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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사위
용왕사위
Penulis: 봄가을

제1화

Penulis: 봄가을
“엄마, 나 너무 무서워. 나 이대로 죽는 거 아니지? 아빠... 아빠 보고 싶어. 나 진짜 아빠 있는 거 맞지? 나 이렇게 아프면... 아빠가 나 보러 와줄 거지? 흑흑...”

눈물범벅인 얼굴의 강우연이 온통 피로 물든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부여잡았다.

“그럼. 아빠 분명 오실 거야. 그러니까 우리 고운이 조금만 더 힘내자, 응?”

아이를 겨우 달랜 강우연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5년 동안 단 한 번도 걸지 않았던 그 번호를 눌렀다.

“한지훈, 나... 강우연이야. 고운이가... 고운이가... 우리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어. 우리 고운이... 정말 잘못 되면 어떡하지? 지훈아, 제발... 제발 우리 고운이 보러 와주면 안 돼? 네가 너무 보고 싶대. 내가 이렇게 빌 테니까 제발 돌아와줘. 너 지금 도대체 어디 있는 건데.... 흑흑흑...”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털썩 주저앉은 강우연의 가냘픈 등이 슬픔으로 파르르 떨렸다.

한편, 수화기 저편. 봉장대(封將台) 위에 서 있던 한지훈의 손이 살짝 떨렸다.

눈앞에 모인 십만 병사들의 얼굴이 순간 흐릿해졌다.

오늘은 10년에 한 번씩 거행되는 용국(龍國)의 봉장대전, 단 30만 명의 파용군을 이끌고 8국 연합 100만 대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한지훈을 5대 구역 중 하나인 북양구 장군으로 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기뻐야 할 순간이지만 5년 만에 걸려온 전화를 듣는 순간, 한지훈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다급하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들리는 건 차가운 연결음뿐...

‘안 돼...’

그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을 바로 앞둔 그 시각, 한지훈은 수많은 대신들과 장군들이 지켜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태산을 달리고 또 달렸다.

그 모습에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봉장대전, 가문의 명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광스럽고 빛나는 자리, 그 자리를 제쳐두고 어딜 가는 걸까? 그것도 저렇게 굳은 표정으로...

쿠궁!

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내달린 한지훈이 산발치에 세워둔 군용 지프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갑자기 자리를 뜬 한지훈을 뒤따라 온 부하들 역시 군소리 없이 차에 올랐다.

그들은 피비린내로 얼룩진 전장에서 자신의 등 뒤를 맡겼던 사이. 부하들에게 한지훈은 그저 상관이 아닌 목숨을 살려준 신과 다름 없는 존재였기에 이렇게 중요한 자리를 제치고 뛰쳐나갈 정도라면 분명 그 정도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 어찌 보면 당연한 도대체 무슨 일이냐는 질문 하나 던지지 않았다.

세 사람이 차에 탄 순간, 참고 참았던 한지훈의 살기가 내뿜겨져 나왔다. 그리고 호랑이 같은 그의 우렁찬 목소리가 차안을 가득 채웠다.

“지금 당장 S시로 돌아간다. 그리고 강우연... 강우연을 찾아. 최대한 빨리!”

안타까운 마음에 일단 소리부터 지르고 본 한지훈의 눈시울이 저도 모르게 붉어졌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부하들의 눈동자도 거세게 흔들렸다.

삶과 죽음이 수없이 오가는 전장에서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던 사람이 울 정도라니.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부하 역시 두말없이 거세게 엑셀을 밟았다.

차량이 로켓 발사하듯 빠르게 질주를 시작하고 다른 한 부하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강우연의 위치 추적을 시작했다.

동시에 뒤따라온 다른 부하들 역시 차에 탑승했고 선두 차량의 뒤를 바싹 쫓았다.

부하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그때, 한지훈은 여전히 앞쪽만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깊은 그의 눈동자에 점차 눈물이 차오르고...

