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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이상형은 키 185에 에잇팩 체대생

Author: 꿈꾸는펜R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5 03:55:27

네티즌들이 ‘셰미 같은 건 눈에도 안 찬다’던 그 톱배우 샤오징시가, 지금 셰미네 집 앞에 와 있었다.

모자에 마스크까지 써서 꽁꽁 가렸지만, 눈에 서린 분노만큼은 감출 수가 없었다.

“나랑 헤어지자고?”

셰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앞머리를 슥 넘겼다.

“문자로 분명하게 말했잖아. 설마 매달려서 다시 만나자고 하려는 건 아니지?”

“아—”

샤오징시가 갑자기 피식 웃었다. 뭔가 알겠다는 얼굴이었다.

“알겠다.”

“이제야 네 성격이 얼마나 재미없는지 깨달았구나. 그래서 방식을 바꿔서 나한테 신선함을 주고 싶었던 거고. 근데 아쉽게도 방법을 잘못 골랐어.”

그는 천천히 눈을 가늘게 뜨더니, 혐오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너 이러면 나 더 역겨워질 뿐이야.”

찰칵!

플래시가 번쩍였다. 셰미가 휴대폰을 꺼내 그를 향해 사진을 한 장 찍은 것이었다.

샤오징시가 움찔하더니,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휴대폰을 뺏으려 했다.

셰미는 날렵하게 그의 겨드랑이 밑으로 쏙 빠져나가더니,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빠르게 두드렸다.

곧이어 샤오징시의 휴대폰이 울렸다.

수화기 너머 매니저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형! 웨이보 난리 났어요!”

샤오징시가 서둘러 휴대폰을 꺼냈다.

방금 셰미가 웨이보에 글을 하나 올린 참이었다.

【셰미】: 어느 집 개가 여기까지 기어 왔네요. 주인분 와서 데려가세요.

첨부된 사진은 방금 찍은 샤오징시의 사진이었다.

“셰, 미!”

샤오징시가 이를 갈며 고개를 들었지만, 보이는 건 이미 저만치 달아나는 셰미의 뒷모습뿐이었다.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너 지금 가면, 평생 나랑 다시 만날 생각 하지 마!”

그 말을 듣자 셰미는 더 빨리 달렸다. 심지어 슬라이딩까지 하며 샤오징시의 시야에서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샤오징시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왔다.

“그래, 좋아!”

“나중에 울면서 다시 만나 달라고 빌기만 해 봐!”

……

이틀 뒤, 샤오징시와 쉬솽룽이 함께 연애 예능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웨이보를 도배했다.

마치 셰미 보라고 일부러 터뜨린 것 같았다.

CP 팬들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고, 신나게 즐기면서도 셰미를 비웃는 것만큼은 잊지 않았다.

【제갈량징징】: 커플은 연애 예능까지 나가는데, 누구는 아직도 혼자 광대짓 하고 있네ㅋㅋ

【난뽀토끼】: 심지어 샤오 배우님이 자기 집에 찾아왔다고 합성 사진까지 만들어서 루머 퍼뜨림. 진짜 망상증 있는 거 아님?

【같이에취】: 생각해 보면 좀 불쌍하긴 하다. 샤오 배우님 관심 끌려고 체면이고 뭐고 다 버리고 미친 척까지 했는데, 상대는 거들떠도 안 보고 바로 연애 예능 출연 발표로 받아쳤잖아. 이건 대놓고 망신 준 거지.

【샤오룽CP영원하라】: 샤오 배우님 일부러 그런 거 티 나잖아. 박력 있게 여친 지켜 주기, 미친 여자 열받아 죽으라고!

《인간 연애 관찰실》이라는 이 연애 예능은 홍보도 아주 기가 막히게 했다.

샤오룽 커플의 화제성이 정점을 찍었을 때 딱 이 두 사람의 출연만 발표하고, 나머지 네 명은 비공개로 돌린 것이다.

화제성은 화제성대로 챙기고, 궁금증은 궁금증대로 남겨 둔 셈이었다.

CP 팬들이 열광하는 동안, 다른 네티즌들도 나머지 네 출연자가 누구일지 기대하고 있었다.

그렇게 전례 없는 관심 속에서, 드디어 프로그램의 첫 방송 날이 밝았다.

《인간 연애 관찰실》은 이름 그대로 관찰형 연애 예능이었다.

남녀 출연자들이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생활하며, 제작진이 준비한 여러 실험을 거치는 동안 남녀 사이의 가장 솔직한 케미를 보여 주는 콘셉트였다.

방송은 실시간 라이브로 진행됐고, 시청자들은 실시간 채팅을 보낼 수 있었다.

