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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불쌍한 사람

시안이 자결했을 때 방 문은 안으로 잠겨 있었다.

진심으로 죽음을 택했기 때문이었다.

정말 죽으려는 사람은 절대 방해 받지 않을 시간과 환경을 마련하고 행한다. 일부러 누군가가 발견해 주기를 바라고 행한 게 아니라면 이 상황이 말이 되지 않았다.

“내 궁에서 그딴 불경한 소리를 지껄이다니!”

안비의 두 눈에 당황함이 스쳤다.

고월영은 여전히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제 질문이 불편하셨다면 송구합니다. 다른 뜻은 없었어요.”

자리에서 일어선 그녀는 품에서 약을 꺼내 강현우에게 건넸다.

“현우 오라버니, 이걸 마마께 드리세요. 멍자국을 없애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멍자국?”

강현우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안비는 아무리 봐도 어디 다친 것 같은 반응은 아니었다.

고월영이 말했다.

“목을 매달았다면 온몸의 중량이 저 천으로 쏠립니다. 그 과정에서 목덜미에 압박흔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이 약을 발라드리면 멍이 사라질 겁니다. 약을 안 바르면 나중에 흉터가 남을 수도 있어요.”

모두의 시선이 안비의 목덜미로 향했다.

안비는 밤중이라 잠옷을 입고 있었는데 하얗고 긴 목덜미가 그대로 드러났다.

안비는 당황한 얼굴로 목덜미를 가렸다.

“어머니….”

강현우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갑자기 실망감이 몰려왔다.

“나… 난 괜찮다. 사실 바로 발견돼서….”

“참. 너는 이 밤중에 마마께서 나쁜 생각을 하실 줄 어떻게 알고 침소로 뛰어들어왔느냐?”

고월영은 어린 궁녀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겁에 질린 어린 궁녀는 한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안비의 눈치를 보려고 했는데 고월영이 앞으로 나서며 시선을 가렸다.

“설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냐?”

고월영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네 이년, 무슨 망언을 하는 것이냐!”

안비가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고월영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한발 다가섰다.

“말해 보거라! 너는 어쩌다가 마마의 침소로 들어오게 된 것이냐!”

“너 이….”

강현준이 싸늘한 시선이 날아오자 안비는 그대로 의자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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