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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바로 이때, 갑자기 임하나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상언에게서 걸려 온 전화임을 확인한 하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는 도무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는 듯했다.

‘내가 본인한테 전화하려고 한다는 걸 알았던 걸까?’

하지만, 하나가 정신을 차리는 사이에 전화는 끊어져 버렸다.

하나의 마음이 순식간에 처량하고 두려워졌다.

‘다시 전화를 걸어야 할까?’

그 순간, 다시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상언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을 확인한 하나는 너무도 기뻤다.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

‘받자, 또 후회하지 말고.’

[하나 씨.]

상언 역시 하나가 전화를 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어안이 벙벙한 듯했다.

“네.”

하나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슨 일 있으세요?”

[그게...]

상언이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하나 씨한테... 사과하고 싶어서요. 그날 진료실 입구에서 하나 씨한테 화를 내려던 건 아니었어요.]

하나가 등을 꼿꼿이 세웠다.

[지환이가 이서 씨를 속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지환이 잘못이에요. 지환이를 도와 하나 씨를 속인 저도 잘못한 거고요.]

[그날...]

“이 선생님은 잘못한 거 없어요.”

하나가 상언의 말을 끊었다.

“적어도 그날, 그런 상황에서 이 선생님이 잘못한 건 없으세요.”

“그때 형부를 들여보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평생 후회했을 거예요.”

하나가 말했다.

수화기 너머의 상언은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하나가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

“왜 그래요? 제가 말실수라도 한 거예요?”

[아니요...]

정신을 차린 상언이 대답했다.

[전... 하나 씨가 아직도 화가 났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반응일 거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하나가 붉은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

“내가 융통성이 있을 줄은 몰랐다는 거예요?”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라...]

“허, 그런 뜻으로 말한 거 맞잖아요.”

몸을 일으켜 베란다로 향하는 하나의 말투가 다소 경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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