‘우연아... 그리고 내 딸...’

답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한 한지훈이 고함을 질렀다.

‘나한테 딸이 있었어? 5년 동안 그걸 난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거고?’

마음 속은 다급함으로 요동치고 한지훈이 다시 소리를 질렀다.

“더 빨리, 더 빨리 움직여!”

하늘을 가득 메운 먹구름이 번개처럼 달리는 한지훈 일행의 차를 은밀하게 쫓고 있다.

한편, 좌석에 고개를 기댄 채 눈을 감은 한지훈은 끝없이 강우연과 딸의 이름을 되뇌었다. 그리고 5년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났다.

한지훈, 한때 그는 S시에서 제일 가는 재벌가 한씨 가문의 장자였다.

5년 전, 이맘때쯤, 한지훈은 소꿉친구이자 역시 재벌가 자제인 길시아와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하는 날이었지만, 바로 그날, 한지훈의 세상이 무너졌다.

길씨 가문과 다른 재벌가들의 음모에 당한 한지훈은 신혼 첫날 밤, 신부가 아닌 길시아의 친구 강우연과 잠자리를 가지고 말았다. 약에 취해 기억도 나지 않는 관계였지만 분명 강제로 맺은 관계였을 것이다...

하지만 길씨 가문의 음모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S시의 재벌가들은 이미 길씨 가문과 한통속이었고 최고의 재벌가라 자부하던 한씨 가문은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한지훈의 부모님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하나뿐인 아들만은 살려주겠다는 길씨 가문의 협박에 스스로 호수에 몸을 던졌다.

하지만, 이미 한번의 배신을 저지른 자가 두 번이라고 어려울까?

당연하게도 길씨 가문은 그 약속을 어겼고 바로 한지훈에게 킬러들을 보냈다. 킬러들의 추격을 피해 친구 집으로 도망친 한지훈이 겨우 한시름 놓으려던 그때, 하늘은 그의 안도감을 비웃기라도 하듯 또 다른 시련을 안겨주었다.

친구마저 이미 길씨 가문 사람들에게 매수당했던 것이다.

하지만 때론 파리 목숨보다 하찮지만 때론 믿을 수 없이 질긴 것이 바로 사람 목숨.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한지훈은 그 뒤로 수 개월 동안을 수많은 도시를 전전했다.

그리고 그날, 여느때와 다름없이 킬러들의 추격을 피하던 한지훈이 차가운 강물 앞에 멈춰섰다.

‘내가 왜 도망치고 있는 거지?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소꿉친구로 자란 아내에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까지 배신당했어. 가진 걸 다 잃은 주제에 뭐가 그렇게 아쉬워서 아직도 살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거지?’

이 생각을 마지막으로 한지훈은 망설임 없이 차가운 강물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앞에 강우연이 나타났다.

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지만 그가 몹쓸 짓을 저질렀던 그 여자가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이었다.

모든 것을 바쳤던 주위 사람들이 모두 등을 돌리고 비수를 꽂을 때, 정작 그의 목숨을 구해 준 사람이 유일하게 그가 상처를 안긴 그 여자라니.

“왜 날 구한 거야? 난 너한테... 그런 짓까지 저질렀잖아. 누구보다 내가 죽길 바라야 하는 사람이 너 아닌가?”

겨우 깨어난 한지훈이 던진 첫 마디였다.

하지만 그의 질문에 강우연은 그저 씁쓸한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3일 뒤, 겨우 몸을 추스른 한지훈은 결국 떠나는 걸 선택했다. 괜히 여기 있었다간 강우연마저 화를 면치 못할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3일 내내 말을 거는 법이라곤 없던 강우연이 떠나는 그의 결연한 뒷모습을 향해 처음으로 먼저 한 마디 건넸다.

“살아. 이대로 죽는 건 너무 억울하잖아. 어떻게든 살아남아. 그럼 언젠가 복수할 기회가 생길 거야.”

