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전인의 무릎 아래에 있던 산석이 강력한 힘에 의해 부서졌고, 그의 몸은 이미 한지훈의 위세에 압도되었다! 그의 하체는 거의 다 흙 속에 잠겨버렸다. “천검종의 사람들이 그렇게 남다르다는 건가?”한지훈은 도청전인의 제자 몇 명을 훑어보았고, 그의 차가운 시선에 제자들은 모두 하나둘씩 무릎을 꿇었다. 도청전인과 비교하면, 그들은 개뿔도 아니었다! 도청전인 사람들은 적수가 못 되는데, 그들이 어찌 감히 한지훈 앞에서 주제넘을 수 있겠는가? “한지훈 선생을 주인으로 모시겠소. 그러니 부디 북양왕께서 자비를 베풀어 내 목숨만은 살려주시오!”도청전인이 마침내 한지훈에게 자비를 구하며 말했다. 자신을 주인으로 모시겠다고?!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도청전인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허? 날 주인으로 모셔? 당신이 돌아간 후에 다시 사람들을 모아 날 귀찮게 할 생각은 아니겠지!”그의 이런 하늘에 맹세한다는 말을 한지훈은 들을 가치도 없어 했다. “아니! 절대 그럴 리 없소. 우리 모두는 이미 천왕계에 도달했고, 우리가 한 맹세는 천지에 의해 감시될 거요! 그러니… 이 맹세를 어기면 죽게 될 것이오!”도청전인은 울기 일보 직전이었다.한지훈이 이런 규율도 모르다니, 그가 천왕계 강자인 게 확실한 건가?! 어째서 자신이 다시 설명해야 하지? 아니면 고의로 자신을 모욕하고 있는 것인가?“응? 그게 확실한 것인가?”한지훈은 반신반의하며 도청전인을 바라보았고, 그의 표정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지훈이 도청전인을 그렇게 쉽게 믿을 리는 없었다. “이걸 보시오!”도청전인은 왼쪽 손바닥을 내밀어 허공에 번쩍 들어 올렸다.“뭘 보라는 거지?”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내 손에는 붉은 무늬가 하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천지의 힘이 내 몸에 남긴 자국이오! 나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았소!”도청전인은 억울한 듯 글썽이며 말했고, 어떻게 하면 한지훈이 자신을 믿게 만들 수 있을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손
동방 가문의 미래 계승자?한지훈은 코웃음을 치고는 앞으로 나아갔고, 그의 온몸에는 살의가 가득했다.그러나 이 순간, 산채 문밖에서 요란스러운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북양왕님, 멈추십시오!”고함소리와 함께 네댓 명의 어림군들이 한 궁인을 에워싼 채 숨을 몰아쉬며 별장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응?”한지훈은 차갑게 고개를 돌렸고, 그의 시선은 몇몇 어림군과 궁인의 얼굴에 고정되었다. 그의 차가운 시선에 궁인은 살짝 넋을 잃더니, 곧 웃는 얼굴로 그를 맞이했다. “북양왕님, 멈추십시오! 국왕 폐하의 명령입니다!”궁인은 말을 하며 두 명의 어림군을 힐끗 쳐다보았고, 두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 겁에 질려 몸이 마비된 동방염을 일으켜 세웠다.“북양왕님, 당신과 동방 가문의 일은 국왕 폐하께서 이미 알고 계십니다. 다만, 동방 가문은 결국 우리 용국의 명문대가이니, 이러한 작은 오해로 생긴 일은 서로 한 발짝만 양보하면 그만입니다!”궁인은 이 말을 하며 국왕의 어명을 다시 한번 낭독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한지훈은 동방염을 놓아줌과 동시에 동방염이 강우연을 놓아주면 모두가 화목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어명이 하필 이때 보내지다니, 한지훈의 눈에 순간적으로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 옆에서 겁에 질린 채 주저앉아 있던 동방염은 국왕의 명령을 듣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북양왕이면 어떠한가?! 그가 도청전인을 물리쳤어도 국왕조차도 나서서 자신을 보호하고 있으니, 이제 누가 감히 자신을 죽일 수 있겠는가?! 이렇게 생각한 동방염은 마침내 약간의 자신감을 되찾았고, 옷을 정리한 후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지훈, 들었나? 국왕께서 이미 날 보호하라고 어명을 내리셨는데, 네놈이 감히 나를 죽을 수 있느냐?”“흥! 북양왕 따위가 뭐라고! 하하하!”동방염은 의기양양한 웃음을 터뜨리며 한지훈과 강우연을 가리킨 뒤 말했다.“감히 우리 사대 가문에 맞서다니, 너희들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것이다! 한지훈, 이번에 내가 졌다고
