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제정신을 차리고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나는 공평한 사람이야, 네가 내 동료를 때렸으면 신체적 피해 보상은 무조건 해야 하는 거야. 이천만원, 이 돈이라면 바로 준비할 수 있겠지?” “그럼요,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유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더 큰 금액을 부를까, 걱정했던 그의 예상과 달랐다. “좋아, 그리고.”“그리고 라니요?”“왜? 네 일행이 내 동료 여친 건드린 거는 그냥 넘어 가자는 거야?”곧이어 사진호의 눈빛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아, 아니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유걸은 두려운 마음에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그래, 네 일행이 한 것 처럼 저 여자만 내주면 없는 일로 해줄 게.”이어서 사진호가 임완유를 가리켰다.그의 말에 임완유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유걸도 그의 제안을 받아 드리지 않았다.“저 여자는 이번 일과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다른 걸로 바꿔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이 자리에 있는 한, 다 연관된 사람들이야.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영사 집단이 절대로 가만 두지 않을 거야.”완고한 사진호의 태도에 유걸의 안색이 점점 나빠졌다. 만약 임완유를 지키지 못한다면 사람도 얻지 못할 뿐더러 돈도 받지 못한다.“진호 형님, 저 여자분은 훗날 제 아내가 될 사람 입니다. 이번 한번만 넘어 가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아니면 보상이라도 더 하겠습니다, 1억도 좋습니다!”유걸은 잔머리를 굴렸다. 일단 임완유에게 먼저 호감을 사고, 돈은 미루다가 도망치면 되지 않는 가. 사진호는 결국 자신이 아닌 임완유를 찾아가 행패를 부리게 될 것이다.하지만 임완유는 유걸의 속셈을 전혀 알아 차리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을 위해 1억을 보상해준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위험을 무릎쓰고 사진호의 앞에서 제안을 하는 그의 태도에 호감도가 올라갔다. 훗날의 아내라는 헛소리와 볼품 없던 모습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1억, 시원시원 하네. 그래, 내가 금액을 너무 적게 불렀던 것 같네. 그럼 이천만원 말고 1억 줘.
“왜? 구해 주고 싶어? 좋아, 네가 나랑 놀아 주기만 하면 놓아 줄게.”사진호의 행동이 점점 악의적이게 변했다. 그리고 오른 손을 뻗어 임완유의 얼굴을 꼬집었다.“손대지마!”임완유는 즉시 상대방의 손을 밀쳤다. 그리고 그를 피하기 위해 한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여전히 초조하고 불안했다.유걸은 충분히 상대의 체면을 세워 주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심해지는 사진호의 행동에 이를 꽉 물었다.“진호 형님, 일단 진정하시고..”곧이어 사진호는 유걸의 뺨을 내려쳤다. 그리고 욕설을 내뱉었다.“닥쳐, 성가시게 하지 말고 옆으로 꺼져. 한 번만 더 쓸데없는 말했다가는 사람 구실도 못하게 만들어 줄게.”유걸은 맞은 뺨을 어루만졌다, 겁에 질려 다시는 끼어 들지 못했다.“흥, 말만 번지르르 하는 놈이구나. 쓸데없는 놈.”사진호는 그를 비웃었다.유걸은 주위의 시선에 쥐구멍 이라도 숨고 싶었다. 임완유는 여전히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때 문득 예천우가 떠올랐다. 만약 예천우라면 이후에 일어날 일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식당을 떠났다. “네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 말은 동의 해.”이때, 문 건너편으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서 건장한 젊은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침착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는 다름 아닌 예천우 였다. 그의 등장에 임완유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그를 떠올리자마자 바로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소정도 같은 반응이었다.사진호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 보았다.“새끼야, 너 내 허락 맡고 들어온 거야?” “아니, 그냥 들어 왔는데? 그리고 저 여자는 건들지 말지.”예천우가 덤덤하게 말했다.“하하, 난 또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고작 영웅놀이 하려고 온 거야? 저 놈도 못하는 데 네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사진호의 비웃음에도 예천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대꾸도 하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싫은데? 그리고 이 여자도 내가 가지고 놀 거야.”