그렇게 핏빛 복수심을 가슴속에 새긴 한지훈은 남쪽으로 이동했고 바로 군에 입대했다. 그렇게 5 년간, 수없이 많은 전장을 누빈 끝에 드디어 용국 5대 구역 중 하나인 북양구의 장군이자 30만 파룡군과 신룡전(神龍殿)의 주인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이었다.

파룡군, 용국은 물론이요 전 세계적으로도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고 불리는 정예군들.

게가다 4대 용존(龍尊), 8대 용장(龍將), 그리고 3대 신의가 모인 신룡전의 세력을 등에 업은 한지훈은 이제 명실상부 용국 최고의 권력가로 성장했다.

오늘 봉장대전을 마치면 내일 바로 S시로 돌아가 그의 모든 걸 짓밟았던 이들을 죽이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복수를 눈앞에 둔 순간 받은 그 전화가 한지훈의 마음을 거세게 흔들었다.

하지만, 그 기분이 결코 싫지만은 않았다.

‘그날... 그날 생긴 아이인 거야? 그 아이를 낳았어? 고마워... 나한테 다시 살아가줄 의미를 만들어줘서...’

회상을 끝낸 한지훈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을 내다보다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20대 초반에 웃는 모습이 이쁘고 선하던 발랄한 여자, 지난 5년 동안 미혼모로서 홀몸으로 딸을 기르며 얼마나 힘들었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한지훈, 나... 강우연이야. 고운이가... 고운이가... 우리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어. 우리 고운이... 정말 잘못 되면 어떡하지? 지훈아, 제발... 제발 우리 고운이 보러 와주면 안 돼? 네가 너무 보고 싶대. 내가 이렇게 빌 테니까 제발 돌아와줘. 너 지금 도대체 어디 있는 건데.... 흑흑흑...”

눈물에 잠긴 강우연의 목소리가 다시 울리는 듯하고 갑갑한 마음에 한지훈은 피가 배어나올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안 돼... 5년 만에 딸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 얼굴 한 번 못 보고 떠나보낼 순 없어.’

“더 빨리, 더 빨리 좀 가! 그리고 3대 신의한테 당장 연락해. 무슨 수를 써서든 내 딸, 내 딸 살려내야 해!”

‘이제 겨우 4살쯤 되었을까? 내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 딸,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보낼 순 없어.’

그 사이 지프차가 군용 활주로 위에 도착하고 한지훈은 직접 전투기 조종대를 잡았다.

‘고운아, 우연아... 제발, 제발 조금만 더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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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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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3113화

    그 기운은 너무나도 강했다. 게다가 이는 세자가 전쟁을 선포하는 신호이기도 했다.“로디웨이!” “혹시 베르사유 궁전이 나서서 누굴 죽이기라도 하려는 거야?”주서진은 한없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비록 근 몇 년간 크고 작은 서로 간의 마찰이 있긴 했지만, 결코 큰 전쟁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 그 이유는, 진정한 결전의 날이 다가오기 전까지 서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다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그 균형이 깨지게 되면 성역은 지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극에 달한 분노로 정신이 혼미해진 로디웨이는 더 이상 자신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는 세자의 신분으로, 수많은 일반인들이 보는 앞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으니, 그는 반드시 이런 짓을 벌인 장본인을 찾아내 죽일 각오였다. 주서진뿐만 아니라 시오도도 어두운 표정을 드러냈다. 그렇게 로디웨이의 충동으로 인해 대전의 서막이 시작되었다. 한편 그 시각, 먼 산꼭대기에서 눈을 감은 채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 천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는 굳은 표정으로 두 눈을 뜨고 천남 쪽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로디웨이의 기운은 천남 전체를 휩쓸었고 잇달아 수많은 건물들이 무너졌다. “설마 베르사유 궁전이 전쟁을 계획하고 있는 건가?”불길한 예감에 용국의 한 노인은 의심에 잠긴 채 중얼거렸다. 곧이어 붉은색의 불빛이 밤하늘의 서남쪽에서 떠올랐다. 끝없는 불빛은 온 하늘을 삼킬 기세였고, 사방팔방으로 빠르게 번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온 하늘은 불빛으로 빨갛게 물들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상 카논이 손을 댄 건 분명한 일이라 볼 수 있었고, 어느새 천남 전체는 공포에 빠지게 됐다. 한편 방금 위 씨 가문으로 돌아온 위국도는 물 마실 틈도 없이 눈앞의 장면에 놀라 멍해졌다. “대체 누가 지금 이 시점에 전쟁을 선포한 거야?”“게다가 베르사유 궁전을 노리다니!”자고로 베르사유 궁전은 용국의 일반 세자와 가문들과는 크게 달랐다. 그들 조직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가문

