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망은 크게 웃으며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않은 듯했다.“건방진 놈! 여기까지 찾아오는 걸 보니 아직 네 처지가 얼마나 위험 한지 모르나 보네!”말을 마치고 그는 입고 있던 가운을 벗기 시작했다.구릿빛 피부와 건장한 몸매를 드러내며 몸을 풀더니 거만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네가 허임호를 죽였다며?”한지훈은 부정하지 않고 당당하게 답했다.“그래. 나다.”“그래! 허임호는 이성현급 병왕의 실력인데, 네가 걔를 죽일 수 있다는 건 네 실력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설명하겠지.”“그럼, 나하고 한 번 겨뤄봐. 날 이길 수 있으면 네 아내 데리고 떠나도 좋아.”귀망은 오만한 자태로 차갑게 웃었다.귀망의 판단에 따르면, 한지훈은 기껏해야 일 년 전에 자기와 같은 삼성지급 병왕의 실력에 불과하다.하지만 귀망의 실력은 일년 전에 이미 삼성지급 병왕의 실력을 돌파해 버렸고 지금은 사급천왕 병왕이다.다만 그는 이 비밀을 그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실력을 숨겨 일단 싸움이 일어나는 순간 뒤를 노리려고 했다. 그리하여 그는 자기 실력에 대해 자부심이 무척이나 강했다.한지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는데, 귀망 눈에는 그가 두려움에 떠는 모습으로 보였다.상대가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자, 귀망은 더욱 건방지게 말했다.“왜? 무서워? 그럼, 무릎 꿇고 두 팔다 잘라버려!”그러나 귀망의 예상을 빗나가 간 채로 한지훈은 거침없이 앞으로 다가왔다.“죽고 싶다고 X랄 하는데, 내가 이뤄줄게.”그의 말을 듣고 귀망은 눈살을 찌푸리며 살의를 드러냈다.“건방진 놈! 죽어!”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귀망은 앞으로 달려들며 하이킥을 날려 한지훈의 머리를 쓸어버리려고 했다.이는 지금의 귀망을 있게 해 준 유명한 기술이다.하이킥 한 번에 건장한 소 한 마리도 수십 미터나 날아가면서 제자리에서 죽을 수 있다.상대가 일반인이라면 아마 머리뼈가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하지만 평생 상상치도 못한 광경이 귀망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한지훈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덤덤하게
한지훈은 구덩이가 움푹 들어간 곳으로 다가가 귀망의 가슴팍을 힘차게 밟았다.찰칵거리는 소리가 여러 번 나더니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다시금 울려 퍼졌다.그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피를 마구 토해내며 처참하게 울부짖었다.“제발 살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아내 분에게 못된 마음을 가져서 죄송합니다…… 제발 살려주세요……”이 순간이 되어서야 귀망은 비로소 죽음의 맛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눈앞에 있는 한지훈은 공포 그 자체이다.사성천급 병왕의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을 써보기도 전에 이미 상대의 손에 저버리게 되었다.그렇다면 상대는 군왕급의 실력이 확실하다.하임호를 죽이고 칠성파를 뒤덮었다는 말에 그제야 이해가 되는 듯했다.겨우 20대 밖에 되지 않은 청년의 실력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밖에 없었다.S시에 이러한 능력자가 있다는 사실에 귀망은 마냥 의외였다.아마 홍씨 무술관의 관주만이 그와 겨룰 수 있을 것이다.한지훈은 차가운 얼굴로 피를 토하고 있는 귀망을 바라보며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우연이는 너 같은 인간이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되는 소중한 사람이야. 우연이에게 손을 대는 순간 넌 네가 어떻게 죽게 될지 알아야 했어.”말을 마치자마자 겁에 잔뜩 질린 귀망의 두 눈 사이로 힘이 잔뜩 들어간 한지훈의 발이 다시 들어왔다.푸!살려달라는 소리가 귀망의 입에서 나오자마자 그의 가슴팍은 철저하게 움푹 꺼져버려 피로 물든 찌꺼기가 되어버려 죽어 버렸다.이러한 광경을 외부인에게 보인다면 아마 큰 파란을 일으킬 것이다.H시 홍씨 무술관의 사성천급 실력의 감독이 한지훈에게 밟혀 죽었으니 말이다.이는…… 도무지 상상치도 못하는 일이다.사성천급 병왕의 실력이라면 H시에서 피바람을 부를 수 있는 인물이다.그러나 그러한 인물이 지금 개미처럼 한지훈의 발밑에 밟혀 있다.이때, 한지훈은 강우연 앞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꽁꽁 묶었던 줄을 풀어주었다.강우연은 눈물범벅이고 한지훈에게 안겨 그의 목을 꼭 껴안았다.“여보, 나
