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면 예천우와 장혁이 서로 아는 사이인 것이 확실하다. 둘은 크레이지 바근처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게다가 사진이 찍힌 날짜가 공교롭게도 장혁이 자신에게 약을 탄 그 전날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이때 소정이 전화를 걸어왔다.“완유야, 사진 봤지?”“근데 둘이 서로 안다는 것밖에 증명할 수 없어. 정말 우리가 오해했나 봐.”소정이 계속해서 말했다. “근데, 이 시간이 우연치고는 너무 공교롭지 않아?”“세상에 그렇게 공교로운 일이 어딨어!”임완유는 화난 듯 말했다. 의심은 했었지만 이게 진실일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소정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맞아. 그렇게 공교로운 일이 어디 있다고... 근데 난 줄곧 예천우가 돈이 없는 줄만 알았지, 이렇게 치밀할 줄은 정말 몰랐어.”“걔는 치밀한 게 아니라 뻔뻔한 거야!”“나쁜 놈, 진짜 걔가 사주한 거라면 가만 안 둬!”임완유는 화를 못 이겨 욕을 퍼붓고는 물었다.“이 사진들은 어디서 났어?”소정은 이 질문의 답을 미리 생각해뒀기에 바로 대답했다. “내가 사립탐정을 찾아서 장혁이 너에게 약을 넣은 날 이전 며칠 행적을 중점적으로 조사하라고 했거든.”“그렇게 뒤를 쫓다가 마침내 하루 전날 이 레스토랑에 같이 나타난 걸 발견했어. 마침 레스토랑에서 그날 홍보 사진을 찍어서 이렇게 다양한 각도로 사진이 찍혔지 뭐야.”“근데 아쉽게도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CCTV 영상은 다 삭제되고 없었어. 아니면 더 확실할 텐데 말이야.”“응, 알았어. 소정아, 고마워. 네가 아니면 난 영원히 이 사실을 몰랐을 거야.”임완유가 말했다.“고맙긴, 우린 절친이잖아. 네 일이면 내 일이나 마찬가지야. 난 항상 네 편인 거 알지?”소정이 말했다.이 말을 들은 임완유는 가슴이 찡해났다. 전화를 끊고도 여운에 잠겨있다가 한참 후에야 다시 핸드폰을 들고 예천우에게 걸었다.한편 예천우는 진가인 모녀를 도와 이사를 끝내고 진가인의 집에서 나오려던 참이
설마 진가인 때문에?임선호가 뭐라 했나?만약 임완유가 진가인 때문에 다짜고짜 이혼하자는 거라면 이해가 된다.뜻밖에도 임완유가 이 말을 듣고 더욱 열받아 했다.“뭐? 너 미리 준비해 놓고 이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거 아냐? 너 이혼하겠단 말이지?”“그래, 와 봐. 기다리고 있을게!”임완유는 이 말을 하고는 씩씩거리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나쁜 놈, 들키니 바로 이혼하겠다는 거지?이런 생각을 하니 그녀는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나고 속이 답답해났다.예천우는 어리둥절해졌다. ‘내가 미리 준비해 놓고 이혼하기만을 기다렸다고? 이혼하자고 한 건 너인데?’그는 할 수 없이 핸드폰을 내려놓았다.진가인이 보더니 급히 물었다.“천우 오빠, 왜 그래요?”“아니야, 오해가 좀 있었어.”“나 때문이에요? 나 때문이라면 내가 같이 가서 우리 관계 해명할게요.”방금 진가인은 예천우의 와이프가 뭔가를 발견해서 화를 내며 이혼하자고 한 걸 다 들었다.“너 때문이 아니야. 신경 쓰지 마.”“알았어요.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 내가 가서 우린 절대 아무 일도 없었다고 잘 설명할게요. ”진가인은 어제 만났던 그의 처남이 집에 가서 뭐라고 해서 그녀가 오해하게 된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자신이 예천우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들 사이에는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다.“응, 필요하면 부를게.”“근데 지금은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할 것 같아.”예천우가 말했다.“네.”진가인은 예천우를 문 앞까지 바래다주었다.예천우는 진가인의 집을 나와서 바로 차를 가지고 임가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임가네 별장에 도착했다. 그는 차에서 내려 바로 집안에 들어갔다.오늘은 운이 좋았다. 유은수 부부와 마주치지 않았다.임선호와는 마주치긴 했다.임선호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싱글벙글 다가와 말했다.“매형, 왔어? 저녁은? 뭐 마실래? 내가 가져올게.”“아니야, 누나랑 좀 할 얘기가 있어.”예천우는 아무런 표정 없이 말했다. 그도 대체 무슨 상황인지 계속 생