사람들은 그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 예천우는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 일까. 그 중, 임완유는 조급한 마음에 눈물이 고였다.예상대로 그의 발언은 남을 괴롭히기 좋아하던 사진호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리고 음험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네가 먼저 건드린 거야. 황천길 건너도 내 탓하면 안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예천우를 향해 다가갔다. 유걸 한테 했던 것 보다 더 빠르고, 강했다. 게다가 한번에 달려오는 탓에 자칫하면 목숨이 바로 날라 갈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는 상대편의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알아챘다.유걸과 그의 일행들은 고개를 저었다, 겁 없는 멍청한 인간이 아닌 가. 하지만 임완유는 살짝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예천우의 싸움 실력이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누가 더 강할지는 알 수 없었다.“펑!” 소리와 함께 사진호가 예천우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공격도 못해보고 순식간에 떨어져 나갔다. 방 안 사람들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아무도 예천우가 사진호를 가볍게 이길 줄은 몰랐다.여기서도 유걸과 그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사진호가 상대방에게 당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크게 화를 냈다.“다 덤벼!”사실 그의 지시가 아니더라도 일행은 이미 도련님을 건드렸다는 사실에 분노 하고 있었다. 곧바로 예천우를 향해 여러 각도로 달려 들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다급해 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상대가 가까이 오면 빠른 속도로 주먹을 날릴 뿐이다.퍽퍽-소리에 맞춰서 사진호 일행이 하나 둘씩 쓰러졌다. 그들은 예천우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반항도 못하고 그저 맞는 수 밖에 없었다.이러한 장면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가 없었다.소정의 눈동자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예천우의 실력은 몇 번 본적 있지만 이렇게 강할 줄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특히 방금 전의 유걸과 대비되어 더 충격을 주었다. 사실 그녀는 유걸의 실력을 보고 그가 강한 유수 실력을 가지고 있다
“뒤치다꺼리 같은 거 필요 없어.”예천우가 쌀쌀한 태도로 말했다. “이, 이 배은망덕한 놈아!”소정이 화를 냈다.“비켜!”예천우는 그녀의 행동에 싫증이 났다. “예천우,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임완유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예천우가 자신을 위해 나섰다는 사실은 감동이지만 여태껏 유걸이 해준 일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자신을 위해주는 소정이 욕을 듣는 것도 참을 수 없었다.“사실이야!”예천우가 말했다.“그래, 사실이라고 쳐. 하지만 소정의 말도 사실이야, 만약 네가 저 사람 건드리면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어떻게 될 지 몰라.”임완유는 예천우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싸울 때가 아니다. “그래요, 예천우 씨. 진호 형님은 젊은이들 중에서 제일 잘 나가시는 분 입니다, 행동을 멈추어 주세요.”유걸은 말을 하면서 사진호의 앞에 섰다, 마치 그를 보호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만해. 더 소란 피우지 마.”소정도 그를 말렸다.예천우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 졌다, 도와주러 들어 와서 순식간에 죄인이 되어버린 상황이 되어 버렸다. 모두가 반대편에 서서 자신을 말리고 있지 않은가. 그는 결국 동작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진호는 그들의 도움에 전혀 고마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걸을 밀쳐 내고는 예천우를 향해 비웃었다.“계속 때려, 할 수 있으면 해봐. 영원히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그의 도발에도 예천우는 움직이지 않았다. 사진호가 다시 본성을 드러냈다, 앞에 있던 소정을 밀쳐내고 한 발자국 다가갔다.“이 세상에 권력 앞에서 이길 수 있는 건 없어. 네 까짓것 전화 한 통만 하면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어.왜, 이제 와서 무서워 진 거야? 무서우면 지금이라도 무릎꿇고 사과해. 그럼 그냥 한번은 눈 감아 줄 테니까.”유걸도 말을 더했다.“예천우 씨, 얼른 무릎 꿇고 사과 하세요. 설마 저희 모두한테 피해 줄 생각 이신 거예요?”“기회 줄 때 무릎 꿇어. 그럼 살려 줄게.”사진호
옆에 있던 유걸도 경악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곧이어 그는 사진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진호 형님, 진호 형님..”그는 사진호의 생사 여부를 확인했다, 숨이 멎지는 않았지만 깊은 내상 때문에 잠시 기절 한 것이다.“얼른 구급차 부르세요.”보안요원들은 그의 말을 듣고 바로 구급차를 불렀다. 유걸은 예천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마음 속으로 그를 비웃기 바빴다. 이제 너는 끝났어. 그는 사건의 시발점은 자신이지만 사진호를 보호해 주었다는 점을 미루어 자신을 탓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한편, 임완유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리고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끝났어! 이제 돌이킬 수 없어!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떤 후폭풍이 닥칠지 모른다. 그들 중에 오직 예천우만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낼 뿐이다. 한편, 황호건과 그의 일행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30분이 지나서도 돌아오지 않자 양체은에게 예천우를 찾으라는 심부름이 떨어졌다.다수 일행의 소란이 있었지만 정확히 30분이 지난 뒤 였다. 하지만 예천우는 한참 전에 먼저 자리를 떠났었고, 양체은은 화가 났다. 그녀는 예천우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랬지만 그가 떠났다는 사실에 다른 친구를 찾으러 갔다. 만약 그녀가 2층 에서 조금만 살펴 봤다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예천우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쳐다 보지도 못하고 차를 타고 떠났다.예천우가 떠났다는 말에 양대복과 황호건도 더 이상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대화도 할 만큼 했다. “예천우, 이 미친 놈아!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 지 알기나 해? 임 씨 집안을 망치려고 작정 한 거야?”이제야 제정신을 차린 소정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덤덤했다.“깡패가 무슨 수로 집안을 망쳐?!”“깡패? 하, 진짜 멍청해서 할 말이 없다.”“소정아!”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임완
