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지훈이 자신의 주먹을 그대로 받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광우의 입장에서는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광우는 한 번도 주먹질로 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무도의 길에 들어서고 지금까지 그의 주먹에 죽어나간 사람이 족히는 천 명이 넘었다.게다가 전부 한방에 쓰러졌다.광우는 문파 내에서도 주먹 살신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어린 녀석이 감히 그의 자존심을 도발한 것이다.광우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그는 주먹에 힘을 꽉 주며 분노한 고함을 질렀다.그리고 공기를 찢을 것처럼 신속히 가르며 한지훈의 머리를 노렸다.하지만!광우와 영시종 제자들을 경악하게 한 장면이 펼쳐졌다.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광우의 주먹을 노리고 주먹을 날렸다.이어서 광우의 눈앞에 그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 펼쳐졌다.그는 자신의 무쇠주먹이 한지훈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는 모습을 두 눈 뜨고 보고 있는 중이었다.거대한 통증이 주먹을 통해 온몸으로 퍼졌다.진동 여파에 팔에 두르고 있던 금빛 쇠고랑마저 부서져서 사방으로 튕겼다.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더 무시무시한 것은 한지훈은 거기서 힘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었다.엄청난 파괴력은 순식간에 광우의 팔뼈마저 산산이 부서지게 만들었고 광우 본인은 그대로 공중을 한참 날아 수백 미터 밖에 있는 벽에 부딪히며 쓰러졌다. 순식간에 벽이 무너지며 광우는 그대로 폐허 속에 파묻힌 신세가 되었다.충격을 받은 영시종 대전은 힘없이 무너졌다.현장에 삭막한 정적이 흘렀다.아무도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현실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다.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단지 주먹과 주먹이 부딪혔을 뿐인데 광우는 가볍게 튕겨나고 대전이 무너지다니!공기 중에 비릿한 피냄새가 진동했다.사람들은 거의 반은 무너진 대전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광우 장교가 졌다고?게다가 처참한 패배라니!나강성의 얼굴은 순식간에 분노로 일그러졌다.몇몇 제자들이 폐허로 달려들어 광우를 끄집어냈다. 그들은 그
탕!최신형 저격소총은 거대한 소리를 내며 총탄을 발사했다.총탄은 기류를 뚫고 허공을 가르며 한지훈의 앞으로 돌격하는 영시종 제자를 향해 날아갔다.그리고 잠시 후, 현장 800여 명이 보는 앞에서 한지훈에게 가장 먼저 달려들었던 제자가 순식간에 가슴에서 피를 뿜더니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단 한발이 심장을 관통한 것이다.그 순간,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던 영시종 제자들은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가슴에 구멍이 뚫려 죽은 동료를 바라보았다.점점 당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그들은 신속히 주변을 둘러보며 저격수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매복하고 있는 놈이 있습니다!”누군가가 소리쳤고 당황한 제자들은 우왕좌왕했다.나강성마저도 고개를 들고 먼 산을 바라보며 저격수를 찾았다.탕!두 번째 총성이 울렸다.한지훈과 가장 가까이 있던 영시종 제자의 머리통이 폭발하며 쓰러졌다.순식간에 현장에 혼란이 찾아왔다.탕!세 번째 총성에 또 한 사람이 쓰러졌다.800명이나 되는 제자들은 완전히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그들은 상대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 자신들의 동료가 피못에 쓰러지는 모습을 멀뚱멀뚱 두 눈 뜨고 지켜봐야만 했다.죽음이 가까이 다가온 느낌에 그들은 전에 없던 공포를 느꼈다.이미 일부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주저앉아 항복을 표시했다.5분도 안 돼서 연무장에 이미 수십 명이나 되는 제자들이 쓰러졌다.그리고 절반 이상 되는 제자들은 현재 두 손 들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항복을 표시했다.바닥에 무릎을 꿇은 자에게는 총탄이 날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그 뒤로 점점 더 많은 제자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본 나강성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고함을 질렀다.“지금 뭣들 하는 거지? 당장 일어서지 못해? 일어서서 싸워! 저놈을 죽이라고! 저놈만 죽이면 끝이야. 숨어 있는 놈은 나중에 찾아내서 죽이면 된다고!”하지만 그가 아무리 발악해도 이미 주저앉은