예천우의 다 알겠다는 표정에 임완유는 가슴이 점점 내려앉았다. 그래서 차갑게 쏘아붙였다.“보아하니 넌 오래전부터 그 사람을 알고 있었구나.”“잠깐, 난 아직 인정 안 했어.”예천우가 급히 말했다.“아직 인정 안 했어?”“그럼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거 맞네. 계속 시치미 떼려 했어?”임완유가 화를 내며 물었다. 그녀의 높이 치솟은 봉우리들도 화가 나서 출렁였다.“당연히 아니지!”“난 그전에는 장혁을 정말 몰랐어!”“내가 말했잖아. 처음 만난 게 장혁이 너한테 빚 받으러 왔을 때라고.”예천우가 급히 설명했다.“그래? 너 끝까지 시치미 떼겠다는 거지? 내가 증거 없을 줄 알고?”“증거도 있어?”“당연하지!”임완유가 쌀쌀하게 말했다.“예천우, 내가 오늘에야 너를 알아봤어. 너 진짜 생각보다 뻔뻔하다?”자신이 순결을 빼앗길 때의 분노와 절망을 생각하면... 그녀는 줄곧 자신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생각 밖에도 이것은 예천우가 사전에 파놓은 함정이었다.그리고 이 함정을 판 자가 한 번, 또 한 번 구세주의 역할을 하면서 자신을 한때는 정말 그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다행히도 오늘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니면 한 평생 속고 있었을 것이다.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할 수 없이 말했다.“넌 날 그렇게도 못 믿겠어?”“증거가 눈앞에 있는데 나더러 어떻게 믿으라는 거야?”임완유가 성내며 말했다.“어떤 증거? 나도 좀 보여줘.”“왜, 증거인멸이라도 하게?”“네가 이미 다 봤는데 내가 증거 인멸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어.”예천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흥, 네 눈으로 봐봐.”임완유가 핸드폰을 켜고 사진을 찾아서 예천우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이 사진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예천우가 받아서 보고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하지만 그는 종래로 이 레스토랑에 간 적이 없는데 어떻게 장혁과 같이 있는 사진이 찍힌다는 말인가.누구 짓이지?이 물음이 떠오르자 예천우는 바로 한 사람이 생각났다.소정!조사할 필요도 없다
“너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마찬가지잖아. 지금도 그래? 사람은 변하는 거야. 특히 걔가 나에게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나서.”“너에게 능력이 있어?”“무슨 능력? 언제 다른 사람 덕을 보지 않았니? 네가 의술을 이용해서 마침 큰 인물여러 명 살렸으니 망정이지 너처럼 설치다가는 진작에 목숨 날아갔어.”임완유가 계속 반박했다.“그래. 그 얘기는 하지 말자. 이 사진 한 장으로 내가 꼭 진실을 밝혀낸다.”예천우는 말하고 나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보내고는 장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도련님, 무슨 분부십니까?”장혁이 전화를 받고는 급히 공손하게 말했다.“내가 사진 한 장 보냈아. 네가 봐봐, 원래는 누구였는지.”예천우가 용건부터 말했다.장혁은 어리둥절해서 사진을 보더니 놀라서 말했다.“와, 도련님, 누가 밥 먹고 할 일이 없어서 저와 둘째 사진을 도련님으로 바꿔버렸습니까?”“둘째? 너 그 당시 사진 찍어둔 거 없어?”예천우가 물었다.“이건 정말 없습니다. 근데 제가 지금 마침 레스토랑 근처인데 레스토랑에 CCTV가 있을 겁니다.”장혁이 말했다.“그럼 당장 가 봐.”“네!”장혁은 전화를 끊고 바고 가서 알아보았다. 하지만 이내 그날의 영상이 모두 삭제되고 기록이 남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예천우가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임완유는 여전히 믿지 못하며 차갑게 말했다.“예천우, 허세 부리지 마. 어떻게 소정이 널 좋아한다는 말까지 꾸며내? 그래, 믿을게!”“소정이 날 안 좋아하는 거 맞아. 근데 내 능력은 좋아해.”“거짓말! 너 계속 허튼소리칠 거면 우리 대화할 필요가 없겠어. 바로 가정법원에 가자.”임완유는 이번에 진짜 화났다. 예천우가 생트집을 잡는다고 생각했다.그녀는 계속 예천우에게 기회를 주고 있었다. 가정법원에 가기 싫었다.“됐다. 이 얘기는 그만하자. 너 설마 사진 한 장으로 내가 장혁을 전부터 알았다고 단정 지은 거야?”예천우가 물었다.“하나 더 있어. 내가 친구한테 부탁해