“게다가 그쪽 집단 중에서 리더는 나타나지도 않았어. 그분들이랑 비하면 네 실력은 아무것도 아니야.”임완유는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내뱉었다. 과거에 그녀는 우연히 흑룡회의 대결을 본 적이 있다, 모두 다 놀라운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예천우 보다 10배는 더 강해 보였다.주위 사람들이 다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임완유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그 중, 유걸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예천우 씨, 지금이라도 도망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완유 입니다. 그리고 임 씨 집안이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은 알아 두셔야 합니다.아, 어쩌면 저희도 같이 피해를 당할 수도 있겠네요.”“그래, 유걸의 말이 맞아. 예천우가 사라지면 결국 우리만 피해 보는 거잖아.”소정이 거들었다. 임완유는 눈살을 찌푸렸다.“아무리 그래도 영사 그룹 같은 큰 회사가 너네 한테 까지 이것저것 따지지는 않을 거야.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책임 질테니까 걱정하지마.”예천우의 도움은 항상 임완유를 더 번거롭게 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번거로운 걸로 끝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예천우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녀의 인생이 망가질 수 있었다.임완유는 만약 대가를 치뤄야 한다면 자신이 선뜻 나서서 책임 지겠다고 다짐했다. 예천우는 당장이라도 자신을 붙잡을 것 같은 주위의 반응에 고개를 저었다. “다들 걱정 하지 마세요, 제 잘못이니까 제가 모두 책임 지겠습니다.”“어떻게 책임 질 거야?”임완유가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 예천우를 싫어하지만 그가 다치는 건 원치 않았다. 어쩌면 자신이 사건을 일으켰다는 사실과 그가 여러 번 도와줬던 사실에 감사를 표하고 싶었던 걸까.그녀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내 비밀스러운 능력을 통해서.”예천우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다시 말을 덧붙였다.“걱정 하지마, 다 괜찮을 거야. 나 먼저 갈게!”그는 한마디만 던지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이곳도 지루한 모양이었다. 그는 겨우 작은 일이지
그때만 해도 예천우가 헛소리를 지껄이는 줄 알았다, 소정은 그저 그를 비웃기 바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모습에 잠시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완유야, 나 잠깐 나갔다 올게.”소정은 완유에게 한 마디를 전하고 곧바로 달려 갔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황 시장을 잡고 예천우를 아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다. 임완유는 잠시 멈칫했다, 예천우를 잡으러 가는 걸까.그녀가 저지 하기도 전에 소정은 이미 떠나 버렸다. 하지만 소정 혼자서는 예천우를 막을 수 없다. 소정은 빠르게 달려서 문 앞에 도착했다. 그녀는 주위를 살피면서 황 시장의 뒤를 쫓았다. 순간, 한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 얼어 붙고 말았다.그 장면에는 양 회장, 황 시장 그리고 예천우가 같이 있었다. 소정이 제일 놀랐던 것은 두 사람이 예천우를 향한 태도 였다. 양 회장은 그에게 차 문을 열어 주고, 먼저 차에 올라 타라는 말을 건넸다. 대체 무슨 신분이길래 천해 시의 양대복 회장이 깍듯하게 대하는 걸까.옆에 있던 황 시장도 예천우에게 짧은 인사말을 하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 이게 어떻게 된 일 인가.소정은 천궐 1호 별장에서 양 회장의 차에 있었던 예천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그때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니라는 뜻이다. 미루어 보아, 처음 만났던 자리에서 그가 양 회장에게 행사를 취소 하라고 했다는 말은 사실이 된다. 특히 저번에 양 회장이 자신의 아래라고 했던 말도 사실 인 것이다.소정은 자신이 큰 비밀을 알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예천우는 거의 잘난 체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말은 항상 적중했다. 그리고 유걸이 대부분 나서서 해결 했다는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다. 예천우가 차에 올라타려고 할 때, 양대복과 그의 일행과 마주쳤다. 그는 자리에 서서 간단한 인사말을 나누고 양대복의 차에 올라 탔다. 그는 장모인 유은수가 집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한 말이 기억났다. 그리고 양대복의 차에 올라타서 천궐 별장으로 이동했다. 별장 안은 깨끗하고, 맑은 기가 가득하다