귀망이 S시로 온 이유는 바로 강씨 가문을 겨누며 왔기 때문이다.“문박!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누군지 알아봤어?”강준상은 긴장한 모습으로 얼굴에 상처가 가득한 강문박을 바라보며 물었다.강문박은 이제 막 병원에서 돌아왔고, 오자마자 귀망과 홍씨 무술관의 십여 명이나 되는 제자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이에 대해 듣자마자 그는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한지훈이 한 짓일까?’‘어떡하지? 나 이제 끝났어!’“아버지, 저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오늘 오후에 그 미친놈이 저를 찾아와서 강우연 행방에 대해서 물었어요. 그리고 저를 이렇게 때려 놓고 가버렸어요…… 혹시 그때 귀망을 찾아간 거 아닐까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그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만약 정말로 한지훈의 작품이라면 강씨 가문은 인제 정말로 끝이다.강준상 등은 모두 얼굴이 굳어진 패로 엄숙하기 그지없다.이때, 하인이 달려오면서 소리쳤다.“어르신, 어르신, 지훈 씨와 우연 씨 돌아왔어요……”“돌아왔다고? 어디에 있어?”강준상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다급해하며 물었다.“작은 정원에 있어요.”하인은 숨을 고르고 나서 답했다.“당장 두 사람 여기로 오라고 해!”강준상은 분노에 가득 찬 소리로 호통쳤다.곧이어 한지훈만 걸어 들어왔다.“강우연은? 왜 너 혼자만 온 거야?”목에 아직 멍이 남아 있는 강문박은 노여움이 가득 한 얼굴로 질의했다.그러자 한지훈은 그를 한번 흘겨보았는데, 그는 눈빛에 눌려 연신 뒤로 물러났다.“뭐 하자는 거야? 어르신을 앞에 두고 나한테 손을 대려는 거야?”강준상은 어두운 얼굴로 분노하며 물었다.“한지훈! 네가 한 짓이야? 귀망도 그 제자들도 네가 죽인 거야?”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흘겨보았다.“네, 제가 한 겁니다.”쿵!그의 말 한마디에 다들 가슴이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의심은 했지만 정말로 한지훈의 작품일 줄은 몰랐다.“이제 다 끝났어! 우리 이제 다 끝났어! 너 진짜
한편, H시 홍씨 무술관.쿵!폭발음이 홀 전체에 울려 퍼지며 홍우용은 자기의 안락의자를 산산조각 내버렸다.곧이어 호랑이와 같은 포효 소리를 내며 홍씨 무술관 전체를 흔들었다.“감히 내 제자와 귀망 감독을 죽이다니! 벼락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복수하고 말 테다!”“여봐라! 홍씨 무술관 모든 제자는 즉시 S시로 달려가라고 전 하거라!”“S시 모든 이들에게 우리 H시 홍씨 가문에게 미움을 산 결과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 줄 것이다.”그는 노발대발하며 하늘을 찌를 듯한 노기를 드러내고 있다.자기에게 충성했던 휘하의 부하들이 죽음을 당했으니, 온몸에서 살의가 용솟음치기 바쁘다.이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이나 다름없으나, 최선을 다해 씻어야 한다.그뿐만 아니라 이는 홍우용과 홍씨 가문 머리 위에서 날뛰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 더더욱 참을 수 없다.작디작은 S시의 강씨 가문 데릴사위 주제밖에 안 되는 사람이 이렇게 날뛰다니 화가 거침없이 치밀어 올랐다.홍철수는 휠체어에 앉아 마음속으로 차가운 웃음을 짓고 있다.“한지훈! 너 이제 끝이야! 정말로 끝이야!”곧이어 홍우용은 홀에서 걸어 나왔고, 광장에는 이미 4, 500명에 가까운 홍씨 무술관 제자들이 서 있었다.다들 검은색 복장을 갖춰 입은 패 가슴팍에는 맹호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관주님!”제자들의 일제한 외침이 홍씨 무술관 전체에 울려 퍼져 하늘까지 뒤흔드는 듯 사방을 진섭해버렸다.홍우용은 가장 앞자리를 지키고 곧바로 뒤에는 병왕급 감독 두 명이 따르고 있다.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노하며 입을 열었다.“귀망 감독이 S시에서 건방진 놈한테 살해당했습니다! 우리 홍씨 무술관의 제자는 절대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 나와 함께 S시 강씨 가문으로 쳐들어갑시다! 일단 강씨 가문 사람이면, 이유를 불문하고 죽입니다!”“죽여!”“죽여!”“죽여!”순간 4, 500명에 가까운 무술관 제자들은 주먹을 휘두르며 하늘을 향해 포효에 가까운 함성을 질렀다.“출발!”홍우용의 소리를 지르며