“내가 그렇게까지 하는 게 아니라 네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임완유도 이러기 싫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음모를 꾸며서 자신의 순결을 빼앗은 건 어떻게든 용납이 되지 않았다.“그 말은 너도 이혼은 원치 않다는 거지?”예천우가 일부러 물었다.“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네가 너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면 우린 이혼 안 해.”“미안해, 난 증명 못해. 근데 내가 장담하는데, 이 사진은 가짜야. 난 그전에 진짜 걔를 몰랐어.”“그래도 못 믿겠으면 네 마음대로 해.”예천우는 더 이상 해명하지 않고 선택권을 임완유에게 주었다.이 말은 오히려 임완유를 어찌할 바를 모르게 했다. 표정이 변하며 입을 열려는 찰나 예천우가 먼저 말했다.“사실, 방법이 하나 있긴 해.”“무슨 방법?”“임 씨 가문 이렇게 큰 회사에 이쪽 전문가가 있을 거야. 사진 보내서 감정해달라고 하면 되잖아.”“그래, 네가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면 그렇게 하지 뭐.”임완유는 처음에는 사진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왜서인지 예천우의 말을 듣고 바로 전화 한 통 하더니 사진을 보냈다.그다음은 당연히 기다림이다.이 틈을 타서 임완유가 물었다. “그리고 궁금한 거 하나 더 있어. 너 대체 언제 천해시에 왔어?”“이걸 명확히 하지 않으면 사진이 가짜라고 해도 네가 문제없다는 걸 증명할 수 없어.”사진 사건만 아니면 임완유는 예천우를 믿고 싶었다.하지만 그의 결백을 증명할 증거가 있으면 더 좋지 않겠는가.예천우는 잠깐 망설였다. 그녀가 알아도 상관없겠다 싶어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앱에서 자신의 항공권 구매 기록을 찾아냈다.임완유는 살짝 놀란 표정이었다. “교토?”“너 교토에서 왔어? 산에서 온 거 아니었어?”“넌 내가 원숭이인 줄 아는거야? 산에서 오게? ”“교토 용산에서 왔어.”“용산?”“그건 무슨 산인데? 난 왜 못 들어봤지?”임완유가 물었다.“거기는 인적이 드문 곳이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거야. 난 거기서 무술을 수련하고 있었어.”“아
'설마 속은 건가?'"무슨 생각이야? 소정 씨 입장을 고려하는 건 아니지?" 예천우가 물었다."음."임완유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아주 간단해. 네가 불러서 물어보면 알잖아.""그러니까, 내가 연락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볼게.""전화로 묻지 마, 사진이 가짜라는 걸 간파당하면 안 돼. 불러와서 직접 물어봐.""예천우, 무슨 뜻이야? 소정을 의심하는 거야? 경고하는데, 네가 오해하는 거야. 소정은 분명 속은 거야." 임완유가 담담하게 말했다."사진 한 장으로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는데, 내가 어떻게 의심을 안 해?"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지금 소정 씨 문제라고 말하지 않았어. 그냥 여기 와서 나랑 대질 질문하자는 거야. 그럼 모든 게 드러나잖아." "그래, 그럴게."임완유는 소정에게 연락해 상의할 일이 있다며 집으로 와달라고 했다.소정은 안 좋은 예감이 들어 황급히 물었다. "무슨 일인데? 나 지금 바쁜데, 전화로 말하면 안 돼?""그게..."임완유는 사실대로 알리려고 했지만 예천우가 저지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얼버무렸다. "그냥 사적인 일이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러는 거니까 와서 조언 좀 해줘."임완유가 예천우에 관한 고민을 하는 줄 알고 즉시 대답했다. "그래, 바로 갈게. 조금만 기다려."임완유는 전화를 끊은 뒤 예천우를 흘겨 보았다. "오늘 이 일은 내가 사과할게. 미안해.""소정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한 거니까 반기 들지 마.""안 그래!"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낱 광대 따위가 무슨 의견을 제기할 수 있겠는가? 그는 단지 수습을 하려는 것이다."좀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밖에서 기다릴까?" 마음이 너무 조급해 다른 것을 고려하지 못했다. 지금은 많이 진정되었다."됐어, 여기가 편해. 피곤하면 누우면 돼.""그래, 오늘 너랑 실랑이해서 피곤했어. 이참에 쉬어야겠어."예천우는 곧장 임완유의 침대에 올라가 누웠다."일어나! 여긴 내 침대야. 네가 왜 누워?