그녀의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족족 피하기 급급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영사 그룹의 도련님을 반쯤 죽여 놓고 찾아 갈 용기는 없다. 한편, 소정은 임완유를 말렸다.“완유야, 예천우는 서류 상으로 네 남편이잖아. 적당히 하면 됐어. 남은 건, 하늘의 뜻에 맡겨야지.”사실 그녀는 임완유 없이 예천우가 위기를 벗어 날 수 있을 지 알고 싶었다. 만약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방금 전 목격한 장면이 사실이 된다. 그리고 예천우가 자신의 대한 이미지 변환에 계획을 세워야 한다. 소정은 지금까지 그에게 좋은 말을 해준 적이 없다. 어쩌면 블랙 리스트의 첫 번째로 등록 되지 않았을 까.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행동에 회의감이 들었다. 항상 예천우만 보면 공격했던 자신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이번 일은 저 사람이 나를 구하려 다가 생긴 일 이잖아, 가만히 둘수는 없어.”임완유는 견고한 말투로 답했다. 이혼은 이혼이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유걸한테 찾아가 보는 게 어떨까?”“아니, 만약 방법이 있었으면 그렇게 당하지는 않았겠지. 더 험한 꼴을 당하게 해서는 안돼.”이어서 임완유가 고개를 저었다.“할 수 없지.”이때, 소정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한 통이 날라왔다.“완유야, 큰일 났어. 단톡방 좀 봐봐.”임완유는 잠시 멈칫했다. 곧이어 핸드폰을 본 그녀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영사 그룹의 회장이 이미 자신의 아들의 상황을 보고 받고 제일 먼저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가해자들에게 3시간내로 자수를 지시했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까지 죽이겠다는 협박을 내놓았다. 어쩌면 좋을 까.하지만 예천우의 성격대로라면 절대로 자수하지 않을 것이다. 임완유는 단체방의 내용을 보고 한시라도 빨리 예천우를 도망치게 도와주고 싶었다. 그녀는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의 핸드폰은 이미 꺼진 상태였다. 순간, 임완유의 안색이 변하더니 온갖 생각이 들었다. 설마 잡힌 건가. 하지만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도민현은 처음에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이 피곤해서 착각한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그의 기억력도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 한 번 마주한 적이 있을 뿐인데도 용왕님의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다시 본다고 해도 절대 헷갈릴 리 없었다.더구나 지금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고 그는 곧 확신에 찼다.‘틀림없어. 저분은... 용왕님이야!’순간 그의 얼굴에는 흥분이 스치듯 지나갔다. 용문 사람들에게 있어 용왕이란 존재는 신비롭고도 절대적인 인물이었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설과 같은 존재였다.예천우도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조용히 말했다.“음식은 두고 가세요. 경찰은 부르지 말고요. 꼭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면 식당 대표한테 말하시면 돼요.”“네. 알겠습니다...”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룸을 예약한 손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이상해도 그녀는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이 식당 자체가 천상 그룹 소속이었고 예천우는 그 천상 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였다.그때 도민현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서 서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용왕님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도민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용왕님!”‘용왕?’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분명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예천우의 태도와 지금 들어온 도민현의 모습을 보면 그 호칭이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았다.조신우 역시 당황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용왕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천우는 도민현을 보고 가볍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
조신우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고 예천우가 한 번만 더 손을 쓰면 그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며 이를 갈듯 외쳤다.“죽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어!”그러자 예천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번엔 네 팔 하나쯤 부숴줘야겠네.”말이 끝나자마자 예천우는 주저 없이 발을 옮겨 조신우의 팔 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그러고는 단 한 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발을 내리찍었다.“으악!”이번엔 조신우의 비명이 더욱 뼈를 깎는 듯했고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모두가 혼비백산했다.“안 돼. 그만둬!”이재동이 다급히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이신향을 향해 소리쳤다.“신향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말려.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하지만 이신향은 아무런 반응 없이 차갑게 말했다.“왜요? 자기가 그렇게 잘난 척하다가 스스로 자초한 거잖아요. 내가 왜 말려요? 천우 씨는 지금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내 딸이 이렇게 멍청했던 거야?”이재동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번엔 정말 끝이야... 이번엔 진짜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어!”한지연 역시 표정이 창백했지만 그 와중에 오히려 이선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죽으면 죽죠! 난 더는 저딴 조신우한테 굽히고 살기 싫어요. 누나, 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진짜 일이 터지면 저 혼자 감당할게요.”“감당은 무슨 감당이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봤잖아. 넌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이재동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고 그 시선은 다시 이신향에게 향했다.“신향아,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네가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그러고는 예천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그리고 너, 예천우!
