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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Author: 고요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이름에 백월유는 잠시 멍해 있다가, 갑자기 매섭게 쳐다보았다.

“아가씨가 그 천한 년과 한패입니까?”

그녀의 잠재의식에 그렇다고 확신했다.

아니면 아들의 행방을 절대 알지 못할 것이다.

“말투가 상스럽네요.”

란사가 미간을 찡그렸다.

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에 정말 드물게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제가 질문할 차례예요. 궁금한 것이 있다면 대답하는 걸 보면서 말해줄 수 있어요. 그러니까 백초유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대답하세요.”

그제야 백월유는 란사의 반응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년은 이미 죽었어요. 자신이 만든 독과 가식적인 놈 때문에 죽었는데, 스스로 만든 죄악에 벌을 받은 셈이죠.”

확실한 대답을 들은 란사는 마음속으로 안도하는 동시에 아쉬운 감정도 있었다.

어머니를 살해한 범인을 직접 죽이지 못했으니 참으로 유감이었다.

만약 백초유가 온모처럼 죽다 살아났다면 반드시 그녀의 몸뚱이를 잘게 다져서 모든 독충에게 먹일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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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723화

    본래 지하 궁전 아래의 통로는 깊고 구불구불하게 교차하여 삼천선인묘 전체 지하를 관통했는데, 몇 차례 전투를 거쳐 곳곳이 심하게 무너져서 밖으로 나가려면 꽤 애를 먹어야 했다.그래도 란사는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주변을 영령으로 보호하며 북진연과 함께 주묘실 밖으로 나가 어두컴컴한 통로로 들어갔다.기성, 무명 일행도 부상을 입은 부하들을 이끌고 뒤를 바짝 따랐다.석환은 몸집이 커서 가장 뒤에서 따라오고 란사의 독충 무리는 전방에서 길을 안내했다.“성녀 대인, 부디 조심하십시오. 장천허가 무슨 함정을 남겼을 지도 모릅니다.”무명이 란사에게 일깨워주었다.일행은 통로 양측에서 천시족 잔당이 매복했는지 살피면서 빠른 속도로 돌파해 나갔다.다행히 일각 내에 마침내 삼천선인묘의 지하 궁전을 빠져나왔다.란사가 입구의 결계를 벗어나는 순간 숨 막힐 듯한 정적과 압박감이 밀려왔다.보통 절멸의 늪은 장독이 짙고 시독으로 가득 찼으나 적지 않은 미친 야수나 벌레들이 곳곳에 나타나고 때때로 흉악한 야수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래서 위험하긴 하지만 살아남을 희망은 있었다.그런데 지금은 조금 늦게 나왔을 뿐인데, 숲이 으스스할 정도로 적막했다.바람 소리는커녕 벌레의 바스락거리는 소리, 심지어 야수들의 울음소리마저 완전히 사라졌다.전체 절멸의 숲은 너무 고요해서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숲이 달라졌네요.”란사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칙칙한 먹구름이 드리운 것이 이곳 절멸의 늪을 완전히 뒤덮을 것 같았다.햇빛이 들지 않아 주변이 어두컴컴하여 답답한 것은 물론 공기마저 탁하고 습하여 호흡할 때마다 마치 음침하고 살을 에는 듯한 기운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이런 느낌은 시독에 중독된 것보다 더욱 괴로웠다.란사는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미간을 만졌다.그곳이 조금 뜨거웠는데 마치 극도의 위험을 예감하는 것처럼 갑자기 그녀의 심장이 조였다.“수상할 정도로 고요하군요.”“이런 느낌은 정말 음산하기 그지없습니다. 장천허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기성이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722화