"소리 질러, 이왕이면 더 크게 질러. 난 소리 크게 내는 게 좋더라."사실 이렇게 얘기하긴 했지만 예천우는 얼른 손을 풀었다.더 안고 있다간 임완유가 정말 화낼지도 모른다고 여겼기 때문이다.임완유가 자리에서 일어나 역정을 냈다. "예천우, 이 개자식아. 우리는 언젠가 헤어질 사이라고 했잖아. 왜 날 수치스럽게 만들어?""수치스러워?""난 정말 당신을 좋아해!" 예천우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는 확실히 오늘 충동적이었다."그래서 어쩌겠다는 건데? 우린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야." 임완유가 화를 내며 말했다."그래, 네 말이 맞아. 나 먼저 나갈게."정말 화가 난 듯한 임완유 때문에 예천우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임완유는가 씩씩거렸다. 예천우를 따라나가자마자 화를 낼 곳이 없기 때문이다.예천우가 밖에 나가자마자 임선호가 그를 반갑게 맞으며 미소 지었다. "얘가 다 끝났어? 여태 얘기만 한 거야?""안 그럼? 내가 뭐라도 했을까 봐?" 예천우가 언짢은 듯 말했다."그거야 당연히, 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있잖아!""하지만 우리 누나가 아직 그쪽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아 곤란하긴 하겠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 내가 잘 얘기할 테니까."임선호는 지금 예천우가 임완유를 차지하기를 바랐다. 아이를 낳아 오순도순 살아가기를 바랐다."네 그 추잡한 생각 좀 그만해."예천우는 불쾌한 듯 화를 냈다. "목마르네, 물 좀 갖다 줘.""그래! 바로 가져다줄게."임선호는 촐랑거리며 걸어갔다."임선호! 거기, 서!"임완유가 걸어나와 임선호에게 소리를 치며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스스로 물 마실 줄도 몰라?""아니야, 처남이 매형한테 차를 따라주는 건 당연한 거잖아."임선호가 헤실헤실해서 말했다. "누나, 매형이랑 같이 앉아 있어. 내가 물 갖다 줄게.""너!"임완유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임선호! 너 솔직히 말해, 이 사람이 너한테 무슨 짓 했니? 세뇌된 거야? 너 무슨 약점이라도 잡
"웃기는 뭘 웃어!"임완유가 불쾌해서 말했다. "다시 한 번 경고하는데 임선호를 꼬드겼다고 나한테 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임선호 없이 나 혼자 네 마음 가질 수 있어."'아니! 넌 절대 안 돼!""그래?"예천우가 심드렁하게 답했다.예천우의 무심한 태도에 임완유는 되려 열을 받았다.다행히 소정이 빨리 온 덕분에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천우 씨도 여기 있었어?"소정은 예천우를 보자마자 안색이 변했다. 임완유가 사진이 위조된 것을 알아차렸을까 봐 걱정되었다.그래서 일부러 임완유에게 말을 걸며 그녀의 시선을 분산시켰다."왜 이렇게 놀랐어? 설마 겁먹은 거야?"예천우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웃으며 말했다."겁을 먹다니?""무슨 뜻이야?"소정은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진경 시키며 덤덤한 척 노력했다."헛소리하는 거 듣지 마!"임완유가 끼어들었다. "사실 물어볼 게 있어서 불렀어.""응, 뭐든지 물어봐. 전부 알려줄게." 소정이 얼른 대답했다."그래, 나한테 준 사진 어디에서 났어?"예천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바로 사진이 가짜라고 말하는 편이 훨씬 좋았기 때문이다. 소정에게 잔머리 굴릴 시간을 주지 말았어야 했다.하지만 질문을 어떤 방식으로 하든 상관없었다. 그는 이미 모든 조사를 끝마쳤기 때문이다. 사진이 위조된 이상 틀림없이 흔적이 남을 것이고 문제를 찾아낼 수 있었다.소정은 이 말을 듣자마자 사진이 위조된 것을 들켰다고 여기고 눈알을 굴렸다. "탐정회사에서 나한테 건넨 거야.""탐정?" 임완유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그래, 나도 그런 걸 잘 못해. 나한테 조사해달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탐정을 찾아가 나 대신 알아봐 달라고 한 거야."소정이 해명했다."그렇구나. 그럼 탐정 회사에서 위조한 거구나." 임완유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었다."위조라니?""무슨 뜻이야?" 속으로 깜짝 놀란 소정은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아연실색했다."네가 나한테 건넨 그 몇 장의 사진들 전부 위조된 거야.