전대미문의 상황에 다들 웅성거리고 있다.홍우용은 무려 H시 무술계에서 5위안에 드는 존재이다.H시에서 비바람을 몰고 다니는 거물급의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S시 같은 작은 곳은 그의 눈에 들지도 않는데, 강씨 가문을 겨누며 직접 오고 있다.강씨 가문은 이로써 끝장이 날 것이 분명하다고 다들 확신했다.한편, 강씨 가문.강문박은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강씨 정원으로 향했다.숨을 헐떡거리며 어르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풀썩하고 무릎에 꿇고 앉아 울부짖었다.“아버지, 이제 끝났어요. 다 끝났어요……”어르신은 한창 휴식 중이었고 강문박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어두워지며 호통쳤다.“내가 끝났다고? 아들이라는 놈이 아버지를 저주해도 되는 거야?”강문박은 긴장해하며 서둘러 해석했다.“그게 아니에요. 우리 강씨 가문이 끝장났다고요…… 홍씨 가문의 홍우용이 지금 500명에 가까운 제자들을 데리고 직접 S시로 오고 있데요……”그의 말을 듣고 강준상도 비할 데 없이 당황해하며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 당장 말하지 못해!”“우리 가문을 없앤다고……”강문박은 아연실색한 얼굴로 소리쳤다.쿵!강준상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자리에 안락의자에 주저앉아 놀라워 마지 못했다.“우리 가문을…… 없애 버린다고?”“네, 이제 어떡해요? 홍우용은 H시에서 거물급 인물이에요. 게다가 500명에 가까운 제자에 병왕급 실력의 감독까지 함께 온다고 해요…… 우리 가문을 없앤다는 건 우리 가족까지 다 죽인다는 거 아니에요?”강문박은 공포에 질려 두 눈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강준상 또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심하게 흔들리는 손을 내밀었다.“당장 사람들 불러. 가족회의 열어서……”말을 마치자마자 강준상은 그대로 쓰러졌다.“아버지? 아버지!”강문박은 그를 부르면서 인중을 눌렀고 그는 힘겹게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그리고 강문박의 도움을 받으면서 강씨 가문 거실로 다가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씨 가문 전체
집사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공포에 질린 얼굴이었다.강준상도 물론 놀라워 마지 못한 채 파르르 떨고 말았다.“벌써?”“자, 다들 같이 나가자!”말을 마치고 강씨 가문 사람들은 강준상을 선두로 모두 정원을 나섰다.강씨 가문 수십 명이 정원 밖에 나타나자, 행인들의 이목을 끌어모았다.얼마 되지 않아 강씨 가문 사람들은 비할 데 없이 강한 차가운 기운과 강한 압박이 먼 곳에서 오고 있음을 느꼈다.한겨울의 칼바람처럼 뼈까지 파고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퍼지는 기운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곧이어 수십 대의 검은 색 승합차가 일자로 배열되더니 모두 강씨 정원 문 앞에 세워져 거리 전체를 막아버렸다.탕탕탕!차 문이 열리면서 검은색 무도복을 입은 남자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텅텅 비어있던 강씨 정원은 그들로 인해 가득 채워졌다.무려 500명이나 남자들은 무자의 기운을 내뿜으며 강씨 가문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안겨 주고 있다.그들은 마치 기세등등한 맹호를 마주친 강아지처럼 놀라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그리고 모두가 모든 가운데 가장 중간에 있는 검은색 마이바흐 차문이 열렸다.가장 먼저 왼쪽 발이 나오더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홍우용은 차가운 얼굴로 차에서 내렸다.그는 호랑이와 같은 두 눈을 부릅뜨고 수십 명이 되는 강씨 가문 사람들을 한사코 노려보았다.강준상은 두말하지 않고 비굴하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소리쳤다.“강씨 가문의 강준상입니다. 이렇게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우리 가문을 봐주시기 바랍니다.”삽시간에 강준상 뒤에 있던 모든 이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홍우용은 등에 손을 쥐고 차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흘겨보며 강준상 앞으로 서서히 다가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바로 강준상이야?”강준상은 지금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지만, 감히 고개를 들 수도 없었다.“네, 네……”강준상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그