  • 용왕사위   제3112화

    로디웨이는 사악한 웃음을 띤 채 백미러를 흘깃 보고는 바로 액셀을 밟았다. 이내 스포츠카는 순식간에 시속 200마일 이상으로 속도를 올렸다. 사실 로디웨이는 쫓아오는 흰색 승합차를 뿌리치려는 것이 아니라, 승합차를 고속도로로 유인한 후 커브길에서 승합차가 스스로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세자인 로디웨이는 역외에서부터 성역으로 돌아온 후, 미친 듯이 폭주하며 살인하는 것을 매우 즐겼다. 앞 차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하자 한지훈은 더욱 단호하게 말했다. “당장 1분 안에 추월해!”“네!”용형은 짧은 대답과 함께, 엄청난 운전 스킬로 승합차의 속도를 시속 240마일까지 끌어올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승합차는 스포츠카를 앞질렀다. 곧이어 용형은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익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승합차와 스포츠카가 부딪히게 됐다. 이내 한바탕 강한 기랑이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면서, 앞의 도로 면은 균열이 생기게 됐다. 곧이어 은색의 빛이 번쩍임과 동시에, 스포츠카는 바로 수십 미터 밖으로 날아가버렸고 바로 폭발음이 울렸다. 다행히 로디웨이는 그전에 재빨리 길가의 풀 숲으로 굴러 들어갔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약간의 피부 외상을 입게 됐을 것이다. 세자로서 이 상황에 다치는 건 매우 창피한 일이었다. “가자!”만족한 듯한 한지훈은 용형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웃음을 보였다. 그의 의도는 매우 간단했다. 상대가 이 흰색 승합차를 단서로 자신을 찾게끔 하려는 것이었다. 때가 되어 상대가 주동적으로 찾아오게 되면 죽일 예정이었다. 조금의 파손도 없이 유유히 떠가는 흰색 승합차의 모습에 화가 난 로디웨이는 욕설을 퍼부었다. 곧이어 하늘에서는 갑자기 은빛의 번개가 번쩍하더니, 순식간에 성역의 밤하늘을 대낮처럼 비추었다. 그 장면에 주위 사람들은 놀라 멍해졌다. 역시 로디웨이, 역시나 베르사유 궁전의 세자였다. 비록 그는 이번 사고에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를 차 밖으로 굴러 나가게 만든 흰색 승합차는 도무지 용서할 수가 없

