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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화. 다시 맞춘 자리

Autor: 6jay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10-22 20:00:00

금요일 오후, 은채가 중환자실에서 나왔을 때 최준석은 의국의 작은 화면 앞에 앉아 있었다.

남정호의 첫 수술 사진과 오늘 재탐색 기록이 나란히 열려 있었다. 환자는 복부를 닫은 뒤 중환자실로 돌아와 치료를 이어받고 있었다. 귀실 뒤의 상태를 보며 호흡과 순환 지원을 조정할 차례였다.

“마지막 자료만 맞추려고요.”

준석이 빈 의자를 가리켰다. 은채는 옆에 앉아 공동 검토에 남길 기록을 열었다.

첫 수술에서 절제한 장과 재평가하려고 남겨둔 구간이 구분돼 있었다. 오늘은 추가로 절제하지 않고 1곳을 연결했다.

준석이 첫 수술 사진의 한 부분을 확대했다.

“서 선생이 처음 여기를 다시 보자고 했죠.”

“반대쪽 면이 제대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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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상센터 닥터E   041화. 첫 줄을 쓰는 사람

    최준석이 보낸 자료의 첫 장에는 진단명이 없었다.월요일 오후, 은채는 공유 절차를 마친 파일을 열었다. 이름과 등록번호를 가린 초진 기록, 당시 진찰, 먼저 시행한 검사까지 순서대로 들어 있었다. 수술 사진은 뒤쪽에 따로 묶여 있었다.민재가 화면을 들여다봤다.“소장이 막힌 증례네요.”“마지막 장부터 봤어요?”“파일 제목에 있습니다.”은채도 제목을 보고 웃었다. 정답을 감추는 시험은 아니었다. 최준석은 처음 환자를 봤을 때 어떤 정보를 더 구했을지, 검사 결정에 무엇이 필요했을지를 청해 쪽에도 물어왔다.문정원이 수요일 아침의 공동 검토 시간을 알려줬다. 오전 8시 30분부터 짧게 진행하고, 진료가 필요한 사람은 자리를 넘긴 뒤 빠지는 일정이었다.“민재도 초진 설명해봐.”민재가 의자에서 허리를 폈다.“제가 본 환자가 아닌데요.”“맞아. 그래서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도 설명해야지.”문정원은 지금 자료를 읽는 사람의 판단과 실제 담당의가 한 일을 섞지 말라고 했다. 은채는 민재가 담당했던 청해 환자들의 기록도 옆에 열어줬다. 어떤 내용이 첫 인계에 남았고 나중에 추가됐는지 비교하기로 했다.민재가 처음 만든 문장은 검사 결과로 시작했다.“CT상 소장 확장이 있고…….”그는 읽다가 스스로 멈췄다.“이건 찍은 다음 얘기네요.”&nbs

  • 외상센터 닥터E   040화. 빈칸에 적는 일

    일요일 낮 12시가 되기 전에 은채는 관사 아래로 내려갔다.평소 출근할 때 신는 신발은 방에 두고 왔다. 휴대전화에는 식사할 곳까지 걷는 길이 열려 있었다. 병원으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직 낯설었다.태오는 입구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벼운 겉옷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였다.“먼저 내려오셨네요.”“지각하면 식당 선택권도 없어질까 봐.”“오늘은 처음부터 제 선택인데요.”은채가 화면을 보여줬다. 골목 안쪽의 작은 국수집이었다. 비싼 메뉴보다 한낮에 사람이 너무 몰리지 않는 곳을 골랐다. 식탁 사이가 가까운 사진을 보고 음악이 크면 어떨지 걱정하다가, 전화해서 영업시간만 물었다.“가봤습니까?”“아니요. 오늘 같이 알아보는 거예요.”태오가 휴대전화를 자기 손에 가져가지 않고 길을 봤다.“그럼 따라가겠습니다.”둘은 천천히 걸었다. 평일이면 뛰어 건넜을 횡단보도에서 다음 신호를 기다렸다. 은채는 건너편 가게들이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는 것을 새삼 알았다.태오가 노래 한 곡을 꺼냈다. 공동 목록에 그녀가 마지막으로 넣었던 곡이었다.“제목은 외웠습니다.”“제가 안 물어봤는데요.”“물어보기 전에 말하려고.”은채가 웃었다. 제목을 맞히는 일에서 시작해, 어릴 때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로 대화가 넘어갔다. 태오는 공연보다 음반을 많이