그러자, 세 명의 장교가 그대로 피 웅덩이 위에 쓰러졌다!오릉군 가시는 피를 뚝뚝 흘린 채 다시 한지훈의 손으로 돌아갔다. 나강성이 이 장면을 보았을 때 그의 얼굴은 극도로 어두워졌고 동시에 그의 심장은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한지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세 명의 장교를 물리쳤고, 그의 실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설령 자신이라고 해도 눈 깜짝할 사이에 세 명의 장교를 죽일 수는 없을 것이다! ! !나강성은 몹시 당황했다.어쩐지 청운종이 한지훈에게 복종하더라니, 이놈은 확실히 뭔가가 있다!이때, 나성무도 당황하여 나강성 뒤에 숨어 걱정스럽게 소리쳤다. "아버지, 저희 어떡하죠? 한지훈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가 실수한 것 아닐까요……"그러자 나강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나성무에게 대답했다."넌 뒷산으로 통하는 대청의 비밀 통로를 통해 나가라! 기억해, 반드시 이 소식을 용경의 약왕파에게 전해야 한다! 약왕파의 사람이 우리 영시종 대신 복수를 하도록 말이다!""네? 아버지, 그럼 아버지는요?!"나성무는 당황했고, 자신의 아버지는 지금 죽음을 자초하고 있었다.나강성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대답했다."내가 이 자를 막을 테니, 넌 어서 가거라!"이 말을 한 뒤, 나강성은 직접 나성무를 대청 안으로 밀어 넣었다!그는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입가에 맹렬한 냉소를 띠며 말했다. "한지훈, 넌 역시 내 예상을 뛰어넘었다! 네가 벌써 후수를 배치했을 줄이야. 하지만, 네놈이 영시종을 멸하려 하는 것은 단지 희망사항으로 끝날 것이다! 본 종주는 무도 대사이다!"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강성은 땅을 밟고 손을 들어 제자에게서 장검을 빼앗은 다음 한지훈의 명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가 검을 들고 달려드는 것을 본 한지훈은 침착한 표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며 말했다."난 영시종에게 원한이 없다. 하지만 너희는 나와 내 아내를 공격했지, 이것만으로도 너희들은 죽을죄를 지었어!""게다
그러나 황약사조차도 지금은 한지훈의 패기는 당해낼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그의 앞에 서 있는 자는 모두를 깔보고, 수백만 명의 적을 죽일 수라전신 같았다!!!"하하! 한지훈, 나한테 겁을 주려는 건가? 네 놈 말대로라면 약왕파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구나?!"나강성은 한기로 가득 찬 눈을 하며 차갑게 웃었다. 그러자 한지훈이 싸늘하게 대꾸했다. "약왕파가 그렇게 대단한가? 만약 약왕파가 당신 영시종을 위해 나선다면 나도 약왕파를 공격할 거다! 만약 그들이 불복한다면, 난 약왕파의 종문도 부수겠다!""오만한 자식, 아주 건방지기 그지없군! 약왕파는 용국에서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종파다! 네놈 같은 하찮은 놈이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나강성이 소리쳤다.그리고 다음 순간!한지훈은 눈에서 살기를 내뿜은 채 나강성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킨다!"그의 짧은 한마디는 매우 패기가 넘쳤고, 나강성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는 한참 후에야 반응을 해오며 대답했다."하하하! 한지훈, 넌 패배했다! 내 아들은 이미 영시종에서 탈출해 약왕파에게 영시종의 일을 알릴 거다! 넌 약왕파의 분노가 강중에 닿기를 기다리기나 하라고!" "그래!?"한지훈이 비웃었다.곧이어, 뒤에서 그림자가 튀어나왔고 신룡전의 부하 세 명이 한지훈의 앞에 재빨리 무릎을 꿇고 말했다."용왕님께 보고합니다, 탈출하려는 놈을 저희가 잡았습니다!"이때, 나성무는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된 채 땅바닥에 쓰러졌고, 아버지를 바라보며 울부짖었다."아버지, 전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이 자들이 이미 뒷산에 매복해 있었습니다……"그 순간, 나강성은 경악한 얼굴로 그의 앞에 있는 나성무를 바라보았고, 그의 눈은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끝났다! 영시종의 희망은 사라졌다!다음 순간, 나강성은 힘겹게 일어나 한지훈 앞에 무릎을 꿇고 절하며 자비를 구했다. "한지훈 선생님! 부디 제 아들을 풀어주십시오! 죽이려면 저를 죽여주세요!"한지훈은 나강성을 차갑게 내