동방옌은 순간 겁에 질려 어림군의 팔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뒤로 숨었다. “타닷!”한지훈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는 동방염에게 죽음의 종소리처럼 들렸다!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동방염의 몸이 조금씩 떨려왔다. 그는 한지훈이 점점 더 가까워질 때마다 죽음이 그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그 순간, 한지훈은 사신과도 같았고 그 눈빛 속 살의는 바다처럼 짙었다. 도청전인은 여전히 땅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속으로 동방염 이 개자식이 빨리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 자식의 복수만 아니었다면 자신도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동방염의 몇몇 사형들조차 몇 걸음 뒤로 물러나, 그의 피가 자신들에게 튀지 않도록 거리를 두었다. “쾅!”하늘에서 갑자기 섬광이 번쩍였다!곧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고 몇몇 어림군들도 두려움에 떨며 황급히 동방염을 밀어내고 그를 멀리했다. 이때, 한지훈의 온몸은 살의로 가득 찼고 주변의 공기는 곧 얼어붙을 것 같았다. 동방염은 한지훈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의 얼굴은 공포로 창백해지며 눈은 흐려졌다. “한지훈! 네놈이 감히 뭘 하려는 거지?”동방염이 겁에 질려 더 이상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산채 문에서 큰 고함이 들려왔다!그 직후 한 형체가 문에 나타났고, 그 뒤에는 별 세 개를 단 장군 두 명이 서 있었다. 그리고 뒤에는 서효양이 있었다! 그는 한지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다급하게 말했다.“북양왕, 충동적으로 굴지 마시오. 국왕께서는 이미 이 일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특별히 동방 가문에 사람을 보내 당신들을 위해 중재를 했소.”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살짝 얼굴을 찌푸리고는, 서효양 앞에 있는 형체를 바라보았다.그는 다름 아닌 낙 씨 어르신이었다! 낙 씨 어르신은 손에 깃털 부채를 흔들며, 한지훈 앞으로 다가와 경시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자네가 아직도 북양왕인 줄 아는 것인가?! 자네가 전포를 벗고
“빠드득!”한지훈이 이를 악물었고, 이빨을 가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낙 씨의 마지막 말에 한지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맞다. 그가 움직이기만 하면 국왕의 명령을 거역하는 것이니 법에 따라 그의 가문은 전멸될 것이다! 만약 저항하면, 이는 반역죄에 해당한다! 그가 혼자라면 상관없지만, 한씨 가문의 역대 선조들의 위신과, 그들의 모든 공적이 지워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순간부터 한씨 가문 전체가 용국에 배신자로 기억될 것이다! 게다가 강우연은 어떻겠는가?용국 전체의 추격에 맞서 강우연이 무사할 수 있을 거라 보장하는가? 그럴 리가! “흥! 한지훈, 네놈은 아직 너무 어려. 내가 충고하자면, 넌 이제부터 천명대로 행동하는 시민이 되어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네놈을 짓밟을 수 있을 것이야!”낙 씨 어르신이 의기양양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콰광!”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쳤고, 고요한 밤에 낙 씨의 미소는 더욱 흉악해 보였다. 이 순간, 한지훈은 그제야 당시 할아버지의 무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도망칠 수 없고, 국왕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항할 수 없다.이는 한씨 가문이 너무 많은 부담을 짊어졌기 때문이다!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꽉 쥐었고, 그의 온몸에는 살기가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는 손을 쓸 수 없다. 손을 쓰게 되면 모든 것이 낙 씨 어르신의 말대로 행해질 것이다! “북양왕, 절대 성급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어떤 일은 충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오. 우리가 하산하면 파용군에 관한 한 가지 일을 자세히 알려주겠소!”서효양이 부드럽게 말했다.“뭐라고? 파용군?!”한지훈은 황급히 고개를 돌려 서효양을 바라보았고, 서효양은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는 동원 군구의 사령관이었고, 원래대로라면 진작에 자신의 주둔지로 돌아갔어야 했지만 이번에 낙 씨와 함께 강중에 왔으니 분명 그 안에는 숨겨진 뜻이 있을 것이다.“북양왕, 우리는 이만 가지.
