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곧장 일어나 차가운 눈으로 옆에 있는 용 선생을 바라보며 말했다. “용 선생, 자네는 나와 20년 이상을 함께 지냈고, 그동안 자네가 한 모든 것을 난 알고 있네! 난 자네가 용국을 위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자네가 한 일은 신하의 범주를 벗어났어! 용 선생, 이쯤에서 그만두게.”그 후, 국왕은 손을 크게 흔들고 담황색 코트를 걸친 후 곧장 침실을 나섰다. 그 순간 침실 밖에는 근무 중이던 금위군 몇 명과 문을 지키고 있던 장교들이 국왕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넋을 잃고 말았다! 그들은 모두 한쪽 무릎을 꿇고 황급히 외쳤다.“국왕 폐하!”국왕은 그들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명령을 전하라, 3천 흑갑호룡군단은 즉시 천자각을 호위한다!!”“그리고, 천자각의 의사 인원과 용각 네 장로, 전쟁부 열 장로, 그리고 무종종묘 열 장로는 즉시 찬자각으로 집결해 회의를 진행할 것이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자는 반역죄로 처벌한다!!”“예!”몇 안 되는 금위군들은 즉시 돌아서서 명령을 내렸고, 국왕은 두 장교를 차갑게 노려보더니 그들에게 다가갔다. 두 장교는 서둘러 몸을 일으켜 허리를 굽힌 채 한쪽에 서서 온몸을 떨었다. 국왕이 그들에게 다가가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짐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자들인 것 같은데?”그러자 두 장교는 즉시 공손하게 대답했다. “국왕 폐하, 저희는 막 용경 주둔군으로 전근되었습니다.”“용경 주둔군이라니?”국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돌아서서 바로 뒤에 있는 선반에서 검 한 자루를 꺼내 들었고, 그 중 한 사람의 목덜미에 겨누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너희들을 전근한 것인가?”목덜미에 차가운 검이 닿은 장교는 겁에 질려 곧장 무릎을 꿇고 떨며 말했다. “국왕 폐하, 살려주십시오…저저저는, 용, 용 선생님, 용 선생님께서 파견한 겁니다…”‘쓱!’국왕은 즉시 손에 들린 검을 휘둘러 장교의 목을 베었다! 이 광경을 본 다른 장교는 놀라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고
신한국이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자 그의 눈가에 무거운 빛이 스치며, 깊은숨을 내쉬었다!그림자 부대는 한 번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부대였다! 한 번도 명예를 가져본 적이 없는, 용국에게만 충성하는 그런 부대인 것이다! 그들은 용국 전체에서 가장 비밀리에 움직이는 부대로, 가장 위험한 일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모른다. 그들은 가장 숭고한 이상을 가지고 있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에휴.”신한국이 내키지 않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림자 부대를 보내는 것이 정말 아쉽군.”강만용도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용국의 근본에 관한 일이니 어쩔 수가 없네. 그림자 부대는 용국을 위해 죽겠다는 신념 하나로 창설되었지 않은가. 그들은 모두 이름 없는 영웅이야! 어쩌면 수십 년이 지나야 세상에 알려질지도 모르지. 그들의 가족은 현재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몰라. 심지어는 그들을 증오하기도 하지만, 수십 년 후면 이해할 수 있겠지!”신한국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떨궜다. 잠시 후, 4명의 장로가 용각을 떠나 천자각 금위군과 함께 천자각으로 향했다. 같은 시각, 용국 무종종묘.10명의 장로가 천자각의 명령을 받은 후 넋을 잃은 채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감히 명령을 거역하지 못했고, 그들은 천자각의 전용차에 실려 천자각으로 향했다. 전쟁부의 10명의 장로들도 지프 군용 차량을 타고 서둘러 천자각으로 달려갔다! 현재, 천자각 회의장 안은 이미 용국의 핵심 인물들로 가득 찼다! 용각의 네 장로와 전쟁부의 열 장로, 무종종묘의 열 장로 및 천자각의 일부 신하들이 회의에 참석했다!!회의장 분위기는 매우 엄숙했고, 용각의 네 장로와 전쟁부의 열 장로는 비밀리에 대화를 나누고 있었으며 현재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무종종묘의 열 장로만이 현 상황에 개입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마치 열 개의 조각상처럼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의장 문이 열리며 국
