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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완유야, 너 갑자기 얼굴이 왜 빨개지는 거야? 설마, 할아버지께서 나와 같이 한방에서 지내라고 한 거야?”

예천우는 방금 할아버지와의 전화를 곱씹어보며 생각하였다.

“비…비슷해.”

임완유는 부끄러운 듯 얼버무리며 말했다.

그러자 예천우가 즉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네 몸이 설마 2000만 원의 가치밖에 안 돼?”

“무슨 헛소리야!”

임완유는 얼굴이 더욱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네가 승낙한다고 해도, 난 그럴 생각 없으니 걱정하지 마. 근데, 정말 거절하면 그 돈 받을 수 있는 거야?.”

“그럼, 좋아.”

예천우가 대답했다.

“정말?” 임완유는 예상치 못한 예천우의 대답에 크게 당황하였다.

“음, 근데 2000만 원은 좀 부족한 거 같고, 2억 줘.”

‘뻔뻔한 놈…역시 촌에서 온 티가 나.’ 임완유는 속으로는 그를 욕했지만, 그와의 동침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녀는 곧바로 주머니에서 2억이 적힌 수표 한 장을 꺼내 예천우에게 주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임완유의 부모님을 마주할 수 있었다.

유은수는 예천우가 들어오는 걸 보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예천우, 내가 경고하는데, 그 헛된 망상을 접는 게 좋을 거야. 임씨 가문은 너 같은 촌놈이 넘볼 수 있는 게 아니야. 특히 내 딸은, 너처럼 쓰레기 같은 놈이랑 같은 레벨이 아니라고!”

임완유도 엄마의 입장을 지지하긴 했지만, 지금 엄마가 하는 말을 들으려니 왠지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이것 또한 그를 물러나게 할 방법이라 생각했다.

임강도 한마디 했다.

“그래. 예천우, 주제 파악 좀 해. 영감이 아무리 널 감싸고 돈대도, 난 얼마든지 널 이 집에서 쫓아낼 수 있어.”

예천우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이때, 방 안에 있던 임 씨 할아버지가 거실로 나오며 입을 열었다.

“천우야, 왔니? 어젯밤 일은 미안하게 됐다. 다 내가 얘를 잘못 가르쳐서 그래… 널 밖에서 자게 하다니… 고생했어.”

“저 잘 있었어요. 괜찮아요.”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 앞으로는 어젯밤과 같은 일은 없을 게다. 걱정하지 마렴.”

할아버지는 예천우의 넓은 마음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자, 오늘 너에게 긴히 말할 일이 있어. 우선, 천우야 오늘부터 밖에서 지낼 필요 없다. 완유 방에서 함께 지내렴.”

임 씨 할아버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임완유는 안색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묵묵히 예천우의 대답을 기다렸다.

임강과 유은수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할아버지,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저희 만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같이 사는 건 아무래도 어색할 것 같아요.” 다행히도 예천우는 임 씨 할아버지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어떡하고 싶니?”

“먼저 서로 알아가다가 친해지면, 그때 다시 같이 지내는 걸 고려해볼게요.” 예천우가 말했다.

임 씨 할아버지는 예천우의 말에 동의하는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그럼 이 일은 내가 따로 개입하지 않으마. 편한대로 하렴.”

그제야 임강과 유은수도 은근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예천우의 대답에 만족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자기들이 한 경고가 예천우에게 먹혔다고 생각했다.

역시 이런 놈은 제대로 교육해 줘야 한다!

이후 몇 번 더 이런 식으로 교육하면, 예천우가 순순히 물러나겠거니 생각하였다.

임완유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2억 원을 이 촌놈에게 줘야 하지만, 그래도 그가 거절해 주니 왠지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임 씨 할아버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두 번째는, 너희들이 혼인신고는 했지만, 아직 서로에 대해 잘 모르잖니. 마침 천우도 일자리가 필요하니, 완유 회사에 출근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완유 일도 도와주면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잖아.”

‘뭐?’

‘저 촌놈이 회사에 출근한다고?’

임완유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임 씨 할아버지는 지금껏 자신에게 이 촌놈이랑 함께 일해야 한다는 얘기는 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만약 회사사람들이 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정말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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