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미는 소설 속에 빙의하자마자 칼에 찔려 그대로 병원에 실려 왔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병상 앞에는 잘생긴 남자가 서 있었다. “하—” 남자가 비웃음을 흘리며 비꼬듯 말했다. “셰미, 너 진짜 꼴좋다.” 이 대사…… 누군지 대충 감이 왔다. 이 소설의 남주인공, 샤오징시. 그렇다. 그녀는 소설 속에 빙의했다. 그것도 자신과 이름이 똑같은 여자 조연 셰미로. 지금 그녀는 남주인공 샤오징시의 여자친구였다. 원래 셰미는 고등학교 때부터 샤오징시에게 미친 듯이 빠져 있었다. 무려 5년을 죽어라 쫓아다닌 끝에, 샤오징시가 ‘선심 쓰듯’ 받아 준 덕분에 겨우 사귀게 됐다. 하지만 연애 2년 차, 어느새 영화제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쥔 샤오징시는 그녀를 공개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의심받을 일이라면 철저하게 피해 다녔다. 원래 셰미도 워낙 저자세로 연애하는 게 익숙해서, 불평 한마디 없이 남자친구의 거리 두기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그러다 최근의 일이었다. 샤오징시가 떠오르는 신인 여배우 쉬솽룽과 함께 찍은 드라마가 대박이 났다. 열애설이라면 질색하던 샤오징시가 웬일로 쉬솽룽과 커플 마케팅을 시작했고, 덕분에 CP 팬들은 그야말로 광기에 휩싸였다. 그런데 하필 그 무렵, 원래 셰미의 휴대폰 배경화면이 파파라치에게 찍혀 버렸다. 샤오징시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고, 순식간에 온갖 추측이 쏟아졌다. 그러자 샤오징시는 ‘안 친합니다’ 한마디로 받아쳤고, 원래 셰미를 순식간에 여론의 한가운데로 밀어 넣었다. 원래 셰미에게는 ‘망상녀’, ‘혼자 연애하는 여자’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한 달 내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욕을 먹었다. 그리고 어젯밤, 급기야 극성 CP 팬이 휘두른 칼에 찔려 병원까지 실려 온 것이다. 아주 운 나쁘게도, 셰미는 바로 그 타이밍에 빙의했다. 칼을 생으로 맞았다고, 생으로! 눈물이 주르륵, 아니 콸콸 쏟아졌다. “왜, 이제 와서 후회돼서 울어?” 샤오징시가 허리를 숙여 그녀의 턱을 꽉 움켜쥐었다. 입꼬리가 비
Last Updated : 2026-10-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