  • 외상센터 닥터E   039화. 맡겨도 이어지는 일

    오후 5시를 조금 넘겨 칼륨 재검 결과가 나왔다.3.7mmol/L. 내과 전문의는 보충 뒤 올라온 값을 확인하고 주입 계획을 바꿨다. 인슐린과 포도당 수액이 함께 준비됐다. 간호사 두 사람이 처방과 주입기를 대조하는 동안 권해진은 감시 화면과 소변량을 확인했다.은채는 김은숙의 배를 다시 봤다. 통증은 남아 있었지만 처음처럼 몸을 접으려 하지는 않았다. 새로운 국소 방어도 없었다. 현재 진찰을 내과 전문의에게 전했다.남편은 연결된 수액을 보고 멈췄다.“당뇨인데 당을 넣는다고 해서요.”내과 전문의가 환자 쪽에서 고개를 들었다.“케톤이 쌓이는 걸 멈추려면 인슐린이 필요합니다. 그 치료를 하는 동안 혈당이 너무 떨어지지 않게 포도당도 같이 쓰는 겁니다.”남편은 아내를 봤다. 은숙이 먼저 대답했다.“아까도 설명해주셨어.”“그때는 당신 숨만 봤지.”남편은 설명을 들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 침대 난간을 잡았던 손이 떨어졌다.담당 간호사가 다음 혈당을 확인할 시간을 알려줬다. 은숙은 팔에 붙은 테이프를 만지려다가 손을 멈췄다.“이걸로 밥 대신 버티는 건가요?”내과 전문의는 구토와 상태를 보며 치료하고, 식사는 회복에 맞춰 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환자는 등을 기댔다.은채는 응급실을 나오기 전에 권해진과 연락을 맞췄다. 복통이 달라지면 외과로 바로 연결될 수 있게 했다. 현재 치료팀이 비교할 기록을 남겼다.

  • 외상센터 닥터E   038화. 혈당계에 없는 답

    “김은숙 님, 56세입니다. 오전부터 토하고 배가 아프다고 하십니다. 수액 연결했고, 기본 검사 보내놨습니다.”권해진이 환자 쪽으로 걸으며 말했다.은채는 침대 곁에 도착하기 전에 호흡 소리를 들었다. 빠르기만 한 숨이 아니었다. 가슴이 크게 올라왔다가 내려가고, 짧은 간격 뒤에 다시 깊게 들이쉬었다.환자는 무릎을 조금 세우고 누워 있었다. 입술이 말라 있었고 대답할 때마다 숨을 보탰다.“외과 서은채입니다. 배 어디가 제일 아프세요?”은숙은 손바닥으로 배 가운데를 덮었다.“여기서 이쪽으로. 토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계속…….”그녀는 청해 버스터미널에서 작은 매점을 운영한다고 했다. 옆에 서 있던 남편의 점퍼 주머니에서는 가게 열쇠와 영수증이 함께 나왔다. 남편은 영수증을 구겨 넣고 대신 마지막으로 먹은 시간을 말했다.“어젯밤 죽 몇 숟갈이요. 오늘은 물만 마셨는데 그것도 토했고요.”3일 전부터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서 진료받았고, 입맛이 떨어져 끼니를 거의 먹지 못했다. 배가 아프기 시작한 것은 오늘 아침이었다.환자는 침대에서 내려와 기다리는 의자에 앉겠다고 했다.“사람 많던데, 자리만 차지하는 것 같아서.”“지금은 여기서 보셔야 합니다. 숨도 같이 확인하고 있습니다.”은채가 손을 씻고 진찰할 부위를 설명했다. 배 가운데 압통은 있었지만 한 곳에서 뚜렷하게 방어하는 모습은 없었다. 배가 심하게 불러 있지도 않았다. 증상이 시작된 뒤 대변을 봤는지, 혈변이