“무슨 일이야?”서효양의 얘기를 이해하지 못한 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팽진국이 죽은 사실에 대해서, 북양 왕은 알고 있어?”서효양은 유유히 차를 운전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갑자기 왜 죽은 건데? 언제 죽은 거야?”충격적인 소식에 한지훈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했다. ‘팽로가 죽었다니... 그럼 강로랑 진로는 어떻게 된 거지?’ 바로 하루 전, 팽진국은 한지훈과 함께 용경을 떠나게 되면서 당시 흔쾌히 한지훈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숨을 거둘 줄은 몰랐다. “고향으로 돌아가시는 길에 비행기가 사고를 당했어!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비행기 전체에는 승객이 8명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이게 대체 사고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고의로 그랬는지 아직은 잘 알 수가 없어!”“안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강로, 진로한테 얘기를 해놓고는 우리가 미리 몰래 사람을 보내서 잘 지켜보기로 했어. 그런데... 우리 뜻대로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그러니까 한지훈, 너는 절대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 돼. 아니면 우리 모두가 크게 흔들리게 될 거야!”서효양은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 누구라도, 이번 일은 반드시 낙로가 연관이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가 있었다. 게다가 팽진국은 전부터 낙로와 적대적인 관계를 이어왔기에 충분히 의심할 만했다. “빌어먹을!”화가 난 한지훈은 냅다 손으로 앞 좌석을 내려쳤다. 심지어 낙로는 용 선생보다도 훨씬 막무가내로 움직이고 있었다. 수단이 잔인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나라의 국정까지 좌우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국왕을 자신의 손 안의 노리개로 여기고 있었다. “또 한 가지 소식이 있어. 용칠은 어느새 이미 낙로한테 넘어갔더라고. 게다가, 용삼과 용오는 그놈한테 모함을 당해서 감옥에 갇히게 됐어! 용일은 내가 권유한 덕에 일단은 겨우 동원 군구로 데려갔어!”“지금 용칠은 이미 낙로한테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계략을
한편 그 시각, 원 씨 가문 별장에서는 원상용을 포함한 원 씨 가문 10여 명의 핵심 인물들이 두 줄로 선 채 조용히 대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바로 그때, 3층 욕실에서는 갑자기 웬 여자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원상용과 원 씨 가문 사람들은 깜짝 놀라 가던 길을 멈추고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그렇게 약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상황은 마침내 수습되었다. 그로부터 약 5분의 시간이 흐른 후, 잠옷을 걸친 원효천은 늠름한 자태로 3층에서 현관까지 걸어갔다. “가주님!”“가주님!”그러자 원효천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흡족해하는 표정으로 대청 한가운데 있는 의자 앞에 앉아 원 씨 가문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시간이 벌써 3월이 됐네. 한지훈 그놈은, 어떻게 됐어?”가주의 질문에 원상용이 급히 앞으로 나아가 대답했다. “가주님, 한지훈은 얼마 전에 신임 국왕과 모순이 생기고 나서는 홧김에 마크를 던져버리고 용경을 떠나 강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그리고 제가 들은 바에 따르면, 한지훈은 더 이상 병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신임 국왕한테도 어느 정도 미움을 산 것 같습니다!”“뭐라고?”사실 원상용은 오늘 오후에야 금방 석방된 원효천을 위해 세 가지의 피규어를 선물했었다. 그렇게 원효천은 오후 내내 피규어를 가지고 재밌게 장난을 쳤다. 그러고는 저녁이 되어서야 제대로 원 씨 가문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방금 한지훈의 소식을 접한 원효천은, 자신의 예상과는 크게 벗어나 다소 당황했다. 자고로 한 씨 집안은 대대손손 모두 국왕에게 충성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국왕의 유일한 근신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정도였다. 그동안 오직 한 씨 집안만이 줄곧 국왕에게 일편단심으로 충성을 다하고 있었다. 심지어 신임 국왕이 비록 아직 나이가 좀 어리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어리석지는 않을 것 같았다. “대체 무슨 일이야?”원효천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곧이어 원상용은 최근 용국에서 발생한 모든 일을 원효천에게 얘기해