전화 너머에서 신한국은 한지훈의 말을 듣자, 극도로 불안해하며 말했다."한지훈! 함부로 굴어서는 안 된다! 약왕파는 용국 무종 서열 8위의 의약 대종이다! 게다가 황약사는 신분이 높은 데다가, 국왕님의 어의이기도 하다고! 무종의 늙은이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만약 약왕파와 충돌이 생긴다면 용국은 그야말로 위기인 거다!"한지훈은 그의 말을 듣자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원로님, 제가 약왕파에 복종하길 원하시는 겁니까?"신한국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생각을 한 뒤 대답했다."그 뜻이 아니다. 이 일은 네가 더 이상 신경 쓰지 말아라. 나와 다른 원로들이 논의할 테니, 정 안 되겠으면 그때 널 용경으로 부르마. 내가 널 약왕파에 데려가 그들에게 직접 말하지. 약왕파의 보수적인 늙은이들은 그렇게 억지를 부리지는 않으니 말이야. 만약 그들이 정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난 틀림없이 네 편일 거다, 용각도 마찬가지지!"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원로님. 그럼 다른 일이 없으면 이만 끊겠습니다.""이놈아, 뭘 그렇게 서두르느냐? 한 가지 더 말할 게 있다."신한국은 약왕파를 떠나 무종 종묘에 가서 임홍해와 작별을 고하고 전용차를 탄 뒤 용각으로 돌아가던 참이다. "무슨 일이죠?"한지훈은 영시종에서 나와 침착하게 물었다."서망 전쟁부 쪽에 국왕님께서 이미 준비를 마치셨고 용 선생을 보내셨다. 만약 장형이 정말 반란을 일으킬 의도가 있다면, 이번에는 피하기 어려울 거다. 그때가 되면 서망 전쟁부의 60만 대군은 아무도 담당하지 않을 거고, 용국 변경의 복병이 될 게 틀림없다! 너는, 북양에서 전출당해 서망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신한국이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저더러 서망 전쟁부를 관리하라는 말씀이십니까?"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글쎄, 이건 우리의 추측일 뿐이다. 결국 국왕님의 생각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말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너보다 더 적합한 후보자는 없는 것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준혁은 이 말을 듣고 여전히 충격을 받았다!그런 다음 그는 흥분된 표정으로 참석한 청운파의 엘리트 십여 명에게 소리쳤다. "들었습니까? 영시종이 사라졌고, 강중에서 제명당했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참석한 십여 명의 엘리트도 얼굴 가득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고, 오랫동안 진정할 수 없었다!청운종과 함께 의약 대종으로 이름을 날렸던 영시종이 이렇게 사라진 것이다!한지훈, 북양왕은 상상 이상으로 무시무시했다! 그와 적이 되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고, 다행히 종주님이 현명해서 청운종은 살아남았다! "여러분! 오늘부터 강중은 청운종의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즉시 우리가 미리 계획한 대로 행동하십시오!"유준혁은 매우 기뻐하며 명령을 내렸다. "예!"곧 십여 명의 엘리트가 재빨리 종문을 나섰다. 유준혁 역시 집사를 불러 말했다."선물은 준비가 잘 됐나?"집사가 대답했다."종주님, 모두 준비되었습니다.""좋다! 차를 준비해, 우연 그룹으로 바로 향한다!"유준혁은 손을 흔들고 기분 좋게 종문을 떠났다. 이번에 그는 진심으로 우연 그룹과 협력하고 싶어 했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우연 그룹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싶었다!!!북양왕이 뒤를 봐준다면 청운종의 미래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심지어는 용국 10위권의 의약 대종이 될 수도 있었다!!!이 순간, 유준혁의 야망은 무한히 커지고 있었다.하지만 그 또한 자신의 결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곧 유준혁은 우연 그룹에 도착해 강우연에게 많은 선물을 건네주었다. "강 대표님, 요 며칠 정말 죄송했습니다. 제 아들의 잘못입니다. 오늘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기 위해 특별히 제 아들놈을 데리고 왔습니다."유준혁의 태도는 매우 겸손했고, 그는 말하면서 뒤에 있는 유은우에게 싸늘하게 말했다."왜 아직도 서 있는 거냐? 강 대표님에게 사과하지 못해?"유은우는 예전만큼 오만하지 않았고, 재빨리 일어나 몸을 굽혀 사과했다."강 대표님, 죄송합