“당신들이 직접 말해 보십시오, 이 업적들로는 대원수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충분하지 않단 말입니까?!!”신한국은 늙은이들을 가리키며 호통을 쳤다!!“맞습니다! 제가 전쟁부를 대표해서 가장 먼저 이 의견에 동의를 표합니다!!”이때, 전쟁부 대장군도 일어나 국왕의 의견에 동의하며 말했다. “한지훈은 우리 용국의 영광입니다! 그가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 제가 제일 먼저 죽음으로 사죄하겠습니다!!!”전쟁부 대장군이 말하자, 의사 대신들은 모두 침묵을 지키며 감히 큰 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그들의 비난은 끊이지 않았다. “대장군, 당신은 한지훈이 아닌데 어떻게 그가 다른 마음을 품지 않을지 알 수 있습니까?! 무려 대원수의 자리입니다! 당시 한용이 가장 좋은 예시가 되겠네요!!”“옳소! 한지훈은 한용의 손자이기도 한데, 한용은 지금까지도 행방불명이지요. 어떤 사람은 북양에서 한용을 만났다고 합니다. 만약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용국은 한씨 가문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릅니다!”“맞습니다! 한지훈은 절대 대원수 자리에 오를 수 없습니다! 부디 국왕 폐하께서는 명령을 거두어 주십시오!! 절대 이런 선례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순식간에 의사 대신들이 무릎을 꿇고 소리쳤다! “국왕 폐하, 심사숙고하여 주시옵소서!”“해당 일은 용국 전쟁부의 기초와 관련된 일이니 절대 독단해서는 안 됩니다!”국왕은 상황을 보자 안색이 더욱 굳어졌고, 고개를 돌려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은 무종종묘 열 장로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종종묘의 장로 열 분은 할 말이 있습니까?”그러자 열 명의 무종종묘 장로는 서로를 쳐다보았고, 가장 끝에 앉아 있던 넷째 장로가 눈을 가늘게 뜬 채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대답했다.“국왕 폐하, 이 일은 정말 갑작스럽고 저희도 예기치 못한 것이니 단호한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제 견해로는, 역시 논의를 미루는 것이 좋겠습니다…”그러자 이때!‘퍽!’국왕이 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우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은 순식간에 갈라졌고, 모두가
국왕의 위엄이 회의장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고, 모든 의사 대신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국왕의 의견에 토를 단 사람이 그의 눈빛 하나에 죽음을 맞이한 것을 보지 못한 자는 없었다. 이때, 그들은 눈앞의 늙어 빠진 국왕이 왕위에 올랐을 때 얼마나 풍채가 좋았는지 떠올렸다!!!그들은 국왕이 한때 무자비한 살육과 횡포한 수단을 썼다는 것을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다시 생각하자 온몸이 떨려왔고, 국왕은 대신들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무종종묘의 열 장로가 승낙했는데, 또 누가 승낙하지 않을 텐가?”이 말이 나오자마자 땅에 무릎을 꿇고 있던 의사 대신들은 모두 서로를 바라보았고, 아무도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국왕 폐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의사 대신들이 소리쳤다.국왕의 눈빛은 싸늘했고, 그가 막 입을 열어 발표하려고 하자 한 위엄 있는 그림자가 순간 문에서 들어오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천자각 의회에 무종종묘의 열 장로도 왔는데 어떻게 내 자리가 없을 수 있습니까?”말이 떨어지자마자 모든 사람들이 시선을 돌렸고, 건장한 중년 남성이 뒷짐을 진 채 한껏 위엄을 보이며 회의장 안으로 들어왔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순간 숨을 헐떡였다! 그는 다름 아닌 용국 제일의 무종, 무신종의 종주인 무적천이었다!!!그는 백금색 가운을 입은 채 튼튼한 가슴 근육을 드러내고 있었고, 온몸에서 천둥번개와 같은 기운을 내뿜으며 매우 위협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특히 그의 사각 진 얼굴과 치켜 올라간 눈썹에서 그의 사나운 위세를 느낄 수 있었고, 그를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 없게 만들었다!!!국왕은 몸을 돌려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다가오는 무적천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 종주, 여긴 어쩐 일이지?”무적천은 먼저 회의장에 있는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더니, 그의 시선이 국왕을 향하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국왕 폐하, 천자각에서 긴급 의회가 소집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무종종묘 열 장로와 전쟁부 열 장로, 그리