    그때 기성의 말이 이해되지 않아 정신이 아득하던 란사의 귀에 유성의 목소리가 들렸다.[주인님, 큰일 났어요. 제사대 위에 청동관이 사라졌습니다!][뭐라고?]란사가 고개를 들어 보았더니 정말 청동관이 사라졌다.“청동관이에요! 장천허가 선부의 관을 가져갔어요.”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알리자, 세 사람이 깜짝 놀라며 위를 올려다보았다.“아니, 미친놈 아니야? 남의 관을 왜 훔쳐? 이 정도로 비도덕적인 인간이었어?”능운은 더욱 이해되지 않았다.그러나 기성과 무명은 저마다 안색이 시커멓게 굳어졌다.“정말 수상합니다!”“여기에 선인의 보검이 있고 성내 대인의 옥정도 있는데, 장천허는 그것들을 훔치지 않고 왜 유독 부패시왕의 관을 훔쳤을까요?”“대체 무얼 하려는 것이오?”기성과 무명은 서로 마주보았지만 장천허가 관을 훔친 목적을 짐작하지 못했다.하지만 발가락으로 생각해 보아도 나쁜 속셈이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그놈이 이토록 주도면밀하게 관을 훔친 것을 보면 더 무섭고 어마어마한 것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커 보였다.문제는 지금 부패시왕 본체마저 패배했는데 관을 가져가서 더 무서운 존재를 만들 거나, 또 다른 부패시왕을 만든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부패시왕은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었다.설령 만들어냈다고 해도 실력이 오늘 만났던 천년이나 묵은 부패시왕의 십분의 일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관을 훔쳐 갔단 말인가?“어떤 목적이 있든 관은 되찾아오면 돼요.”그것이 선부의 물건이니 란사의 성정에 악당의 손에 넘어가게 두지 않고 반드시 되찾아 올 것이다.“석환!”란사가 엄숙한 목소리로 소환했다.“소장, 여기 있습니다.”장군 석상 석환은 한쪽 무릎을 꿇고 우렁차게 대답했다.“너는 이곳에서 선부를 지키고 있어. 절대 누구도 접근하면 안 돼!”“주인의 명을 받들겠습니다.”모든 것을 안배한 란사는 돌아서서 빠른 걸음으로 북진연에게 다가갔다.북진연 체내의 성수 본원은 방금 선부를 견제하고 모두를 지키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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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시족은 선지 3대 부족 중 하나로 탄탄한 배경과 기반을 갖추고 있어 백수족과 만고족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그리고 장천허는 천시족을 지배하는 대사제로서 잔꾀가 많고 음흉하며 수법이 악랄하다는 것을 선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게다가 고대 진법에 능통해서 단령진법과 제물진법을 융합하기까지 했다.그 외에는 다른 비장의 패도 보여주었다.예를 들면 음산하고 얼마나 많은 망령을 가뒀는지 모를 검은 나무 지팡이였다.바로 이런 수법 때문에 지하 궁전에서 백수족과 만고족, 천목 영감 일행까지 제물로 바치려 했었다.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기성과 무명은 지금도 열받아서 이를 갈았다.이토록 음흉하고 통제 불능인 미치광이가 도망친다면 앞으로 반드시 큰 후환이 남게 될 것이다.*편전에 들어간 란사는 선부를 옥패 공간에 들여보내고, 단독으로 빈방에 가둔 뒤에 북진연과 함께 돌아왔다.주묘실에 들어서자마자 두 사람은 몹시 초조해하고 안절부절하는 세 사람을 보았다.“성녀 대인,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제 불찰로 장천허 그놈을 놓치고 말았습니다.”무명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정천허가 오늘 계획이 실패하여 손실이 엄청날 겁니다. 일단 천시족으로 도망친다면 반드시 미쳐날 뛰면서 우리 두 부족에 복수하러 올 겁니다.”“맞습니다. 성녀 대인. 저희가 지금 쫓으러 가겠습니다.”능운이 나서서 다급하게 말하고, 기성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들의 얘기를 듣던 란사는 주묘실 밖으로 내다보았다.그곳에 사상자과 부상자가 몰렸는데 두 부족 모두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그리고 주묘실 내에서 본인과 북진연은 이미 지칠 때로 지치고, 기성과 무명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겨우 칼과 창으로 간신히 버티는데 이런 상태로 어떻게 부하들을 이끌고 쫓아갈 리 없었다.“지금 쫓아가도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일단 여기를 정리하고 몸을 추스른 다음에 다시 쫓아갑시다.”“하지만 지금 쫓아가지 않으면 더 멀리 도망칠 겁니다. 저희가 회복될 때 쫓아간다면 그때는 이미 늦었어요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720화

    그렇다고 뽑지 않으면 선부가 죽을 것이다.“성녀 대인!”그때 다급한 목소리에 란사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고 정신을 차렸다.주묘실에서 기성이 온몸의 상처도 돌보지 않고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이쪽으로 성큼성큼 달려왔다.그는 지금도 일어나지 않는 선부를 보다가 멍하니 서 있는 란사를 보고 복잡하고 안타까운 기색을 드러냈다.“성녀 대인, 부패시왕은 죽지 않습니다. 본인이 죽기를 원하지 않는 한, 누구도 진정으로 죽일 수 없습니다.”“…”“차라리 지금 중상을 입었을 때 다시 봉인하는 게 어떻겠습니까?”그의 말에 란사는 잠깐 망설이다가 대답했다.“그러세요.”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조건을 내세웠다.“하지만 내가 봉인할게요. 내가 이미 인령술을 익혔으니 부패시왕의 시독을 완전히 격리하는 더 좋은 방법을 알아요.”이 말은 사실이었다.그녀는 확실히 선부의 몸에서 나오는 시독을 완전히 격리할 수 있었다.물론 전제 조건은 그가 더 이상 선지에 시독을 방출하지 않는 것이지만, 이것만으로도 근원을 해결하는 셈이었다.사실 이 방법은 인령술을 통해 배운 것이 아니라, 이 핑계는 기성 일행을 더욱 잘 납득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럼 성녀 대인께 맡기겠습니다.”역시나 란사의 말에 기성과 뒤에서 따라오던 무명은 두 눈을 반짝거렸다.‘정말 그 인령술이라고? 4대 선술 최고 술법이잖아.’‘우리 성녀 대인께서 그것을 배우셨다니, 참으로 다행이야.’“알겠어요. 나머지 정리는 여러분께 맡기고 나는 먼저 부패시왕을 편전에 데려가서 봉인할게요.”란사가 돌아설 때, 북진연은 이미 기절한 선부를 어깨에 메고 입구로 성큼성큼 걸어갔다.두 사람이 떠나서야 기성과 무명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서둘러 정리합시다. 이번 행차는 정말 짜릿하기 그지없구먼. 본래 우리 인력으로 여기 묻히는 줄 알았는데, 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다니 정말 불행 중 다행이오.”무명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엄숙한 표정으로 신속하게 생존한 부하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이미 승패는 정해졌다.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719화