강우연은 원래 거절하고 싶었지만 유준혁은 이미 마음을 정했고, 심지어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받아달라고 간청했다. 이로써, 강우연은 청운백약의 처방전을 받아들였고, 우연그룹과 청운종은 협력 관계를 맺게 되었다!그들은 철저한 동맹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강우연은 유준혁과 그의 일행을 회의실로 데려가 다음 협력 내용에 대해 자세히 논의했다.약 30분 후, 강우연은 유준혁을 배웅한 뒤 곁에 있던 서은정에게 말했다."연구실로 가자."우연 그룹은 지하 약물 연구실을 설립했고, 일부 신약 연구를 전문적으로 연구했다. 우연 그룹에게 있어서 지하 연구실은 그룹의 핵심이자 회사 전체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였고, 신약 연구를 위한 연구실로 수십 억을 들여 설립한 것이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한지훈은 북양의 보안 시스템 담당 전문가를 직접 찾아 우연 그룹의 지하 보안 시스템을 설계하도록 했다. 게다가 그들은 이미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도 성공했다! 완치율은 40%를 달성했고, 이는 매우 놀라운 수치였다! 이렇게 성공한 이유는 한지훈이 천생서문에서 배운 의술을 현대 기술과 결합해 약을 개발했기 때문이었다. 해당 약품의 이윤은 전례 없이 엄청났고, 우연 그룹의 1급 기밀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은 우연 그룹으로 돌아왔다.그가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약간의 소음이 그의 귀에 들렸고, 뒤이어 건물 전체가 약간 흔들렸다!사무실 건물 직원들도 재빨리 뛰어나가 소리쳤다."지진이에요! 다들 대피하세요!"이때!한지훈은 재빨리 사무실 건물로 달려갔다!!!그 순간 한지훈은 이미 이것이 지진이 아니라 폭탄의 충격이라고 판단했다!게다가 그 출처는 연구실이다! 한지훈은 뛰쳐나가는 직원들을 붙잡고 물었다."대표님은 어디 계시죠?"그 직원은 귀를 막고 소리쳤다."연구실이요……"상황이 좋지 않다!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린 채 재빨리 몸을 돌려 지하 연구실 문으로 달려갔고,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홍채 인식을 했다. 비밀번호가 없으면 한지훈이
즉시 그의 불안했던 마음이 편안해졌다, 연막탄이라면 인명 피해는 없을 것이다!연구실에 있던 강우연은 데이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연막탄이 터지자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재빨리 바닥에 쪼그려 앉은 뒤 가림막이 있는 연구실 한구석으로 조금씩 이동했다.강우연은 매우 현명하게 그 순간 연구실에 있던 데이터 USB를 뽑아버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강우연은 해당 일을 벌인 사람은 분명 자신이나 연구실의 데이터가 목적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물론 연구실 컴퓨터에 있는 신종 항암제에 대한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있었고, 최첨단 암호화 기술을 사용했기에 강우연은 걱정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상황과 숨 막히는 연기로 인해 연구실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 안에 있던 연구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지 못한 채 당황하여 몸을 숙이고 도망쳤다.이런 상황이야말로 일을 벌인 사람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래야 혼란을 틈타 목표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혼란 속에서 연기가 자욱해지면서 연구실 전체의 시야는 더욱 낮아져 1미터도 채 되지 않았다!강우연은 구석에 숨어 입과 코를 막고 눈앞에 연기를 내저으며 주변 상황을 최대한 관찰하려고 했다.그녀의 귓가에는 시끄러운 발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강우연은 기분이 나빠지고 점점 더 불안해졌다.연구실은 폐쇄되어 있었고, 환기시설이 있더라도 현재는 폐쇄되어 외부 환기시설을 켜지 않는 한 한동안 연기가 빠져나갈 수 없다.강우연은 이 상황이 오래 지속될수록 그녀에게 더 불리하다는 걸 알았다.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소리 속에서 강우연은 문에서 이곳 실험대 쪽으로 점점 더 가까워지는 발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에는 모두가 필사적으로 문을 향해 달려가야 했고 발소리도 요란스러운 게 정상이었다. 지금처럼 차분한 발소리가 전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발소리의 방향은 매우 명확했다, 바로 그녀가 있는 실험대 쪽이었다! 강우연은 심장이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