국왕이 이 말을 듣자 얼굴이 빨개지며 화를 내며 말했다.“무적천! 자네는 지금 누구랑 대화하고 있는지 아는 건가?! 지금 국왕에게 명령을 하는 것이야?!”그러자 무적천은 황급히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폐하께서 너무 깊이 생각하셨습니다. 저는 그저 용국의 근본을 생각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다시 말해, 이 대원수의 자리에 한지훈은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폐하께서 이를 고집하신다면, 저는 제 계획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두둥!!!그의 말에는 위협의 의미가 가득했다!!이는 더 이상 대원수 자리만 논하는 것이 아닌, 국왕을 위압하는 격이었다! 그러자 강만용과 신한국 등 용각의 네 장로와 전쟁부 열 장로가 잇달아 무적천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무 종주! 건방지게 굴지 마시오! 어찌 감히 폐하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이오? 이는 선을 단단히 넘었고, 대역무도한 짓이오!!”“무적천! 감히 국왕 폐하의 결정에 토를 달겠단 말인가?!!”“무신종이 용국을 배반하려는 겁니까?!!”모두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무적천은 아무런 동요 없이 용각의 네 장로와 전쟁부의 열 장로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난 지금 용각 장로와 전쟁부 장로와 의논하는 것이 아닙니다.”!!그의 말은 현장을 완전히 충격에 빠뜨렸다! 무적천이 국왕을 제압하려 들었고, 모든 사람들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무적천을 바라보았다! 국왕도 매우 진노하여 국운의 기세를 내뿜으며 소리쳤다. “무적천!!! 지금 국왕을 거역하려는 것이냐?! 무종과 용국을 배반하려는 것이야?!!!”무적천의 눈빛이 흔들리며, 국왕의 강력한 국운의 기운에 충격을 받았다. “국왕 폐하, 지금 스스로의 목숨을 걸고 국운을 사용하신 겁니까?”무적천이 냉랭한 말투로 물었고, 회의장 전체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적천이 감히 국왕에게 싸움을 걸다니!!! “무적천, 짐이 마지막으로
“예!”강만용이 대답한 뒤, 곧이어 물었다. “하지만, 무신종은 어떡합니까? 오늘 보니 무적천은 이미 반란을 일으킨 것 같습니다…”그러자 국왕은 눈살을 찌푸리며 몸에서 맹렬한 기운을 내뿜으며 말했다. “짐이 여기 있는 한, 절대 반란을 일으킬 수 없을 것이다!!”강만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부 대장군도 이때 국왕에게 다가가 말을 꺼냈다. “국왕 폐하, 3대 신 전역구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는 무신종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한지훈이 대원수의 신분을 갖게 되더라도 3대 신 전역구를 호령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짐이 이렇게 하는 것은 한지훈이 모든 전역구를 호령하게 하려는 것이 아닌, 그에게 신분을 주어 승부수를 쥐여 주려는 것이다!”“만약 한지훈이 패배한다면, 대원수의 신분은 당연히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한지훈이 이긴다면, 모든 적대 세력은 반란을 일으킬 테지!!”“짐은 그들에게 선택 문제를 던져주고, 그들이 스스로 누구에게 배팅할지 정하게 할 것이다!!!”국왕이 대답했고, 그의 눈동자에는 차가운 빛이 가득했다. 이 말을 들은 전쟁부 장군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말이 끝나자, 국왕은 넋을 잃으며 피를 한 모금 내뿜었다. “국왕 폐하! 괜찮으십니까?!”강만용은 황급히 국왕을 부축했고, 국왕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시간이 많지 않다. 한지훈은 지금 어디에 있지?”“정보에 따르면 한지훈은 용경 금위군 5천 명을 이끌고 용경 항구로 가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4만 5천 명의 금위군이 있고요! 만약 그가 돌파하지 못한다면, 지게 됩니다…”전쟁부 대장군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 같은 시각, 용경 제 1 항구. 한지훈은 이미 5천 명의 금위군을 이끌고 항구에 도착했다.그러나 그들이 전함에서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수천 명의 중무장한 금위군이 항구 전체에서 쏟아져 나왔다!!선두를 선 것은 상관이었으며, 용경 금위군 총사령관 옆에 있는 제1 부대장, 한