“웃기고 있네.”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예천우를 비웃었다.“너 같은 쓰레기가 뭘 할 수 있겠어? 믿을 수 없으면 한번 해보든가.”예천우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이 멍청이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르네. 이젠 말로 안 통하겠군.’ 그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좋아. 네가 원한 거니까 제대로 맛 좀 보여줄게.”조신우는 속으로 살짝 기뻤다. ‘드디어 이 찌질이가 덤벼오네. 이놈 입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망신당했는데... 지금부터 그 수모를 전부 갚아줄 거야.’조신우는 예전에 자기 돈으로 무술 사부님을 몇 명을 고용해 몇 가지 동작을 배운 적이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수련은 아니었고 훈련도 게을리해 실전 경험이라곤 없었지만 일반인 두셋쯤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일대일이야. 그러니 누구도 우리를 말려서는 안 돼. 무릎 꿇고 빌기 전까진 끝이 아니야.”조신우는 허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예천우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어차피 저 녀석이 알아서 죽겠다는 건데 우리가 말려봤자 괜히 조 도련님만 더 화나게 하겠지...’조신우는 예천우가 정말로 나서는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그래. 이걸로 다시 내 체면을 회복하면 되겠지.’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짝!”예천우가 한 발 앞으로 다가서자마자 그대로 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너 이 자식... 비겁하게 기습하는 거야.”조신우는 얼굴을 싸쥐며 소리쳤지만 다음 순간 또 한 번의 따귀가 날아들었다.“짝!”이번엔 정면이었다.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엔 기습 아니니까 할 말 없겠지?”조신우는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조금 전 따귀는 정말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내가 더 빠르고 강한데... 저 자식은 그저 공부나 하던 놈 아니었어?’그러나 예천우는 멈추지 않았고 이번엔 조신우의 다리를 향해 그대로 발을 뻗었
방 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조혁진 또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지금 도민현이 진심으로 칼을 빼들면... 우리 조씨 가문은 정말 끝장이겠지.’하지만 그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지? 우리가 용왕이라는 사람을 건드릴 일이 있었나? 조씨 가문이 아무리 무례하다 해도 눈치 없이 그런 인물한테 손댈 리 없잖아...’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전태민 시장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왕 총독님, 저한테 직접 전화를 주신다니... 정말 영광입니다.”왕 총독은 이미 도민현의 힘과 그 뒤에 있는 용문이라는 조직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었다.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 기회를 꼭 살리고자 했다.강흥시가 발전하면 자신의 정치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지금 협상은 잘 되고 있나?”왕 총독이 물었다.전태민은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게...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그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요약해서 설명했다.그리고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도민현이란 그 자식은 뒤에 용왕이 있단 걸 핑계로 아예 우리를 무시했습니다. 너무 오만하고 제멋대로라 제가 직접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경고했습니다. 용왕이 뭐 대단하다고 우리 정부 사람을 흔들려고 하는 거죠?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필요하다면 그 용왕이라는 자식도 좀 혼내려고요.”전태민은 평소 왕 총독이 단호하고 강경한 스타일이라는 걸 알기에 일부러 자신을 강하게 포장하려고 했다.‘이런 모습 보여주면 총독님도 날 인정해 주시겠지.’하지만 다음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왕 총독은 큰소리로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뭐라고? 용왕님을 혼내겠다고? 전태민, 너 지금 제정신이야?”왕 총독의 고함이 너무 커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