 수 없이 으스러졌고, 불쾌한 비릿함이 입 안을 가득 메웠다.

고개를 숙인 이서는 오랫동안 고개를 들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하은철은 얼른 휴지 한 장을 꺼내어 이서에게 건네주었다.

“못 먹겠으면 뱉어도 돼.”

고개를 든 이서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후드득 떨어지고 있었다.

죽이 맛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이 흰목이버섯 죽으로 인해 잃어버린 기억의 일부를 되찾았기 때문이었다. 이서는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누군가가 날 위해서 식사를 준비해 준 적은 있지만, 그 사람은 분명 은철이가 아니었어.’

‘그리고 그 사람이 준비해 준 식사는 맛도 아주 훌륭했다고.’

‘물론 처음부터 훌륭했던 건 아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훌륭해졌었지.’

이서는 그 사람의 실루엣과 이름을 떠올리기 위해 애썼으나, 끝내 생각해 내지는 못하는 듯했다.

“이서야, 울지 마. 내가 잘못했어. 다음부터는 아주머니께 부탁드릴게, 응?”

이서가 우는 것을 본 은철은 허둥지둥했다.

이서가 고개를 들어 은철을 바라보았다.

“앞으로는 네가 안 해줄 거야?”

“응, 앞으로는 내가 안 하고 아주머니께 부탁드릴게. 그 아주머니께서 하신 것도 마음에 안들면 다른 아주머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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