원래는 분명히 말하려고 마음을 먹었었지만 예천우는 막상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재동의 행동은 분명 호감 가는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오히려 불쾌하기까지 했고 일부는 분노를 자아낼 정도였다.하지만 예천우는 이제동도 아주 나쁘거나 악의적인 건 아니라는 걸 알았고 단지 그도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위험을 피하고 싶어 했을 뿐이다.무엇보다도 이신향은 아버지를 꽤 존경하고 있다는 걸 예천우는 알고 있었다. 그만큼 이재동도 딸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었다.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헤어지자고 말해버리면 이신향이 분명 상처받을 거라는 걸 그는 잘 알았다.‘그래. 그냥 나중에 신향 씨가 직접 아버지에게 말하도록 하는 게 더 좋을 거야.’ 그렇게 하면 서로 감정 상할 일도 없고 훨씬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어차피 예천우는 또다시 가짜 남자 친구 역할을 하며 불려 다닐 여유 따윈 없었다.조신우 건이 깔끔하게 마무리된 뒤 모두가 홀가분한 기분으로 식사를 이어갔다.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들은 하나같이 훌륭했다. 보기만 해도 고급스럽고 향이 진하게 풍겨왔다.그리고 그건 당연했다.오늘 올라온 요리들은 하나같이 고가의 재료로 만든 귀한 음식들이었고 식당에서도 상위 몇 퍼센트만을 위한 최고급 요리였다.이재동 가족에게 이런 자리는 처음이었고 이런 걸 먹어본 적이 없으니 입에 넣는 순간부터 반응이 달랐다. 그야말로 행복한 표정들이었다.그중에서도 이신향은 가장 들떠 있었고 기분도 최고였다.특히나 부모님이 오랜만에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그녀는 아버지와 그리고 예천우와 연거푸 술잔을 주고받았다.그런데 놀랍게도 이재동의 주량은 꽤 대단했다.마오타이를 한 병 비운 뒤엔 더는 예천우의 귀한 술을 손대지 않았다.그 대신 이런 좋은 술은 아껴야 한다며 종업원에게 일반 백주를 가져오라고 시켰다.하지만 예천우가 그런 걸 올리게 둘 리가 없었다.결국 종업원은 또 다른 비싼 술인 페이톈 마오타이를 내왔다.그렇게 술잔
“아!”도민현은 예천우의 말에 깜짝 놀라 얼굴에 놀라움이 그대로 드러났다.“용왕님, 그게...”하지만 그는 곧 표정을 가다듬고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바로 사람을 시켜 움직이겠습니다!”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아무리 상상해도 그는 믿기 어려웠다.‘용문을 이끄는 용왕님에게 또 다른... 그것도 이렇게 무서운 신분이 있었다니…’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예천우가 바로 용도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니... 이건 그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용도 예씨 가문이라면... 수십 년 역사에 빛나는 용도에서 손꼽히는 네 개의 최고 명문 중 하나...’그 존재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등줄기에 땀이 맺혔다.도민현이 자리를 뜨자 남아 있던 이재동과 그의 가족들 또한 속으로 깊은 충격을 받았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 또 뭐야... 그건 또 얼마나 무서운 신분이야?’예씨 가문이 정확히 어떤 가문인지는 몰라도 분위기만 봐도 대단한 집안이라는 건 확실했다.특히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응대하던 걸 보면 그 위엄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이재동은 감히 따져 묻지 못하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저... 천우야. 아까는 정말 미안했어. 내가 눈이 어두워서 네 진짜 실력을 알아보지 못했어. 괜한 말을 했고 또 멍청한 짓까지 해서 널 곤란하게 했구나... 그... 사과의 뜻으로 내가 술 석 잔 자진해서 마시겠으니 부디 용서해다오.”이재동은 급히 잔을 들고 술을 따르며 말했다.특히 아까 딸을 절대 예천우에게 줄 수는 없다면서 오직 조신우만이 이신향의 가장 적합한 혼처라는 말을 했던 게 떠올랐다.만약 예천우가 그것을 마음에 담아두기라도 했다면 이신향의... 인생을 망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그 생각이 드는 순간 이재동은 등골이 오싹해졌다.그가 잘못 판단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이 바로 그 인생의 갈림길이었을지도 모른다.그는 절실했다.‘이건 우리 가족 운명을 바꿀
