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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성녀

황족들 사이의 암투는 예전부터 존재해 오던 것이었다.

황족과 혼인한 여자는 살기 위해서 그런 것들을 몸에 익혀야 했다.

그들은 죽는 그 순간까지도 다른 여자보다 더 많이 총애를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

황족 남자들이 황위를 위해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싸움은 피를 흘리지만 여자들 사이의 암투는 소리 없는 전쟁이었다.

고월영은 반항을 포기하고 몸에 긴장을 풀었다.

주변을 돌던 호위 무사들은 둘을 보고 멀리 피해서 도망갔다.

남령국에서 여왕비의 명성은 아마 눈앞의 이 남자로 인해 바닥으로 추락한지 오래였다.

“황족으로 사는 삶은 저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전하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래도 나를 위해서….”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저를 위해서 살고 싶습니다. 저는 이런 삶의 방식이 너무 싫어요! 게다가 전하께서도 저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으셨잖습니까.”

지금 하는 모든 말은 의미가 없었다.

고월영은 원망이 아닌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전하의 이 현왕부에서 저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전하의 세력 범위 안에서요. 벌써 잊으셨나요?”

잊었을 리 없었다. 그래서 이 왕부의 상공에 얼마나 거대한 먹구름이 끼었는지 처음으로 확인했다.

더 이상 현왕부에는 따뜻한 햇살이 비치지 않을 것 같았다.

고월영은 그를 부드럽게 밀치고 갈 길을 가버렸다.

그는 홀로 정원에 남아 고독을 달랬다.

고월영이 영하각으로 돌아오니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무아린이었다.

“어머니께서는 무안희를 버리셨습니다. 저에게 돌아가서 성녀의 자리를 물려받으라고 하더군요.”

무아린은 작별인사를 하러 온 것이었다.

“그래서 떠나려고요?”

고월영은 무아린을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사람마다 각자의 선택이 있는 법이다.

“저에게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돌아가지 않으면 갈 곳도 없고요.”

어머니가 그녀를 마음먹고 찾으면 어디로 도망가도 소용없었다.

며칠 돌아가는 시간만 늦출 뿐이었다.

무안희마저 백단교 사람들의 마수를 피해가지 못했는데 무아린은 자신이 없었다.

“오라버니랑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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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암불
업데이트나 하시오 장난하나 읽다스톱한지가언젠데 돈만쓰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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