    란사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한쪽이 쓰라리고 통증이 밀려왔다.그렇게 눈앞에 서 있는 남자를 멍하니 쳐다보았다.그녀의 비수에 심장이 찔려서 준수한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처럼 살의를 드러내지 않고 그저 의심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파르르 떠는 란사의 손가락은 비수를 잡을 힘마저 사라져서, 곧바로 손을 놓고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그때 미처 뒤를 살피지 않아 그만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전하!”부패시왕, 즉 선부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잡으려고 했다.그런데 란사의 손을 잡기 전에 한 자루 검이 두 사람 사이를 쓱 가로지르며 들어왔다.란사는 얼떨결에 따뜻한 온기가 감도는 품속으로 넘어졌다.“무우! 괜찮아?”북진연은 한 손으로 검을 잡고 다른 손으로 그녀를 안은 채 천천히 폐허에 착지했다.“괜찮아요. 다치지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란사가 고개를 젓고는 그의 팔을 받치고 발을 천천히 내려놓았다.“부패시왕을…”부패시왕을 아는지 묻고 싶었는데, 창백해서 핏기도 없는 작은 얼굴과 파르르 떠는 손가락을 보고 나니 저도 모르게 안타까움과 죄책감이 몰려왔다.북진연은 하던 말을 삼키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관두자. 물어보지 않을게. 네가 말하고 싶을 말하면 돼.”란사가 고개를 들어 다정한 그의 눈빛을 마주 보았다.말하고 싶지만 일부 기억만 회복되어서 아직 완전히 연결하지 못했다.대부분 중요한 기억들은 그녀조차도 이해하지 못했으니 지금 설명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었다.“네. 사실 나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어요. 나중에 모든 게 정리되면 자세히 말씀드릴게요.”“그래.”북진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가 시선을 돌려 아직도 멍하니 서서 그들을 내려다보는 사내를 올려다보았다.“그럼 저 사람은 어떻게 할 거야?”란사도 똑같이 고개를 들어 사내의 시선과 마주쳤다.“저 사람은…”그녀가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제사대의 그림자가 휘청거리더니 더는 버티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졌다.“선부!”화들짝 놀란 란사는 생각할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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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도 오늘 두 눈으로 똑똑히 보다니, 돌아가면 족장에게 오랫동안 잘난 척할 자랑거리가 생겼다.“이런 상황이 위험한 것이냐?”북진연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이것이었다.기성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도 자세히 모릅니다. 지금은 성녀 대인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한편 제사대에서 란사는 비수를 잡고 부패시왕의 심장을 찌른 채, 막막하고 기이한 상태에 빠졌다.*[넌 누구야?]란사는 눈을 감고 입을 살짝 벌였다.상대방이 누구인지 알고 싶지만 머릿속에 파편들이 뒤섞여서 자세히 볼 수도 없고 기억나지도 않았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반복해서 물었다.[넌 누구야? 대체 누구야?]꿈의 세계에서 그녀의 목소리만 들리고, 그 사람의 말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마침내 고독한 그림자가 또렷이 보였다.익숙한 기운을 따라 자세히 살펴보면서 파편들을 부지런히 모았더니 드디어 꿈의 세계의 본모습이 드러났다.고독한 그림자의 정체는 준수한 사내, 즉 부패시왕이었다.[네가 어떻게 여기 있어?]란사는 충격을 받았다.이제 보니 선지에 들어와서부터 꿈속에 자주 나타났던 사람은 바로 부패시왕이었다.‘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부패시왕이 왜 내 꿈에 나타났지?’란사의 의문이 생긴 순간에 그녀의 영혼과 부패시왕의 영혼이 동시에 돌아왔다.그리고 천천히 눈을 떴다.“너…”란사가 눈을 뜨고 물어보려고 할 때, 눈은 텅 비어 있고 표정은 무뚝뚝하고 온몸에 사악한 기운이 가득한 부패시왕이 움찔했다.그가 공격하는 줄 알고 재빨리 뒤로 물러섰더니 준수한 사내가 갑자기 모든 기운을 거두고 파멸의 기운이 깃든 쇠사슬을 촤르르 떨어트렸다.사내는, 아니 부패시왕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부패시왕은 란사의 앞으로 다가와 곧게 서더니 모든 악감정을 거두고, 자기보다 작은 그녀를 경외하고 외롭고 억울한 심정으로 내려다보았다.그리고 심장을 찌른 비수를 조용히 보다가 다시 시선을 그녀의 얼굴에 고정했다.란사를 포함한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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