육천릉은 한지훈이 이 일에 관심을 보이자 재빨리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제가 보낸 사람들이 어젯밤에 사진을 한 장 보내왔습니다!”그 말과 함께, 그는 서둘러 사진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내밀었다.사진은 다소 멀리서 촬영된 탓에 꽤 흐릿했지만, 천생서문에 기록된 묘사와는 놀랍도록 잘 들어맞았다.여섯 장의 꽃잎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었고, 꽃술 한가운데엔 보랏빛 꽃봉오리 하나가 있어 매우 이상하게 보였다! 사실,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보통 사람의 수명이 이십 년 이상 늘어난 것은 물론, 어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일성 병왕의 전력을 지닌 채 태어나기도 했다.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무도가 성행하게 되었고, 그 성장 속도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어떤 종문들은 전투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약까지 제조해 판매하고 있었으며, 일부 국가는 무인으로 구성된 특수 군대를 조직하여 국력을 강화하고자 했다.용국 또한 이런 군대를 조직하였지만, 현재는 어느 국가도 감히 용국의 세계적 지위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따라서 용국의 군대는 주로 무력의 상징으로 기능할 뿐이었다.하지만 자소화라는 이 기이한 꽃의 효능을 제대로 아는 자는 극히 드물었다.한지훈은 예전에 한 야외 생존 프로그램을 보다가, 참가자가 이 자소화를 독초로 착각하고 꺾어 버리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당시 그는 속으로 얼마나 애가 탔던지!영기가 되살아난 지금, 이와 같은 신기한 꽃과 약초는 앞으로도 점점 많아질 것이 분명했다.특히 외국과는 달리, 용국의 오대 명산에서는 자소화의 효과에 대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다.그 때문에 대량산은 단시간 내에 수많은 종문에 의해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일반인은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그래서 육천릉이 보낸 자들도 멀리서 겨우 이 한 장의 흐릿한 사진을 찍어온 것이 전부였다.“보아하니, 이 자소화를 노리는 이들이 꽤 많겠군.”한지훈
수년 후.산성시의 옥기 상점 안, 장발의 사내가 한 쌍의 남매에게 무공을 가르치고 있었다.소년은 얼굴에 앳된 기색이 역력했지만, 손짓 하나 발짓 하나 모두 본받을 만한 기세를 품고 있었고, 소녀는 더욱이 품새 하나하나에 눈에 띄는 기세와 무형의 위압이 서려 있었다.“여보, 애들 좀 쉬게 하지 그래요? 조금 있다가 도청도 불러서 다 같이 캠핑 가요, 어때요?”강우연은 캠핑에 쓸 텐트와 조리 도구를 챙기며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았다.어느새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한지훈은 줄곧 이곳에 은거하며, 한편으로는 천생서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세상의 큰 흐름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지금까지도 제법 많은 역외 강자들이 돌아왔지만, 한지훈이 정한 세계의 판도를 감히 뒤흔드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지금,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연합국 상임이사 자리는 바로 용국이 차지하고 있었고, 세계의 운영 방식조차 모두 용국의 입김 아래에 놓여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세속적인 겉모습에 불과했다.실은 세계 각국은 물론, 용국 내부조차도 암류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한지훈은 아직 대세가 변화하기 전에는 지나치게 과시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정체 역시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지금 그는 그저 이 옥기 상점의 사장일 뿐이었고, 강우연은 그저 옥기 상점의 사모였다.비록 나씨 집안에서 종종 사람을 보내 한지훈을 문안하며, 집안 후손들을 수련시키러 보내곤 했지만, 모두 한지훈의 비밀을 철저히 지켜주고 있었다.신룡전의 삼대 용존 역시 지금은 모두 이성 천신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정작 한지훈 자신은 아직도 일성 준천신계에 머물러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한지훈이 돌파할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천신계에 진입한 후 그는 이 경지에 들어선 자에게는 경지 그 자체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진법에 대한 이해와 운용이었다.이것이 바로 그가 상위 경지를 거슬