  • 용왕사위   제3111화

    한지훈은 도로 양 켠에 널린 각종 음식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어릴 적 시절을 회상하게 됐다. 사실 오늘날 용경의 길거리 음식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됐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들은 전과는 다르게 맛이 많이 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역은 달랐다. 그곳에는 많은 가문들이 대대손손 성역에서 살아오고 있고, 평소에 세속의 영향도 적게 받고 있었기에, 여전히 풍부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고, 오랫동안 똑같은 레시피를 유지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벤츠 스포츠카 한 대가 갑자기 후방에서 돌진하더니 차 안의 남자는 느닷없이 소리를 쳤다. “안 꺼져!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비켜!”한바탕 고함과 함께, 그 벤츠 스포츠카는 하마터면 한지훈 일행이 탄 승합차를 들이받을 뻔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벤츠는 승합차를 스치며 지나쳤다. “흥! 뭐 잘났다고!”갑작스러운 시비에 용월은 기가 찼다. 만약 세속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어떻게든 그 벤츠카를 막아냈을 것이다. 필경 이곳은 번화가였기에 차를 빠른 속도로 몰면 행인을 다치게 할 수 있었다. “잠깐, 당장 쫓아가!”순간 한지훈의 눈빛이 번쩍하더니, 그는 앞을 가로지르는 벤츠를 가리키고는 말했다. 용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성역이라, 아마도 저런 운전 방식이 허락됐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한 선생님, 굳이 쫓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저 사람은 베르사유 궁전의 세자인 로디웨이입니다! 아직은 정세가 조금 불안정하니 굳이 이 시점에 세자와 충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때 이청도가 나서서 말렸다. 용형도 그의 말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한 말 잊었어? 세자라고 뭐가 대수야? 우린 아무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진 않아. 하지만 먼저 우리한테 시비를 거는 일은 가만히 넘어갈 수가 없지!”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멍하니 듣기만 하던 용형은 이내 한지훈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라고? 가만히 있지

  • 용왕사위   제3110화

    위국도는 마치 꼬리 밟힌 개처럼 한껏 일그러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고작 세속에서 굴러온 꼬맹이 주제에, 대체 뭘 믿고 감히 이런 폭언을 하는 거야!”“천극팔문이 사람을 속이는 진법이라고? 그럼 차라리 네가 진짜 물건을 꺼내서 보여줘 봐!”“흥! 넌 천극팔문이 무엇인지도 모르지? 역시 우물 안 개구리는 다 거기서 거기였어! 너희 같은 놈들이랑 한 마디 더 섞는 게 시간이 아까울 뿐이야! 가자!”말을 마친 위국도는 자리를 박차고는 떠났다. 방금 한지훈의 언행 그리고 용월과 용형의 반응을 봤을 때, 그는 그동안 자신의 추측이 잘못된 거라 생각했다. “아버지, 하지만...”위영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위국도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흥! 세자는 무슨! 내가 봤을 때 저 놈들 모두 세속에서 온 촌놈들이야. 전혀 세상 물정에 대해 몰라!”“난 그것도 모르고 이렇게나 귀한 것들을 저놈들한테 주려 했다니, 평생 후회할 짓을 할 뻔했네!”단단히 화가 난 위국도는, 바로 차에 올라타고는 위 씨 가문 총원으로 달려갔다. 위국도가 떠나고 나서야, 이청도는 다소 의아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그는 세자로서 당연히 천극팔문의 대체적인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흔치 않은 보물이다. 비록 그 진법은 연습하기 매우 어렵긴 하지만, 원기에 관한 해석은 아주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그렇기에 이청도 같은 세자들도 항상 천극팔문을 노리고 있었다. “한 선생님, 말씀하신 대로 천극팔문은 정말 그렇게 형편없는 건가요?”이청도는 결국 가장 궁금한 점을 물었다. 한지훈이 한 말이 사실이라면, 원기에 대한 깨달음은 천극팔문보다도 훨씬 깊어야 한다는 것이다. “천극팔문에 적힌 내용은 단지 원기가 만물 속에서 존재하는 형태에 관한 내용만 적혀 있어. 만약 그 위에 적힌 내용에 따라 원기를 장악하려 한다면 그건 매우 어려운 일이야!”“원기가 어떤 것인지는 알지? 그건 단지 자기장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기운일 뿐이야