  • 외상센터 닥터E   037화. 다시 맞춘 자리

    금요일 오후, 은채가 중환자실에서 나왔을 때 최준석은 의국의 작은 화면 앞에 앉아 있었다.남정호의 첫 수술 사진과 오늘 재탐색 기록이 나란히 열려 있었다. 환자는 복부를 닫은 뒤 중환자실로 돌아와 치료를 이어받고 있었다. 귀실 뒤의 상태를 보며 호흡과 순환 지원을 조정할 차례였다.“마지막 자료만 맞추려고요.”준석이 빈 의자를 가리켰다. 은채는 옆에 앉아 공동 검토에 남길 기록을 열었다.첫 수술에서 절제한 장과 재평가하려고 남겨둔 구간이 구분돼 있었다. 오늘은 추가로 절제하지 않고 1곳을 연결했다.준석이 첫 수술 사진의 한 부분을 확대했다.“서 선생이 처음 여기를 다시 보자고 했죠.”“반대쪽 면이 제대로 안 보였습니다.”“그다음 구간은요?”“CT에서 조영이 떨어진 범위가 그쪽까지 이어져서요. 겉에 보이는 선에서 끝내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준석은 그 말을 짧게 기록했다. 자신의 이름 옆에 있던 문장을 옮겨 은채의 확인으로 표시했다.은채는 그 화면을 보고 잠깐 손을 멈췄다. 누군가 자기 일을 요약하면 빠진 것을 찾아야 했던 날들이 있었다. 이번에는 먼저 정확한 자리를 돌려주고 있었다.“절제 경계는 교수님이 더 잘 보셨습니다.”은채가 말했다.“저는 계속 남길 쪽부터 봤던 것 같습니다.”“제가 자를 쪽만 봤다는 말처럼 들리는데요.”준석이 눈을

  • 외상센터 닥터E   036화. 다시 이어지는 것

    금요일 오전 8시, 은채는 남정호의 침대 앞에서 야간 외과의의 인계를 받았다.밤사이 순환 지원을 다시 늘려야 할 변화는 없었다. 소변과 산염기 상태도 회복되는 방향이었다. 음압 장치는 밀폐를 유지했고, 배액에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었다.정호는 기관내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은채가 이름을 부르자 눈꺼풀이 움직였다. 담당팀이 현재의 반응과 진정 상태를 설명했고, 은채는 복부와 관의 상태를 살폈다.이제는 안쪽을 확인할 시간이었다.수진은 이동 전에 잠깐 아버지를 만났다. 전날 가져간 그림이 가방 바깥으로 조금 나와 있었다. 그녀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빼고 침대 곁에 섰다.“아버지, 나 밖에서 기다릴게.”정호가 손가락을 움직였다. 수진은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손을 잡았다가 이동 준비가 시작되자 놓았다.은채는 수진에게 예정된 재탐색을 진행한다고 알렸다. 확인한 상태에 따라 연결과 복부 폐쇄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수진은 어제처럼 왜 또 여느냐고 묻지 않았다.“설명 끝나면 저를 불러주세요. 멀리 안 갈게요.”준석이 수술실 앞에서 합류했다. 그는 전날 표시해둔 구간을 다시 펼쳤고, 은채는 문정원에게 밤과 아침의 경과를 전달했다. 마취는 소민이 다시 맡았다.이성훈과 맞춘 혈류 평가와 항응고 조절 계획도 함께 확인했다.오전 10시, 임시 폐쇄 장치를 제거하기 시작했다.첫 수술을 마친 뒤 41시간 남짓이 지나 있었다.보호층 아래에서 장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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