첫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라이브 방송의 시청자 수가 미친 듯이 치솟았다.

【왔다 왔다!】

【샤오룽 부부 깃발 내가 든다! 감히 누가 이 둘을 건드려!】

【히든 게스트 있다던데 실화임?】

【어? 출연자들 왜 다 가면 쓰고 있어?】

그렇다.

이게 바로 제작진이 준비한 첫 번째 코너였다.

지금 여섯 명의 출연자는 각자 따로 밴을 타고 촬영 장소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여섯 명 모두 가면을 쓰고, 음성 변조기까지 달고 있었다.

얼굴도 안 보고 목소리도 안 듣고, 오직 영혼과 영혼의 부딪힘만으로 첫 만남을 갖는 것. 출연자들은 그렇게 자기 정체를 완벽하게 숨긴 채 등장할 예정이었다.

남자 출연자는 차례대로 판다 가면, 호랑이 가면, 여우 가면.

여자 출연자는 토끼 가면, 공작 가면, 그리고…… 굴비 가면이었다.

굴비 가면은 확실히 혼자 좀 튀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건 절대 제작진이 일부러 저격한 게 아니라, 출연자가 직접 고른 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 굴비 가면 고른 인재 누군지 궁금하다】

【머리 좀 쓰네. 일부러 혼자 튀는 거 골라서 오히려 시선 끄는 거잖아. 이 굴비 보통 아니다】

【헐, 판다 남 피지컬 미쳤다. 이 어깨, 이 허리, 이 다리 길이 하악하악】

【아아아악 솽솽 팬덤 이름이 ‘토룽’이니까 토끼 아가씨는 무조건 솽솽이야. 진짜 나 울어】

【판다 저 피지컬이면 샤오 배우님이겠지】

시청자들이 채팅창에서 출연자 정체를 추측하는 사이, PD가 차 안의 출연자들에게 설문지 한 장씩을 건넸다.

“이상형 조사 설문지입니다. 성실하게 작성해 주세요. 작성 결과를 바탕으로 오늘의 첫 번째 데이트 상대를 정해 드릴 거예요.”

굴비 가면 아래에서 셰미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역시 소설이랑 진행이 완전히 똑같았다.

딱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원래 이 연애 예능에 나오지 않았어야 할 그녀가 나왔다는 것뿐.

그녀가 출연한 이유도 아주 단순했다. 그냥 남자 하나 데리고 놀아 보고 싶어서였다.

이 소설에서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서브 남주인 유훙쉬안이었다. 키 185에 에잇팩, 힘 장난 아닌 체대생.

하지만 아쉽게도 유훙쉬안은 연애 예능에서 여주인 쉬솽룽을 좋아하게 됐다가 이용만 당하고, 결말도 비참하게 끝났다.

그래서 셰미는 직접 프로그램에 나가서 유훙쉬안의 마음을 사로잡고, 신나게 이 미남을 손에 넣기로 마음먹었다.

에잇팩! 내가 간다!

출연자들이 하나둘 설문지를 다 쓰자, 전문 심리학자가 설문 내용을 분석해 결론을 내렸다.

토끼 아가씨의 이상형: 다정하고, 교양 있고, 가끔은 살짝 박력 있는 남자.

공작 아가씨의 이상형: 감정 기복 없고, 깔끔하고, 여성을 존중하는 남자.

굴비 아가씨의 이상형: 키 185, 에잇팩, 체육 전공한 남자.

【잠깐, 뭔가 이상한 게 하나 섞인 것 같은데】

【ㅋㅋㅋㅋ 아 미친, 그냥 185 에잇팩 체대생이잖아】

【이거 완전 나잖아】

【언니 그거 지워요, 보는 내가 다 식은땀 나네】

웬만한 일엔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뉴 감독조차 이 장면을 보고는 할 말을 잃었다.

이 상전을 모셔 오면 방송 분량 하나는 확실히 뽑겠다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는 앞으로 이 프로그램의 수위가 어디까지 갈지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오늘의 첫 번째 데이트 상대가 정해졌습니다.”

차는 로맨틱한 바닷가 레스토랑 앞에 멈춰 섰다. PD가 웃으며 길을 안내했다.

“해변으로 가시면 됩니다. 데이트 상대분이 이미 기다리고 계세요.”

차에서 내린 셰미는 생각에 잠겼다.

바닷가 레스토랑? 이거 좀 이상한데.

기억으로는 유훙쉬안이 처음 배정된 곳은 가든 레스토랑이었다.

그녀의 이상형은 유훙쉬안이랑 완벽하게 일치하니까, 어떻게 봐도 유훙쉬안이랑 같은 조가 돼야 정상이었다.

설마 내가 디테일을 잘못 기억하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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