  • 용왕사위   제3109화

    “두 분 모두 세자인 것 같은데, 그럼 저도 더 이상 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만약 두 분께서 앞으로 성역에서 공을 세우고 싶다면, 저희 위 씨 가문을 선택해야만 할 겁니다!” “두 분께서 전에 들으셨을지 모르겠지만, 천형 선생이야말로 성역에서 최고의 강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만약 천형 선생이 도와주게 된다면 두 분은 기어코 빈 손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겁니다!”위국도는 용형과 용월 두 사람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죄송합니다만 저희는 위 씨 가문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희 두 사람은 이미 뜻을 밝혔는걸요. 저희는 신룡전에서 태어났으니, 죽어도 신룡전의 귀신으로 남을 겁니다!”용형과 용월 두 사람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단칼에 거절했다. 그 말에 위국도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두 분 방금 제가 얘기한 것을 똑똑히 알아듣지 못한 것 같은데, 바로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두 분이 그렇게 존경하는 용왕이란 분은 이곳에서 쫓겨났습니다!”“게다가 그를 쫓아낸 사람은 제 부하입니다!”위국도의 말에 용월과 용형 두 사람의 표정은 순간 굳어졌고, 그들의 눈동자에는 짙은 살의가 드러났다. 그러나 위국도는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보검을 꺼내 들었다. “안 믿기시면 두 분께서 직접 확인하셔도 됩니다. 이것이 바로 당시 홍무 만세가 사용했던 보검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위에는 제왕의 기운이 묻어있죠! 이렇게 보여드렸는데도 여전히 의구심이 드나요?”위국도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나무 상자를 열고는 두 사람에게 자랑했다. “죄송하지만 저희는 이런 것들에 관심이 없습니다!”용형은 차갑게 대답했다. 아무런 설득도 먹히지 않는 용형의 태도에, 위국도는 일단 화를 내지는 않고 고개를 돌려 용월을 향해 말했다. “저희 성역 또한 매우 잔혹한 곳이라는 걸 두 분께서는 알아야 합니다!”“이곳에는 정이란 단어는 아예 없고, 게다가 잠시라도 방심하게 되면 살신의 큰 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곳에선 배후가 매우

  • 용왕사위   제3108화

    그럴 필요가 있었냐고? 그들의 신분만 봤을 때, 확실히 직접 찾아올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위국도 역시 더 이상 위 씨 가문의 작은 일개 성원은 아니었다. 성역에서 그는 나름 큰 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그의 배후에는 천형도 있는데, 어찌 그 두 작은 세자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설령 그들이 세자라 할지라도 과연 뭘 어찌할 수 있겠는가? 성역에서는 그 누구도 위 씨 가문의 말을 어겨서는 안 된다. “아버지, 그거랑 이건 전혀 비교가 안되죠. 성역에서는 누구든지 저희 위 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줘야 되잖아요. 설령 주 씨 가문과 공 씨 가문이라 할지라도 당연히 저희한테는 공손해야죠!” 위영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번 기회에 위 씨 가문이 선물하려 했던 것은 바로, 다년간 소중히 간직해 온 절세 진법이었다. 하나는 이고, 다른 하나는 이었다. 이 두 가지 진법은 세속의 5대 명산에서도 꽤나 귀한 진법들이었다. 특히나 천극팔문에는 원기에 관한 내용도 많이 기록되어 있었다. 사실 오늘날의 인왕 2단계 고수 중에도, 모든 사람들이 원기를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 진법에 적힌 한 글자 한 글자 내용은 모두 천금 같은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나 귀한 선물을 용월과 용형 두 사람에게 준다고 하니, 위영아는 너무나도 속상했다. “만약 그 두 사람이 정말 어느 세가의 세자들이라면, 우리는 최소한의 대가로 최대의 이익을 얻은 거랑 마찬가지야! 이후에 대세가 바뀌게 되면 우리 위 씨 가문도 세속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거야!” “세가의 비호만 있으면, 우리 위 씨 가문은 세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세상을 장악할 수 있어. 때가 되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이 두 진법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거야!” 살아온 세월이 많은 만큼, 노련한 위국도는 절대 손해를 보는 장사는 하지 않았다. 당장 현재만 봤을 때 그는 큰 선물을 보낸 것 같지만, 실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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