강우연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당신 말을 들읍시다.”라고 말했다.강문복은 7,8통의 전화를 쳤지만 모두 받지 않았고 심지어 마지막엔 전화기까지 꺼져버렸다!끝났어!강문복은 어리둥절했고 미쳐 날뛰며 “어떡해. 빌어먹을 강우연이 감히 내 전화를 안 받다니!”라고 말했다.강씨 가족들은 그 말을 듣고 전부 당황했다.“계속 쳐요! 설마 우리 모두가 여기서 죽기라도 하겠다는 겁니까?!”강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통곡을 하며 말했다.강문복은 어이없었고 절망적인 표정으로 “전… 전원을 꺼버렸어.”라고 말했다.훙!강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전원이 꺼져있다고?!세상에!이 빌어먹을 강우연 정말 마음이 지독하네!이것은 남을 이용해서 사람을 해치려는 거예요!홍우용은 눈앞의 모든 것을 차가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시간이 반이나 지났으니 서둘러야 합니다!”그 말을 듣고 강문복은 강우연한테 계속 전화를 쳤지만 여전히 전원이 꺼져 있었다!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강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당황했고 어떤 사람들은 서로 껴안고 울부짖으며 죽음을 받아들이려 했다!홍우용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시간이 다 됐습니다! 다음 중 누가 먼저 죽겠습니까?!”한마디의 말은 마치 죽음의 신이 말하는 것처럼 귓가에 울려 퍼졌다!모두들 당황하여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우리를 죽이지 마세요. 정말 우리와 무관합니다......”"제발 우리를 좀 봐주십시오.”"세상에 우리 강씨 가문이 정말 망하는 겁니까?”한 무리의 사람들이 울부짖고 있었다.한우용은 차가운 눈빛으로 무릎을 꿇은 수십 명을 훑어보다가 강문복을 잡아당기며 "그럼 당신부터 죽일까요?”라고 말했다.강문복은 놀라서 다리에 힘이 빠졌고 하마터면 기절을 할 뻔했다!한우용이 손을 쓰려 하자 강문복은 얼른 "안 돼요. 저를 죽이지 마세요. 이건 정말 한지훈 그 쓸모없는 인간 짓입니다... 죽이려면 먼저 저들을 죽이세요. 저들은 한지훈의 장인 장모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한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몸에서 한기가 느껴졌다!“한지훈?”“빌어먹을 한지훈! 드디어 오다니!”“우리 강씨 가문이 너 때문에 멸망할 지경이야! 얼른 홍가주께 무릎을 꿇고 사과해!”한무리의 강씨 가문의 사람들은 한지훈이 나타나자 마치 희망을 보는 듯하였다!한지훈이 돌아오기만 한다면 홍씨 가문에서 그들을 탓하지는 않겠지?강문복도 사람들 속에서 무릎을 꿇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한지훈을 가리키며 “한지훈! 드디어 나타났구나! 너만 아니었다면 우리 강씨 가문이 지금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당장 홍가주께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목숨을 건진 서경희도 숨을 크게 내쉬며 공포로 가득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향해 소리를 쳤다.“한지훈! 너 때문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잖아, 넌 정말 죽일 놈이야!”강씨 가문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꾸짖었다.보아하니 한지훈은 강씨 가문에서 인기가 없는 것 같았다.홍우용은 고개를 돌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당신이 한지훈입니까?”라고 물었다.“네.”한지훈은 무뚝뚝한 표정과 담담한 말투로 무릎을 꿇고 있는 강씨 가문의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았다.솔직히 말해서 그는 홍우용이 이들을 죽이든 죽이지 않든 오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강우연의 부모에게 손찌검을 한다면 한지훈은 손 놓고 볼 수 없었다.한지훈의 인정에 홍우용은 분노에 겨워 “좋아! 당신이 귀망과 홍씨 무술관의 제10제자를 죽였어?”라고 물었다.“맞아요.”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하고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자리에 서 있었다.“건방지다! 감히 나 홍우용의 제자를 죽이다니 정말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홍우용은 화가 났고 상대방이 이렇게 대범하게 인정할 줄은 몰랐다!설마 지금 이 사람은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건가?자신의 뒤에는 홍씨 무술관의 500명의 제자와 두 명의 병왕급 실력의 부하들이 있는데 말이다!자신도 군왕급 실력의 고수이다!이러한 진용은 S시의 그 어떠한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