한편, 오륙 무도학원의 진법루 안에서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한 빛기둥이 솟아올랐다!그 찬란한 빛기둥은 무려 사흘 밤낮 동안 계속되었다!마침내, 진법루 전체가 우르르 무너져 내리더니, 지면 위에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이 나타났다.그 심연 아래에는 희미하게 푸른빛을 띠는 광막이 아른거리며 떠올랐다.많은 사람들이 이 경이로운 장면을 휴대폰에 담아냈다!이제서야 오대 명산의 고위 무인들도 어째서 그토록 오랫동안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마침내 이해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구의 영기가 이미 고갈되어 그 강대한 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영기의 회복은 단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이 순간, 지표면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예전엔 무릎 높이밖에 자라지 않던 목초가 하룻밤 사이에 사람 키를 훌쩍 넘겼으며, 야생 동물들 또한 이전보다 몇 배는 커진 모습이었다!한 오륙 사냥꾼이 산속에서 몸무게 40킬로그램, 길이 1미터에 달하는 토끼를 사냥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미륙의 어민들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 올렸다는 보도는 또다시 전 세계인의 신경을 자극했다!한때 드문드문했던 숲은 하룻밤 사이에 무성해졌으며, 사막에도 대규모의 오아시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여러 명산 역시 짙은 안개에 휩싸인 채, 산봉우리들이 치솟으며 기존보다 몇 배나 웅장해졌다!이제 전 세계적으로 무공 수련 열풍이 일었다.특히 용국에서는 무종들이 세속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이전과 다른 점은, 무종들이 이제 더는 조정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 세력이 되었다는 점이었다!용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무도 재판소가 설립되었고, 이 재판소는 중대한 죄를 저지른 무인들을 심판하기 위한 기관이었다!영기의 귀환과 함께, 그동안 폐관 수련에 들어갔던 무적천이 갑자기 고통스럽고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과 융합되지 못하고 있던 흑룡의 심장이, 이 순간 묘
모든 이들은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나타나는 순간, 모든 이들이 경외심에 찬 시선을 드러냈다.앨러스의 긴장된 마음도, 그 순간 조금은 누그러졌다.보아하니, 고대 인디언들이 결국 움직인 모양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허공에 떠오른 그 거대한 얼굴을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그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자, 하늘에서 눈 부신 별빛이 쏟아져 내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미륙 전역에 퍼져 있던 앨러스 족속들이 무수한 별빛에 온몸이 꿰뚫리며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그들 중엔 전신계나 사령관 경지의 강자들도 많았고, 본능적으로 반항하려 했지만 천신계 강자 앞에서는 저항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단 한 호흡의 시간도 지나기 전에 모두가 가루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지훈! 네… 네놈은 어째서 우리를 노리는 건가!”눈앞에서 하나둘 동족이 죽어 나가자, 앨러스의 눈동자는 충혈되어 터질 듯 부릅떴다.심지어 하늘 위에 떠 있던 그 거대한 얼굴조차 노기가 서리기 시작했다!비록 앨러스의 족속들이 죄를 저질렀다지만, 한지훈이 이때 손을 쓴 것은 그의 위엄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었다!“한지훈! 경고한다. 이 땅에서 더 이상 행패를 부리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찬란한 별빛이 다시 한 번 하늘을 덮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허공에서 사라졌고, 이국 전체는 순식간에 피바다로 변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냉랭한 눈으로 하늘의 얼굴을 쏘아보며 말했다.“너희는 모두 죽어 마땅하다!”“그들이 인류 멸망 계획을 실행하려고 망상한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인류를 멸종시키겠다는 그들의 야망이 있다면, 먼저 그들 자신부터 사라져야겠지.”“만약 불만이 있다면 언제든 용국으로 찾아와라.”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하늘 위 거대한 얼굴이 잠시 멍해졌다.그렇다, 앨러스 족은 분명 전 인류를 죽이고, 오직 자신들의 후손만 남겨 지구를 지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