사실 이 모든 소문은 애초에 예웅남이 일부러 퍼뜨린 것이었다.예관희는 이미 예천우의 뜻에 따라 모든 사실을 예웅남에게 전했고 그중에는 예천우가 자신의 용왕 신분을 외부에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는 말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심지어 그가 종사급 고수라는 사실조차도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이유는 단 하나였다.예씨 가문 사람들의 진심과 충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예웅남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기회를 역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그는 그 정보를 슬쩍 흘리면서 예관희를 헐뜯고 예천우의 이미지를 흔들어 놓으려 했다.그렇게 분위기를 만든 뒤 예관희가 병사한 것으로 꾸며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주 자리에 오를 명분을 만들고자 했다.그 후에야 예천우를 제거한다면 더 이상 자신을 위협할 존재는 사라질 것이다.4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가문에게 자리를 넘긴다 한들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금의 예씨 가문이라면 예웅남은 그 자리를 지킬 능력도 없었다.이러한 소문 덕분에 전태민 역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돌아와 가주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그가 여기서 진짜로 그 예씨 가문 큰 도련님을 마주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 모든 진위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전해 듣기로 큰 도련님은 예정환과 똑 닮았다고 했다.전태민은 다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실례가 안 된다면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신가요?”그 말이 떨어지자 주변 사람들 모두 눈을 크게 떴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재동을 비롯한 일행은 뭔가 헷갈린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었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눈을 깜박이며 당황했다.‘천우 씨는 용왕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거지?’곁에서 듣고 있던 도민현은 잠시 찡그린 뒤 고개를 저으며 정색했다.“전 시장님, 착각하신 겁니다. 이분은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 아니라 용왕님이십니다.”“뭐라고요?”전태민을 포함한 일행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그들은 당황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
이재동과 다른 사람들은 완전히 충격에 마비된 상태였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속으로 깊이 흔들렸다.그녀는 예천우가 대단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까지 이 정도로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지금 방 안에 모인 사람들은 누가 봐도 하나같이 고위직 인사들이었다.그중에서도 앞장선 인물은 동성시의 중심 권력층에 있는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예천우의 부하에게조차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들이 그렇게 조심스럽고 공손한 태도를 보이자 도민현 역시 더는 강하게 나가지 않았다.그는 곧장 이유를 알아차렸다.‘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나한테 공손하게 대하는 이유는 분명 용왕님의 체면 때문이겠지.’그래서 도민현은 바로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말씀 잘하셨습니다. 오해가 풀렸으니 방금 일은 여기서 그만하도록 하죠.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좀 흥분해서 예의가 없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중히 사과드립니다.”“아... 아닙니다. 저희가 오히려 경솔했습니다.”전태민과 그 일행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그래야 협력이든 뭐든 제대로 되지.’“그러면 우리 사업 이야기 말인데요...”전태민이 빠르게 화제를 돌리며 묻자 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물론 계속 진행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조씨 가문을 정리하는 일이 급하니 조금 여유를 주세요. 며칠 뒤에 다시 보죠.”“그건 당연하죠. 아무래도 강흥시에서 오신 거라 좀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남강 지역이지 않습니까. 도 대표님 같은 정의로운 기업가께 우리가 도움 드리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필요하신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전태민은 부드러운 미소로 덧붙였다.“좋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시장님.”도민현은 그 속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굳이 더 말은 하지 않았다.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조혁진은 점점 더 절망에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