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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2

ผู้เขียน: 김흰
제2화

인적 없는 숲을 걸으며 정호는 생각했다.

제가 이렇게 자유롭게 혼자서 걸었던 적이 있었던가.

영화가 좋아 배우가 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유명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인기라는 것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원하지 않는다 해서 오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어렸을 때부터 영화가, 그리고 연기가 좋았다. 제 세계의 전부였다.

잠시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 잠깐이나마 다른 삶을 살아본다는 것은 매력적인 작업이었다.

신들린 듯 연기하는 아역배우, 소정호는 작품을 찍으면 찍을수록 천천히 유명해졌다.

딱히 상업성 영화에 자주 나오는 것도 아니고 별달리 방송 출연이 잦은 것도 아닌데도 저를 아는 사람들은 멋대로 늘어났다.

해외 영화제에서 몇 번인가 수상을 하고 나서부터는 어느 나라에 가도 정호가 가는 곳에는 인파가 몰렸다.

더이상 아역 배우가 아닌, 아역 출신 배우가 되었을 때는 이미 배우 소정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적어도 국내에는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늘 자신을 알고 있는 상황, 어떻게 해도 그것이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정호는 점점 사람들이 무서워졌다.

급기야 무대 인사 중 발작을 일으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를 받으며 일 년 정도 쉬었다.

쉬는 것도 괴로웠다. 밖에 나갈 수가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저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않았다. 뭐든지 알려고 했다.

저를 포기하지 않는 소속사의 닥달을 견디지 못하고 복귀작을 촬영하러 여기까지 왔지만, 과연 다시 그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직 자신이 없었다.

정호는 맑고 찬 공기를 들이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두 손으로 제 볼을 가볍게 두드렸다.

‘소정호, 정신 차리자. 잘 하자.’

다짐하는 순간, 눈앞으로 나풀거리는 눈송이가 떨어졌다.

하늘을 올려다보자 일순 눈발이 굵어지며 스노우볼에 들어온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정호는 넋을 잃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처럼 아름다웠다.

눈발이 잦아들 때까지 정호는 낮은 탄성을 내뱉으며 한참을 이쪽저쪽으로 걸었다.

문득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사진, 그래, 아까 눈 올 때가 정말 좋았는데 왜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지.’

서둘러 주머니에 손을 넣었지만 핸드폰은 만져지지 않았다.

‘차에 두고 왔구나.’

정호는 왔던 발자국을 따라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까 내린 눈 때문인지 발자국은 중간부터 희미해지더니 결국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일순 멍해졌다. 당황해 주변을 둘러봤지만 찍어낸 패턴처럼 일정한 모양을 한 나무들이 끝없이 서 있을 뿐이었다.

‘왔던 쪽이 어느 쪽이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아마 이쪽이었던 것 같은데. 아닌가?’

정호는 조금 불안해져 잰걸음으로 걸었다.

풍경은 변함없이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들만을 보여줄 뿐 제가 내렸던 자동차는 털끝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맑고 차갑던 공기가 돌연, 매섭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지금 나, 설마 여기서 길을 잃은 건가?’

“저기요!!!”

정호는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되돌아오지 않았다.

제 목소리가 숲을 울리고 메아리처럼 되돌아올 뿐이었다.

점점 더 추워졌다.

퍼뜩 겁이 났다.

정호는 내달리기 시작했지만 달려도 달려도 변하지 않는 풍경에 이내 지쳐 느릿느릿 걸었다.

숲은 지독하게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계속 같은 자리를 걷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주변 풍경은 아무리 걸어도 변함이 없었다.

‘얼마나 걸은 걸까.’

‘몇 시간은 걸은 것 같은데.’

‘나는…이대로 여기에서 죽는 걸까.’

‘아니야, 계속 걸으면 분명 숲의 끝이 있겠지.’

‘걸어야 한다. 걸어야 해.’

정신이 희미해지려고 하는 게 느껴졌다.

점점 흐려지는 시야에 계속 이어지는 야속한 흰 줄기의 나무들이 이제는 잘 보이지도 않았다.

아까부터 손발의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정호는 눈밭 위로 천천히 쓰러졌다.

쓰러지면서 정호는 문득 생각했다.

‘그래, 그러고 보니 그 헨젤과 그레텔도 새들이 빵조각을 먹어버리는 바람에 결국 집에 돌아가지 못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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