그 말을 들은 원상용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 상황에 굳이 나서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연합이라니? 낙로가 어떤 꿍꿍이를 하고 있는지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우리 원 씨 집안은 굳이 그런 놈들과는 최대한 얽히지 않고,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 집안의 대단함만 알리면 돼. 난 다른 건 관심도 없어!”원효천은 국왕을 도울 생각이 없었고, 심지어 낙로를 도울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단지 그는 이 기회를 빌어 원 씨 집안의 기세를 어떻게든 끌어올리고 싶었다. 한 씨 집안이 등장한 이래로, 여태 아직 그 누구도 한 씨 집안의 지위를 대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때가 바로, 원 씨 집안이 틈을 노려 자리를 빼앗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이내 원상용은 눈알을 데구루루 구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가주님, 너무 현명하십니다! 제가 곧 사람을 보내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그래!”원효천은 고개를 끄덕였고, 뒤이어 원상용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와 자신의 부하에게 명령했다. “즉시 각 매체 그리고 전국 모든 방송국에 연락하여 이 뉴스를 내보내!”원상용이 손에 든 것은 바로 한지훈에게 보내는 도전장이었다. 원 씨 집안 가주인 원효천의 이름으로, 적힌 한지훈의 10대 죄목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도전장에는 원 씨 집안과 4대 가문을 대표하여 한지훈을 죽이겠다고 선전포고까지 하였다. 전에는 감히 이렇게 도전장을 내밀지 못했던 이유는, 용각과 파룡군의 존재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용각은 강만용의 손아귀에 있지도 않고 파룡군도 곧 개편을 받게 될 상황이었으니, 어떻게 보면 낙로가 원 씨 집안을 도와 모든 장애물을 제거한 것과도 같았다. 도전장을 건넨 원상용은 이내 뒷짐을 진 채 여유롭게 걸어 나가 밤하늘을 응시하면서 생각에 잠기게 됐다. 그날 밤, 전국을 뒤흔든 뉴스가 용국 전체를 발칵 뒤집었다. 그렇게 다들 원 씨 집안 가주 원효천이 공개적으로 한지훈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뉴스?! 한지훈은 뜻밖의 소식에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용국에는 요즘 전쟁도 없고, 게다가 딱히 주목할 만한 사건도 별로 없는데...’ 사실 한지훈은 매일같이 열심히 을 기록해 나갔다. 마침 어제 일전을 거친 한지훈은 실력이 더욱 크게 향상되었다. 그리하여 어젯밤, 한지훈은 밤새 서재에 앉아 어제 스승한테서 몰래 배운 그 묘기를 체득하면서 조용히 기록하였다. 비록 도청전인의 효과는 딱히 이상적이지는 않았지만, 한지훈 자신만의 연구를 거친 후의 그 위력은 꽤나 뛰어났다. “글쎄 원 씨 집안이 이미 각 방송국에 도전장을 보냈어요. 바로 원 씨 집안 가주인 원효천이 용왕님한테 도전장을 내민 거예요!”용월은 잔뜩 화가 난 채 말했다. 도전장이 큰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지만, 원 씨 집안의 말투와 태도가 너무나도 불쾌했다. “아, 그래. 알겠어!”한지훈은 짧게 말을 마치고는 전화를 끊었다. 응? 용월은 갑작스레 연락이 끊긴 핸드폰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다. 뜻밖에도 한지훈은 이번 일에 대해 전혀 무관심한 것 같았다. 사실 한지훈은 아예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원효천의 도전장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이었다. 어제 도청전인과의 일전을 거친 후 한지훈은 드디어 4성 천왕급의 경지에 다다르긴 했지만, 당시 무적천이 보여준 실력에 비해서는 여전히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고 느끼고 있었다. ‘설마 같은 4성 천 급 천왕계임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날 수 있다는 건가?’ 한창 한지훈이 의혹에 잠겨있을 무렵, 한 하인이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한 선생님, 웬 도포를 입은 한 노인이 만나 뵙고 싶어 합니다!”‘도포를 입은 사람이라면... 도청전인이나보군.’ 그를 제외하고는 별 다른 친구가 없었던 한지훈이었기에,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 “들여보내!”이내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도청전인은 공손하게 들어와 한지훈과 강우연을 맞이하였다. 그리고는 먼저 입을 열어 인사를 했다.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