한지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소리쳤다.“한태민! 그때 네놈을 직접 쏴 죽였어야 했다! 지금 내가 경고하니 즉시 부대를 철수시켜라! 그렇지 않으면 네놈을 제일 먼저 죽일 테다!!!”“하하하!”한태민은 몇 번 큰 소리로 웃더니 대답했다. “한지훈 사령관님, 지금 이런 상황에서 저를 죽일 생각을 하십니까? 제 뒤에는 4만여 명의 금위군이 있고, 당신이 움직이면 그들은 즉시 총을 쏠 겁니다!! 하지만, 한지훈 사령관님께서 내려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내 신발을 핥아준다면, 사령관님의 시체는 남겨둘 수도 있습니다.”한태민은 말을 하며 진흙투성이인 자신의 전투화를 들어 올렸다. “한지훈 사령관님, 용국은 이미 변하기 시작했으니 우리 모두 새로운 세력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한지훈 사령관님께서 이렇게 집요하게 구신다면 결국 죽음을 면치 못할 겁니다.”“시끄럽군!!”한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고, 그가 손을 들자 오릉군 가시가 하얀 섬광을 그리며 날아갔다.‘푸슉!’오릉군 가시는 순식간에 한태민의 가슴을 관통했다!!한태민은 놀란 눈으로 자신이 죽어가는 것을 믿지 못했다, 한지훈이 정말 자신에게 손을 쓰다니!!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무릎을 꿇고 피웅덩이에 쓰러졌고, 이 장면은 주변에 있던 수천 명의 금위군을 충격에 빠뜨렸다!!한지훈은 피 묻은 오릉군 가시를 손에 들고 전함에서 한 걸음씩 내려왔다. 사방에 총을 든 금위군은 모두 서로를 바라보았고, 아무도 감히 먼저 총을 쏘지 못했다!!한지훈이 한태민의 시체 앞으로 걸어가고 나서야, 한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온 장내를 훑어본 뒤 말했다. “나, 북양왕 한지훈이 지금부로 이 부대를 관할한다! 만약 반대하는 자가 있다면 무기를 버리고 즉시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반역죄로 즉시 처형하겠다!!!”쿵! 그의 한 마디에 모든 금위군은 겁에 질렸다!!!그들은 감히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했고, 한지훈은 빽빽한 금위군을 뚫고 한 걸음씩 군용 지프 차량 옆까지 가서 문을 열었다. “지금, 모
그러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휘실로 들이닥쳐 순식간에 지휘실 전체를 통제했다!총사령관도 1.9미터의 건장한 남자에 의해 탁자에 제압당했다. 건장한 남자는 위성 전화기를 집어 들고 번호를 누르고는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용존님, 지휘실 통제를 완료했습니다!”전화 너머로 용운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잘했다! 계속해서 임무를 완수하도록!!”곧이어, 용운은 전화를 끊은 굳은 얼굴로 부하들을 쳐다보며 물었다. “용왕께서는 어디 계시지?”“용경으로부터 50킬로미터 남았습니다!!”부하가 신속하게 대답하자, 용운이 소리쳤다. “모든 형제들을 불러 모아 용왕님을 영접한다!!”“예!”순식간에 용경에 있는 신룡전 지하기지에 거의 300명에 달하는 신룡전 고수들이 모여 용경 국문 밖으로 향했다! 같은 시각, 용경 내. 어느 은밀한 산장 안에서, 무적천은 홀에 앉아 옆에 서 있는 용 선생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용 장로, 이번 일은 아주 잘했네! 이제는 조용히 지켜보는 일만 남았어!!”용 선생은 이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 “종주님, 무신종이 더 이상 이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만약 한지훈이 용경으로 돌아온다면 저희의 계획은 수포가 될 것입니다!! 더욱이 현재 국왕의 태두는 이미 크게 변했습니다. 제가 천자각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있는 가능성은 이제 없습니다.”그러자 무적천의 입꼬리가 휘어지며 냉랭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 “용 장로, 자네는 정말 우리의 이 성급한 계획으로 용국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말 천자각의 의사 대신들과 용각 네 장로, 전쟁부 열 장로, 그리고 무종종묘의 열 장로와 용국 종묘의 여섯 국로가 후수가 없다고 생각해?”“용 장로, 너무 성급해하지 말게. 이번 음모와 계획은 용국을 시험하는 첫 번째 단계일 뿐이야! 난 그저 각 장로들의 반응을 보고 싶을 뿐이라고! 오늘 보니 용각과 전쟁부는 영원히 국왕의 편에 설 것 같더군. 무종종묘의 열 장로 또한 바람에 따라 돛을 다는 무리이니 겁낼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