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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8화

작가: 고요
지금 바야의 심정은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늙은 승려가 바도엘을 선택할 거라 예상했지만, 확실히 후계자를 선택하기 전까지 허무맹랑한 소식이라 여겼다.

며칠 전까지 아무런 낌새도 보이지 않더니 길을 떠나면서 바로 선택한 것이었다.

심지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바도엘을 자기 마차에 불러서 직접 가르쳤다.

‘대체 무슨 뜻이야? 이 왕녀가 안중에도 없다는 건가?’

바야의 표정이 점점 흉악스럽게 변했다.

평소 미색을 탐하여 수많은 남총을 들였지만, 그녀가 원하는 것은 지고지상의 왕위였다.

일개 왕녀 따위에 만족하지 않고 백족 부락의 칭송을 한 몸에 받는 신왕이 되는 것이 진정한 목표였다.

바야는 삼남매 중에서도 고충술 재능이 제일 뛰어나고, 부왕의 총애도 독차지해서 당연히 자신이 후계자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끝까지 부왕은 자신을 선택하지 않고 쓸모없는 바도엘에게 기회를 주었다.

‘대체 나보다 나은 게 뭐야? 쓸모없는 것들은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백월유를 위해 남매는커녕 부왕과도 척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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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낙로가 한독에 감염된 것을 발견한 즉시 고동을 끌고와 몸속의 독소를 빠르게 흡입했는데도 맹독은 여전히 체내에 한기를 남겨서 눈에 영향을 미쳤다.“개소리 집어치워!”지금 바낙로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의원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지금 반드시 눈을 회복해야 해야 바도엘이 앗아간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었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일 날이 밝기 전에 눈을 고쳐! 아니면 네 목숨도 부지할 수 없을 것이다!”의원이 경악하며 다급히 말렸다.“절대 안 됩니다. 친왕 전하, 눈이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일 아침에 제거하면 앞으로 후유증이 남게 됩니다.”그래도 바낙로는 코웃음만 치며 의원을 싸늘하게 쳐다보았다.“그럼 방법을 생각하거라! 눈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너를 둬서 어디에 쓰겠느냐!”의원의 안색이 순간 창백해지더니 어쩔 수 없이 명을 따랐다.그날 바낙로는 장막을 떠나지 않았다.반대편 마차에서 심복의 보고를 듣던 바야는 창백한 얼굴에서 마침내 간사한 미소가 번졌다.“진국공한테 전달해. 본왕녀가 손을 잡을 의향이 있지만 그 전에 성의를 보여달라고 말이야.”바야가 나지막한 소리로 마차 밖에 무릎을 꿇은 호위무사에게 지시했다.“네, 지금 바로 전하러 가겠습니다.”심복이 떠난 뒤에 바야는 눈을 감고 여유롭게 뒤로 기대어 남총이 시중드는 것을 만끽했다.“이제부터 누가 쓸모가 있고 누가 쓸모가 없는지 본왕녀한테 보여줘야 할 것이야.”바야가 오늘 신왕의 금족 명령을 어기고 바낙로를 찾아간 것은 온권승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지금 일행 중에서 온권승의 실력이 제일 보잘것없기에 신뢰할 만한 동맹이 없었다.온권승 입장에서 악담라든 속내를 알 수 없는 딸이든 전혀 믿음이 가지 않기에, 계동에서 살아남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새 동맹을 끌어들여야 했다.그래서 바낙로와 바야 사이에서 주저하지 않고 바야를 선택했다.잔꾀와 수단이 있고 자신도 해칠 만큼 독한 여인은 바보 같은 사내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었다.온권승이 어젯밤에 바야를 찾아가 계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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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의 목표는 다름이 아닌 신왕을 살해하는 것이라, 성공하든 실패하든 반드시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이다.행렬은 가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며 또 하루가 지나갔다.한독에 감염된 확진자가 40명이나 늘었고 심지어 바낙로 친왕까지 감염되어 정말 연거푸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남매가 똑같이 벌을 받았지만 덜 맞은 것만 봐도 부왕이 그에 대한 태도가 싸늘해졌다는 것을 눈치챘다.바야가 모든 죄를 뒤집어써서 신왕은 그가 속았다는 것을 알아줘야 하는데, 그에 대한 태도는 큰 잘못을 저지른 바야보다 싸늘했다.한독 사건이 발생한 후로 부왕은 먼저 바야에게 의원을 파견했고, 심지어 바도엘 부부도 의원의 보살핌을 받았는데 바낙로는 마지막에야 진단을 받았다.예전에 부왕은 장남을 제일 먼저 챙겼는데 지금은 막내 누이동생과 쓸모없는 둘째 아우에 뒤처졌다.‘대체 어쩌자는 거야? 설마 내가 모르는 사이에 바야가 부왕 앞에서 내 흉을 보았나?’왠지 바야라면 그럴 가능성이 충분했다.그는 눈까지 잘 보이지 않아 많은 일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바야가 협력하자고 제안했을 때도 진심으로 그와 손을 잡고 싶었을까?진심이었다면 왜 두 사람이 함께 바도엘을 모함했는데 결국 바도엘은 무사하고 그만 벌을 받았을까?심지어 바야와 똑같이 벌을 받았는데 부왕은 바야를 여전히 총애하고 바낙로는 점점 더 쌀쌀맞게 대했다.이런 변화 때문에 바낙로는 한시도 안심할 수 없었다.게다가 지금은 바야, 바도엘, 그리고 천한 백월유도 감염되지 않은 한독에 중독되었다.‘그것들은 다 멀쩡한데 나만 중독됐어.’본래 의심이 많은 바낙로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 틈을 타 누군가 일부러 독이 든 물을 먹였다는 생각이 들었다.생각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컸다.아니면 절대 중독될 리가 없었다.겁에 질린 그는 의원이 중독되었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탁상을 엎어버렸다.“젠장, 쓸모없는 것들! 본왕이 마실 물도 제대로 살피지 못했느냐?”바낙로는 겁을 먹고 허둥지둥 무릎을 꿇은 시종들에게 삿대질하며 포효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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